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6권
8장
하느님의 업적에 대한 내레이터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예수 승천. 하느님 뜻 나라를 땅에 남기지 않으신 까닭.
1929년 5월 12일
1 늘 하듯이 ‘거룩하신 피앗’ 안에 계속 나를 맡긴 채, 창조된 만물 속에 드러나는 이 피앗의 행적들을 따라다녔다. 나 자신을 그 행적들에 일치시키자, 때로는 내가 빛의 행위를 하고, 때로는 무한성의, 때로는 권능 등등의 행위를 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러고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살면서 이 뜻의 행적들을 따라다니는 사람은 우리 (성삼위)의 모든 업적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레이터다.
3 그러므로 네가 태양 안을 순례하면서 내가 태양을 창조하며 행한 바를 내 뜻과 함께 되풀이한다면, 네가 태양의 빛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내레이터로서 우리를 위해 활동하는 것이 된다.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태양에 대한 모든 것이, 곧 태양이 내포하고 있는 것과 태양이 베푸는 선이 너에 의해 거듭 말해지는 것을 들으시며 그 빛의 모든 영광이 그분에게 되돌려지는 것을 느끼시기 때문이다.
4 그리고 빛은 만물을 비추고 모든 것을 둘러싸며 공중을 가득 채우기에, 그분께서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또는 저 아래에서 또는 저 하늘 높은 곳에서 울려오는 네 소리를 들으신다. 네가 빛의 내레이터로서 우리의 귓전에 속삭임을 보내면서 우리에게 영광의 태양을 줄만큼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다.
5 오! 우리는 온 땅에 유익한 그 천체를 우리가 만들어 낸 것으로 말미암아 피조물이 느끼는 즐거움을 참으로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그러니 우리의 ‘거룩한 피앗’ 안에서 사는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느냐?
6 그는 모든 피조물 안에 퍼져 있는 우리의 모든 속성과 행복들을 모은다. 그리하여 때로는 하늘에 대한 내레이터로서 우리를 위해 활동한다. 즉, 하늘의 무한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온 하늘의 영광을 주는 것이다.
7 또는 그가 바다에 대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할 때도 있다. 바닷물의 철썩이는 소리와 하나되어 ‘내 창조주께 모든 바다의 사랑과 영광이 있기를!’ 하고 속삭이면서 말이다. 그런가 하면 꽃이 만발한 땅에 대하여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그러면 온갖 초목과 꽃의 향기가 올라오기에 (그 내레이터인) 네가 우리에게 온 땅의 영광을 준다.
8 너는 또 바람이나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재잘재잘 지저귀는 작은 새나 매 하고 우는 새끼 양에 대해 말할 때도 있다. 요컨대 이 내레이터는 우리가 창조 사업을 통해 만든 수많은 것들 가운데에서 우리에게 이야기해 줄 것을 항상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만물을 창조하며 지녔던 사랑과 영광을 우리에게 돌려주려는 것이다.
9 오! 네가 그렇게 우리의 업적들에 대한 내레이터로서 활동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감미롭고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 우리의 사랑이, 우리의 영광이 갑절로 불어나는 느낌인 것이다.
10 게다가 우리의 내레이터가 우리의 뜻 안에서 살고 있어서 우리의 뜻이 그에게 가르침을 주고, 그로 하여금 창조된 만물 안에 나타나 있는 비밀스러운 사랑에 대해 말하게 하니 더욱 그러한 것이다.”
11 그러고 나서 그분은 침묵을 지키셨다. 하지만 그분 ‘성심의 사랑’은 더 이상 안에 품고 있을 수 없을 만큼 격렬한 것 같았다.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내 사랑하는 딸아, 너는 나의 희망이다. 내 ‘거룩한 뜻의 나라’가 땅에도 오리라는 희망이다.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 담긴 희망이다. 왜냐하면 그 나라가 이미 네 안에 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12 너의 행동 방침, 너의 특권, 너의 이야기들 ― 이 모든 것이 내 ‘거룩한 피앗’의 거처들이다. 네 안에 이 거룩한 피앗의 기초와 그 지식들이 있으므로 나는 그 나라가 땅에도 세워지고 확장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13 그 뒤 나는 우리 주님의 승천에 대하여 ― 그 영광과 승리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분의 인성이 더 이상 타락한 아담의 표징인 수치나 고통을 당하지 않고, 새롭고 무죄한 아담의 표징과 함께 어떤 고통도 겪지 않게 되셨으니, 창조 당초의 무상의 아름다움을 특전적으로 입은 인성의 모습 그대로 불사불멸의 빛에 뒤덮여 계실 터였다.
14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무렵 그지없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이동하시며 이르셨다. “딸아, 내 인성은 자기 자신 안에서, 또 자기 자신을 넘어, 타락한 인류의 모든 죄악을 죽음에 이르기까지 보상하며 다시 고쳐 하였다. (1) 참고: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2코린 5,21)) 그들이 치르게 될 죽음에서 다시 일어날 힘을 주기 위해서였다.
15 내가 내 거룩한 뜻의 나라를 지상에 남겨 두지 않은 까닭은 이것이니, 불사불멸의 영광스러운 은혜를 입은 무죄한 (시절의) 아담의 인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인성이 있어야 위대한 선물인 내 ‘피앗’을 간청할 수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16 따라서 먼저 내 인성이 타락한 인류(의 죄)를 대속(代贖)하면서 그들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갖가지 치료제를 줄 필요가 있었다. 그런 다음 나의 죽음을 통하여 무죄한 아담의 품성으로 부활할 필요가 있었다. 사람이 잃어버린 것을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17 그 뿐만 아니라 나는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갓 나왔을 때처럼 아름답고 빛에 싸인 내 인성과 함께 천상으로 올라가기를 바라기도 하였다. 천상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리기 위해서였다. ‘저의 아버지, 저를 보십시오. 저의 인성이 어떻게 다시 이루어졌는지, 인류의 죄를 대속한 이 인성 안에 ‘우리 뜻의 나라’가 얼마나 안전하게 있는지 보십시오. 저는 모든 이의 머리로서 아버지께 간구합니다. 저의 소유를 주기도 하고 청하게도 할 모든 권한이 제게 있게 해 주십시오.’
18 딸아, (다시 말하거니와) 피조물 가운데에 ‘우리 뜻의 나라’가 오기를 탄원하려면,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왔을 때와 같은 품성을 지닌 무죄한 인성이 필요하였다. 그런데 그때까지는 그런 인성이 없었으므로 내가 죽음을 치르고 그것을 획득한 뒤 하늘로 올라갔다. 나의 첫번째 과업으로 두 번째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였으니, 이 두 번째 과업은 곧 내 ‘거룩한 뜻의 나라’가 땅에도 오도록 탄원하는 일이었다.
19 그리하여 나의 이 인성은 근 2천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계속 간청기도를 바쳐 왔다. 그러자 우리 거룩하신 임금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셨을 때에 느끼셨던 그 사랑이 다시 흘러넘쳤고, 아니 그때보다 더 강렬하게 흘러넘쳤다. 내 인성의 아름다움에 그토록 반하고 매료되신 그분은 그분 자신을 다시 쏟아내신 것이다.
20 그분은 그래서 하늘을 여시고, 빛이 ― 내 ‘피앗’에 대한 수많은 지식들인 빛이 쏟아지게 하셨으니, 이것이 억수로 퍼붓는 빗줄기처럼 영혼들 위에 내려 활기를 띠게 하고 그 인간적인 뜻을 치유하며 그들을 변화시켰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 뜻이 뿌리를 내리게 하면서 이 땅에도 ‘피앗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였다.
21 내가 나의 그 나라가 오게 하려고 먼저 해야 했던 일은 그런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과 그 나라가 와서 다스리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22 인류 가족의 맏형인 나는 그래서 천상 하느님 앞에서 모든 서류를 작성하였다. 이 가족에게, 곧 내 형제들과 자녀들에게 너무나 위대한 그 선물을 ― 내 ‘피앗의 나라’를 다시 얻어 주기 위하여 내가 영광을 입은 인성으로 하늘에 올라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