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7권-77-80)인간이 열망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성덕 / 은총에 화응하지 않는 태도에 대하여

Skyblue fiat 2014. 10. 21. 17:45

 

 

7권-77,  인간이 열망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성덕

 1907년 1월 20일

 

1. 두 성녀의 전기를 읽었는데, 한 성녀는 고통에 대한 굉장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또 한 성녀는 작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글을 읽고 마음속으로,  “이 두 성덕 가운데 어느 것이 본받기에 더 좋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어떻게 결정할지 몰랐기 때문에 좀 부담스러웠다.

 

2. 그러므로 거기에서 벗어나서 오직 예수님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려고

나는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의 거룩하신 뜻을 완전히 채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열망하고 싶지 않아.

하고 중얼거렸다. 바로 그 순간, 주님께서 내 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나도 네가 여기 내 뜻 안에 있기를 바란다. 밀알은 땅속에 묻혀 완전히 죽어야 비로소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일어나 다른 밀알들에게 생명을 주면서 번식할 수 있다 (요한 12,24 참조 – 역주). 이와 같이 영혼도 그 자신의 뜻 전체가 녹아 버릴 정도로 나의 뜻 안에 묻혀 완전히 죽어야 비로소 참된 성덕을 지닌 그리스도의 모든 덕행의 소생을 통해서 새로운 신적 생명으로 다시 일어나게 된다.

 

4. 그러므로 나의 뜻이 너의 내면과 외면에 각인된 인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일단 나의 뜻이 네 안에서 완전히 되살아나게 되면 너는 참사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사람이 열망할 수 있는 모든 성덕들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성덕이다.”

 

 

 

7권-78,  언제나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분의 기쁨이 될 수 있다

1907년 1월 21일

 

1. 평소처럼 머물러 있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주님, 제가 온전히 당신 것이 되게 하시고 언제나 항상 당신과 함께 있으며 절대로 당신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일이 없게 해 주십시오.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는 동안에도 제가 당신을 괴롭히거나 혹은 성가시게 굴며 언짢게 해 드리는 자가 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오히려 당신 안에 있으면서 당신께서 지치시거나 억눌려 계실 때 떠받쳐 드리고, 다른 사람들로 말미암아 시달리고 계실 때 위로해 드리는 자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지속적인 태도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으며, 결코 나를 귀찮게 하는 자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나를 떠받치고 격려하며 위로해 준다. 참사랑은 사랑하는 이를 기쁘게 하는 것을 자신의 일로 삼기 때문이다. 더욱이, 언제나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이 그의 온 존재를 흡수하기 때문에 결코 내 마음을 언짢게 할 수 없다. 고작 사소한 실수가 있을 수 있으나 영혼 자신은 그것이 나를 언짢게 한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사랑이 그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맡고 있는 터라, 나는 그 영혼에게서 언제나 기쁨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7권-79,  징벌, 인적이 끊긴 폐허들을 보다

1907년 1월 21일

 

1. 복되신 예수님께서 거의 계속 오시지 않기 때문에 몹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껏해야 섬광처럼 번쩍 나타나시고 그 즉시 나의 내면 속 아주 깊은 데로 숨어 버리시기 때문에 도저히 그분의 모습을 뵐 수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분은 시종 침묵을 지키신다.

 

2. 그러므로 매우 괴로워한 끝에 괴로움에 온통 짓눌려 계신 그분을 뵙게 되었을 때 “하지만 말씀만이라도 좀 해 주십시오. 어찌하여 그토록 괴로워하십니까?” 하고 여쭈었다. 그분께서는 마지못해서, 그대로 나를 만족시켜 주시려는 오직 한 가지 생각 때문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3. “아아 딸아, 너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모르고 있다. 이를 말해 주면 너는 내 분노를 꺾을 것이고 그러면 내가 해야 할 바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기에 내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요즘의 내 행동 방식에 대하여 애태우지 말아라.

 

4. 하지만 용기를 내어라. 너에게는 몹시 괴로운 일이 되겠지만 운동 선수처럼, 또 너그럽고 속이 깊은 사람처럼, 언제나 살아있되 내 뜻 안에서 죽은 듯이 행동하고 울음소리도 내지 말아라.”

 

5. 이와 같이 말씀하신 그분은 나의 내면 속 더 깊은 데로 숨어드셨다. 그분을 잃은 슬픔으로 울지도 못하고 돌처럼 굳어 있는 나를 남겨 두신 채...

 

6. 이제, 순명하기 위해서 덧붙여 쓰거니와, 이 정월달이 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내가 나 자신의 바깥에 나와 있다는 것을 의식하곤 했을 뿐인데, 그래도 어쩌면 꿈인지 모르겠으나 폐허가 된 장소들이 보이는 듯 하다. 황량한 도시들이, 폐쇄된 가옥들이 늘어선 완전히 인적이 끊긴 거리들이...

 

7. 이 광경을 보고 너무나 놀란 나머지 멍하게 넋 나간 꼴이 되었지만, 나 역시 내 어지신 예수님을 본받아 입을 꾹 다물고 잠자코 있는 게 좋겠다. 하기야, 숫제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하다. 내 빛이신 예수님께서 아무 말씀도 주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쓰라는 명령을 받았으므로 여기까지 썼을 뿐이다.

 

8. 하느님께 감사!

 

 

7권-80,  은총에 화응하지 않는 태도에 대하여

1907년 2월 20일

 

1. 그분께서 여전히 침묵을 지키시며 한 순간 번쩍 나타났다 사라지시곤 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나는 이 나날을 쓰라림 속에서 얼빠진 듯 멍청히 보내고 있다. 뭐랄까, 온 내면이 벼락을 맞은 것처럼 앞으로 나갈 수도 뒤로 갈 수도 없는 것이다. 내 안에 일어난 일을 나 스스로도 표현할 수가 없으니, 이에 대해서 입을 열기보다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나을 듯 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분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은총에 화응하지 않는 사람은 마치 도둑질로 살아가는 저 새들처럼 산다. 그렇게 도둑질로만 살아가는 영혼이 있는 것이다. 그런 영혼은 내 은총을 훔쳐서 살아가면서도 나를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 모욕까지 불사한다.”

 

3. 그리고 그분은, 전보다 더 멍청해진 나를 남겨 놓고 빛이 번쩍 하듯 사라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