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194~p204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76. 유타의 목자 이사악을 찾아가시다
1945. 1. 12.
암벽들 사이에서 거품을 내며 남쪽으로 흘러가는 작은 은빛 급류의 물소리가 들리는 상쾌한 계곡이다. 그 급류의 기분 좋은 상쾌함은 물가의 작은 풀밭들로 번지고, 그 습기는 야산들의 비탈들까지 올라가는 것 같다. 그 습기는 땅에서부터 덤불들과 관목 숲들을 거쳐 키 큰 나무들이 있는 꼭대기에까지 이르기까지 아름답고 다양한 농도의 에메랄드빛 초록색을 만들어놓고 있다. 키 큰 나무들은 주로 호두나무들인데, 그 나무들은 가축들에게 좋고 유익한 무성한 풀로 뒤덮여 있는 많은 초록빛 공터들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제자들과 세 목자들과 함께 급류를 향하여 내려오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뒤처진 양이나 길 잃은 어린양을 뒤쫓아 간 목자들 중 한 사람을 기다려야 할 때는 참을성 있게 걸음을 멈추신다. 지금 그분께서는 착한 목자시다. 그분께서는 사방에서 달라붙는 가시덤불과 산사나무와 참으아리 줄기들을 헤치며 나아가시기 위하여 긴 나뭇가지를 들고 계신다. 그 가지는 그분의 목자다운 모습을 완성해준다.
“보이시죠? 유타는 저 위에 있습니다. 우리는 급류를 건너야 하는데, 여름에는 다리까지 가지 않고 건너갈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여울이 있습니다. 헤브론을 거쳐 왔다면 더 빨리 왔을 텐데, 당신께서는 그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나중에 헤브론으로 갈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먼저 가야 합니다. 죽은 사람들이 의인이었다면, 그들은 더 이상 고통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의인이었습니다. 죽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기도들이 필요한 경우에 그들의 해골 곁에 가야만 그들을 위하여 기도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골들? 그것들은 무엇입니까? 먼지로 사람을 만드신 하느님의 능력의 증거일 뿐 다른 것이 아닙니다. 짐승들도 해골들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짐승들의 해골들은 사람의 것처럼 완전하지 않습니다. 피조물의 왕인 사람만이 자기의 신민들에게 군림하는 왕으로서 직립자세를 가지고 있고, 아버지의 집(the Abode of the Father)을 올려다보고 쳐다볼 수 있도록 목을 비틀지 않고도 앞과 위를 바라볼 수 있는 얼굴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해골들은 여전히 뼈들일 뿐입니다. 다시 먼지로 돌아갈 먼지입니다.
영원히 너그러우신 분(the eternal Bounty)께서는 복된 영혼들에게 훨씬 더 큰 기쁨을 주시기 위하여 영원한 날에(on the eternal day) 그것들을 다시 모으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생각해보시오. 영들만이 재결합하여 이 세상에서 사랑했던 것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사랑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 세상에서 가졌던 모습으로 서로 다시 보는 기쁨을 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영들은 당신의 아이들처럼 머리카락이 곱슬곱슬한 귀여운 아기들을, 레위와 요셉의 부모님처럼 사랑으로 빛나는 마음과 얼굴을 가진 부모님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요셉, 자네도 마침내 자네가 늘 그리워하는 얼굴들을 보게 될 걸세. 하늘에서는 더 이상 의인들 가운데에서 고아들도, 과부들도 없을 것입니다…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는 어디서나 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이시고 어디에나 계시는 완전한 영께 드리는 가족의 영을 위한 영의 기도입니다. 오! 영적인 것들의 거룩한 자유! 거리들도, 망명도, 감옥들도, 무덤들도 없습니다…
육체의 사슬 밖과 위에서는 고통스러운 무능(impotence) 안에서 분리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더 좋은 부분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로 갈 것이고, 그들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더 좋은 부분을 가지고 당신들에게로 올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영혼들의 전체적인 애정토로는 영원한 지레받침(the eternal Fulcrum), 가장 완전한 영, 있었고 있고 있을 모든 것의 창조주, 여러분을 사랑하시고,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가르쳐주시는 사랑이신 하느님의 주위를 돌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여울에 도착했군요. 얕은 물에 돌들이 줄지어 나와 있는 것이 보이네요.”
“예, 선생님. 여깁니다. 물이 불어날 때에는 저것은 포효하는 폭포지만, 지금은 여울의 여섯 개의 큰 돌 사이로 고요하게 흐르는 일곱 줄기의 작은 시냇물입니다.”
사실 네모나게 대강 다듬어진 큰 돌 여섯 개가 한 자 남짓씩 떨어져서 급류를 가로지르고 있고, 그곳까지는 반짝이는 하나의 큰 반짝이는 리본 같던 물이 일곱 가닥의 작은 리본으로 갈라진 다음 여울을 지나 다시 시원한 하나의 물줄기로 합쳐지려고 즐겁게 서둘러 흐르다가 다시 하나의 시원한 물줄기가 되어 돌들 사이를 조잘거리며 흘러간다.
목자들은 양들이 건너가는 것을 지켜보는데, 어떤 놈들은 돌들을 밟고 건너고, 다른 놈들은 깊이가 한 자밖에 되지 않는 물로 내려가서 콸콸 흘러가는 맑은 물을 마신다.
예수께서는 돌들을 건너시고, 그분의 제자들은 뒤따른다. 그들은 맞은편 기슭에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당신께서는 제가 이사악에게 당신께서 여기 오셨다는 것을 알리기를 원하시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시지는 않겠다고 저에게 말씀하셨지요.”
“그래요, 나는 그것을 원합니다.”
“그럼 우리는 여기서 헤어지는 편이 낫겠습니다. 저는 이사악에게 가겠습니다. 레위와 요셉은 양떼들을 데리고 당신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올라가겠습니다. 그 편이 더 빠를 것입니다.”
그리하여 엘리야는 높은 곳에서 햇빛을 받아 빛나는 하얀 집들을 향하여 산기슭을 올라가기 시작한다.
나는 그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지금 첫 번째 집들에 이른다. 그는 집들과 텃밭들 사이의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서 약 십 미터 가다가 더 넓은 길로 들어선 다음 광장으로 들어간다. 나는 이것이 아침 이른 시간에 일어나고 잇다는 말을 잊었었다. 광장에 아직 장이 서 있어 주부들과 상인들이 광장에 그늘을 드리운 나무들 밑에서 큰소리로 떠들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엘리야는 주저 없이 광장이 끝나고 꽤 아름다운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간다. 이것은 아마 그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 것 같다. 모퉁이에 오막살이가 하나 있는데, 오막살이라기보다는 문이 활짝 열려 있는 한 방이다. 문지방 바로 곁에 작은 침대가 있고, 그 위에 해골처럼 마른 병자가 누워 애처로운 목소리로 행인들에게 동정을 청하고 있다.
엘리야는 급히 들어가며 말한다.
“이사악… 날세.”
“자네가? 나는 자네가 올 줄 몰랐는데. 자네는 지난달에 왔었잖아.”
“이사악… 이사악… 자네는 내가 왜 왔는지 아나?”
“아니야, 나는 모르겠어… 자네는 흥분해 있구먼. 무슨 일이 있나?”
“나는 나자렛의 예수님을 만났네! 그분께서는 지금 어른이시고, 라삐셔. 그분께서는 나를 찾아 오셨어… 그리고 그분께서는 우리를 보기를 원하셔. 오! 이사악, 자네는 몸이 불편한가?”
사실 이사악은 마치 죽어가는 것처럼 뒤로 털썩 쓰러졌다가 다시 정신을 차린다.
“아니야, 그 소식 때문에… 그분께서는 어디 계시나? 그분께서는 어떻게 생기셨나? 오! 내가 그분을 뵐 수 있다면!”
“그분께서는 저 아래 계곡에 계셔. 그분께서는 자네에게 정확히 이렇게 말하라고 말씀하시며 나를 보내셨네. ‘이사악, 오시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보기를 원하고, 당신을 축복하기를 원하오.’
나는 나를 도와 자네를 아래로 데려갈 누군가를 불러오겠네.”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나?”
“그래, 그렇게 말씀하셨어. 그런데 자네는 무엇을 하고 있나?”
“나는 갈 거야.”
이사악은 담요들을 내던지고 마비되었던 자기의 다리들을 움직여 지푸라기 매트리스 아래로 내려놓은 다음 방바닥에 올려놓는다. 그는 아직은 약간 자신 없는 듯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이 모든 것이 엘리야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마침내 엘리야가 깨닫고 소리 지르기 시작한다… 한 작은 여인이 호기심으로 들여다본다. 그녀는 불구자가 일어나 입을 옷이 없어 담요 한 장을 몸에 두르는 것을 보고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며 도망간다.
“가세… 이 길로. 그 편이 더 빠를 거고, 우리가 사람들을 피할 수 있을 거야. 빨리, 엘리야.”
그들은 텃밭의 작은 문을 통하여 뛰어나온 다음 마른 나뭇가지들로 만들어진 사립짝을 민다. 그들은 밖으로 나와서 좁고 지저분한 오솔길을 따라 아래로 빨리 걷다가 텃밭들 가운데 난 작은 길로 들어선 다음 풀밭과 나무숲을 건너질러 급류까지 곧바로 내려온다.
“예수께서는 저기 계셔.”
엘리야가 그분을 가리키며 말한다.
“흰 튜닉에 붉은 겉옷을 입고 계시는 키 큰 금발의 미남자가 그분이셔…”
이사악은 풀을 뜯고 있는 양떼 사이로 뛰어가 승리와 기쁨과 흠숭의 함성을 지르며 예수의 발아래 엎드린다.
“이사악, 일어나시오. 내가 왔소. 당신에게 평화와 축복들을 가져다주려고 왔어요. 일어나 내가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주시오.”
그러나 이사악은 일어날 수 없다. 너무 많은 감격이 동시에 몰려와 땅에 엎드린 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당신은 즉시 왔군요. 당신은 당신이 올 수 있을까 염려하지 않았어요…”
“당신께서 오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으니… 제가 왔습니다.”
“선생님, 이 사람은 문도 닫지 않고, 동냥으로 받은 돈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그건 상관없어요. 천사들이 이분의 집을 지켜줄 것입니다. 이사악, 당신은 행복합니까?”
“오! 나의 주님!”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시오.”
“예, 나의 주님, 선생님. 설사 당신께서 저를 고쳐주시지 않았다 해도, 저는 당신을 뵙게 되어 기뻤을 것입니다. 제가 어떻게 당신께 이렇게 큰 은총을 얻을 수 있었습니까?”
“이사악, 당신의 믿음과 인내 때문이오. 당신이 얼마나 고통당했는지 나는 압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요! 그건 문제되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살아 계시니! 당신께서 여기 계시니! 그것만이 중요합니다. 나머지는, 나머지 모든 것은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나의 주님. 나의 선생님, 당신께서는 더 이상 떠나시지 않으실 거지요, 그렇지요?”
“이사악, 나는 이스라엘 전체에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해요. 그래서 나는 떠날 것입니다… 내가 여기 남아 있을 수 없다 해도, 당신은 항상 나를 섬길 수 있고, 나를 따를 수 있어요. 이사악, 당신은 내 제자가 되기를 원하오?”
“오! 그렇지만 저는 할 수 없는데요!”
“당신은 내가 누구라는 것을 공언할 수 있겠소? 당신은 조롱과 위협에 맞서 공공연하게 그것을 말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당신은 내가 당신을 불렀고, 그래서 당신이 왔다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겠소?”
“설사 당신께서 원치 않으신다 해도, 저는 그 모든 것을 공언하겠습니다. 선생님, 그것이라면 저는 당신께 불순종하더라도 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신다.
“그렇다면 당신이 제자가 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당신 스스로 알 수 있소.”
“오! 할 일이 그것뿐이라면! 저는 그것이 더 어렵다고, 라삐들 중의 라삐이신 당신을 섬기는 법을 배우려면 라삐들과 함께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제 나이에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는 적어도 쉰 살은 되었다.
“이사악, 당신은 이미 학업을 마쳤소.”
“제가요? 아닙니다.”
“아니오. 당신은 마쳤어요. 당신은 계속해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고, 공경하고, 찬미했고,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축복했고,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것을 탐내지 않고, 당신이 가졌다가 더 이상 가지지 못하게 된 것도 바라지 않기를 계속하지 않았소? 그리고 당신은 그것이 당신에게 해로울 때에도 오직 진실만을 말하고, 죄들을 범함으로써 사탄과 야합하지 않기를 계속하지 않았소? 당신은 불행했던 지난 30년 동안에 이 모든 것들을 하지 않았소?”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선생님.”
“그러니 당신은 당신이 학업을 마쳤다는 것을 알 수 있소. 계속 그렇게 하시오, 또한 내가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을 거기에 덧붙이시오. 다른 할 일은 더 이상 없소.”
“주 예수님, 저는 이미 당신을 전했습니다. 저는 다리를 절며 이 마을에 와서 구걸하면서 양털 깎는 일이나 젖 짜는 일 등 약간의 일을 할 때 저에게 오곤 했었던 어린이들에게 당신을 전했고, 그 후 저의 지병이 악화되어 제 허리 아래가 마비되어 그들이 제 침대 곁으로 올 때 당신에 대하여 그들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는 여러 해 전의 어린이들에게 당신에 대하여 말했고, 지금은 그때의 어린이들의 아들들인 어린이들에게 말합니다… 어린이들은 착하고 항상 믿습니다. 저는 당신의 출생… 천사들… 그 별과 동방박사들…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에 대해서… 그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오! 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그분께서는 살아계시지요?”
“그분께서는 살아 계시고, 당신에게 안부를 전하라고 말씀하셨소. 그분께서는 항상 당신들 모두에 대해서 말씀하셨어요.”
“오! 만일 제가 그분을 뵐 수 있다면!”
“당신은 그분을 뵙게 될 거요. 당신은 어느 날 내 집에 오게 될 거요. 마리아께서는 ‘내 벗’이라고 부르며 당신에게 인사할 거요.”
“마리아… 그렇습니다. 당신께서 그 이름을 말씀하실 때 그것은 당신의 입을 꿀로 채우는 것 같습니다…
유타에 한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 유부녀인데, 최근에 넷째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제 소시 적부터의 친구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자기의 자녀들에게 첫째와 둘째에게는 마리아와 요셉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셋째 아들을 감히 예수라고 부르지는 못하고, 그 여자 자신과 그 여자의 집과 이스라엘에 좋은 징조인 임마누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여자는 엿새 전에 태어난 넷째 아이에게 무슨 이름을 지어줄까 궁리하고 있습니다.
오! 만일 그 여자가 제가 고쳐졌다는 것을 듣는다면! 그리고 당신께서 여기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라는 집에서 만든 빵처럼 친절하고, 그녀의 남편 요아킴도 친절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은 어떻고요? 저는 그분들 덕택에 목숨을 부지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항상 저를 도와주고 보호해주었습니다.”
“그들에게 가서 가장 더운 시간들 동안에 쉴 수 있게 해주기를 청하고, 그들의 사랑에 대하여 그들을 축복합시다.”
“선생님, 이 길입니다. 양떼가 가기가 더 쉽고, 우리가 틀림없이 흥분해 있을 사람들을 피하는 데도 이 길이 더 좋을 것입니다. 제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던 그 노파가 틀림없이 사람들에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급류를 따라가다가 남쪽으로 돈 다음 급류에서 벗어나 배의 이물처럼 생긴 산의 돌출부를 따라 가파른 오솔길로 들어선다. 지금은 급류가 올라가는 사람들과 반대쪽으로 흐르고 있다. 물은 양쪽 산맥에 의하여 형성된 아름다운 가파른 골짜기를 따라 흘러간다.
나는 이 장소를 알아본다. 나는 혼동할 수 없다. 여기는 내가 지난봄에 보았던 예수와 어린이들의 환상의 장소이다. 흔한 마른 돌들로 쌓인 낮은 담이 계곡을 향하여 내리막 경사를 이루는 사유지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사과나무들과 무화과나무들과 호두나무들이 있는 초록빛 풀밭으로 둘러싸인 흰 집이 있는데, 계단실을 보호함과 동시에 현관과 로지아(한쪽 면이 정원과 연결되도록 트인 방이나 복도)를 이루는 돌출한 날개가 있고, 가장 높은 부분에는 작은 둥근 지붕이 있으며. 우물과 퍼골라와 정자와 화단들이 있는 텃밭도 있다.많은 외침소리들이 집안에서 들려온다. 이사악이 그들 모두보다 앞서 집안으로 들어가 목청껏 부른다.
“마리아, 요셉, 임마누엘, 너희는 어디 있느냐? 예수님께로 오너라.”
세 명의 꼬마들이 달려온다. 다섯 살쯤 된 소녀와 네 살, 두 살쯤 된 사내아이 두 명인데, 두 살짜리는 걸음걸이가 아직 시원치 않다. 그들은 다시 살아난 사람을 보자… 어리둥절한 채 서 있다. 그러다가 소녀가 외친다.
“이사악 아저씨야! 엄마! 이사악 아저씨가 여기 왔어! 유딧 할머니의 말이 맞았어!”
떠들썩하게 외치는 소리들로 가득한 방에서 한 여인이 나온다. 지난 환상에서 보았던 풍만하고 갈색 머리에 키가 큰 아름답게 차려 입은 몹시 아름다운 사랑스러운 어머니이다. 눈처럼 하얀 아마 옷은 화려한 슈미즈 같은데 주름져서 발목까지 내려오며, 균형 잡힌 허리에 다채로운 색상의 줄무늬 숄로 졸라매서 펑퍼짐한 둔부를 덮고, 그 숄에 달린 술이 뒤에서 무릎 언저리까지 내려오고, 앞쪽에서는 선 세공한 버클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끝 부분이 벌어진 채 늘어져 있다.
베이지색 바탕에 장미가지가 수놓인 가벼운 베일은 땋아 늘인 검은 머리에 작은 터번처럼 고정되고, 목덜미까지 주름져서 내려온 다음 어깨와 가슴으로 내려온다. 가는 사슬로 연결된 메달로 된 작은 관이 머리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그녀의 귀들에는 무거운 고리들이 매달려 있다. 그녀의 튜닉은 그녀의 옷의 여러 개의 구멍들을 거쳐 지나가는 은 목걸이로 그녀의 목덜미 가까이에 걸려 있다. 그녀는 양팔에 무거운 은팔찌를 끼고 있다.
“이사악! 아니 어떻게 된 거야? 나는 유딧 아주머니가 미친 줄 알았는데… 하지만 당신은 걷고 있네! 대관절 무슨 일이 일어났어?”
“구세주께서, 오! 사라! 그분이 여기 계셔! 그분께서 오셨어!”
“누구? 나자렛의 예수님? 그분께서는 어디 계셔?”
“저기 호두나무 뒤에. 그분께서는 당신이 그분을 받아줄 것인지 알기를 원하셔!”
“요아킴! 어머니! 모두들 이리 와요! 메시아께서 여기 오셨어요!”
여자들, 남자들, 소년들, 아기들이 소리 지르며 달려 나온다… 그러나 키가 크고 위엄 있는 예수를 보자 그들은 겁을 먹은 채 화석이라도 된 듯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집과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 하느님의 평화와 축복!”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그들을 향하여 천천히 걸어가신다.
“내 벗들이여, 당신들은 나그네에게 휴식처를 주시겠습니까?”
예수께서는 한층 더 미소 지으신다.
그분의 미소는 모든 두려움을 이긴다. 그녀의 남편이 용기를 내 말한다.
“들어오십시오, 메시아님. 저희는 당신을 뵙기 전에도 당신을 사랑해 왔습니다. 저희는 당신을 뵙고 나서는 당신을 더 사랑할 것입니다. 저희 집은 오늘 세 가지 이유로 축하하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이사악과 제 셋째 아들의 할례 때문입니다. 선생님, 그 애를 축복해 주십시오. 여보, 아기를 데려와요! 주님, 들어오십시오.”
그들은 잔치를 위하여 장식해놓은 방으로 들어간다. 거기에는 식탁과 음식, 양탄자와 나뭇가지 장식들이 가득 차 있다.
사라가 잘생긴 갓난아기를 안고 와서 예수께 내민다.
“하느님께서 항상 이 아기와 함께 계시기를. 이 아기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이 아이는 요셉, 이 아이는 임마누엘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에게는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서로 가까이 있는 두 내외를 똑바로 바라보시며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아기가 오늘 할례 받아야 한다면 이름을 정하시오…”
그들은 서로 쳐다보고, 그분을 쳐다보고 입을 벌리려다가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문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계속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역사에는 위대한 이름, 기분 좋은 이름. 축복받은 이름이 아주 많은데, 가장 기분 좋고 가장 복된 이름은 이미 지어졌지만, 그래도 몇 가지는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몰라요.”
두 부부가 함께 외친다.
“주님, 당신의 이름이오!”
아내가 덧붙인다.
“그렇지만 그것은 너무 거룩해서…”
예수께서 미소 지으시며 물으신다.
“이 아이는 언제 할례 받습니까?”
“저희는 집도자(執刀者)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도 그 예식에 참례하겠소. 그 동안에 당신들이 내 이사악에게 해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는 더 이상 착한 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착한 분들은 여전히 하느님을 필요로 합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셋째 아이의 이름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를’이라는 뜻인 ‘임마누엘’이라고 지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내 종에게 자선을 베풀었을 때부터 하느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축복받으시오. 당신들의 사랑은 하늘에서도, 땅 위에서도 기억될 것입니다.”
“이사악은 지금 떠납니까? 그는 저희를 떠납니까?”
“당신은 그것이 섭섭합니까? 그러나 그는 자기의 선생을 섬겨야 합니다. 그는 돌아올 것입니다. 나도 다시 오겠습니다. 그 동안에 당신들은 메시아에 대하여 말하시오… 세상을 설득하려면 메시아에 대하여 많이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오는군요.”
한 거만한 인물이 하인을 데리고 들어온다. 그들은 서로 인사하고 몸을 깊이 숙여 절한다.
“아기는 어디 있소?”
그가 거만하게 묻는다.
“아이는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메시아께 인사드리세요, 그분께서는 여기 계십니다.”
“메시아라! 이사악을 고쳐준 사람 말이오? 나도 들었소.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합시다. 나는 몹시 바쁘오. 아기를 데려오고, 아기의 이름을 대시오.”
거기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태도에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 무례한 언행이 그분에 대한 것이 아닌 것처럼 미소 지으신다. 그분께서는 아기를 받아 그를 축성하시려는 것처럼 아름다운 손가락으로 만지시며 말씀하신다.
“아기의 이름은 예사이요.”
그분께서는 아기를 그의 아버지에게 돌려주신다. 그는 그 거만한 사람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옆방으로 간다. 예수께서는 필사적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그곳에 그대로 계신다.
“아기 엄마, 아기를 나에게 주시오. 아기는 더 이상 울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괴로워하는 어머니를 위로하시려는 듯 말씀하신다. 과연 아기는 예수의 무릎에 오자 울음을 그친다.
모든 어린이들이 목자들과 제자들과 함께 예수 주위에 둘러 앉아 한 집단을 이룬다. 밖에는 엘리야가 울타리 안에 가둔 양들이 울고 있다. 집안에서는 잔치의 유쾌한 소음이 들린다. 그들은 예수께 단것들과 음료들을 가져다드린다. 예수께서는 그것들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드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아무것도 드시지 않는군요. 저희는 정성껏 드리는데요.”
“요아킴, 나도 압니다.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나는 먼저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이 아이들은 내 기쁨이오…”
“선생님, 저 사람에게 마음 쓰지 마십시오.”
“아니다, 이사악아. 나는 그가 빛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이다. 요한아, 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양들을 보게 해주어라. 마리아야. 너는 더 가까이 와서 나에게 말해라. 내가 누구냐?”
“당신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나자렛 마리아의 아들 예수에요. 이사악 아저씨는 당신을 봤대요. 그래서 그는 내가 착하게 되라고 아저씨의 어머니의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그분을 본받으려면, 너는 하느님의 천사처럼 착하고, 산꼭대기에서 피는 백합꽃보다 더 깨끗하고, 가장 거룩한 레위인처럼 경건해야 한다. 너는 그렇게 하겠니?”
“네, 그렇게 할게요, 예수님.”
“너는 이분을 선생님이나 주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얘야.”
“유다야, 이 아이가 내 이름을 부르도록 내버려두어라. 이 이름은 죄 없는 어린이들의 입술을 통하여 나와야 내 어머니의 입술에서 나올 때와 같은 소리를 잃지 않는다. 미래 세기들을 통틀어 모든 사람이 이 이름을 부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이나 다른 것을 위하여 부르고,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저주하기 위하여 부를 것이다.
오로지 죄 없는 사람들만이 아무런 이해타산 없이, 증오심 없이 이 어린이와 내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가지고 이 이름을 부를 것이다. 죄인들도 나를 부를 터인데, 그들에게는 자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너는 왜 나를 예수라고 부르니?”
그분께서는 어린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며 물으신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아빠와 엄마와 남동생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아저씨를 사랑하니까.”
아이가 말하면서 예수의 무릎을 껴안고 위를 쳐다보며 웃는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아이에게 입 맞추시려고 몸을 숙이신다… 이렇게 하여 모든 것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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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시 2권 p212~p224 [78. 가리옷으로 가시다. 늙은 사울의 죽음] (4) | 2024.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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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시 2권 p204~212 [77. 헤브론에 가시다. 즈카르야의 집. 아글라에] (2) | 2024.12.15 |
하사시 2권 p187~p194 [75. 예수와 목자 엘리야, 레위, 요셉] (0) | 2024.12.13 |
하사시 2권 p178 ~p187 [74. 베들레헴의 여인숙에 들르시고, 안나의 집 폐허에서 설교하시다] (1) | 2024.12.12 |
하사시 2권 p163~p178 [72.예수와 요한,시몬,유다가 베들레헴으로 가다~73. 베들레헴으로 가시어 농부의 집과 동굴에 들르시다] (2) | 202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