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6권
11장
‘거룩하신 피앗’ 안에서 사는 이와 그 행위의 놀라운 능력.
어째서 모든 세대들이 아담의 첫 행위들에 의거하는가?
1929년 5월 25일
1 여느 때와 같이 줄곧 ‘피앗’ 안에 스스로를 맡긴 상태로 있다 보니, 내가 나 자신의 바깥에 나가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옥의 원수가 내게 달려들 듯한 기세로 옆에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내 쪽에서 그를 덮칠 힘이 솟는 느낌이었고, 그렇게 하자 그자는 산산조각이나서 흩어져 버렸다.
2 나는 좀 꺼림칙한 기분이어서 속으로 ‘오랜만이네. 원수가 내 눈에 띈 것이! 게다가 나를 보면 도망치곤 하던 것이, 방금은 그렇게 내 옆에 붙어 있었으니, 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하였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이동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내 ‘거룩한 피앗’을 소유한 영혼은 악마의 권세를 산산조각으로 부술 만한 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네가 너 자신의 손으로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였다. 네가 손만 대어도 그는 깨어져 산산이 부서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너는 원수를 무서워할 수 없게 되고, 원수는 내 뜻을 소유한 사람의 능력을 — 악마적인 힘을 바람에 날리는 티끌처럼 흩어버리는 그 능력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4 그러니 그에 대해서는 조금도 마음 쓸 것 없다. 계속 내 ‘피앗’ 안의 삶을 살아가거라. 사실 네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이것이니,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의 기도와 행위와 몸짓은 제각기 지워 없앨 수 없는 무한한 힘과 무게를 그 자체 안에 지닌다. 또한 도처로 뻗어가는 무한한 확장력과 모든 선의 생산력을 지니고, 영원을 에워싸며, 하느님 자신도 내포한다.
5 그런 까닭에 내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는 결코 끝나지 않는 행위이고, 하늘과 땅을 내포할 만큼 큰 능력을 지닌 행위이다.
6 우리 (성삼위)의 ‘피앗’은 그래서 그 자체의 무한한 능력으로 우리의 신성을 피조물의 그 행위 안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이 피앗의 빛의 휘장으로, 거룩한 하느님인 우리를 위하여 더할 수 없이 아름답고 쾌적한 왕궁을 만든다.”
7 예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신 뒤 모습을 감추셨는데, 나는 ‘지극히 높으신 피앗‘의 빛의 심연에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8 그 뒤에도 나는 계속 ‘거룩하신 피앗’ 안의 행위들을 하고 있었다. 에덴 동산에 도착하자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에덴에서 우리의 첫 조상 아담이 '거룩하신 피앗' 안의 첫 행위를 했으니, 모든 피조물이 만물 안에서 활동하는 '거룩하신 뜻'의 첫 행위 안에 그들의 기원을 가지게 되었고, 첫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9 하느님의 뜻이 자신의 거룩함과 권능과 아름다움과 빛의 충만을 개개의 조물 안에 펼치면서 스스로 그 행위자요 관찰자가 되시어, 단 하나의 그 거룩하신 뜻의 행위 안에 모든 것을 집어넣으신 것이다. 그 안에 작용하는 뜻은 오직 하나였고 여러 다양한 행위들은 다만 이 뜻의 좋은 결과들이었으니, 창조된 세계는 그 초기에 참으로 아름다웠으리라!’
10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과연 모든 세대들이, 아담이 내 거룩한 뜻의 충만 안에서 행한 첫 행위들에 의거하고 있었다. 그 행위들은 내 거룩한 뜻 안에서 행해진 까닭에 생명이 충만했으므로, 모든 피조물의 다른 온갖 행위들에도 그 기원과 생명을 부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1 피조물이 비록 내 뜻으로 살지 않고 그들 자신의 뜻으로 산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 생명을 주는 것은 내 뜻이다. 내 뜻이 생명을 주지만, 그 생명은 피조물 자신의 행위 안에 질식과 고뇌를 겪는 상태로 있는 것이다.
12 따라서 아담이 내 뜻 안에서 행한 모든 행위는 피조물의 모든 행위들 중 첫 행위로 여기에 남아 있다.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수행된 행위를 누가 파괴할 수 있겠느냐? 누가 내 거룩한 뜻에서 그 주권과 권능과 아름다움과 생명을 앗아갈 수 있겠느냐? 아무도 그럴 수 없다.
13 창조된 만물은 그들을 창조한 분이 행한 첫 행위에 의거한다. 그 첫 행위에 근거를 두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14 내 뜻이 알려지고 피조물 가운데에서 다스리기를 내가 이렇듯 간절히 원하고 좋아하며 열망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니, 의롭고 거룩한 내 뜻의 권리가 되돌려지는 것, 그리하여 모든 피조물이 최초에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의 거룩한 뜻 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