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2권-6-9) 예수님의 뜻 안에 녹아드는 영혼은 모든 피조물 위에 은혜로운 이슬이 내리게 한다.

Skyblue fiat 2015. 3. 5. 18:40

 

12권-6,  예수님의 뜻 안에, 예수님 안에 녹아드는 영혼은

모든 피조물 위에 은혜로운 이슬이 내리게 한다.

1917년 4월 18일

 

1 다정하신 예수님 안에 녹아들고 있었는데, 그것은 모든 사람들 안에 녹아들어 그들 모두를 예수님 안에 녹아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2 또한 사람들과 예수님 사이에 뛰어들어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모욕을 당하시지 않게 하면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모욕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일을 계속하였다. 그러고 있는 동안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네가 내 뜻 안에 너 자신을 쏟아 부으며 내 안에 녹아듦에 따라 네 안에 태양이 형성된다.

 

4 네가 생각과 사랑과 보속 따위를 계속함에 따라 빛살들이 만들어지고, 나의 뜻은 후광처럼 둥글게 이 빛살들을 감싼다. 그러면 태양이 형성되고, 이 태양이 공중으로 떠올라 모든 피조물 위에 은혜로운 이슬로 녹아내린다.

 

5 게다가 네가 내 안에 녹아들면 들수록 점점 더 많은 태양들을 만들게 된다.

 

6 오, 이 태양들이 떠오르고 떠올라 바로 나 자신인 태양 내부를 둘러싼 채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이슬을 쏟아 부어 주는 광경을 보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러면 사람들이 엄청 많은 은총을 받지 않겠느냐?

 

7 나는 그것에 마음이 사로잡힌 나머지 내 안에 녹아드는 그들 위에 갖가지 은총의 이슬을 풍성히 퍼붓는다. 그들로 하여금 더 큰 태양들을 만들 수 있게 하여, 내가 모든 사람들 위에 은혜로운 이슬을 더 풍성히 쏟아 부으려는 것이다.

 

8 그분 안에 녹아들자 과연 빛과 사랑과 은총들이 내 머리 위에 자욱히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2권-7,  조금씩 서서히 죽는 죽음.

 1917년 5월 2일

 

1 늘 같은 상태로 있으면서 다정하신 예수님께 그분의 부재에 대해 혼자 한숨 섞인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었다.

 

2 “제 사랑이시여, 당신의 부재가 이토록 많은 희생을 치르게 할 줄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조금씩 서서히 죽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저의 모든 행위가 저마다 제가 느끼는 죽음입니다. 생명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죽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한결 더 혹독한 죽음입니다. 한결 더 혹독한, 두 배의 죽음입니다.”

 

3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갑자기 번쩍 나타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무슨 일 속에서든지 용기를 내어 꿋꿋이 대처하여라. 너는 나를 닮고 싶지 않으냐? 말하자면 나 역시 조금씩 죽어 가고 있었다.

 

5 사람들이 그들의 발걸음으로 나를 모욕하면 내 발이 찢어지는 것을 느꼈으니, 지독한 아픔과 함께 사지가 뒤틀리는 경련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죽어 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정작 죽지는 않았다.

 

6 또 그들이 자기네 일을 가지고 나를 모욕하면 나는 내 손에 죽음을 느꼈다. 지독한 죽음의 고통을 느끼며 정신을 잃고 까무러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이 나를 지탱해 주셔서 죽어 가면서도 정작 죽지는 않았다.

 

7 그리고 사람들의 사악한 목소리들, 가공할 신성모독의 소리들이 내 음성 안에 되울리면 나는 숨을 쉴 수 없는 질식 상태가 되었고 말문이 막혔으며 독약을 들이킨 듯 하였다. 내 음성 안에서 그렇게 죽음을 느끼곤 했지만 그래도 정작 죽지는 않았다.

 

8 하물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내 심장은 어떠했겠느냐? 심장이 고동 침에 따라 그 고동 속에서 악한 생명들을, 이를 찢고 내게서 달아나는 영혼들을 느꼈다. 내 심장은 그래서 계속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었다.

 

9 이처럼 죽음의 고통을 겪으며 각 사람과 각각의 죄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죽어가고 있었지만, 사랑이, 하느님의 뜻이, 나를 살아가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10 네가 조금씩 서서히 죽어 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네가 나와 함께 있는 것, 곧 나의 저 죽음들 속에 함께 있는 것이 나의 바람인 것이다. 어떠냐, 기쁘지 않느냐?”

 

 

 

12권-8, 당신 숨으로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과 활기를 주시는 예수님.

1917년 5월 10일

 

1 계속 불쌍한 상태로 지내고 있지만 늘 하듯이 사랑하올 예수님 안에 녹아들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아무리 애써도 헛일이었다. 내가 주의를 집중하려고 하면 예수님께서 친히 흩뜨리시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분은 숨을 크게 내쉬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피조물은 다름아닌 나의 숨이다. 내가 숨을 내쉬면서 모든 것에 생명을 주니 말이다.

 

3 모든 생명은 숨을 쉬는 동안 지속된다. 숨이 멎으면,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고 피가 흐르지 않으며 손이 미동도 하지 않고 정신도 지성의 죽음을 감지한다. 다른 모든 것도 그렇다.

 

4 그러므로 인간의 온 생명이 이 숨을 받고 주는 것에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숨으로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과 활기를 주고, 내 거룩한 숨으로 그들을 거룩하게 하고  사랑하며 아름다움과 부와 같은 온갖 좋은 것을 다 주고자 하는 반면, 그들은 나에게 모욕, 반역, 배은망덕, 신성모독, 거부 따위 그런 모든 것을 숨에 담아 보낸다.

 

5 나는 깨끗한 숨기를 보내건만 내게 오는 것은 더러운 숨기이고, 나는 이를 축복하며 보내건만 내게 오는 것은 저주가 붙은 숨기이고, 나는 온전히 사랑으로 보내건만 내게 오는 것은 내 마음 가장 깊은 데를 모욕하는 숨기이다.

 

6 그럼에도 사랑으로 말미암아 나는 내 숨을 계속 내보낸다. 인간 생명의 이 기관(氣管)들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들은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 파괴되어 없어지고 말 것이다.

 

7 아, 딸아, 너는 인간 생명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들은 적이 있느냐? (내가 방금 말했듯이) 바로 나의 숨에 의해 유지된다.

 

8 그러므로 나를 사랑하는 영혼을 보면 그의 숨결이 얼마나 감미롭게 느껴지는지, 그가 나를 얼마나 즐겁게 하는지, 나는 기운이 나는 것을 느낀다. 나와 그 영혼 사이에 일치의 화음이 메아리치고, 이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것이니 하늘에서도 그러하기 마련이다.

 

9 딸아, (내 안에 녹아들려는 너를 내가 방해한 것은) 내 사랑을 억누를 길 없어서였다. 너한테 나 자신을 쏟아 부어 주고 싶었거든.”

 

10 따라서 나는 오늘 예수님 안에 녹아들 수 없었다. 그분께서 몸소 나를 당신 숨에 열중한 상태로 있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주 많은 사실을 깨달았지만 제대로 표현할 재간이 없으니 그만 쓰겠다.

 

 

 

12권-9,  예수님의 사랑을 의심하는 사람은 그분의 마음을 심히 아프게 한다.

1917년 5월 12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아 매우 괴로웠는데, 기도 중에 문득, “네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실제로 나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으므로 꽤 얼떨떨하였다.

 

2 그런데,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그 즉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의 모든 것을 늘 주의 깊에 지켜보시기 때문일 것이다.

 

3 “딸아, 그건 정말 괴이한 생각이다. 내 사랑을 대단히 슬프게 하는 것이다.

 

4 딸이 아버지에게, ‘저는 아버지 딸이 아닙니다. 아버지는 재산 한 몫을 저에게 상속하실 뜻이 없고, 저에게 음식을 주는 것도 제가 아버지 집에 있는 것도 원하시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면서 괴로워하고 제물에 서러워 한숨까지 푸푸 내쉰다고 하자.

 

5 그러면 그 딱한 아버지는 무엇이라고 말하겠느냐? ‘괴이한 일이다. 얘가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니구나.'’싶어지지 않겠느냐?  그래서 온 애정을 기울여 이렇게 말할 것이다.

 

6 ‘하지만, 말해 보려무나. 네가 내 딸이 아니라면 누구의 딸이란 거냐? 그럼 이건 어찌 된 일이지? 너는 나하고 한 지붕 밑에서 살고 있고,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는다. 나는 땀 흘려 번 돈으로 네 옷을 사 입히고, 네가 아프면 보살피면서 치료를 받게 해 준다. 그런데도 네가 내 딸이라는 것이 의심스럽다는 거냐?’

 

7 그런즉 내 사랑을 의심하면서 자신이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에게 나도 의당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럼 이건 어찌 된 일이지? 나는 너에게 내 살을 음식으로 주고 너는 나 자신의 모든 것으로 살고 있다.

 

8 네가 아프면 성사들로 치유해 주고, 너에게 더러운 것이 묻어 있으면 내 피로 씻어 준다.

이렇듯 네가 필요로 할 때마다 거의 네 마음대로 나를 쓸 수 있게 한다.

그런데도 의심하는 거냐? 나를 슬프게 하고 싶은 거냐?

 

9 그렇다면 어디 말해 보아라. 네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거냐? 나 말고 또 다른 아버지가 있다는 거냐? 이게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며 나를 슬프게 하는 거냐? 다른 사람들이 내게 안기는 고통만으로는 넉넉하지 않아서 너도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다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