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7권
16장
하느님의 뜻 안에 살면서 이루는 각각의 행위는
사람이 안에 지니며 또 바치는 하느님 생명이다.
피조물이 하느님의 마음을 매혹할 수 있는 방법.
1929년 11월 26일
1 다정하신 예수님의 연이은 부재로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그분 없이는 내 안에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내 것이고 내 소유여서 내가 예수님의 집에 있는 것 같고, 그분께서 다정하게, 놀랍도록 부드럽게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말이다.
2 “나의 것은 전부 너의 것이다. 더구나 나는 네가 ‘당신의 하늘, 당신의 태양, 당신의 많은 창조물’ 식으로 말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의 하늘, 우리의 태양, 우리의 창조물’이라고 해야 한다.
3 실제로 너는 내 거룩한 뜻 안에서 나와 함께 창조 활동을 해 왔고, 계속 이 뜻 안에서 생활하면서 나와 함께 창조된 만물을 보존하는 일에 헌신해 왔다. 그러니, 딸아, 모든 것이 — 모든 것이 우리의 것이다.
4 그런데 네가 나의 것을 온전히 너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내게) 어떤 거리를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네가 ‘천상 가정’에 속해 있지 않다는 것, 곧 ‘거룩하신 아버지’의 집에서 살고 있지 않다는 것, 따라서 네 예수와의 가족적인 유대 관계가 끊긴 상태로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5 과연 그분 없이는 내가 그분의 가정에서, 그분의 집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오! 내 변변찮은 영혼 속에 얼마나 참담하고 비통한 변화가 일어나는지!
6 홀로 내게 생명을 주실 수 있는 분 없이 있는 느낌이어서, 정말 버림받는 것이 무엇인지, 예수님 없이 지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체험하는 것이니, 오! 귀양살이하는 이 땅의 삶이 너무나 무겁게 나를 짓누르는 통에 천상 아버지의 나라에 대한 극단적인 요구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어지는 것이다.
7 그런데 기운을 잃게 하는 그 우울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들끓으며 내 작고 가련한 영혼에 상처를 입혀 마치 임종 고통을 겪는 듯한 상태가 되게 했을 무렵, 내 소중한 생명 — 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태양처럼 떠오르셨다. 그러자 그 우울한 생각들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분께서는 정이 넘치는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8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너무 그렇게 낙담하지 마라. 너는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쉬지 않고 네 길을 주파(走破)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9 그 길은 멀다. 그런데 네 안에서 들끓는 그 우울한 생각들은 도중에 걸음을 멈추고 있는 너를 드러낸다. 네가 내 뜻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지만, 어쩐지 발걸음이 저지(沮止)를 당한 사람 같은 것이다. 네 예수가 바라는 것은 그런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중단하지 않고 언제나 꾸준히 걸어가는 것이다.
10 네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내 거룩한 뜻 안에서 걷는 각 걸음이 저마다 네 가슴에 담는 ‘하느님의 생명’이기에, 네가 한 걸음을 덜 걸으면 ‘신적인 생명’ 하나가 덜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네가 우리의 ‘지극히 높은 존재’에게서 또 하나의 같은 우리의 생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영광과 사랑과 행복과 만족을 빼앗는 격이 된다.
11 그러니 바로 우리 생명의 영광과 사랑과 행복을 우리에게 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지를 네가 안다면 좋으련마는! 그런 것을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그 다행한 피조물은 다름 아닌 우리 뜻의 힘으로 우리의 뜻 안에서 사는 은혜를 누리고, 우리는 그에게 매혹을 느낀다.
12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의 힘이 그리도 큰 까닭에, 우리는 그 피조물의 걸음과 그 행위와 그의 작은 사랑 안에도 동시에 존재한다. 그를 통하여 우리의 생명, 우리의 영광, 우리의 모든 재산을 받는 최상의 만족을 얻기 위함이다.
13 그런 까닭에 네가 언제나 우리의 뜻 안에서 걸으면, 너의 그 달콤한 매력에 우리의 마음이 황홀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 반면 네가 우리의 뜻 안에서 걷고 있지 않으면 그 발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우리는 ‘우리 뜻의 작은 딸이 걷고 있지 않으니 그 발소리의 달콤한 매력을 느낄 수 없구나.’ 하고 말한다.
14 그래서 나는 즉시 너를 나무라면서 ‘딸아, 걸어라. 멈추지 마라.’ 하고 말한다. ‘우리의 '피앗'은 계속적인 활동이다. 너도 이 피앗을 (계속) 따라다녀야 한다.’
15 너는 그러니까 우리의 ‘거룩한 의지’ 안에서 사는 사람과 자기를 버리고 때때로 우리의 거룩한 뜻을 실행하는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자는 그의 행위로 우리에게 ‘신적인 생명’을 바치지만, 후자는 그의 활동으로 우리 뜻의 효과를 자기 안에 담는다.
16 그러기에 우리는 그의 행위를 통해서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우리 자신의 매력을 느낄 수 없고 단지 그 효과만 느낄 뿐이다. 즉, 우리의 사랑 전체가 아니라 그 작은 부분을, 우리 행복의 원천이 아니라 그 그림자를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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