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책 23권
13
1927년 11월 6일
왕의 신분을 유지하는 이와 추락하여 종이 되는 사람.
언제나 하느님의 첫 업적으로 그분 앞에 있을 사람들.
십자가와 구원의 나라. 각 진리 안에 흐르는 신적 생명.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지상 생활 동안 이루신 모든 업적을 동반하면서 그 거룩하신 의지를 따라다녔다.
그분께서 그것들을 내 눈앞에 놓아 주셨으므로 나는 나의 ‘사랑합니다.’로 그들을 덮으면서, 바로 그분의 그 업적들을 가지고 그분께 ‘거룩하신 피앗의 나라’를 간청하였다.
2 또한 그분께서 ‘구원의 나라’를 통하여 이루신 모든 (업적)을 내 영혼에 알맞게 활용하시기를, 그리하여 항상 그분의 거룩하신 의지 안에서 사는 은총을 내게 주시기를 간구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원래의 위치에서 추락하지 않는다. 만물이, 내 뜻 안에서 살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하여 창조되었으므로, 창조 사업의 모든 재산이 그들의 것이고, 이 재산은 구원 사업의 재산보다 그 규모가 더 크고 넓다.
4 사실, ‘지고한 피앗’ 안에서 사는 것으로 원래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여왕의 신분이 돌아간다. 그 사람은 여왕으로서 (재산을) 소유할 만한 사람인 것이다.
5 더군다나, 우리 뜻의 왕궁에서 사는 여왕이니 만치, 왕국이며 태양들, 하늘이며 바다들을 소유하는 것이 합당하고, 임금 자신이 이 여왕과 함께 살면서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또한 합당하다. 그녀가 임금을 행복하게 해 주니 말이다.
창조 사업의 재산이 더 크고 넓은 규모여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렇지 않다면, 즉, 그녀가 통치권도 통치할 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여왕의 신분일 수 있겠느냐?
6 이와 반대로, 영혼이 우리의 뜻 안에서 살지 않으면 원래의 위치에서 추락한다.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려 종의 신분에 처하게 되니, 왕국도 제국도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더욱이, 내가 구원 사업을 통하여 세상에 온 것은 인간을 죽음의 상태에서 되살리고 병든 데를 치유하며 가능한 모든 약을 주기 위해서였고, 그리하여 인간이 태어난 원초적 상태를 회복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우리의 뜻에서 나온 인간이 우리의 뜻 안으로 돌아올 때에는 지배권을 가진 왕의 신분이 그대로 유지되게 할 준비가 되어 있으리라는 것을,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7 게다가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내 뜻 안에서 살고 또 살게 될 사람들에게는 구원 사업을 통한 나의 행위들이 치료제가 아니라 행복과 기쁨으로, 내 뜻 왕궁의 가장 아름다운 장식물로 쓰일 것이다. 내가 행한 모든 것은 다만 내 뜻에서 태어난 것들뿐이었으니 말이다.
8 내 뜻의 자비로운 태가 열려 내 인성의 무릎 위에 내 행위들을 낳았으니, 그것이 바로 내가 세상에 와서 행한 모든 행위들이었다. 내 뜻의 소유인 그 행위들이 내 뜻을 위한 장식물로 쓰이는 것이 마땅한 일이었던 것이다.
9 그러니 나는 세상에 있는 동안 행한 모든 것을 통하여, 곧 기도를 하거나 말을 하거나 고통을 받거나 아이들을 축복하거나 (언제나) 내 거룩한 뜻의 자녀들 뒤를 따라다녔다. 그들에게 첫 업적과 재산을 주고 그 속에 담긴 행복을 주기 위해서였다.
10 그런 다음에야, 인간 뜻의 종이며 죄의 자녀인 불행한 이들에게도 그것들을 구원의 치유책으로 주었다. 따라서 지고한 의지 안에서 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나의 모든 행위들이 첫 업적으로서 그들 생명의 중심 속에 흘러들었다.
지고한 의지 안에서 사는 사람은 그래서, ‘모든 것이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고, 나도 ‘모든 것이 너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11 그 뒤 나는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만약 '거룩하신 피앗'이 다른 아무것도 '내가 그 피앗의 첫 업적'이라고 말할 수 없도록 그 자신의 첫 행위를 가지고 있다면, 나중에 이 피앗 안에서 살게 될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들이 하느님 앞에 있는 첫 업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첫 업적은 이미 피앗 자신의 소유로 거기에 있다면 말이다?’
12 그러자 거룩하신 예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딸아, 내 의지 안에서 살거나 살게 될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 앞에 있는 첫 업적과 같을 것이다. 내 뜻은 언제나 첫 행위에서 출발하는 단 하나의 끊임없는 행위인 까닭이니, 이 단 하나의 끊임없는 행위에 의하여 내 뜻 안에서 수행된 모든 행위들을 내 뜻의 첫 행위의 수준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러니 내 의지 안에서 살게 될 모든 사람이 내 뜻의 첫 행위 안에 있을 것이고, 모두가 흠숭하올 임금님 앞에 있는 첫 업적이 될 것이다.
13 그러므로 내 뜻 안에는 전후가 없다. 모두가 함께 단 하나의 행위 안에 녹아들기 마련인데, 이 행위는 모든 좋은 것과 상상 가능한 모든 행복을 펑펑 쏟아내는 샘과도 같은 행위이다.
피조물이 창조주의 뜻의 그 단일한 행위 안에 위치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그에게 얼마나 큰 영예, 큰 영광이겠느냐!”
14 그러고 나서 사랑하올 예수님의 행적을 계속 따라가다가 내가 멈춘 것은, 그분께서 온 애정을 기울여 십자가를 받아 지시고 갈바리아 산을 오르실 무렵이었다. 그 예수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15 “딸아, 십자가는 ‘구원의 나라’가 완전히 성장하여 완성에 이르게 하면서 구원된 모든 사람을 지키는 수호자의 위치에 있다. 그런 십자가의 보호에 자신을 맡기는 사람은 자기 마음속에 그 효과를 거두어들인다.
그 효과는 맛과 당도와 생명의 수액을 내포한 다 익은 과일과도 같아서 그로 하여금 구원 사업의 모든 선을 느껴 알게 한다. 그리하여 십자가의 열매와 함께 성장하면서 내 뜻의 나라로 돌아올 준비를 하게 한다.
16 사실, 누가 너를 내 뜻 안에서 살도록 준비시켰느냐? 네가 지난 여러 해 동안 짊어진 십자가가 아니었느냐?
십자가가 너를 아름다운 열매처럼 영글게 하고, 세상이 지닌 모든 쓴맛을 네게서 치워 없애고, 피조물에 대한 모든 집착도 없애고, 너를 위하여 그것들을 거룩한 단맛으로 바꾸고, 너의 수호자로서 거룩하지 않은 것과 하늘에 속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네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지 않았느냐?
17 십자가는 모든 생명의 수액을 네 안에 흘려 넣어, 바로 네 예수를 형성하는 일을 하였다. 네 예수는 네가 다 자란 것을 보고 네 영혼 깊은 곳에 자기의 거룩한 뜻의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스승의 자세를 취하면서 너에게 애정을 다하여 그 나라에 대해 말해 주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 나라로 가는 여정, 그 안에서 영위하게 될 삶, 그 나라의 놀랍고도 기적적인 일들, 그 능력, 그 아름다움에 대해 가르쳤고, 또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18 너는 네 예수가 어떤 진리를 드러내 보이려고 결정할 때마다 그것에 대한 사랑이 대단히 커서 각 진리 안에 나 자신의 생명이 공존하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그 하나하나의 진리가 사람들 안에 하느님의 생명을 형성할 능력을 가지게 하려는 것이다.
19 그러니 너에게 진리 하나를 덜 드러내거나 더 드러내는 것이 무엇을 뜻하겠는지 생각해 보아라. 덜 드러내는 것은 하느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거나 제거하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진리가 알려지지 않아 사랑도 인정도 받지 못하면 하느님의 생명이 열매를 거두지 못하고, 따라서 합당한 영예를 받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20 내가 진리들을 드러내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것이니, 나의 생명이 그 내부에서 흐르는 이 진리들을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무척 좋기 때문이다. 한데 나의 활동과 사람들의 활동은 얼마나 다른지!
그들도 말하고 가르치며 활동하지만 그 말과 일 안에 자기네 생명을 맡겨 두지는 않는다. 그 말과 일이 결실을 거두지 못해도 별로 슬퍼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 반대로 나는 너무 너무 슬퍼한다. 내가 드러내는 것 안에 흐르게 하는 것이 내 생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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