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사랑
연옥 영혼을 구하는 사람은 사랑의 계명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것은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 성심에 의합하고, 그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영원한 행복을 고대하고 있는 가장 불쌍한 사람을 구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게 나타나서 말씀하셨다.
"만일 지구가 큰 은덩이고, 바다가 값진 보옥으로 가득 차 있으며, 공기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이 좋은 향기를 풍기고 있다 하자. 그것을 네게 주면 너는 만족하겠느냐?"
“주님, 저는 그렇게 막대한 재산을 받을 가치가 없습니다. 하오나, 만일 당신의 천한 종이 한 가지 소원을 말씀드리는 일을 허락해 주신다면 저는 위의 재산보다도 가치 있는 것을 청하고자 하오니, 주님, 불쌍한 이 죄인에게 당신 천국을 주옵소서."
연옥 영혼을 구하는 사람은 이 귀한 은혜를 저들에게 주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는 선행 중에서도 최고의 것이다.
옛날 도미니코회의 신앙심 두터웠던 두 수사, 베르트란도와 브누아는 죄인의 회개와 연옥 영혼을 구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토론했다.
한 사람이 말했다.
"연옥 영혼이 고생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들은 천국에 가는 것도 확실하다. 그러나 죄인은 그 영혼이 구원받을 수 있을 지 없을지 모르니 이를 구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구속 사업이 헛되게 된다."
다른 한 사람은 말했다.
“죄인은 자유로이 하느님을 거스르는 자이다. 그들이 은총만 따른다면 언제든지 회개할 수 있다. 그러나 연옥 영혼에게는 자유가 없다. 그들은 어쩔 도리 없이 벌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여기 거지가 두 사람 있다. 한 사람은 건강하지만 일하는 것이 싫어서 거지가 되었고 다른 사람은 병자라서 할 수 없이 거지가 되었다. 연옥 영혼은 후자이다. 성 토마스도 말하고 있다. '죽은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살아 있는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보다 하느님 마음에 든다. 죽은 이는 자신을 위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구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이 말을 들은 수사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죄인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신부는 연옥 영혼이 괴로워하고 있는 환상을 보았다. 그리하여 기도, 고행, 선행 등을 행할 때 죄인의 회개를 위하여 반, 연옥 영혼을 위하여 반씩 바치기로 했다. 독자 여러분, 우리도 이 수사처럼 하자.
연옥실화 /제7장 연옥 영혼에 대한 믿음/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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