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2장/ 14. 막달라 여자라고 하는 마리아…(루가 8, 2)

Skyblue fiat 2021. 3. 12. 06:02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14. 막달라 여자라고 하는 마리아…(루가 8, 2)

 

 

Carlo Dolci, Magdalene, 1660-70, Oil on canvas, 73x56cm, Galleria Palatina(Palazzo Pitti), Florence

 

 

내일은 마리아 막달레나의 축일이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요한이 있는 곳에서 마리아가 있는 막달라로 옮겨 가기 위해 다시 요르단 강을 건너야 했다. 나는 그녀의 집에 손님들이 있는 것을 보았다. 거울과 푸른 나무들이 있는 홀에는 탁자 옆에 그녀가 있었고, 막 식사를 끝내는 중인 것 같았다. 그곳에는 약 열두 명의 유다인과 이방인 남자들이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그 집에 살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로부터 집주인 혹은 막달레나의 남편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 싶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얼마전부터 이곳에 머물러 있는 그녀의 정부(情夫)에 불과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의 패거리들과 지나가는 친구들과 군인들이었다. 그중에는 로마 사람도 몇 명 있었다. 막달레나는 여전히 아름답기는 했으나 명성이 기울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남자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는데, 그 이야기는 바로 요즈음에 사람들이 말하는 거룩한 일들에 관한 것이었다. 막달레나는 존경심을 가지고 언젠가 이즈르엘에서 보았던 예수의 신비스러운 행적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그녀는 일주일 전에 자기를 방문하였던 귀족 부인인 베로니카에 대해 언급하면서 예수께 대한 그 부인의 경외심과 완전한 순종에 대해 말하였다. 그러자 남자들은 온갖 방법으로 서로 공박하면서 왜 그녀가 그 남자와 그의 신봉자들만을 변호하려 하는지를 다그쳐 물었다. 그들은 그녀가 말하는 그 부인이 아마도 현혹되어 그들의 편이 되었음에 틀림없다고 말하면서 예수라는 사람의 가족은 가난한 천민이고, 그는 바보처럼 신발도 신지 않고 다닌다고 험담하였다.

 

그곳에는 로마인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그토록 세인의 주목을 받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다. 그는 로마에도 벗들이 있다. 렌투루스17)라는 귀족은 그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고는 그의 소식을 듣고자 여기저기에 수소문을 한다. 유다에서 배가 도착하면 그는 달려가서 예수와 그의 행적에 대한 소식을 구한다.

 

이러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 막달레나의 유쾌한 기분이 식어 버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녀는 계속 그들의 잡담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이야기들이 마침내 지나치게 야비해지자 자신의 안락 의자가 있는 옆방으로 갔다.

 

베로니카가 그녀를 방문하고는 그 집에서 묵었다. 이 존경받는 노부인은 성모 마리아에게로 가는 길에는 항상 그녀에게 들렀다. 그 부인은 그녀의 가족과도 친했으며 그녀를 교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언젠가 막달레나의 집에서 야고보를 보았다. 마르타는 자신을 개심시켰던 예수의 가르침을 막달레나도 들을 수 있도록 그녀를 초대하였는데, 야고보는 막달레나가 그 초대에 응하도록 하기 위해 동정심을 가지고 막달라로 그녀를 찾아왔었다. 나는 막달레나의 집에서 여러 번 야고보를 보았다. 그는 마르타의 전갈을 가지고 그녀에게 왔었다. 그녀는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외모가 대단히 뛰어났고 진지하고 현명하게 이야기했으며 또한 대단히 품위 있게 말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그 지방으로 올 때면 언제라도 그녀를 방문하는 것을 허락했다. 그녀는 그의 방문을 어느 정도 은밀하게 처리하였다. 왜냐하면 당시 그녀는 전혀 구속받지 않는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함께 살고 있는 그 남자는 야고보와 만나는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야고보는 그녀와 이야기할 때 결코 비난하는 어조가 아니라 존경과 우애가 넘치게 말하였다. 그는 그녀의 착한 마음을 칭찬해 주고 예수의 말씀을 한번 들어보도록 권했다. 그분의 말씀보다 더 영적이고 더 훌륭한 말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요구를 좋게 받아들인 그녀는 생각해 보겠노라고 말했다. 그녀는 완전히 마음이 쏠렸는데도, 후에 마르타가 청했을 때는 아직 계면쩍은 심정으로 그것을 응락하지 못하였다.

 

라자로의 아버지는 삼왕(동방의 세 박사들)이 귀향한 후 베들레헴에서 옮겨 갔던 바로 그 지방 출신이었다. 할아버지는 이집트인이었다. 그는 시리아의 영주였으나 후에 그곳을 떠났다. 전쟁동안 그는 예루살렘과 갈릴래아에서 재산을 모았다. 그는 유다인이 되었고 바리사이파의 귀족 여성과 결혼했다. 그들은 대단히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베다니아에 있는 라자로의 성(城)은 대단히 컸으며, 많은 정원과 테라스와 샘이 있었고 두 개의 하천에 둘러싸여 있었다. 가족들은 안나와 시므온의 예언을 알고 있었다. 메시아를 고대하던 그들은 이미 예수가 어렸을 적부터 예수의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처럼 믿음을 가진 귀족 계급의 사람들이 역시 믿음을 가진, 신분이 낮은 사람들과 교제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막내 아이였던 막달레나는 대단히 아름다웠고 조숙했다. 그녀가 일곱 살 되던 해 그녀의 부모가 세상을 떠났다. 부모는 그녀에게 엄격히 단식을 시켰으므로 그녀는 어릴 적부터 부모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어린 아이 시절의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보았다. 그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허영적이었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했으며, 오만하고 허약하고 고집이 세었다. 그녀는 성실하지 못했으며 즐겁게 하는 것들에만 집착했다. 사치스러웠던 그녀는 동정심이 많아 남에게 주기도 좋아했다. 또한 대단히 착하였으나 현란한 것과 외형적인 것에 몰두하였다. 그녀가 그렇게 잘못된 데에는 어머니의 책임도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나약한 동정을 항상 받으며 자랐던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와 유모들은 막달레나를 응석받이로 키우고 그녀을 여기저기에 데리고 다니며 귀엽다는 찬탄의 소리를 듣게 하였다. 항상 예쁘게 차려 입히고는 창가에 데리고 앉아 있었다. 창가에 앉아 있던 것이 그녀가 타락하게 된 최초의 근원이었다.

 

자녀들이 재산을 분배할 때에 제비뽑기를 하여 막달라의 성이 그녀의 몫이 되었다. 그녀는 이곳을 항상 특별히 좋아했었다. 막달레나가 아주 호화스럽게 하녀와 시종들을 거느리고 그곳으로 옮겨 갔을 때 그녀의 나이는 열한 살이었다.

 

처음에는 그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세속적으로 살아가는 귀족 계층의 부유한 남녀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향락적인 생활이 방탕한 생활로 되어 버리자, 귀족들과 명예를 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발길을 끊어 버렸다. 그러자 모든 것이 점점 더 심한 타락과 불의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녀는 약 14년 동안 막달라에서 부정한 생활을 했다. 예수의 가르침을 통해 개심하였을 때 그녀의 나이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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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 6장 ‘증거자들’ 64) 해설 참조.

 

 

출처

14. 막달라 여자라고 하는 마리아…(루가 8, 2)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