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241-p254 [81. 요르단 강의 여울에서 목자 요한, 마티아, 시메온과 만나시다 82. 가리옷 사람이 디오메데스에게 아글라에의 보석을 팔다]

Skyblue fiat 2024. 12. 20. 19:50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241~p254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81. 요르단 강의 여울에서 목자 요한, 마티아, 시메온과 만나시다

1945. 1. 18.

나는 다시 요르단 강의 여울을 녹음이 우거져 그 그늘 아래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왕래하는 양쪽 제방에 강을 따라 난 초록 길과 함께 본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귀 새끼들이 줄지어 오간다.

강가에서 세 사람이 몇 마리의 양들에게 풀을 뜯어 먹이고 있다. 요셉은 길에서 기다리며 이리저리 살핀다.

예수께서는 멀리 강변도로와 간선도로의 교차지점에 그분의 세 제자들과 함께 나타나신다. 요셉이 양들을 길 쪽으로 인도하고 있는 목자들을 부르자, 이들은 풀이 우거진 강둑을 따라 양들을 몰고 걸음을 재촉하여 예수께로 간다.

“나는 숫기가 없어서… 그분께 뭐라고 인사드려야 하니?”

“오! 그분께서는 아주 착하셔요. ‘평화가 당신과 함께’라고 하세요. 그분께서도 항상 그렇게 인사하시는 걸요.”

“그분께서야 그러시겠지만… 우리는…”

“그럼 저는 뭐예요? 저는 그분께 처음 경배한 사람들 중 하나도 아닌데 그분께서는 저를 얼마나 사랑하신다고요… 오! 참으로 사랑하셔요!”

“어느 분이냐?”
“가장 키가 크시고 금발이신 분이예요.”


“마티아, 우리는 세례자에 대하여 그분께 말씀드릴까?”
“물론 말씀드려야지.”

“그분께서는 우리가 그분보다 세례자를 더 좋아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실까?”


“그럴 리가 없어, 시메온. 만일 그분께서 메시아시라면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실 거고, 그래서 그분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보시고 우리가 세례자 안에서 여전히 그분을 찾고 있었다는 걸 아실 거야.”

“그래, 자네의 말이 옳아.”

지금 두 무리의 거리는 몇 미터에 불과하다. 예수께서는 이미 형용할 수 없는 미소를 짓고 계신다. 요셉은 자기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양들도 목자들에게 쫓겨 종종 걸음을 치기 시작한다.

“평화가 당신들과 함께.”


예수께서는 마치 그들을 안으시는 것처럼 그분의 양팔을 들어 올리시며 말씀하신다.

“나에게 충실하고 예언자 요한에게 충실한 시메온, 요한, 마티아, 당신들에게 평화. 그리고 너 요셉에게도 평화!”


그분께서는 콕 집어 말씀하시며 요셉의 뺨에 입 맞추신다. 지금 다른 세 사람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다.

“내 벗들이여, 갑시다. 개울 바닥이 드러난 곳에 있는 저 나무 밑에서 이야기합시다.”

그들은 내려간다. 예수께서는 돌출해 있는 큰 나무뿌리 위에 앉으시고 다른 사람들은 땅바닥에 앉는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신다.

“나는 당신들의 얼굴을 익히고 싶어요. 모든 세속적인 갈망을 거스르는 선한 것을 찾고 사랑하는 당신들의 영혼은 나에게 이미 알려져 있어요. 이사악, 엘리야, 레위가 당신들에게 그들의 안부를 전합니다. 그리고 다른 안부도 있는데, 그것은 내 어머니의 안부입니다. 당신들은 세례자의 소식을 알고 있습니까?”

그때까지 수줍어하며 말하지 못했던 그들은 안심하고 마침내 말문을 연다.

“그분은 아직 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분이 악마 같은 여자에게 놀아나고 타락한 조신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잔인한 사람의 손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저희의 마음이 떨립니다.


저희는 세례자를 사랑합니다… 저희가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이 저희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당신께서도 아시지요. 당신께서 베들레헴을 떠나신 후에 저희는 사람들에게 박해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사람들의 증오보다는 저희가 당신을 잃은 것으로 인하여 더 고통스러웠고 낙담하여 바람에 뽑힌 나무들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태양을 보기를 열망해도 옥에 갇혀 있는데다 눈꺼풀이 붙어 있기 때문에 태양을 볼 수는 없지만 몸에 태양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는 사람처럼 다년간 고통을 겪은 후에 저희는 세례자가 그리스도의 길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언자들이 미리 본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분에게로 갔습니다. 저희는 말했습니다. ‘만일 세례자가 그리스도를 앞서간다면, 우리가 그분에게 가면 우리는 그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주님, 저희가 찾는 분은 당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압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나를 찾아냈고, 지금 내가 당신들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당신께서 세례자의 집에 가셨다고 요셉이 저희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날 저희는 거기 있지 않았는데, 아마 어딘가로 세례자의 심부름을 갔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분이 저희에게 많은 사랑을 가지고 부탁한 영적인 문제들에 관하여 그분을 섬겼는데, 그분은 말씀이신 당신이 아니어서 몹시 엄격하긴 했어도 항상 하느님의 말씀을 말했기 때문에 사랑으로 그분의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압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이 사람을 아십니까?”
그분께서는 요한을 가리키신다.

“저희는 이 사람이 세례자에게 매우 충실한 많은 사람들 가운데 다른 갈릴래아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만일 저희의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요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 중 한 명이지요.
그분은 그분의 가장 가까운 제자들인 저희에게 당신에 대해서 말했어요. ‘지금은 내가 첫째이고, 저 사람은 꼴찌다. 나중에는 저 사람이 첫째가 되고, 나는 꼴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저희는 그분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요한이 있는 왼쪽으로 몸을 돌리시고, 그를 그분의 가슴으로 끌어당기신 다음에 가장 다정하게 미소 지으시며 설명하신다.

“그의 말의 뜻은 자기가 맨 먼저 ‘어린양이 여기 있다’고 말한 사람이고, 요한은 사람의 아들의 친구들 중 사람들에게 어린양에 대하여 말하는 마지막 사람이겠지만, 어린양에게는 다른 누구보다 이 사람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어린양의 마음에는 이 사람이 첫째라는 말입니다. 그것이 세례자가 말하고자 한 의미였었어요.

그러나 당신들이 세례자를 만나게 될 때―당신들은 그를 다시 만날 것이고, 미리 정해진 시간까지 그를 섬길 테니까요―그리스도의 마음 안에서 그는 꼴찌가 아니라고 말하시오. 혈연으로 인해서라기보다는 그의 성덕으로 인하여 그는 요한과 똑같이 사랑받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기억하시오. 성인이 겸손으로 인하여 자기가 ‘꼴찌’라고 선언한다면, 하느님의 말씀은 그가 나에게 소중한 제자와 동등하다고 선언합니다.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 사람이 세례자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리스도에게 영혼들을 준비시켜주는 세례자의 표를 이 사람에게서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그에게 말하시오.”

“저희는 그분에게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그분을 다시 만나게 될까요?”

“예,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헤로데는 백성이 두려워 감히 그분을 죽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저희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면, 탐욕스럽고 부패한 그의 조정에서 그분을 구해내는 것은 쉬운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많은 돈을 냈는데도 돈이 아직 많이 모자라기 때문에 저희가 때를 맞추지 못할까봐 몹시 걱정이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분은 아무래도 살해당할 것입니다.”

“당신들은 몸값으로 얼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주님, 몸값을 치르고 석방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몸값의 가능성을 생각하기에는 헤로디아가 그분을 너무 미워하고, 자기 멋대로 헤로데를 조종합니다. 하지만 저는 왕국의 모든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마케루스에 모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들에서 하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즐기고 출세하려고 안달이 나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들에게는 돈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많은 돈을 주면 세례자가 나오게 해줄 사람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아마 헤로데도 그렇게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다른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백성들도 두려워하고, 자기의 아내도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그는 백성도 만족시킬 수 있고, 그의 아내도 자기를 실망시켰다고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얼마를 원합니까?”

“그는 은화 20탈렌트를 요구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12탈렌트 반만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유다야, 너는 그 보석들이 아름답다고 말했지.”

“예, 아름답고 값어치 있는 것들입니다.”

“그것들의 값이 얼마나 되겠느냐? 나는 네가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예, 저는 정확히 감정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당신께서는 왜 그것들의 값을 알려고 하십니까? 당신은 그것들을 팔기를 원하십니까? 왜요?”

“아마… 값이 얼마나 되겠는지 나에게 말해라.”

“잘 팔면 적어도 6탈렌트는 될 것입니다.”

“너는 확신하느냐?”

“예, 선생님. 목걸이 하나만 해도 크고 무겁고 순금이어서 최소한 3탈렌트는 될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팔찌들도요… 저는 아글라에의 가는 손목들이 어떻게 그것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다야, 그것은 그 여자의 사슬들이었다.”

“맞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슬들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너는 그렇게 생각하느냐? 누가?”

“글쎄요… 많은 사람들이요!”

“그래. 이름으로만 사람들인 많은 사람들… 그런데 너는 살 만한 사람을 아느냐?”

“그럼, 당신께서는 그것들을 팔기를 원하십니까? 세례자를 위해서요? 하지만 보십시오. 그것은 저주받은 황금입니다!”

“오! 인간의 모순이여! 너는 방금 많은 사람들이 분명한 욕망을 가지고 이 황금을 갖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하고서는 그것이 저주받은 황금이라고 말하니 말이다! 유다야, 유다야…! 이것은 정말 저주받은 황금이다.
하지만 그 여자는 말했다. ‘만일 이것이 가난하고 거룩한 사람들을 위하여 쓰인다면, 이것은 거룩하게 될 것입니다.’ 그 여자는 이 황금의 혜택을 얻은 사람이 그 여자의 마음의 씨앗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미래의 나비의 배아와 같은 그 여자의 가엾은 영혼을 위하여 기도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하여 이것을 준 것이다.

세례자보다 더 거룩하고 더 가난한 사람이 누구냐? 그는 그의 임무에 있어서는 엘리야와 같고, 성덕에 있어서는 엘리야보다 위대하다. 세례자는 나보다 더 가난하다. 나는 어머니와 집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진 것과 같이 깨끗하고 거룩한 어머니와 집을 가진 사람은 결코 버림받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세례자는 더 이상 집도 가지고 있지 않고, 자기의 어머니의 무덤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것이 인간의 죄악에 의하여 침해되고, 모독되었다. 그런데 보석을 살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예리코에 한 명이 있고, 예루살렘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리코에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은 교활한 지중해 연안 출신의 황금거래상이고 고리대금업자이고, 중개인이고, 뚜쟁이이며, 틀림없이 도둑이고, 아마도 살인자이고, 틀림없이 로마 당국에 쫓기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는 히브리인으로 여겨지려고 이사악으로 개명했지만… 그의 진짜 이름은 디오메데스입니다. 저는 그 사람을 아주 잘 압니다…”

“그래, 우리도 그것을 알겠어!”

별로 말수가 없지만 모든 것을 관찰하는 열성당원 시몬이 말을 가로막은 다음 묻는다.

“자네는 어떻게 해서 그 사람을 그렇게도 잘 알게 되었나?”

“글쎄…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어떤 유력한 친구들을 기쁘게 해주려고 그에게 가서… 약간의 거래를 했었지…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성전에 속한 사람들은 말이야…”

“나도 알아… 자네들은 모든 종류의 일들을 하지.”

시몬이 차갑게 비꼬는 어조로 말을 마친다. 유다는 얼굴을 붉히지만, 침묵한다.

“그가 살까?”
예수께서 물으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파는 사람이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그 그리스인은 약아서 자기의 상대가 정직한 사람이고 둥지 안의 비둘기처럼 순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를 무자비하게 등쳐먹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그가 자기와 같은 독수리와 거래해야 한다면…”

‘유다, 자네가 가게. 자네가 적임자야. 자네는 여우처럼 약고, 독수리처럼 호전적이니까 말이야. 오! 선생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당신을 앞질러 말했군요!”

“나도 너와 같은 의견이다. 그러므로 나는 유다에게 가라고 말하겠다. 요한, 너도 유다와 함께 가거라. 우리는 해질 무렵에 장마당 옆에서 만나자. 가라. 최선을 다해라.”

그러자 유다는 즉시 일어선다. 요한의 눈들은 벌 받는 애완견처럼 애원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목자들과 대화하고 계셔서 요한의 애원하는 표정을 보지 못하신다. 그래서 요한은 유다를 따라 길을 떠난다.

“나는 당신들이 행복한 것을 보고 싶어요.”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당신께서는 항상 저희를 기쁘게 해주실 겁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그로 인하여 당신을 축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저 사람은 당신의 친구입니까?”

“그렇소. 당신은 그는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까?”

목자 요한은 고개를 숙이고 침묵한다. 제자 시몬이 말한다. “착한 사람만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착하지 못하여 관대하신 분(Bounty)께서 보시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저는 외모를 보지만, 착하신 분께서는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십니다. 요한 당신도 저처럼 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착하시고… 그래서 보십니다…”

“시몬, 너는 유다에게서 무엇을 보느냐? 나는 네가 나에게 말해주기를 바란다.”

“글쎄요. 저는 제가 그를 볼 때 저는 야수들의 소굴들과 말라리아가 창궐한 연못들 같은 난해한 곳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몹시 복잡하게 뒤엉킨 것만이 보이기 때문에 저는 두려워서 다가가지 못하고… 거리를 두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그 아래에는 멧비둘기들과 나이팅게일들이 있고, 이로운 샘물과 유익한 풀들이 많은 기름진 땅도 있습니다. 저는 유다가 이런 사람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그를 제자로 삼으셨으니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믿습니다. 당신께서는 아십니다…”

“그렇다. 나는 안다… 그의 마음속에는 많은 결점들이 있다. 그러나 그는 좋은 면들도 가지고 있다. 너 자신도 그것을 베들레헴에서 보았고, 가리옷에서도 보았다. 인간적으로 착한 그의 장점이 영적인 착함으로 승화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유다도 네가 바라는 것과 같은 사람이 될 것이다. 그는 젊으니…”

“요한도 젊은데요.”

“그러면서 너는 마음속으로 요한이 더 낫다고 결론짓는다. 그러나 요한은 요한이다! 시몬아, 가엾은 유다를 사랑해라. 내가 너에게 부탁한다. 만일 네가 그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더 나아 보일 것이다.”

“저는 당신을 위하여 그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그는 제 모든 노력들이 마치 갈대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들을 꺾어버립니다… 하지만 선생님, 저에게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을 한다는 이 한 가지 법만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를 향하여 그를 소리쳐 비난하는 무언가가 제 안에 있지만, 저는 유다를 사랑하겠습니다.”

“시몬아, 그것이 무엇이냐?”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밤에 보초가 ‘자지 말고 지켜보아라!’ 하고 저에게 외치는 불침번의 목소리를 닮은 무엇입니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름 없는 그 무엇입니다. 그러나 여기 제 안에서… 그에게 반대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시몬아, 그것을 잊어버려라. 그것을 정의하려고 애쓰지 마라. 어떤 진실들은 모르는 편이 낫고… 네가 틀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네 선생에게 맡겨라. 너는 네 사랑을 나에게 주고,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한다는 것을 확신해라…”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82. 가리옷 사람이 디오메데스에게 아글라에의 보석을 팔다

1945. 1. 19.

예리코의 장마당이다. 지금은 몹시 더운 여름날의 석양이다. 아침에 섰던 장에서 남은 것들이라고는 야채 부스러기들, 가축들의 똥 무더기, 바구니들이나 나귀들의 길마들에서 떨어진 지푸라기, 걸레 조각 따위의 흔적들뿐이다. 그 모든 것에 파리 떼가 잔뜩 붙어 있고, 여름 햇볕에 썩어 고약한 냄새가 난다.

큰 광장은 텅 비어 있다. 행인은 별로 없고, 싸움을 좋아하는 개구쟁이들이 나무에 앉아 있는 새들에게 돌을 던지고, 몇몇 여인들이 샘으로 간다. 이것이 전부다.

예수께서는 옆길을 통하여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시는데,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참을성 있게 어떤 나무줄기에 기대어 기다리신다. 그분께서는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어 모든 피조물에게 내려오는 사랑에 대하여 꼬마들에게 말씀하시게 되셨다.

“잔인하게 굴지 마라. 너희는 왜 새들을 괴롭히기를 원하니? 저놈들은 저 위에 집을 가지고 있고, 새끼들이 거기 있단다. 저놈들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저놈들은 우리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사람이 버린 쓰레기와 곡식과 과일에 해로운 곤충들을 먹어치워 깨끗하게 해준다.

왜 새들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죽여 새끼들이 아빠 엄마를 잃게 하거나 아빠 엄마가 새끼들을 잃게 하느냐? 너희는 어떤 나쁜 사람이 너희 집에 들어와 그 집을 부수거나 너희 아빠 엄마를 죽이거나 너희를 아빠 엄마로부터 멀리 데려가면 좋겠니? 좋지 않겠지. 그렇다면 너희는 사람들이 너희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싫어하면서, 왜 죄 없는 저 새들에게는 그렇게 하니?

만일 너희가 아직 어린이일 적에 이 새들처럼 무방비상태의 착한 작은 피조물들에게 그렇게 모진 마음을 가진다면, 나중에 어떻게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겠니? 너희는 율법에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이 있는 것을 모르니? 자기의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다. 그런데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의 집에 가서 그분께 기도드릴 수 있겠니?

하느님께서는 저 높은 하늘에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을 것이고, 사실 이렇게 말씀하신다. ‘가거라. 나는 너를 모른다. 네가 아들이라고? 아니다. 너는 네 형제들을 사랑하지 않고, 그들 안에서 그들을 만드신 아버지를 공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는 형제도, 아들도 아니고, 사생아이며, 하느님에게는 의붓아들이고, 너희 형제들에게는 의붓 형제이다.’

영원하신 주님께서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보아라. 그분께서는 추울 때는 새들이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곡식광과 헛간들을 찾아내게 해주시고, 더울 때는 햇볕을 피하도록 나뭇잎들의 그늘을 그놈들에게 주신다. 그분께서는 겨울에는 밭에 낟알이 겨우 흙에 덮일까 말까 하게 만들어 새들이 씨앗을 찾아내 그것을 먹고 살기 쉽게 해주신다. 그분께서는 여름에는 맛좋은 과일들로 목마름을 가라앉힐 수 있게 해주시고, 건초 부스러기와 양떼들이 가시덤불에 남겨놓는 양털로 단단하고 따뜻한 둥지를 지을 수 있게 해주신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주님이시다.

너희 어린이들도 새들과 비슷하게 창조되었으니 피조세계 안에서 저 작은 짐승들의 형제인데, 왜 너희는 그분과 다르게 되기를 원하고 이 작은 짐승들에게 잔인하게 굴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 모든 사람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고 너희 형제인 사람들 중에서도, 너희 하인이자 친구인 짐승들 중에서도 각자에게서 그의 것을 빼앗지 않도록 해라.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선생님, 유다가 오고 있습니다.”
시몬이 부른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도 자비를 베푸셔서, 이 죄 없는 짐승들에게 해주시는 것처럼 너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실 것이다. 하느님의 평화를 가지고 가거라.”

예수께서는 소년들과 그들과 합류했던 몇 명의 어른들 사이를 빠져나와 다른 길을 통하여 빨리 오고 있는 유다와 요한을 향하여 가신다. 유다는 몹시 기뻐한다. 요한은 예수를 보고 미소 짓지만… 썩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갑시다, 선생님. 가십시다. 저는 제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를 따라오세요. 여기 거리에서는 말할 수 없으니까요.”

‘유다야, 너는 어디로 가느냐?”

“여관으로요. 저는 이미 네 개의 방들을 잡아놓았습니다… 오! 수수한 곳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 더위에 그토록 많이 고생했으니, 침대에서 쉬며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새들처럼 먹지 않고 사람들처럼 먹을 수 있고, 마음 놓고 이야기도 할 수 있게 하려고요. 저는 그 보석들을 아주 잘 팔았습니다. 그렇지, 요한?”

요한은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뜩치 않은 표정이다. 그러나 유다는 자기가 한 일에 몹시 만족하여 예수께서 안락한 숙소에 대하여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과 자기의 거래에 대하여 훨씬 더 열의가 없는 요한의 태도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계속 말한다.

“저는 제가 평가했던 것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았기 때문에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침대들과 식대로 여기서 소액인 100데나리온쯤 쓰는 것은 정당하다. 우리는 항상 음식을 먹었는데도 우리가 이렇게 기진맥진해 있다면, 예수께서는 완전히 녹초가 되셨을 거야.’
저는 제 선생님께서 병들지 않으시도록 보살필 의무가 있습니다! 사랑의 의무입니다, 왜냐하면 당신께서는 저를 사랑하시고, 저도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당신들과 양떼를 위한 공간도 있어요.”


유다가 목자들에게 말한다.
“저는 모든 것을 살폈어요.”

예수께서는 한 마디의 말씀도 없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유다를 따라가신다.
그들이 작은 광장에 도착한다. 유다가 말한다.

“거리에 면한 창문이 없고, 아주 작아 무슨 갈라진 틈처럼 보이는 저 문이 달린 집이 보이지요? 저것이 금박공 디오메데스의 집입니다. 저것은 초라한 집처럼 보이지요? 그렇지만 저기 예리코 전체를 사는 데 충분한 금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 하!”
유다가 악의적으로 웃는다…

“그 모든 금들 중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세력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다른 물건들과 함께 많은 보석들과 그릇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디오메데스… 오! 헤로데 당원부터 모든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를 모르는 척하지만, 그들 모두가 그를 알고 있습니다. 아무 장식도 없는 밋밋한 벽에 ‘수수께끼와 비밀’이라고 써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벽들이 말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제가 이 거래에 있어 협상한 방식에 대하여 분개하실 수 없을 것입니다. 요한! 자네는… 깜짝 놀라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숨이 막혀 죽을 뻔했지.

하지만 선생님, 들으세요. 이제 어떤 일을 할 때 저를 요한과 함께 보내지 마십시오. 하마터면 그는 모든 것을 망쳐놓을 뻔했습니다. 그는 암시를 재빨리 알아채지 못하고, 부인할 줄도 모릅니다. 디오메데스처럼 음흉한 사람에게는 빠르고 노골적이어야 하는데 말이죠.”

요한이 중얼거린다.

“자네는 별말을 다 했잖아! 그리도 기상천외하고 그렇게… 그렇게… 그렇습니다. 선생님, 다시는 저를 보내지 마십시오. 저는 그저 사랑하는 것밖엔 모릅니다… 저는…”

“우리가 또 다시 그런 거래를 할 필요는 거의 없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매우 신중하게 대답하신다.

“여관은 저기 있습니다. 선생님, 가십시다. 제가 말하겠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준비해놓았으니까요.”

그들이 들어가고 유다가 주인에게 말하자, 주인은 양들을 외양간에 들여보내게 하고 손님들을 방으로 안내한다. 방안에는 잠자리로 쓰이는 돗자리 두 장과 의자와 식탁이 준비되어 있다. 그 다음에 주인이 물러간다.

“선생님, 목자들이 양떼를 돌보고 있는 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가 곧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듣고 있다.”

“요한은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고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정직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맹세나 증언이 필요 없다. 말해라.”

“저희는 한낮에 예리코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짐을 운반하는 짐승들처럼 땀에 젖어 있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인상을 디오메데스에게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이리로 와서 원기를 회복한 다음에 깨끗한 옷을 입고, 요한에게도 똑같이 하라고 말했습니다.

오! 이 사람은 머리 손질을 하고 향수를 뿌리는 것 따위는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리로 오면서 계획을 짜놓았었습니다!… 저녁때가 가까워지자 저는 ‘가세’ 하고 말했습니다. 그때 저희는 휴식을 취한 다음이라 유람여행 중인 두 명의 부자들처럼 싱싱했습니다.
저희가 디오메데스의 집에 거의 도착을 때 제가 요한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에 항상 동의해주게. 내 말과 다른 말은 하지 말고, 내가 암시를 주면 재빨리 알아차리게.’
하지만 저는 이 사람을 밖에 두었어야 했습니다. 이 사람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다행히도 제가 두 사람 몫만큼 예민하여 모든 것을 감당해나갔습니다.

염세리가 그의 집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주 좋아!’ 하고 저는 속으로 말했습니다. ‘그가 나오고 있다면 저희는 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제가 비교하기를 원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염세리는 그의 모든 동류와 마찬가지로 고리대금업자이고 도둑이어서 잔치와 여자들에게 쓸 많은 돈을 얻기 위하여 세금을 과중하게 부과하고는 그 가엾은 사람에게 협박과 고리대금으로 빼앗은 목걸이들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금과 여자들을 사고파는 디오메데스의 절친한 친구입니다…

저희는 제가 누구인지를 알린 다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정직하게 금세공을 하고 있는 척하는 입구의 방에 들어가는 것과 자기의 진짜 거래를 하는 지하실에 들어가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가 잘 아는 사람만이 그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는 저를 보자마자 말했습니다. ‘당신은 금을 더 팔려고 하십니까? 요즘은 어려운 때이고, 그래서 저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여느 때의 그의 엄살입니다.

제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팔려고 온 것이 아니라 사러 왔소. 당신은 여자에게 선물할 만한 보석들을 가지고 있소? 그런데 그것들은 아름답고 값비싸고, 무겁고, 순금으로 된 것이라야 하오.’

디오메데스가 놀라 저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여자를 원하십니까?’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염려하지 마시오. 그것들은 내가 쓸 것이 아니고, 나의 이 친구가 결혼하는데 자기의 사랑하는 신부에게 패물을 사주려는 거요.’

바로 이 시점에 요한이 어린애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쳐다보고 있던 디오메데스가 그의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을 보고는 더러운 늙은이답게 ‘오! 이 총각은 자기의 신부에 대한 말만 들어도 달아오르는군. 당신의 여자가 절세미인이오?’ 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정신 차리고 어리석게 굴지 말라고 요한을 발로 툭 건드렸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마치 자기가 목이 졸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예’ 하고 대답하는 바람에 디오메데스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말했습니다. ‘영감, 그 여자가 미인이든, 아니든 그건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오. 그 여자는 당신을 지옥으로 끌고 갈 여자들 중 하나는 결코 아닐 거요. 그 여자는 정숙한 숫처녀이고, 머지않아 정숙한 아내가 될 여자요. 당신의 금이나 우리에게 보여주시오. 나는 이 친구의 들러리로서 이 친구를 도와줄 책임을 맡고 있소… 나는 유다인이오.’

그러자 그가 물었습니다. ‘이 사람은 갈릴래아 사람이지요?’ 요한 자네는 항상 그 머리카락 때문에 탄로나는 거야! 그가 다시 ‘이 젊은이는 부잡니까?’ 하고 묻자 저는 ‘대단한 부자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하실로 내려갔고, 디오메데스는 자기의 금고들과 보석 궤들을 열었습니다.

요한, 진실을 말하게. 그 모든 보석들과 금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가 마치 하늘에 있는 것 같지 않던가? 금과 보석들로 만들어진 목걸이들, 팔찌들, 귀걸이들, 헤어네트들, 머리핀들, 버클들, 반지들… 아! 얼마나 휘황찬란한지! 저는 아주 거만하게 아글라에의 목걸이와 다소간 비슷한 목걸이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반지들, 버클들, 팔찌들 따위를 제가 제 가방에 가지고 있던 것과 모두 비슷한 것들을 같은 수량만큼 골랐습니다.

디오메데스는 깜짝 놀라서 계속 물었습니다. ‘뭐라고요? 더요? 아니 이분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신부는 어떤 여자에요? 왕녀입니까?’ 제가 원하는 것 전부를 골랐을 때 저는 ‘값이 얼마요?’ 하고 물었습니다.
오! 그가 경기, 세금, 위험, 도둑 따위의 장황한 푸념을 얼마나 길게 늘어놓았는지요! 그리고 자기의 정직성에 대하여 장담하느라 한바탕 더 늘어놓고요!


결국 그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다름 아닌 당신이니 제가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무런 과장 없이요. 그렇지만 1드라크마도 깎을 수 없습니다. 은화 12탈렌트만 주십시오.’
‘날도둑 같으니라고!’ 제가 말하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요한, 가세. 예루살렘에 가면 우리는 이 작자보다 덜 도둑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걸세.’ 그러고 나서 저는 나오는 체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저를 뒤쫓아 나오며 말했습니다. ‘내 절친한 친구 분, 내 사랑하는 친구 분, 오십시오. 가엾은 당신의 종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저는 그보다 덜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보세요. 저는 저를 망치는 가격으로 팔려는 겁니다. 저는 당신이 항상 당신의 우정으로 저를 영예롭게 해주셨고, 저에게 돈을 벌게 해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겁니다.

11탈렌트를 주십시오. 저는 제가 어떤 굶주리고 있는 사람에게서 이 금을 사야 한다 해도 그 금액을 줄 것입니다. 1데나리온도 덜은 안 됩니다. 그것은 제 정맥들에서 피를 뽑는 것 같을 것입니다.’
그 작자가 그렇게 말했지? 그자는 저에게 실소를 자아내게 함과 동시에 구역질나게 했습니다.


제가 그가 가격에 대하여 마음을 결정한 것을 보았을 때 저는 그에게 단단한 올가미를 씌웠습니다. ‘이 더러운 늙은 악당, 내가 사려는 것이 아니라 팔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두시오. 내가 팔고자 하는 것이 여기 있소.
보시오. 이것은 당신의 것만큼 아름답지요. 로마에서 온 최신유행의 패물이오. 이것은 없어서 못 팔 거요. 당신은 이것을 11탈렌트에 살 수 있소. 당신의 것들에 대하여 당신이 정한 것과 정확히 같은 값이오. 당신이 가격을 정했으니, 그만큼 내시오’ 하고 제가 말했습니다. 자네도 그의 말을 들었지.

그랬더니 그는 ‘이건 배신이오! 당신은 내가 당신에게 가졌던 존경심을 저버렸어요! 당신을 나를 망하게 하려고 하고 있어요. 난 그 금액 전부를 줄 수 없어요!’ 하고 부르짖었습니다.

‘당신이 그 가치를 평가했으니 그 금액을 내시오.’ ‘저는 그렇게는 못합니다.’ ‘나는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져갈 테니 그리 아시오.’ ‘그러지 마세요, 내 친구.’
그러면서 그는 아글라에의 보석더미에 갈고리 같은 그의 두 손을 뻗었습니다.
‘그럼 그만큼 내시오. 나는 당신에게 12탈렌트를 달라고 해야겠지만, 당신의 마지막 평가로 만족하겠소.’
‘저는 그렇게는 못합니다.’
‘고리대금업자! 조심하시오. 나는 여기 증인을 가지고 있으니 당신을 도둑으로 고소할 수도 있소…’ 저는 또 다른 욕들도 그에게 해주었지만, 이 총각 앞에서 그 말을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급히 팔아야겠고, 일을 빨리 해치워야 하겠기에 마침내 그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겠습니다… 도둑놈에게 한 약속이 무슨 효력이 있겠습니까? 저는 10탈렌트 반으로 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저희는 그가 우는 소리를 하고, 자기의 우정과… 여자들을 제의하는 말을 들으며 떠나 왔습니다.

요한은 거의 울 뻔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네를 방탕아로 생각하는 것이 자네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나? 자네가 그렇지 않으면 그만이지.
세상은 그런 것이고, 그래서 자네가 세상에서 실패자라는 걸 자네는 모르나? 여자들에 대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젊은이? 자네는 누군가가 자네의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나? 설사 그들이 자네의 말을 믿는다 해도, 자네가 여자들을 갈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믿는다 해도, 오! 나는 그들이 자네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을 나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네.

선생님, 여기 있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이 돈을 세어보십시오. 저는 동전 무더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염세리에게 가서 ‘이 잔돈을 받고 당신이 이사악에게서 받은 탈렌트를 주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마지막 소식을 흥정하면서 들었었거든요.

그렇지만 제가 이사악 디오메데스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성전의 유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지금 나는 성인의 제자요. 그러니 당신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당신이 나를 전혀 만나지 않은 체하시오.’ 그런데 그자가 저에게 욕했기 때문에 자칫했으면 저는 그자의 목을 비틀 뻔했습니다.”

“그가 자네에게 뭐라고 말했는데?”
시몬이 차갑게 묻는다.

“그자가 말했어. ‘당신이 성인의 제자라고요? 나는 그 말을 절대로 믿지 못하겠소. 아니면 나는 당신의 그 성인이 머지않아 여기 와서 나에게 여자를 구해달라고 청하는 걸 보게 될 거요.’
그자는 이런 말도 했어. ‘디오메데스는 세상의 옛 수치요. 하지만 당신은 새 수치요. 그리고 나는 내가 늙었을 때 이렇게 되었으니 아직 변할 수 있지만, 당신은 그렇게 타고났으니 변하지 않을 거요.’

더러운 늙은이! 그는 당신의 힘을 부인합니다. 아시겠어요?”

“그런데 그는 진짜 그리스인답게 진실을 말하는구먼.”

“시몬, 그건 무슨 뜻이야? 자네는 나에 대해서 말하고 있나?”

“아니야, 나는 모든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 그는 황금과 사람들의 마음을 똑같이 잘 아는 사람일세. 그는 도둑이고 온갖 더러운 거래들을 자행하는 가장 더러운 자일세.
그러나 그에게는 그리스인들의 위대한 철학이 있네. 그는 사람을 알아. 일곱 개의 죄악에 찬 턱들을 가지고 있고, 자기 안에서와 다른 사람들 안에서 선, 정직, 사랑 그 밖의 많은 것들을 질식시키는 낙지인 사람을 말일세.”

“하지만 그자는 하느님을 몰라.”

“그래서 자네는 그에게 하느님을 가르쳐주고 싶나?”

“그래, 가르쳐주고 싶어. 왜? 죄인들이야말로 하느님을 알 필요가 있으니까.”

“맞아. 하지만… 하느님을 가르치려면 선생이 그분을 알아야 해.”

“그럼 나는 그분을 알지 못한단 말인가?”

“내 벗들아, 그만 해라. 목자들이 오고 있다. 우리의 말다툼으로 그들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자.

너는 돈을 세어보았느냐? 그것으로 충분하다. 네가 이 일을 완수한 것처럼 다른 모든 행동들도 잘 해라. 나는 다시 한 번 되풀이해 말하는데, 만일 네가 할 수 있다면, 나중에 착한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거짓말하지 마라.”

목자들이 들어온다.

“나의 벗들이여, 여기 10탈렌트 반이 있습니다. 다만 유다가 여관비로 쓴 100데나리온만이 거기서 모자랍니다. 이것들을 받으시오.”

“당신께서는 이 돈을 다 주실 겁니까?”
유다가 묻는다.

“그렇다. 잔돈도. 나는 이 돈에서 동전 한 푼도 가지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돈과 하느님을 정직하게 찾는 사람들이 주는 기부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불가결한 것이 부족한 경우는 결코 없을 것이다. 내 말을 믿어라.
이 돈을 받으시오. 그리고 내가 세례자를 위하여 기뻐하는 것처럼 기뻐하시오. 당신들 중 두 사람 요한과 마티아는 내일 그가 갇혀 있는 감옥으로 가시오. 시메온은 요셉과 함께 엘리야를 찾아가서 모든 것을 알리고 장차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시오. 엘리야는 알고 있어요.

요셉은 레위와 함께 다시 오너라. 약속시간과 장소는 열흘 후 이른 아침에 예루살렘의 물고기 성문 근처에서 만나는 것이다. 자, 지금은 식사하고 쉽시다. 나는 내일 새벽 내 제자들과 함께 떠나겠소. 나는 지금 당장은 당신들에게 더 할 말이 없어요. 여러분은 나중에 내가 전한 소식을 듣게 될 것입니다.”

예수께서 빵을 쪼개고 계시는 동안 모든 것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