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2권-101-103) 하느님 뜻이 영혼 안에 있는 동안만 신적 생명이 그 영혼 안에 지속된다.

Skyblue fiat 2015. 4. 19. 23:18

 

12권-101,  예수님의 신성이 인성에 가한 혹심한 고통.

그 이유와 성격을 알릴 시기를 늦추신 까닭.

  

1. 여느 때와 같이 있으면서 흠숭하올 예수님의 고통에 대해서, 특히 그분의 신성이 지극히 거룩하신 우리 주님의 인성에 가하신 고통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그러던 중 한 순간 내가 예수님의 성심 안으로 당겨지는 느낌이 오더니 그분 성심의 고통을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이 고통은 지상 생활 동안 그분의 신성이 그분께 겪게 하신 고통이었다.

 

2. 그것은 복되신 예수님께서 수난 동안 유다인들의 손에 의해 겪으셨던 고통과는 아주 다른, 거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아주 조금밖에 나누지 않았는데도 심장이 찢어발겨지는 느낌과 함께 그 고통이 너무 격렬하고 혹심해서 실제로 숨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더라는 것뿐이다. 그러면 예수님게서 당신 사랑의 기적적인 능력으로 내게 다시 생명을 주시곤 하시는 것이었다.

 

3. 내가 그 고통을 겪고 나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고통의 딸아, (앞에서도 말했지만) 너는 알아야 한다. 유다인들이 내게 준 고통은 내 신성이 내게 준 고통의 그림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이는 지당한 조처였으니, 신성이 완전한 보속을 받기 위함이었다.

 

4. 인간은 죄를 짓는 순간에 지고하신 임금님을 외적으로 모욕할뿐더러 내적으로도 모욕하고, 인간 내면의 신적인 부분을 추하게 손상시킨다. 이는 창조됨과 더불어 인간 안에 불어넣어진 부분이다.

 

5. 죄는 따라서 인간의 내면에 먼저 형성된 다음 외면으로 표출된다. 더군다나 많은 경우 외면으로 나타나는 것은 최소한의 것인 반면 대부분은 내면에 남아 있다.

 

6. 그런데 피조물은 나의 내면에 들어올 능력이 없었고, 그들이 그리도 숱하게 범한 내적인 죄들로 아버지께 거부한 영광을 나로 하여금 고통으로 보속하게 할 능력이 없었다.

 

7. 이 죄들은 더욱이 피조물의 가장 고상한 부분, 곧 하느님의 모상이 각인된 부분인 지성과 기억과 의지에 손상을 입혔고, 이로 인해 피조물은 무능해지고 말았으니, 누가 이 일을 떠맡아야 했겠느냐?

 

8. 그러므로 신성이 몸소 일을 떠맡고, 나의 사랑 깊은 - 사랑이 깊은 만큼 더욱 요구가 많은 - 사형 집행자가 되는 것이 거의 불가피한 일이었으니, 인간의 내면에서 저질러지는 모든 죄에 대한 완전한 보속을 받기 위함이었다.

 

9. 신성은 그처럼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완전한 일을, 피조물에 대한 완전한 보속을 원하였다.

그러기에 유다인들이 내게 끼친 수난으로 나는 피조물이 앗아간 아버지의 외적 영광을 보속하였고, 또 내 신성이 나의 지상 생활 전반에 걸쳐 내게 끼친 수난으로 인간 내면의 모든 죄에 대해 아버지께 보속을 바쳤다.

 

10. 네가 이를 보면, 신성의 손에서 내가 받은 고통이 피조물에게서 받은 고통을 월등 능가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능가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 인간 정신으로는 그만큼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11. 인간의 내면과 외면에 큰 차이가 있는 것과 같이, 내 신성이 내게 가한 고통과 피조물이 내 생애 막바지에 가한 고통 사이에는 한층 더 큰 차이가 있다.

 

12. 앞의 것은 잔혹하고 고통스럽고 비인간적인 찢어발김으로 나를 죽일 수 있었고, 영혼 육신 가릴 것 없이 내 가장 내밀한 부위에 거듭되는 죽음을 안길 수 있었으니, 신경 한 가닥도 그냥 두지 않았다. 뒤의 것 역시 혹독한 고통이었지만 그 각각의 고통이 나를 죽일 수 있을 만큼 찢어발긴 것은 아니었다. 신성은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13. 아아, 인간이 내게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 하지만 인간은 배은망덕하게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고, 내가 인간을 얼마나 사랑했으며 인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피조물이 내게 끼친 수난 동안 내가 겪었던 것마저 이해하기에 이르지 못했다.

 

14. 그들을 위해 겪은 나의 고통들 중 보다 작은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더욱 큰 고통이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 내가 그들로 인해 신성으로부터 받은 그 전대미문의 무수한 고통들에 대해 알릴 시기를 늦추어 온 것은 그 때문이다.

 

15. 그러나 나의 사랑은 스스로를 쏟아 내기를, 그 보답으로 사랑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너를 내 뜻의 무한성과 그 이상일 수 없는 높이 안으로 부른 것이니, 이 뜻 안에는 저 모든 고통들이 현행 중이기 때문이다.

 

16. 너는 이 고통에 참여할 뿐더러, 온 인류 가족의 이름으로 경의와 사랑을 보내며 보답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와 함께 피조물이 빚져 있는 모든 것을 대신 갚고 있다.

 

17. 하지만, 나에게는 그지없는 괴로움이고 피조물에게는 막대한 손실인데도, 그들은 그것에 대해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12권-102,  하느님 뜻이 영혼 안에 있는 동안만 신적 생명이 그 영혼 안에 지속된다.

  

1. 매우 괴로워하면서 나의 가련한 상태를 다소 걱정하고 있노라니 예수님께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게 하시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거냐? 너 자신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나의 뜻을 벗어나게 된다.

하느님의 생명은 내 뜻이 네 안에 있는 동안만 지속된다는 것을 모르느냐? 내 뜻이 네 안에 있기를 그치면 신적 생명도 끝나고 말아,너는 네 인간적 생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 얼마나 기막힌 교환이냐!

 

3. 순명도 그렇다. 순명이 있는 동안은 명령을 내린 사람의 생명이 순명하는 사람 안에 지속된다. 그러나 순명이 그치자마자 명령자는 그 자신의 생명을 도로 가져간다.

 

4. 그런 다음 그분은 탄식하시듯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 너는 모르고 있지만 이 세상은 폐허가 될 것이다! 이제까지 일어난 모든 일은 닥쳐 올 징벌에 비하면 장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5. 그 모든 것을 너에게 보여 주지 않는 것은 너를 지나치게 괴롭히지 않기 위함이거니와, 나는 인간의 완고함을 보면서 네 안에 숨은 듯이 머물러 있는 것이다.

 

6. 그러니 너는 나와 함께 기도하고, 너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하려고 들지 마라."

 

 

12권-103,  하느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의 효과와 태양.

1919년 5월 16일

 

1. '하느님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는 단 하나의 행위라도 모든 이에게 유익이 될 정도로 불어난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며 혼자 생각하고 있노라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움직이시며 내 정신에 빛 한 줄기를 보내셨다. 그리고 이 빛을 통해서 말씀하셨다.

 

2. "딸아, 너는 태양에서 그 표상을 찾아볼 수 있다. 태양은 하나이고 그 열과 빛도 하나이지만, 이것이 모든 사람 안에서 불어나면서 다양한 환경에 따라 각 사람에게 빛과 열을 준다.

 

3. 인간에게는 그것이 각각의 눈과 행동과 발걸음마다 빛이 되지만 행동이나 길을 바꾸면 빛은 그것도 따라간다. 그러나 태양은 하나이다.

 

4. 태양은 자연계의 만물 안에서도 그렇게 불어나 각각 다른 효과를 낸다. 새벽 하늘에 태양이 떠오를 때면 만물을 아름답게 하고, 그 빛이 밤에 낀 서리 안에 불어나면서 모든 식물 위에 은빛 망토를 펼친 듯한 이슬을 형성한다.

 

5. 이것이 모든 자연물에 빼어난 아름다움을 부여하기에 인간의 눈길을 끌며 황홀한 놀라움에 잠기게 한다. 인간은 제아무리 애써도 이런 이슬을 단 한 방울도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

 

6. 태양은 또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같은 일은 계속한다. 꽃들에 색채와 향기를 부여하되 하나의 색채만이 아니고 제각기 독특한 색채와 향기를 지니게 한다. 또 그 자신의 빛과 열로 열매를 단맛이 나게 익히되 종류에 따라 다른 단맛이 나게 한다.

 

7.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푸성귀도 풍성히 자라게 하는데 그래도 태양은 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자연물이 태양으로부터 생명을 받지만,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독특한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8. 그런데, 태양은 하나이지만 높이 떠 있기 때문에, 따라서 그 아래에 살고 있는 모든 창조물의 생명이 되기 때문에 그런 작용을 할 수 있다면, 하물며 내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들이야 얼마나 더욱더 그러하겠느냐? 영혼이 내 안으로 올라와서 내 뜻의 정상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9. 그런 영혼들은 태양 이상으로 모든 피조물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자리하면서 그들에게 생명을 준다. 행위는 하나이지만 태양처럼 모든 피조물 위에 빛살을 퍼뜨려 어떤 것은 아름답게 하고 어떤 것은 은총으로 비옥하게 한다.

 

10. 또한 얼어 있는 마음들은 녹이고, 굳은 마음들은 부드럽게 하고, 어떤 이들에게서는 어둠을 몰아내고, 다른 이들은 깨끗이 정화하며 불태운다. 이처럼 하나인 행위가 각자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효과를 내는데, 각자의 마음 바탕에 준비된 정도에 따라 효과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11. 같은 현상이 지평선 위에서 빛나는 태양에게도 일어난다. 태양은 땅이 메마른 곳이라면 식물을 제대로 자라게 할 수 없고, 꽃씨가 없는 곳이라면 태양 자신의 빛과 열을 다 주어도 싹을 틔울 수 없고, 사람이 스스로 일하기 시작한 곳이 아니라면 무엇 하나 거두어들이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태양은 땅의 비옥성과 인간의 자세 여하에 따라 창조된 만물 안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12. 마찬가지로, 내 뜻 안의 이 행위들은 비록 만인의 선익을 위해 달릴지라도 각자의 내적 준비와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의 자세 여하에 따라 적용된다. 따라서 내 뜻 안의 행위가 하나 더 증가하면 모든 피조물 위에서 빛나는 태양이 하나 더 증가하는 것이다.

 

13. 그 후 나는 예수님 안에, 예수님의 뜻 안에 녹아들어, 그분의 생각 안에서 나의 생각이 불어나게 하려고 힘썼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창조된 지성들을 보속하며 대리하기 위해서였다.

 

14. 그리고 마음속으로부터 예수님께, "제가 온 인류 가족과 멸망한 영혼들도 대신하여, 그들이 자신의 지성으로 당신께 드리지 않았던 모든 영광과 영예와 보속을 제 정신으로 드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였다.

 

15. 그러자 그분은 흐뭇해하시며 내 이마에 입 맞추시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나의 입맞춤으로 내 생각과 함께 너의 모든 생각에 인장을 찍는다. 내가 항상 네 안에서 모든 창조된 정신들을 보고, 그들의 이름으로 끊임없는 영광과 영예와 보속을 받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