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권-136, 남을 위한 보속으로 얻게 되는 유익.
1916년 11월 30일
1. 흠숭하올 예수님의 부재를 가슴 아파하며 몹시 울었다. 그러면서 ‘수난의 시간들’ 기도를 바치며 (보속하고) 있는데, “이봐,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속하는 것이 너에게 무슨 유익을 주지? 예수님께서 그때문에 너를 피해 달아나시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괴로운지! 그러나 그런저런 어리석은 생각들이 하릴없이 잇따라 떠오르는 것이었다.
2. 한편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내 눈물을 보시고 측은한 생각이 드셨던 모양이다. 나를 가슴에 꼭 껴안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너는 가축을 몰 듯이 나를 몰아대는 막대기다. 너의 그 폭력이 내 사랑을 궁지에 몰아넣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 때문에 괴로워하는 너를 보면 나도 무척 괴롭다는 것을 네가 안다면!
4. 그러나 정의가 스스로를 쏟아내고자 하니, 네가 (사랑의) 폭력을 휘두르면 나는 부득이 숨어 있어야 한다. 사태가 더욱더 심각해질 터인즉, 너는 참고 견뎌 내어라. 그리고 네가 남을 위해 행한 보속은 너에게도 큰 유익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5. 그 이유는 이러하다. 남을 위해 보속하면서 너는 내가 행한 것을 할 작정이었는데, 사실 나는 모든 이를 위해 보속했으며 너를 위해서도 보속했고, 모든 이를 위해 용서를 청하고 모든 이의 죄를 대신 통회했으며, 너를 위해서도 용서를 청하고 너의 죄를 대신 통회하기도 했다.
6. 따라서 내가 행한 것을 하면서 너 역시 나의 그 보속과 용서와 통회를 네 것으로 가지게 된다. 그러니 어느 것이 너에게 더 유익하겠느냐? 나의 보속과 용서와 통회이겠느냐, 아니면 너의 보속과 용서와 통회이겠느냐? 더군다나 나는 사랑에 있어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는 법이 없다.
7. 영혼이 나에 대한 사랑으로 전념해서 내게 보속하고 나를 사랑하며 내게 변호하면서 죄인들을 위해 용서를 청하는 것을 보면, 나는 그에게 같은 것으로 갚아 주려고 특별한 모양으로 그를 위해 용서를 청하고 보속하며 그를 사랑하고 그의 영혼을 나의 보속과 사랑으로 아름답게 단장하기를 계속한다.
8. 너도 계속 보속하여라. 그리고 너와 나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나지 않게 하여라.”
11권-137,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이 행하는 선.
1916년 12월 5일
1. 묵상 중에, 늘 하듯이 나의 온 존재를 다정하신 예수님의 뜻 안에 쏟아 붓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내 머리 앞에 원동기 한 대가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 엔진 안에 수없이 많은 샘들이 있고 이들이 넘실대는 파도 모양으로 물과 빛과 불을 내뿜고 있었다.
2. 이 파도들이 하늘까지 치솟아 모든 피조물 위로 다시 쏟아지고 있어서 그것에 잠기지 않은 이가 없었다. 차이는 다만, 그것이 존재의 내부까지 쏟아져 들어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외부만 적셔진 이들도 있다는 점뿐이었다.
3. 그러자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설명해 주셨다. “딸아, 내가 바로 엔진이고, 내 사랑이 이를 계속 작동시키면서 모든 사람에게 물과 빛과 불의 파도를 쏟아 붓는다.
4. 하지만 이 파도들은 이를 받고자 자신을 비우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내부로 들어가는 반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외부만 적셔 크나큰 선을 받을 준비를 시킨다.
5. 그런데 내 뜻을 행하며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들은 바로 엔진 본체 안에 있다. 그들은 나로써 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선익을 위해 이 파도들을 펑펑 쏟아 부을 수 있다. 때로는 환하게 조명하는 빛을, 때로는 발화시키는 불을, 때로는 정화시키는 물을 말이다.
6. 내 뜻으로 사는 이 영혼들이 그들과 같은 수의 작은 엔진들처럼 내 엔진 내부로부터 나와서 모든 이의 선익을 위해 널리 퍼져 나가는 광경은 보기에 얼마나 아름다운지!
7. 그런 뒤 그들은 피조물 가운데서 사라져 엔진 본체 속으로 돌아온다. 나로써, 오직 나만으로써 살기 때문이다!”
11권-138, <수난의 시간들> 중 매시간 기도를 바칠 때마다 각각의 행위와 모든 것 속에서 반복해야 할 지향.
1916년 12월 9일
1. 다정하신 예수님의 부재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어쩌다 그분께서 오시면 좀이나마 생명의 기운을 들이쉬게 되지만, 나보다 더 괴로워하시는 그분을 뵙고 나면 더 괴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2. 그분께서는 진정하시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시지 않는다. 사람들이 강요하다시피 하면서 그분에게서 더 많은 징벌을 잡아채 가기 때문이다.
3. 하지만 그분은 징벌을 내리시는 동안에도 인간의 운명을 한탄하시며 내 마음 깊은 데로 숨어 버리신다. 인간이 겪는 고통을 차마 보실 수 없으신 모양이다. 과연 이 통탄할 시대에는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는 다만 시작에 불과해 보인다.
4. 그래서 나는 그토록 자주 그분을 뵙지 못한 채 지내야 할 내 고달프고 슬픈 운명을 걱정하며 속을 태우고 있었는데,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한 팔로 내 목을 싸안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5. “딸아, 그런 걱정으로 내 고통을 가중시키지 말아라. 그러잖아도 이미 너무 많다. 이건 내가 너에게서 바라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나는 네가 내 고통과 내 기도와 나 자신 전체를 네 것으로 삼기 바란다. 그러면 내가 네 안에서 또 하나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6. 이 시대에는 크나큰 보상이 요구되는데, 나를 자기 자신으로 삼은 사람만이 그것을 내게 줄 수 있다. 나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서 보신 것, 곧 영광과 기쁨과 사랑과 모든 이의 선익을 위한 전적이고 완전한 보상을 이 영혼들 안에서도 보고 싶다. 나와 엇비슷한, 같은 수의 다른 예수들을 말이다.
7. 그러므로 너는 '수난의 시간들' 중 매시간 기도를 바칠 때마다 각각의 행위와 모든 것 속에서 이 지향을 반복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보상을 얻지 못한다면, 아, 이 세상을 끝장이 나고 말 것이다! 징벌에 징벌이 억수 같이 쏟아질 테니 말이다. 아아 딸아! 딸아!”
8. 그리고 그분은 모습을 감추셨다.
11권-139, 예수님께서 주무시며 또 여러 가지 활동을 하신 것은 우리에게 하느님 안의 참된 안식을 주시기 위함이었다.
1916년 12월 4일
1. 예수님께 내 잠을 봉헌하면서 말씀드리기를, “주님의 잠을 제 것으로 삼고 주님의 잠으로 잠으로써 또 한 분의 예수님께서 주무시는 것처럼 주님께 만족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였다.
2. 그러자 내가 미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아, 그래, 딸아, 내 잠으로 어서 자라. 내가 너를 보면서 네 안에 나 자신을 반영하게 말이다.
3. 그러면 나 자신을 볼 때 내 전부가 네 안에 있음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은 네가 나의 잠으로 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너도 내 안에 있는 너 자신을 보게 되리니, 우리는 모든 것 속에서 일치하게 될 것이다.
4. 이제 내 인성이 잠의 나약함의 지배를 받은 까닭이 무엇인지 말해 주마.
5. 딸아, 피조물은 나에 의해 조성되었고 나의 소유이므로 내 무릎에 올려놓고 내 팔에 안은 채 끊임없는 안식 속에 있게 하고 싶었다.
6. 사실 영혼은 내 뜻과 거룩함 안에서, 내 사랑 안에서, 내 아름다움과 능력과 지혜 등등 안에서, 즉, 참된 안식을 이루는 이 모든 것 안에서 안식을 누리도록 되어 있었다.
7. 그렇지만, 고통스럽게도! 피조물은 나의 무릎에서 달아나려고, 내가 꽉 껴안고 있는 팔에서 벗어나려고 기를 썼다. 밤에도 자지 않고 깨어 있게 하는 것들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8. 그것은 곧 격정, 죄, 애착, 쾌락이요, 공포, 불안, 흥분 따위이다. 내 안에서 쉬도록 내가 아무리 목놓아 기다리며 불러도 그들은 듣지 않았다.
9. 이것이야말로 큰 모욕이다. 내 사랑에 대한 모욕이다. 피조물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것을 보상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말이다.
10. 내가 잠을 자기를 원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이는 피조물이 아버지 안에서 안식을 누리기를 거부한 데 대하여 그 모두를 대신해서 아버지께 보속하기 위함이었다.
11. 그렇게 잠자는 동안에도 나는 모든 사람이 죄에 깨어 있지 않도록 하려고 나 자신을 각자의 마음을 지키는 불침번이 됨으로써 그 모두에게 진정한 안식을 얻어 주었다.
12. 또한, 피조물이 내 안에서 쉬는 이 안식을 좋아한 나머지 나는 잠자기를 원했을 뿐만 아니라 걸어다니기를 원하기도 했다. 그것은 피조물의 발걸음에 안식을 주기 위함이었다. 마찬가지로, 피조물의 손에 안식을 주기 위하여 내가 일하기를 원했으며, 그들 마음에 안식을 주기 위하여 내 마음으로 고동치며 사랑하기를 원하기도 했다.
13. 요컨대, 내가 모든 것을 하고자 했던 것은 영혼이 내 안에서 모든 것을 행하면서 안식을 얻게 하려는 것이었고, 영혼을 내 안에 안전하게 보존할수만 있다면 내가 그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11권-140, 하느님 뜻 안에서 모든 것을 행하는 영혼은 예수님으로 하여금 그것을 함께하시게 한다.
1916년 12월 22일
1. 영성체를 하고 나자 나 자신 전체가 예수님과 결합되면서 그분의 뜻 안에 온전히 쏟아 부어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2.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하시는 대로 행하고 당신 말씀을 그대로 따라 해야할 큰 필요를 느낍니다.
3. 당신 뜻 안에서 저는 당신께서 당신 자신을 성사적으로 영하셨을 때에 하셨던 행위들이 마치 현행적인 행위처럼 재현되는 것을 봅니다. 저는 그 행위들을 제 것으로 삼아 당신께 반복해 드립니다."
4. 이와 같이 나는 예수님께서 성사적으로 당신 자신을 영하시면서 하셨던 모든 것 안에 애써 나 자신을 섞어 넣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5. “얘야, 나의 뜻을 행하며 모든 것을 나의 뜻 안에서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나로 하여금 그가 하는 일을 함께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6. 그러므로 그런 사람이 나의 뜻 안에서 영성체를 하면 나도 나의 뜻 안에서 나 자신을 영했던 때의 행위를 거듭하여, 내 성사적 생명의 완전한 열매를 새로이 이룬다.
7. 그가 나의 뜻 안에서 기도하면 나도 함께 기도하면서 내 기도의 열매를 새로이 이루고, 그가 나의 뜻 안에서 고통받고 일하고 말을 하면, 나도 그와 함께 고통받으며 내 고난의 열매를 새로이 이루고, 그와 함께 일하고 말하면서 나의 일과 말의 열매를 새로이 이룬다.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한가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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