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2권-107-110) 십자가가 없는 성덕이란 없다/하느님 안에 내맡긴 영혼의 아름다움

Skyblue fiat 2015. 4. 22. 12:23

 

12권-107,  십자가가 없는 성덕이란 없다.

1919년 6월 16일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누게 해 주시겠다고 하신 고통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게는 거의 아무 고통도 없지 않은가?’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상당히 착각하고 있구나! 너는 육체적 고통을 생각하지만, 나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아울러 계산에 넣는다. 없이 있을 때마다 너는 죽음을 느꼈고, 나는 사람들이 죄로 인해 자초하는 숱한 죽음들이 보상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니가 내가 겪은 숱한 죽음들에 너도 참여한 것이다.

 

3. 네가 냉랭함을 느끼고 있었을 때, 이 냉랭함은 네가 느낀 또 하나의 작은 죽음이었거니와, 내 사랑을 싸늘하게 식히려고 드는 피조물의 냉랭함에 네가 참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4. 내 사랑은 그러나 그들의 냉랭함을 눌러 이기고 그것의 죽음을 실감하기 위해 내 안으로 빨아들인다. 이리하여 더욱 뜨거운 사랑을 그들에게 준다.

 

5. 너의 다른 고통들도 그렇다. 그것은 피조물의 악과 정면으로 맞서는 고통인즉, 하다한 작은 죽음들과 같이 너를 나의 죽음들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6. 게다가 나의 정의가 사람들의 사악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징벌을 퍼붓지 않을 수 없어질 때 너의 고통을 정지시킨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지 않으냐? 재앙이 너무나 커서 소름이 끼칠 정도가 될 것이다. 이것이 너에게 고통이 되는 줄 알고 있지만, 나 역시 같은 고통을 겪었다.

 

7. 내가 시간 속에서나 영원 속에서나 피조물이 모든 고통에서 자유롭기를 원할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지혜가 이를 내게 허락하지 않으셨으므로 단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혹시 네가 그런 나의 인성을 능가하고 싶은 거냐?

 

8. 아, 딸아, 십자가가 없는 성덕이란 없다. 고통과의 결합 없이는 아무 덕행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9. 하지만 너는 알아 두어라. 나의 모든 부재에 대해서,네가 받고 싶어 했으나 받지 못한 고통에 대해서도 내가 이자를 아주 후하게 쳐서 너에게 갚아 주리라 것을.

 

 

12권-108,  은총의 샘인 우리 주님의 마음.

1919년 6월 27일

 

1. 평상시와 같은 상태로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심장을 보여 주시며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마음 안에는 이 마음이 실천한 덕행의 수만큼 많은 샘이 형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샘들이 형성됨에 따라 거기에서 수없이 많은 시내가 흘러나왔다. 이것이 하늘에까지 세차게 솟구쳐 올라 모든 이의 이름으로 합당하게 아버지를 찬양하고, 모든 피조물의 선익을 위해 하늘에서 다시 흘러내렸다.

 

3. 실은 피조물도 덕행을 실천함에 따라 마음 안에 작은 샘들을 형성한다. 이 샘들로부터 작은 시내들이 흘러나와 나의 시내들과 교차하면서 함께 솟구쳐 오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한 뒤 모든 이의 선익을 위하여 흘러내리는데, 이것이 하늘과 땅 사이에 얼마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지 천사들마저 그 황홀한 광경을 보며 놀라움에 잠길 정도이다.

 

4. 그러니 내가 은총의 샘들을 열 수 있도록, 너는 주의를 기울여 내 마음의 덕행들을 실천하여라.”

 

 

 

12권-109,  영혼들을 한 아름 안고 계신 예수님. 영혼 내면에 펼쳐진 하늘.

1919년 7월 11일

 

1. 몹시 괴로운 나날을 지내고 있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아주 드물게, 또는 전혀 나타나시지 않고, 또는 번갯불이 번쩍 하듯 순식간에 사라지시기 때문이다.

 

2. 지금 기억나는 것은 어느 날 밤 그분께서 기진맥진 지치신 채 양팔로 영혼들을 한 아름 안고 계신 모습으로 나를 보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아, 딸아, 너무나 많고 엄청난 학살이 자행될 터이니, 내가 안고 있는 이 영혼들만 목숨을 건질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기막힌 광기에 이르렀는지!

 

3. 그렇더라도 너는 심란해하지 말고, 내가 없는 동안에도 충실히 머물러 있어라. 그 폭풍이 지나고 나면, 나의 방문과 은총을 배로 늘리며 그 간의 내 모든 부재를 후하게 갚아 주마."

 

4. 그렇게 그분은 거의 울먹이는 음성으로 말씀하시고 모습을 감추셨다. 내 하잘것 없는 마음의 고통이야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5. 또 어느 날은 한 빛이 내 앞 위쪽에서 휙 날아들 듯 내 정신 안으로 들어와 머물면서 말하였다.

 (그 내용을 간접적으로 옮겨 보면 이러하다.)

 

6.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머리 위에 하늘을 펼치신 것과 같이 영혼 안에도 하나의 하늘을 펼치셨다. 아니 하나가 아니라 여러 하늘을 펼치셨다. 그러므로 우리의 지성이 하늘이고, 우리의 눈길이 하늘이고, 말과 행위와 소망과 애정과 마음도 하늘이다.

 

7. 그러나 외부의 하늘은 변하지 않고 별들의 수도 증감되지 않는 반면, 우리 내면의 하늘은 변화를 탄다는 차이가 있다.

 

8. 따라서 우리 마음의 하늘이 거룩한 생각을 하면, 이 생각들이 형성됨에 따라 별과 태양과 아름다운 혜성들도 형성된다. 우리의 천사는 이들이 형성되는 것을 보면 가져가서 우리 지성의 하늘에 배치한다.

 

9. 또한 우리 마음의 하늘이 거룩하면 눈길이 거룩하고, 말과 소망과 심장 박동이 거룩하다.

그러므로 눈길이 별이고, 말이 빛이고, 소망이 긴 꼬리를 펼치는 혜성이고, 심장 박동이 태양이다.

그리고 각각의 감각기관이 자신의 하늘을 장식한다.

 

10. 이와 반대로 마음이 사악하면 아름다운 것은 하나도 형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칠흑 같은 어둠을 퍼뜨려 다른 하늘들도 어둡게 한다.

 

11. 그러므로 눈길이 초조로 발끔 달아오른 빛을 내고, 말이 모독적인 독설을 요란하게 터뜨리고, 소망이 야수 같은 욕정의 화살을 쏜다. 심장은 그 내부에서 피조물의 모든 작품을 망치는 파괴의 우박을 쏟아 낸다. 그러니 얼마나 볼품없고 어두운 하늘들인가! 불쌍한 마음이 들 정도가 아닌가!

 

 

 

 

12권-110,  하느님 안에 내맡긴 영혼의 아름다움.

                 하느님 뜻 안의 행위들의 영원한 가치.

 1919년 8월 6일

 

1. 여전히 괴로운 날들을 보내는 중이다. 내 빈약한 마음은 내 생명이요 내 전부이신 분의 부재 고통 때문에 돌덩이처럼 굳어 버린 것 같다.

 

2. 비록 하늘 뜻에 내맡긴 상태로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정하신 그분께서 잠시 내 앞에 번쩍 나타나시거나 내 안에서 움직이시는 것이 느껴질 때면 볼멘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어진다. 그러던 중 한번은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3. “내 안에 자기를 내맡기는 것은, 두 갈래의 여울이 서로 안에 세차게 흘러들어 물이 한데 섞이면서 여울 바닥이 마를 정도로 드높이 치솟는 물결을 이루어 하늘에 닿는 것에 비할 수 있다.

 

4. 거센 파도 소리와 졸졸 흐르는 냇물 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은 화음을 이루는지 하늘은 이 물결에 닿은 자신을 영예로이 여기며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그리고 성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탄복하며 외친다.

이 듣기 좋은 소리와 황홀한 화음은 하느님 안에 자기를 내맡긴 영혼이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5. 또 어느 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엇이 두려우냐? 너 자신을 내맡기면 네가 마치 원 안에 있는 것처럼 나에게 둘러싸여 있을 이다. 그러니 원수나 궂은 일이나 위험이 닥칠 때 그런 것이 상대해야 하는 것은 네가 아니고 나다. 내가 너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6. 진정한 맡김은 영혼에게 안식이 되고 내게는 일이 된다. 영혼이 안식을 누리지 못하고 들떠 있다면 그것은 내 안에 자기를 내맡기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불안은 그러니까 당연한 고통이다. 자기 마음대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내게 크게 잘못할뿐더러 자기에게도 큰 손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7. 또 내가 더욱 심하게 징징거리고 있었던 어느 날,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매우 자애로우신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마음을 가라앉혀라. 너의 이 처지는 닥쳐 올 새 징벌의 두 번째 준비를 위한 빈틈과도 같기 때문이다.”

 

8. 내가 너에게 쓰게 했던 것을 잘 읽어 보아라. 모든 징벌사건이 아직 다 일어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엄청 더 많은 도시들이 파괴될 것이다! 민족들은 서로 대결하며 계속 전투 대열을 짤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현재의 우방국들이 가장 사나운 적국이 될 것이다.

 

9. 그런즉, 딸아, 인내하여라. 모든 것이 인간을 질책하여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면 내가 전과 같이 너에게 오겠다. 그러면 은혜를 모르는 인간을 위해 우리 함께 기도하며 울자꾸나.

 

10. 너는 어떻든 결코 내 뜻을 떠나지 마라. 의지는 영원하기에 내 뜻 안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도 영원하고 무한하며 끝없는 가치를 얻는다. 그것은 없어지는 법 없이 계속 증가하는 재산과 같다.

 

11. 내 뜻 안의 행위는 가장 작은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지워지지 않는 문자로 우리는 영원한 행위들이다. 영원하신 분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우리를 기르시며 완성하셨기 때문이다. 라고 쓰인 글귀를 지니고 있다.

 

12. 금 녹인 물이 담긴 질그릇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금장이가 이 물로 금세공품을 만드는데, 금이 질그릇 안에서 녹았다고 해서 금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느냐? 물론 그렇지 않다. 금은 어떤 그릇에 담아 녹이건 언제나 금이다.

 

13. 이 질그릇이 바로 영혼이고, 금은 나의 뜻이다. 뜻 안에서 수행되는 인간의 행위는 나의 뜻과 인간의 뜻을 함께 가열하여 녹인다. 거룩한 금장이인 나는 이 용액으로 금이 가득한 행위를, 영원한 행위를 만든다. 그러므로 나는 이를 나의 행위라고 말할 수 있고, 영혼도 자기의 행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