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101, 예수님 안에는 어떤 잔인함도 없다. 일체가 사랑일 뿐이다.
1900년 7월 23일
1.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아침에 오셔서 수많은 인간의 손발을 으스러뜨리는 데 쓰이는 도구 같은 것을 하나 보여 주셨다. 그리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징벌의 무서운 표징 두 가지가 하늘에 나타났다. 이 모든 것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새파랗게 질렸는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2. 그러나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내 마음이 그렇게 참담한 상태에 있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서 잠시 고개를 돌리자. 그리고 같이 좀 놀면서 서로 위로해 주기로 하자.”
3. 이 (사랑의) 게임에서 예수님과 나 사이에 일어난 일 역시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사랑의 섬세함과 기교, 감미로운 입맞춤과 애무를 서로 나누었다고 할까? 하지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압도적으로 능가하셨으니 허약한 나는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사실 그분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내 안에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씀드렸던 것이다. “제 사랑이시여, 이젠 그만 하십시오. 제가 더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기절할 것 같습니다. 이 보잘것없는 마음은 이렇게 많은 것을 받아들일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하오니, 지금은 제발 그만 주십시오.”
4. 그러자 그분께서는 내가 일전에 토해 낸 말에 대해서 꾸짖으실려고 이렇게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네 불평을 좀 들어 보자. 말해 보아라. 말해 보아라. 내가 (정말) 잔인하냐?
너에 대한 내 사랑이 잔인함으로 바뀌었느냐?”
5. 나는 얼굴을 붉히면서 “아닙니다. 주님. 당신께서 제게 오실 때면 그렇지않습니다만, 오시지 않을 때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였다.
6. 나의 그 말에 그분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면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너는 아직도 내가 잔인하기 때문에 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아니다. 아니고말고!
내 안에는 어떤 잔인함도 있을 수 없다. 일체가 사랑일 뿐이다.
네가 말하는 잔인함이라는 것도 실은 한층 더 큰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 두어라.”
3권-102, 교회 박해에 대한 환시
1900년 7월 27일
1. 나의 하잘것없는 신분에 대하여, 특히, 이것이 더 이상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는 생각에 자꾸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고통을 받는 일이 드문데다 예수님의 계속적인 부재가 이를 가리키는 확실한 표로 여겨지는 것이다.
2. 그것에 대하여 나의 작은 머리를 짜내며 여기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고 있노라니, 언제나 다정하고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번개가 번쩍 하듯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느냐? 말해 보아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3. 그 뜻밖의 제안에 나는 어떻게 말씀드릴지를 몰랐다. 예수님께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고 하시니, (그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기로 되어 있는 나로서는) 너무 황당해서 입을 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무 말도 못하는 나를 보신 그분은 다시 번갯불처럼 사라지셨고, 그 빛을 따라가노라고 몸 바깥으로 나와 버린 나는 땅과 하늘과 별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예수님을 부르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 음성과 노래를 들으시고 (사랑의) 상처를 받아 틀림없이 나타나시리라는 생각에서였지만, 결국 그분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4. 그런데, 그렇게 돌아다니는 동안, 전쟁으로 말미암아 끔찍한 잔학 행위들이 중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과 파괴된 교회들, 그리고 땅바닥에 내동이쳐진 우리 주님의 성상들을 보았다. 그러나 이는 아직 아무것도 아닌 셈이었다. 참으로 소름끼치는 것은, 현재는 이방인들이 그런 짓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거짓 종교인들이 그렇게 하리라는 점이었다.
5. 그들은 본색을 드러내면서 교회의 공공연한 원수들과 한패가 되어, 인간 정신으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교회를 공격할 것이었다. 오, 그러니 교회에 얼마나 더 잔혹한 고통이 닥치겠는가! 그들은 맹세코 교회를 끝장내려고 들 것 같았다. 그러나 주님께서 그들을 멸하시며 원수를 갚으시리니, 양쪽 다 유혈의 참사를 겪게 될 것이다.
6. 그리고 나는 어떤 정원에 있는 것을 알았는데, 아마 교회인 듯 하였다.
그 안에 용과 독사와 다른 사나운 짐승들의 모습을 한 다수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 정원을 쑥밭으로 만들었고, 그런 다음에는 사람들을 멸망시키려고 정원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7. 이 광경을 보고 있다가 사랑하올 주님의 팔에 안겨 있음을 알게 된 나는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드디어, 당신을 찾아 만나도록 허락하셨군요! 사랑하올 예수님, 정말 당신이십니까?”
“그래, 그래, 네 예수다.”
8. 나는 많은 사람들의 벌을 면해 주시기를 청했지만 그분께서는 내 말에 조금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셨다. 몹시 슬퍼하시면서 이렇게 덧붙이셨을 뿐이다.
“딸아, 피곤하다. 네가 나와 함께 있고 싶다면 하느님 뜻 안으로 함께 가자.”
9. 그분이 가버리실까 봐 나는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잠이 드셨다.
좀 뒤에, 위로를 받았으나 마음이 아주 무거워진 나를 남겨 두시고, 그분은 내 안으로 다시 들어가셨다.
3권-103, 정의의 칼을 움켜잡고 만류하다.
1900년 7월 30일
1. 지난밤과 낮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더욱이 처음부터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으면서 흠숭하올 예수님을 뵙지도 못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다만 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광경들뿐이었다. 이탈리아에서 하나의 불길이 치솟더니, 또 하나의 불길이 중국에서 치솟았고, 이것이 서서히 합쳐져 오직 하나의 불길이 되는 것이었다. 음흉한 음모로 돌연한 죽음을 맞은 이탈리아의 왕이 이 불길 속에 보였는데, 이 사건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어서 불길이 사방으로 퍼지는 것이엇다. 요컨대, 나는 큰 반란과 폭동과 민중 학살을 보았던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본 다음 나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알았지만, 마음이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무엇보다도 특히, 흠숭하올 내 예수님을 뵙지 못했기 때문이다.
2. 오래도록 기다린 후에 그분께서 손에 든 칼로 사람들을 내리치실 태세로 나타나셨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용기를 내어 내 손으로 그 칼을 잡고,
“주님, 어쩌려고 이러십니까? 이 칼로 치신다면 끔찍한 학살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하고 부르짖었다.
3. "제게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당신께서 이탈리아를 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오 주님! 진정하십시오! 당신의 모상들인 이 백성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저를 사랑하신다면, 이 쓰라린 아픔을 받지 않게 해 주십시오."
나는 이와 같이 말하면서 있는 힘을 다하여 그 칼을 잡아당겼다.
4. 그러자 슬픔에 잠기신 예수님께서 한숨을 쉬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이제는 칼을 더 들고 있을 수 없으니 사람들에게 떨어뜨려라."
5. 나는 칼을 더 세게 움켜잡고,
"그럴 수는 없습니다. 차마 그렇게 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분께서는 "내가 몇 번 말했지만, 너한테는 아무것도 보여 줄 수가 없구나. 보여 주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게 가로막으니 말이다." 하셨다.
7. 그러면서 그분은 칼을 휘두르시던 팔을 밑으로 내리시고 노여움을 가라앉히시더니 좀 뒤에 모습을 감추셨다. 나는 두려움과 함께 남아 있었는데, 그분께서 아무것도 보여 주시지 않은 채 내게서 칼을 빼앗아 사람들을 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맙소사!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이 터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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