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3권-36-40) 하느님 뜻의 내재는 성체 기적을 능가하는 기적/하느님의 뜻 사업은 신적 거룩함을 입게 하는 성화 사업

Skyblue fiat 2015. 5. 17. 09:24

 

13권-36, 창조와 구원과 영광의 사업 목적이 집중되어 있는 곳.  

하느님 뜻의 내재는 성체 기적을 능가하는 기적이다.

1921년 11월 26일

 

1. 이달 19일에 쓴 글에 대해 생각하면서 ‘내가 어떻게 천상 엄마 버금가는 또 하나의 지주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무한한 빛이신 당신 안으로 나를 끌어당기시며 물으셨다. “딸아, 왜 의심하느냐? 그 이유가 무엇이냐?”

 

2. “저의 큰 비참 때문입니다.” 하자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런 걱정은 떨쳐 버려라. 내가 너를 택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인류 가족 가운데 다른 한 사람을 택했을 것이다. 인류 가족이 내 뜻에 맞서 반항했고, 이 반항에 의해 피조물이 내게 주기로 되어 있었던 영광과 영예를 앗아 갔기 때문이다.

 

3. 그러므로 같은 가족 중 한 사람이 내 뜻과의 지속적인 친교를 유지하며 그 자신의 뜻보다 나의 뜻으로 살고, 모든 것을 내 뜻 안에 포함시키면서 만유 위에 떠오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다른 모든 사람이 내게 주지 않은 영광과 영예와 사랑을 그가 내 옥좌 아래 갖다 놓게 하기 위함이었다.

 

4. 창조 사업의 유일한 목적은 모든 사람이 내 뜻을 이루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어떤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 뜻의 열매가 아닌 일이라면 아무리 대단한 일도 나는 하찮은 것으로 여기며 무시한다. 상당수의 일들이 극도로 황폐해지는 이유가 이것이니, 그들 안에 내 뜻의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5.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의 뜻을 나의 뜻에서 뜯어냄으로써 내 최상의 선을 - 내가 인간을 창조한 목적을 파괴하였다. 그렇게 인간은 스스로를 완전히 망치고, 창조주인 내게 마땅히 주어야 했던 권한을 모조리 거부하고 말았다.

 

6. 하지만 나의 일들은 영원의 표지를 달고 있으니, 내 무한한 지혜와 영원한 사랑이 창조 사업과 내게 마땅한 권한을 무효한 상태로 버려둘 수 없었다.

 

7. 그것이 구원 사업의 이유다. 나는 결코 나 자신의 뜻을 행하지 않고 언제나 하느님의 뜻을 행함으로써, 심지어 숨 쉬고 보고 말하는 것 등 극히 사소한 행위에 있었서도 그렇게 함으로써, 그 수많은 고통으로 인간의 모든 죄를 속죄하고자 하였다.

 

8. 내 인성은 내 아버지의 뜻에서 생기를 받지 않았다면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고 생명조차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뜻 없이 숨을 쉬기 보다는 천 번이라도 기꺼이 죽었을 테니 말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뜻과 하느님의 뜻을 다시 결합시켰으니, 참 사람이요 참 하느님인 나의 존재를 통해서만 내 아버지께 합당한 모든 영광과 권한을 돌려드릴 수 있었던 것이다.

 

9. 그러나 나의 뜻과 사랑은 혼자서 일하기를 원하지 않고, 나와 비슷한 다른 모상들을 만들기를 원한다.

 

10. 나는 내 인성으로 창조 사업이 목적을 회복한 뒤, 인간의 배은망덕이 구원 사업의 목적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보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 사업이 거의 쓸모없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사업이 내게 완전한 영광을 가져오고 내게 합당한 권한을 돌려주게 하려고 인류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을, 곧 내 엄마를 택하였다.

 

11. 내 생명의 충실한 모상이신 그분 안에 나의 뜻이 전체적으로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기에 나는 구원 사업의 모든 열매를 그분 안에 결집시켰다. 그렇게 창조와 구원 사업의 목적을 황폐로부터 보호한 것이다. 그러니 설령 구원 사업의 열매를 활용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내게 주지 않은 모든 것을 내 엄마는 전부 주실 것이었다.

 

12. 이제 나는 너에게 왔다. 나는 참 사람이요 참 하느님이었고 내 사랑하올 엄마는 순결하고 거룩하셨으니, 우리의 사랑이 우리를 한층 더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또 한 사람을 원했던 것이다. 이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자녀처럼 잉태되었으나 내 측근에서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할 사람이었다.

 

13. 그것은 오직 나 자신과 내 엄마만이 하느님의 뜻과 완전히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에 내가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자녀들도 모든 사람의 이름으로 완전히 우리의 뜻에 따라 살면서 우리에게 신적인 영광과 만인을 대신할 사랑을 주기를 바랐다.

 

14. 그러므로 나는 영원으로부터, 곧 이 세상에 아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때로부터 너를 불렀다. 그리고 내 사랑하올 엄마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분 안에서 즐거워하고 그분을 어루만지며 그분 위에 신성의 모든 선을 억수로 쏟아 부었던 것과 같이, 너를 간절히 바라고 어루만지며 내 엄마 위에 쏟아 부었던 것을 너에게도 넘치도록 쏟아 부었다. 네가 수용할 수 있는 한 말이다.

 

15. 그것이 너보다 먼저 와서 너를 준비시키고 아름답게 꾸미면서 내 뜻이 네 안에 온전히 있게 되는 은총을 주었고, 너의 뜻만이 아니라 나의 뜻이 네 가장 작은 행위들에도 생기를 불어넣는 은총을 주었다. 그러니 나의 생명과 뜻과 내 모든 사랑이 너의 각 행위 안에 흘러든 것이다.

 

16. 내가 얼마나 큰 만족을, 얼마나 많은 기쁨들을 느꼈겠느냐! 이런 이유로 내가 너를 내 엄마 버금가는 지주라고 일컫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너에게 기대었던 것은 아니다. 너는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 기댈 수 있었겠느냐? 내가 기대었던 것은 네 안에 보존되어 있는 내 뜻이었다.

 

17. 내 뜻은 생명이다. 내 뜻을 소유한 사람은 생명을 소유하고, 생명 자체의 창조주도 지탱할 수 있다.

 

18. 따라서 나는 창조의 목적을 나 자신 안에 집중시킨 것같이 내 엄마 안에 구원의 열매를, 네 안에 영광과 목적을 집중시켰다. 마치 나의 뜻이 모든 사람 안에 온전히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너로부터 다른사람들도 작은 무리를 이루어 올 것이고, 나의 이 계획은 여러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루어질 것이다.

 

19. 말씀을 듣고 어리둥절해진 나는 얼떨결에, “제 사랑이시여, 주님의 뜻이 제 안에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제가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주님의 뜻과 저의 뜻 사이에 균열이 없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주님께서 저를 놀리시는 것 같습니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은 한결 더 다정한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20. “아니다. 너를 놀리려고 한 말이 아니다. 정녕 아무런 균열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기껏해야 이따금 생채기가 났을 뿐이다. 그럴 때면 내 사랑이 강력한 접착제처럼 그것을 맞붙여 아물게 했다. 전보다 더 완전무력한 상태가 되도록 말이다.

 

21. 나는 너의 행위들을 하나하나 지키면서 내 뜻이 영예로운 자리로 가듯 그 각 행위 안으로 곧장 흘러들게 하였다. 그리고 세상이 생긴 이래 내가 가장 큰 기적을 행할 터이기에 많은 은총들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22. 이 기적은 곧 영혼이 끊임없이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영혼이 자기의 행위 안에 하느님 전체를 흡수하고 자기를 흡수한 하느님을 전적으로 그분께 돌려드리는 것이고, 그런 다음 다시 그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23. 그런즉 이는 성체 기적마저 능가하는 기적이다. 성체의 형상을 이루는 부수적 요소들은 나의 성사 생명과 대립할 수 있는 이성이나 의지나 갈망이란 것이 없으므로, 성체 빵 자체는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한다. 모든 일은 나의 일이니, 내가 원하는 대로 행하는 것이다.

 

24. 이와 반대로, 내 뜻 안에서의 삶이라는 기적이 일어나게 하려면, 온전히 자유로운 이성과 인간 의지와 갈망과 사랑을 내가 유연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상당히 많은 것이 소요되지 않겠느냐?


25. 많은 영혼들이 영성체를 하며 성체 기적에 참여하는 것은 희생을 덜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뜻이 그들 안에서 사는 기적이 일어나게 하려면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므로,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럴 각오로 있는 것이다.”

 

 

 

 

13권-37,  하느님 뜻의 바다와 온통 빛이 된 작은 배

1921년 11월 28일

 

1. 보통 때와 다름없이 지내다 보니, 내가 광대무변한 빛의 바다 안에 있었다. 과연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에서 끝나는지 모를 바다였다. 그리고 빛으로 만들어진 작은 배 한 척도 보였다. 배 밑바닥이나 돛이, 요컨대 모든 것이 온통 빛이 되어 있는 배였다. 단, 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떤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더 빛나는 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는데, 그것은 빛의 다양성에 의한 차이였다.

 

2. 이 작은 배가 이 빛의 바다를 놀라운 속도로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나는 배에 홀린 기분이었다. 바다 속으로 녹아든 듯 더 이상 보이지 않는가 하면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다시 잠긴 채 먼 바다로 가는가 하면 먼저 떠올랐던 지점과 같은 지점에 떠오르곤 하는 바람에 더욱 그런 기분이 되는 것이었다.

 

3.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도 이 작은 배를 보시며 매우 재미있어 하셨다. 그리고 나를 부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네가 보는 이 바다는 나의 뜻이다. 나의 뜻은 빛이다. 그러니 빛 안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이 바다를 가로질러 다닐 수 없다.

 

4. 네가 보다시피 이처럼 우아하게 바다를 가로질러 다니는 배는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이다. 이 영혼은 끊임없이 내 뜻 안에서 삶으로써 내 뜻의 공기를 호흡한다. 그러면 내 뜻은 그에게서 목재와 돛과 닻과 돛대를 비우고 그를 완전히 빛으로 변화시킨다. 따라서 영혼이 내 뜻 안에서의 행위를 계속하는 만큼 자기에게서 자기를 비우고 빛을 가득 채우는 것이다.

 

5. 배의 선장은 나다. 내가 배의 빠른 질주를 유도하고, 바다 속에 잠겨 있게 하기도 한다. 잠기게 하는 것은 쉬게 하기 위해서였고, 내 뜻의 비밀을 털어놓을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서였다.

 

6. 나 말고는 아무도 이 배를 이끌 능력이 없다. 바다를 모르는 사람들이니 배를 인도할 길을 모를 수밖에 없고, 내가 그들을 신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안내자를 뽑는다고 해도 이들은 고작 내 뜻이 수행하는 놀라운 일들을 보거나 듣거나 할 사람들이다.

 

7. 대관절 누가 내 뜻 안에서 달리는 배의 진로를 정할 수 있겠느냐? 설사 나 아닌 안내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한 순간에 달리게 하는 반면, 그는 백 년이 걸려서야 겨우 달리게 할 것이다.”

 

8. 그분께서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보기에도 이 배는 정말 아름답지 않느냐? 달리고 물속에 잠기곤 하지만 출발점에 떠 있곤 한다. 영원의 영역이 그것을 휩싸고 있어서 언제나 일정한 지점에 정지해 있는 것이다. 이는 영원의 영역 속을 달리게 하는 것이, 시작도 끝도 없고 불변적인 내 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배는 달리면서도 내 불변성의 그 정지된 일점에 있게 된다.

 

9. 태양을 보아라. 하늘에 붙박인 채 움직이지 않지만 한 순간에 그 빛으로 온 땅을 덮는다. 이 배도 그렇다. 나와 함께 변하지 않을뿐더러, 내 뜻이 그것을 나오게 한 그 일점에서 움직이지도 않는다. 즉, 영원한 일점에서 나왔기에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10. 그런데 그것이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것의 행위들이 달리기 때문이다. 그 행위들이 햇빛처럼 어디든지 도처로 가는 것이다. 그러니 달리면서도 정지해 있는 것이야말로 놀라운 일이 아니겠느냐? 내가 바로 그러하기에, 내 뜻 안에 사는 사람도 그렇게 되게 하는 것이다.

 

11. 너는 이 배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고 싶겠지? 바로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이다. 그가 내 뜻 안에서의 행위를 하는 것이 그의 질주이고, 그럴 때마다 내 뜻에게 기회를 주어 다른 많은 행위들을, 곧 은총과 사랑과 영광의 생생한 행위들을 그 중심으로부터 솟아나게 한다.

 

12. 나는 영혼의 선장으로서 그의 행위를 이끈다. 내가 그와 함께 달리면서 모자라는 것이 전혀 없도록 하여 내 뜻에 합당한 행위가 되게 하는 것이다. 나는 매우 재미있어 하며 이 일을 한다.

 

13. ‘내 뜻의 작은 딸’이 나와 함께 달리면서도 그대로 멎어 있는 것을 보곤 하는데, 이 발은 발이 없으면서도 모든 사람 대신 걷고, 손이 없으면서도 모든 일을 하고, 눈이 없으면서도 내 뜻의 빛 안에서 눈보다도 밝아 모든 사람에게 빛이 된다. 그러니 얼마나 자기 창조주를 빼닮고 있는지! 오, 얼마나 나와 비슷해졌는지!

 

14. 사실, 내 뜻 안에서만 진정한 모방이 있을 수 있다. 내가 내 가장 감미롭고 창조적인 음성이 귓전에 울려옴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의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창세 1,26)

 

15. 그러면 나는 끝없는 기쁨을 느끼며 말한다.여기에 내 모상들이 있다. 창조 사업의 정당성이 나에게 돌려졌다. 내가 사람을 창조한 목적이 이루어졌다. 얼마나 기쁜지! 그리고 모든 천상 주민들을 불러 잔치를 베푸는 것이다.”

 

 

 

 

13권-38,  구원 사업은 멸망 위기에 처한 인간을 구원하는 사업인 반면,

하느님의 뜻 사업은 신적 거룩함을 입게 하는 성화 사업이다.

1921년 12월 3일

 

1. 예수님께서 당신의 거룩하신 뜻에 대해 말씀하시는 모든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 정신이 나간 듯 멍해져 있었다. 마음속에서 이런 의문이 떠오르는 것이다.

 

2.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그분께서 이 거룩하신 뜻의 놀라운 일들에 대해 알리지 않으셨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완전히 신적인 성덕을 시작할 사람을, 저 수많은 성인들 가운데서 택하지 않으셨다니? 하지만 사도들이 있었고 다른 위대한 성인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온 세상을 놀라게 한 사람들이었다.’

 

3. 내가 그런 생각을 하자, 그분께서 내게 더 생각할 틈을 주시지 않고 불쑥, “‘내 뜻의 작은 딸’이 확신하려고 들지를 않는군. 왜 아직도 의심하고 있는 거냐?” 하셨다.

 

4. “왜냐하면 제가 악한 인간으로 보이는데다, 주님께서 말씀하실수록 더욱더 으깨져 없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5. 예수님은, 너의 이 무화(無化)야말로 내가 바라는 것이다.”하셨다.

내가 내 뜻에 대해 말할수록, 내 말은 창조적이기에 너의 뜻 안에 나의 뜻을 창조한다. 그러면 너의 뜻은 내 뜻의 권능 앞에서 녹아 없어진다. 네가 없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너의 뜻은, 눈이 작열하는 햇빛을 받고 녹아 버리는 것처럼 내 뜻 안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 두어라.

 

6. 그런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더 많은 준비가 요구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 구원 사업에 앞서 얼마나 많은 예언과 준비가 있었으며, 얼마나 긴 세월이 흘렀느냐? 내 천상 엄마의 잉태에 앞서 얼마나 많은 상징과 표징들이 있었느냐?

 

7. 그 뒤 구원 사업을 성취한 나는 그 선익들로 사람들을 굳건하게 할 필요를 느꼈다. 이 때문에 사도들을 택하여 이 사업의 열매들을 강화할 사람들로 삼았다. 사도들이 성사들을 써서 길 잃은 사람들을 찾아내어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게 한 것이다.

 

8. 따라서 구원 사업은 멸망 위기에 처한 인간을 구원하는 사업이다. 이런 이유로, 내가 언젠가 너에게 말했듯이, 영혼을 내 뜻 안에 살게 하는 것이 구원 사업 자체보다도 위대한 일이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하면서 구원을 얻는 것은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인간을 구원하고자 했기에 내 구원 사업에서 그것을 얻어 낼 수 있으니 말이다. 바로 이 일을 내가 사도들에게 맡겼던 것이니, 그들이 구원 열매의 수탁자가 된 것이다.

 

9. 따라서 나는 가장 작은 일부터 해야 했기 때문에 보다 큰 일은 남겨 두었다. 내 숭고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훗날로 미루었던 것이다.

 

10. 한데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은 구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성덕 위에 솟아오를 성덕이며, 창조주의 거룩함의 날인을 지닐 성덕이다. 그러므로 완전히 신적인 이 성덕을 위한 준비로 보다 작은 성덕들이 사자(使者)와 전령(傳令)의 행렬처럼 먼저 와야 했던 것이다.

 

11. 그리고 구원 사업에서, 비길 데 없으신 내 엄마를 택하여 나와 연결된 첫 고리가 되시게 함으로써, 그분으로부터 구원의 열매들이 내려오게 했던 것과 같이, 내 뜻 안에서 사는 성덕에 있어서도 나는 너를 연결 고리로 택하여 이 성덕이 시작되게 하였다.

 

12. 내 뜻에서 나온 이 성덕내가 인간을 창조한 목적을 이루게 하여 내게 완전한 영광을 돌려줄 성덕이고, 사람으로 하여금 내 뜻과 같은 보조로 창조주께 돌아오게 할 성덕이다. 그런데 너는 무엇이 그리도 의아스러운 거냐? 이는 영원으로부터 정해진 일이다. 아무도 달리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13. 이 일은 땅에서도 영혼 안에 내 나라를 세우는 일이기에 크나큰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왕국을 소유할 작정인 임금처럼 행동한다. 임금은 먼저 가지 않는다. 우선 궁전을 마련하게 한 다음 군사들을 보낸다. 왕국을 정비하고 백성을 준비시켜 임금의 통치를 받게 하기 위함이다. 그 다음에 화려한 의장대와 대신들을 앞세우고 마침내 임금이 도착한다. 이것이 임금에 대한 예우다.

 

14. 나도 그렇게 하였다. 내 궁전부터 마련하게 했으니 그 궁전은 다름아닌 교회다. 백성에게 나를 알리기 위해 보낸 군사들은 성인들이었다. 그런 다음 기적의 씨를 흩뿌리는 성인들이 왔으니, 곧 내 가장 가까운 측근인 대신들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임금으로 와서 통치할 것이기에, 내 첫 거처가 될 영혼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 안에 내 뜻의 이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즉 너는 내가 다스릴 수 있게 완전한 자유를 다오.”

 

 

 

13권-39,  하느님의 선물을 거부함은 지나친 배은망덕이다.

하느님 뜻을 선물로 주신 날에 대한 말씀을 듣다.

1921년 12월 5일

 

1. 위의 말씀을 받아 적고 나니 근심이 몸속까지 파고들고 어느 때보다도 형편없이 망가진 느낌이었다. 기도하기 시작하자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셨는데. 나를 가슴에 꼭 안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 뜻의 딸아, 너는 왜 네 예수가 너에게 주기를 원하는 선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느냐? 이는 지나친 배은망덕이다.

 

3. 상상해 보아라. 어떤 왕이 충성스런 대신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맨발에다 누더기를 걸친 남자아이가 그 대신들 뒤에서 몸을 움츠리고 왕을 훔쳐보고 있다. 왕이 보고 싶은 나머지 살그머니 궁궐로 올라왔던 것이다. 하지만 들킬까 두려워서 점점 더 등을 웅크린다.

 

4. 이 사실을 알아차린 왕은 대신들 뒤에 웅크리고 있는 그 아이를 불러, 가까이 오게 한다. 아이는 벌벌 떨며 얼굴이 빨개진 채 혼날 생각에 잔뜩 겁먹고 있다. 그러나 왕은 그를 가슴에 안고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따로 불러 올린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높여 주겠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내 대신들에게 준 모든 선물보다 훨씬 더 좋은 선물을 너에게 주고 싶거든. 그러니 절대로 내 궁을 떠나지 말기 바란다.’

 

5. 만약 이 아이가 착한 아이라면 왕의 제안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임금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를 누구에게나 말할 것이다. 대신들에게도 말하고, 모든 이를 부르며 임금님께 감사를 드리고자 할 것이다.

 

6. 하지만 은혜를 모르는 아이라면 대뜸 거절하면서, ‘저에게서 무엇을 바라십니까? 저는 맨발에 누더기를 걸치고 다니는 가난한 아이일 뿐입니다. 이 선물들은 저에게 당치 않은 것입니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제 마음속 비밀로 묻어 둘 것이다. 이는 섬뜻하기까지 한 배은망덕이 아니겠느냐? 그 아이는 어떻게 되겠느냐? 너도 그렇다. 너 자신을 당치 않게 보기 때문에 내 선물을 팽개치고 싶어 하니 말이다.”

 

7. 나는, “제 사랑이시여, 주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제가 안절부절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늘 저에 대해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8. “내가 너에 대해 말하는 것은 옳고도 필요한 일이다. 곧 결혼하려고 하는 신랑이 신부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면 좋겠느냐? 오히려 필요한 일은, 결혼할 두 사람이 서로 비밀을 털어놓고, 상대방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알고, 부모들은 이들에게 지참금을 주고, 둘은 서로의 생활 방식에 미리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겠느냐?”

 

9. 그래서 나는 그분께, “제 생명이시여 말씀해 주십시오. 저의 가족은 누구입니까? 저의 지참금, 주님의 지참금은 또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분은 싱그레 웃으시며 말씀을 이으셨다.

 

10. “너의 가족은 삼위일체시다. 네 침상 생활 초기에 내가 너를 천국에 데려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앞에서 우리의 혼인식을 거행했던 일이 기억나지 않느냐?

 

11. 그때 성삼위께서 너에게 선물들을 주셨는데, 너는 아직 그것을 모르고 있다. 나는 그래서 내 뜻에 대해, 내 뜻의 효과와 가치에 대해 말하면서, 네가 그때 받은 선물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고 있다. 내 지참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내 것이 다 네 것이니 말이다.

 

12.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우리 성삼위가 하늘에서 내려와 네 마음을 차지하고 그 안에 우리의 영구적인 거처를 마련하였다. 우리가 너의 지성과 마음과 네 전체의 고삐를 잡았던 것이니, 네가 행한 모든 것이 너를 지배하는 우리의 창조적인 뜻의 유출이었고, 하느님의 영원한 뜻이 너의 뜻에 생명을 주고 있음을 드러내는 확증이었다.

 

13. 그 일은 이미 이루어졌으니, 이제 알릴 일만 남아 있다. 너뿐만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이 크나큰 선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다. 내가 어떤 때는 이 성직자를 부르고 다른 때는 저 성직자를, 또는 저 먼 곳에 있는 이들을 불러 이 위대한 진리를 알게 하면서 이 일을 하고 있다.

 

14. 그런즉 이는 내 일이지 네 일이 아니다. 그러니 내가 하도록 맡겨 다오. 네가 알아 둘 것은, 내 뜻의 가치에 대해 네가 한 가지를 더 표현할 때마다 내 마음이 흐뭇해져서 배가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15. 나는 그 동안 제 물에 시달리고 있었던 일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가장 높고 유일한 선이시여, 제가 얼마나 더 나빠졌는지 보십시오. 이전에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 의심을 품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딴판이지 않습니까? 의심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어디서 그런 것들을 낚아 오는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16. 그러자 예수님은,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하셨다. 그 어려움들은 드물잖게 나 자신이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은 너에게 답을 주면서 내가 이제껏 말해 온 진리들을 확증하기 위함이다.

 

17. 또 너만이 아니고 이 진리들에 대해 읽으면서 의심스럽고 난해한 점들과 마주칠 모든 사람들에게도 답을 주기 위함이다. 내가 그들에게 미리 답을 주어 빛을 얻게 하면 그들의 모든 어려움이 사라질테니 말이다. 이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을 것이기에 모든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13권-40, 하느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의 놀라운 생산력

1921년 12월 10일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는 단 하나의 행위라 할지라도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다!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다! 보아라, 네가 만약 태양에게, '지평선 위로 떠오른 이래, 그대는 얼마나 많은 씨앗들이 맺히게 했으며, 그 씨앗들 중 얼마나 많은 씨앗들을 불렀나요?' 하고 묻는다면, 태양도 다른 어느 피조물도, 아무리 지식이 많은 사람도, 그것이 맺게 하거나 증식시킨 씨앗의 수가 얼마인지 그 근삿값도 대지 못할 것이다.

 

2. 그런데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는 인간적인 씨앗이 아니라 신적인 씨앗을 무한대로 불어나게 하기에 태양을 뛰어넘는다. 오, 그 풍성한 생산력과 증식력이 태양보다 얼마나 월등한지!

 

3. 그리하여 영적 세계 안에 쇄신이 일어나고, 그 조화로운 화음이 모든 이의 마음을 끌 정도로 아름답다. 내적으로 잘 준비된 이들은 이 화음을 들으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수많은 씨앗들처럼 효과가 천만 가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4. 게다가 내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는 창조력도 지니고 있기에, 인간의 유한한 정신으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씨앗을 창조한다. 따라서 그러한 행위들은 창조력을 지닌 신적 씨앗들이어서 태양 이상으로 풍성하게 씨앗이 맺히게 할 뿐더러 씨앗을 창조하여 무한대로 불어나게 하기도 한다.

 

5. 이 씨앗들이 나에게 새로운 창조의 터전을 제공하고, 내 능력을 작동시키며, 신적 생명을 전달하는 사자(使者)들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