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2장/ 15. “우리 친구 라자로가…”(요한 11, 11)

Skyblue fiat 2021. 3. 12. 06:06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15. “우리 친구 라자로가…”(요한 11, 11)

 

 

베다니아의 성에서는 이미 예수께서 도착하신다는 소식이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사투르닌, 니고데모, 아리마태아의 요셉, 그의 조카들, 요한 마르코, 시므온의 아들들, 요안나 쿠자와 베로니카의 아들들 그리고 오벳이라 불리던 죽은 성전 봉사자의 세 아들이 모였다. 그 외에 갈릴래아에서 함께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는 라자로와 약 열다섯 명의 남자가 있었고 여자는 그보다 더 많았다. 라자로와는 어머니 쪽으로 친척이 되며, 오벳의 미망인이자 저 아들들의 어머니인 귀족 계급의 노부인, 베로니카, 요안나 쿠자, 수산나, 요한 마르코의 어머니인 마리아, 마르타와 그녀의 총명한 늙은 하녀 그리고 후에 그 모임을 따라다니며 주님을 돌보아 드렸던 한 부인 등이 조용하고 은밀하게 성 안, 지하의 커다란 돔 속에 모여 있었다. 나는 언젠가 바로 이 장소에서 그들이 큰 괴로움 속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었다.

 

예수께서는 식사 시간이 지난 후 정각 네시에 뒷문을 통해 라자로의 정원으로 들어오셨다. 라자로는 항상 발을 씻겨 드리던 홀에서 그분을 맞이했다. 나는 그 홀 안에 우묵한 물통과 집과 연결된 수로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마르타가 집 안에서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서 붓자 그 물이 수로를 통해 물통 속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예수께서 가장자리에 앉으셔서 발을 담그자 라자로는 발을 씻기고 닦아 드린 다음 옷을 털고 새 실내화를 신겨 드리고 거기 놓여 있던 간식과 음료수를 드렸다.

 

이제 예수께서는 그와 함께 긴 나무 그늘 길을 걸어 집으로 가셔서 아치형의 지하실로 내려가셨다. 여자들은 베일을 쓰고 무릎을 꿇어 절하였으며, 남자들은 깊이 몸을 숙였다. 그분은 그들 모두에게 인사하고 축복하셨다. 그런 다음 사람들은 곧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니고데모는 예수의 말씀에 크게 감동을 받았고 그분의 말씀을 열망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요한의 체포에 분격하면서 그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일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으니 하느님의 뜻이다. 그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않으려 했다면, 다시 말해 위험을 초래하지 않으려 했다면 이러한 모든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요한이 잡혀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이곳에서 활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열매가 맺히려면 꽃잎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또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감시와 핍박에 대해 분노하며 이야기했다. 예수께서는 이에 대해서도 평화와 침묵을 명하셨다. 식사 후 그들은 다른 방으로 옮겨 갔다. 그곳에는 등불이 켜져 있었다. 그곳에서 예수께서는 큰소리로 기도하시고 함께 안식일을 축하하셨다.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남자들과 좀더 이야기를 나누신 다음 그들을 모두 잠자리로 보냈다. 집이 조용해지고 모두가 잠에 떨어지자 예수께서는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시고 아무도 모르게 빠져 나와 심한 고통과 대적하시기 위해 낮에 기도하셨던 올리브 산의 동굴로 가셨다. 그곳에서 다시 여러 시간 동안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보다 강한 힘을 주시기를 간구하셨다. 예수께서는 동이 트기 전 눈에 띄지 않게 베다니아로 돌아오셨다.

 

 

 

오늘 예수께서는 식사하시는 동안 상부 갈릴래아와 아메드, 아다마, 셀류기아 사람들의 집에 머무르셨던 이야기를 하셨다. 그러자 남자들이 질투심에서 그 종파는 거짓된 것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예수께서는 그러한 완고성을 꾸짖으신 다음, 한 남자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한 남자가 예리고로 가던 중 강도를 만났는데,어떤 사마리아인이 레위인보다 그 피해자를 훨씬 불쌍히 여기고 대해 주었다는 비유였다. 나는 같은 비유가 이야기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는데 항상 새롭게 해석되었다. 그분께서는 또 예루살렘에 닥칠 운명에 대해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도 모두가 조용해지자 예수께서는 올리브 산의 동굴에 가셔서 홀로 기도하셨다. 그분은 많은 눈물을 흘리시며 막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견디어 내셨다. 그분은 큰일을 치르러 가기 전에 아버지의 가슴에 안겨 위로와 힘을 구하는 아들과 같았다. 나의 안내자18)는 그분이 시간이 있으실 때면 베다니아에 계시곤 했는데 그때마다 밤이면 기도하러 올리브 산에 오르셨다고 내게 말해 주었다. 그것은 최후의 공포를 위한 준비였다. 예수께서는 여명 무렵이면 이미 다시 베다니아에 와 계셨다.

 

거룩한 여인들은 예수와 그분의 동행자들이 여행 중에 얼마나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그리고 특히 최근에 띠로로 향한 여행에서 얼마나 고통이 심했는가를 들으며 슬퍼했다. 이제 예수께서 앞으로는 모든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가르치실 것이라고 말씀하시자, 라자로와 주님을 따르는 거룩한 여인들은 식량의 준비량을 계산할 수 있도록 그 전도 여행의 주요 휴식 지점과 동행할 제자들의 수를 알려 주실 것을 청하였다.

 

나는 식사 후 예수께서 라자로와 친구들과 거룩한 여인들을 커다란 돔으로 은밀하게 데리고 가시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민족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가르치셨다. 그분께서 오랫동안 그 점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몇몇 사람이 그분께 말하였다. “주여, 우리에게 아름다운 비유로 설명해 주십시오!” 그러자 예수께서는 다시 다른 비유로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어떤 왕에 대한 것이었다. 한 왕이 신하들을 포도원에 보냈을 때 그의 모든 신하들이 불성실한 포도원 사람들에게 맞아 죽었으며 그 뒤 자기 아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는데, 그들이 아들 또한 때려 죽였다는 내용이었다.

 

이 가르침이 끝났을 때 남자들 중에 몇 사람이 밖으로 나갔고 예수께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홀 안을 이리저리 거니셨다. 마르타가 그분께 다가가서 자기 여동생 막달레나에 대해 말씀드렸다. 베로니카도 크게 걱정하며 그녀에 대해 설명드렸다.

 

그분께서 남자들과 함께 이리저리 거니시는 동안 여자들은 앉아서 음식 준비를 가장 잘하기 위한 일종의 제비 뽑기를 하였다.

 

이 놀이를 하는 동안 매우 값비싼 진주 하나가 그들 가운데로 떨어져 없어져 버렸다. 그들은 모두 물건을 치우고 크게 걱정하며 진주를 찾았다. 마침내 최대의 기쁨과 함께 진주를 다시 찾아내었을 때 예수께서 그들에게로 오셔서 잃어버린 드라크마를 다시 찾은 기쁨에 관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분은 잃어버렸다가 열심히 찾은 끝에 기뻐하며 다시 찾은 진주를 막달레나에 비유하셨다. 그분은 그녀를 놀이판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잃어버린 많은 진주보다도 더 값진 진주라고 일컬으셨다. “이 진주를 다시 찾을 때 그대들이 얼마나 기쁘겠는가!”라고 그분이 말씀하시자 여자들은 크게 감동하여 여쭈었다. “오, 주님, 이 진주를 되찾을 수 있겠나이까?” 그러자 그분은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드라크마를 찾는 비유속의 여자보다도,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보다도 훨씬 더 부지런히 찾으라!” 그들 모두는 깊은 감명을 받아 진주를 찾는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막달레나를 찾을 것이며 그녀를 되찾게 되면 훨씬 더 기뻐할 것을 약속했다.

 

저녁에 남자와 여자들은 다음 날 예수께서 가르치고자 하시는 뱃호론으로 갈 차비를 했다. 주님께서는 다시 은밀하게 올리브 산으로 가셔서 전력을 다해 기도드리고 라자로와 사투르닌을 데리고 베다니아로 오셨다.

 

 

 

 

밤 한시에 나는 그들이 세 사람씩 짝을 지어 사막을 건너 북서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벳호론은 베다니아에서 여섯 시간 가량 걸을 만한 위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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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영적 여행에서 그녀를 인도하고 동행했던 수호 천사(편집자 주).

 

 

 

출처

15. “우리 친구 라자로가…”(요한 11, 11)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