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152~p163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70. 겟세마니에서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을 만나시다
1945. 1. 4.
나는 예수께서 올리브나무 숲 한가운데에 있는 낮고 흰 작은 집을 향하여 가고 계시는 것을 본다. 한 젊은이가 그분께 인사드리는데, 그가 전지가위와 괭이를 양손에 들고 있는 것을 보니 그는 그 집에서 나오는 것 같다.
“라삐, 하느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당신의 제자 요한이 왔다가 당신께 마중 나가기 위하여 방금 떠났습니다.”
“얼마나 오래 되었느냐?”
“아닙니다. 방금 그는 저 오솔길을 지나갔습니다. 저희는 당신께서 베타니아 쪽에서 오고 계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아주 빨리 걷기 시작하신다. 그분께서는 절벽을 돌아 거의 뛰다시피 시내 쪽으로 내려가는 요한을 보시고 그를 부르신다.
제자는 돌아서며 기쁨으로 환해진 얼굴로 외친다.
“오! 나의 선생님!”
그는 뛰어서 돌아오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두 팔을 넓게 벌려 다정하게 그를 품에 안으신다.
“저는 당신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당신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당신께서 베타니아로 가신 줄 알았습니다.”
“그래, 나는 그곳으로 가려고 했었다. 나는 예루살렘 주변지역들에도 전도를 시작해야 하니까. 하지만 나는 새 제자를 가르치느라… 시내에 머물러 있었다.”
“당신께서 하시는 일은 무엇이든 잘 하시는 일이고, 항상 성공적입니다. 보이시죠? 지금 우리는 아주 빨리 만났어요.”
그들이 걷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요한의 양어깨에 그분의 한 팔을 얹으시고, 요한은 예수보다 키가 작기 때문에 그분을 올려다보는데, 그는 이런 친근함에 몹시 행복해한다. 그들은 이렇게 작은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너는 오래 전에 이리로 왔느냐?”
“아닙니다, 선생님. 저는 시몬과 함께 새벽에 도코를 떠났는데, 시몬에게 당신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 다음에 저희는 함께 베타니아의 들에 잠시 들러 저희가 들에서 만난 농부들과 함께 저희가 가진 음식을 나누며 당신에 관하여 말하다가 날씨가 시원해질 때 헤어졌습니다. 시몬은 그가 당신에 대하여 말해주기를 원하는 한 친구에게 갔습니다. 그 친구는 베타니아의 거의 전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시몬은 그를 오래 전부터, 그들의 아버지들이 살아 계셨을 때부터 알았다고 합니다. 내일 시몬이 이리로 올 겁니다.
그는 당신을 섬기는 것이 행복하다고 당신께 말씀드려달라고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시몬은 대단히 총명합니다. 저도 그 사람처럼 되었으면 좋겠지만, 저는 무식한 소년일 뿐입니다.”
“아니다, 요한아. 너도 아주 잘 하고 있다.”
“당신께서는 정말로 당신의 가엾은 요한에게 만족하십니까.”
“그래, 나의 소중한 요한아, 나는 전적으로 만족한다. 완전히 만족해.”
“오! 나의 선생님!”
요한은 몸을 굽혀 정열적으로 예수의 한 손을 잡아 거기에 입 맞춘 다음 자기의 얼굴을 쓰다듬으시게 하려는 듯 그 손을 얼굴로 가져간다.
그들은 작은 집에 도착하여 낮고 연기 나는 부엌으로 들어간다.
집주인이 그들에게 인사한다.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평화가 이집, 당신, 그리고 당신과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있기를. 저는 한 명의 제자와 함께 왔습니다.”
“그분에게도 빵과 기름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야고보와 베드로가 저에게 준 약간의 말린 물고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나자렛에 들렀을 때 당신의 어머니께서 당신을 위하여 빵과 꿀을 주셨습니다. 저는 쉬지 않고 줄곧 걸어왔습니다만, 빵이 말랐을 것입니다.”
“그건 상관없다, 요한아. 그것은 항상 내 어머니의 손맛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요한은 자기의 보물들을 자기가 한쪽 구석에 두었던 배낭에서 꺼낸다. 나는 그들이 그 마른 물고기들을 이상한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을 본다. 그들은 그것을 몇 분 동안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그 위에 올리브기름을 바르고 불 위에서 굽는다.
예수께서는 음식에 강복하시고 그분의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으시는데, 요나라는 이름을 내가 듣는 집주인과 그의 아들도 같은 식탁에 함께 앉는다. 여주인은 왔다 갔다 하며 물고기와 검은 올리브와 기름을 끼얹은 삶은 야채를 가져온다. 예수께서도 약간의 꿀을 내놓으신다. 그분께서는 빵에 꿀을 발라 그녀에게 주시며 말씀하신다.
“이것은 저희 벌통에서 딴 것입니다. 내 어머니께서는 벌들을 치십니다. 드세요. 맛있습니다. 마리아, 당신은 나에게 아주 친절하시니 이것보다 훨씬 더한 것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녀가 그분에게서 그 꿀을 받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분께서 덧붙여 말씀하신다.
일상의 화제들에 대하여 짤막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저녁식사가 빨리 끝난다. 그들이 식사를 마치자마자 예수께서는 음식에 대하여 감사하시고 곧 이어 요한에게 말씀하신다.
“이리 오너라. 잠시 올리브나무 숲으로 나가자. 맑고 온화한 밤이다. 잠깐 동안 밖에 나가 있으면 즐겁겠다.”
집주인이 말한다.
“선생님, 안녕히 주무십시오. 저와 제 아들은 피곤해서 먼저 자겠습니다. 저는 문을 열어놓고 등잔을 탁자 위에 그대로 놓아두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시지요.”
“요나, 쉬시오. 그리고 등불은 끄시오. 달빛이 밝아서 우리는 등불 없이도 볼 수 있겠소.”
“그런데 당신의 제자는 어디에서 잡니까?”
“나와 함께요. 내 돗자리에는 그가 잘 만한 공간이 있어요. 그렇지, 요한아.”
요한은 예수의 곁에서 잔다는 생각에 황홀해진다.
그들은 올리브 숲으로 나오는데, 나오기 전에 요한은 구석에 놓아 둔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내들고 나온다. 그들은 잠시 걸어 예루살렘 온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등성이에 이른다.
“여기 앉아서 잠시 이야기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요한은 예수의 발아래 짧은 풀 위에 앉기를 더 좋아한다. 그는 팔을 예수의 무릎에 올리고 머리는 그분의 한 팔에 기댄 채 이따금씩 예수를 쳐다본다. 그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 곁에 있는 어린이처럼 보인다.
“선생님, 여기도 아름답군요. 밤이 되니 도시가 얼마나 크게 보이는지 보세요. 낮에 볼 때보다 더 커 보이는군요.”
“그것은 달빛으로 인하여 그 윤곽에 달빛의 그림자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보아라, 밝은 은빛 아래에서 경계들이 넓어진 것처럼 보이지. 저기 성전 꼭대기를 보아라. 저것은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느냐?”
“저것은 마치 천사들이 은빛 날개로 떠받쳐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는 한숨을 쉬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왜 한숨을 쉬고 계십니까?”
“천사들이 성전을 버렸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거룩한 성전의 모습은 그 벽들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것을 그것의 영혼에 새겨야 할 사람들이―왜냐하면 모든 장소는 그 세워진 목적인 영이 있는 법인데, 성전은 기도와 성덕의 영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그 영을 활성화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먼저 성전에서 그것을 질식시킨다.
요한아,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줄 수 없다. 저기서 살고 있는 많은 사제들과 레위인들이 있다 해도 거룩한 장소에 생명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열에 한 명도 안 된다. 그들은 그 대신 죽음을 준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영혼의 죽음을 전달한다. 거룩한 것에 죽음을 준다는 말이다.
그들은 그들의 판에 박힌 신조들formulae)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의 정수(essence)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부패가 그들을 부풀어 오르게 하기 때문에만 온기가 남아 있는 시체들이다."
“그들이 당신을 박해했습니까?”
요한은 몹시 안타까워한다.
“아니다. 반대로 그들은 내가 청했을 때 말하도록 나에게 허용했다.”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부탁하셨습니까? 왜요?”
“왜냐하면 나는 전쟁을 시작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은 인간적인 두려움의 원인일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질책의 원인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내 책이 아니라 그들의 책에 적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몇 분 동안 침묵한다. 그 다음에 요한이 다시 말하기 시작한다.
“선생님, 저는 한나스와 카야파를 압니다. 저희 가족은 그분들과 거래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례자 요한을 보러 유다에 왔을 때에도 성전에 갔었고, 그분들은 제베대오의 아들을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항상 그분들에게 가장 좋은 생선을 보냅니다. 이것은 관례입니다. 당신도 아시겠지요? 만일 당신께서 그분들이 우호적이기를 원하고, 그것을 지속하기를 원하신다면, 당신께서는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나도 안다.”
예수는 진지하시다.
“좋습니다.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대사제에게 당신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저희 아버지와 거래 관계가 있는 어떤 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부유한 생선 상인입니다. 그분은 히피쿠스 탑 근처에 아름다운 저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부유하지만, 대단히 마음씨가 착한 분들이니까요. 당신께서는 더 편안하실 것이고, 덜 피로하실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여기까지 오시려면 오펠 변두리를 통하여 오셔야 하는데, 거기는 아주 거칠고, 언제나 나귀들과 시끄러운 소년들이 우글거리니까요.”
“아니다, 요한아. 고맙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봐라, 여기가 얼마나 평화로우냐? 나는 똑같은 것을 제안하는 다른 제자에게도 말하였다. 그는 ‘더 높은 평판을 누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저는 당신께서 덜 피로하실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는 피로하지 않다. 나는 아주 많이 걸을 터인데, 아무리 걸어도 결코 피로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나를 피로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무관심이다. 오! 그것은 얼마나 무거운 짐인지 모른다. 그것은 마치 가슴에 무거운 짐을 얹고 있는 것과도 같다.”
“예수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렇다. 그래서 너는 나를 위로한다. 요한아, 나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너를 사랑할 것이다. 너는 결코 나를 배반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당신을 배반하다니요! 오!”
“나를 배반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요한아, 잘 들어라. 나는 내가 새 제자를 가르치느라 여기 머물렀다고 너에게 말했다. 그는 교육받고 잘 알려진 젊은 유다인이다.”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당신께서 저희를 가르치시는 것보다 그를 가르치시는 편이 훨씬 덜 힘드시겠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보다 더 유능한 누군가를 얻으셨다니 저는 기쁩니다.”
“너는 내가 덜 힘들 것 같으냐?”
“예, 만일 그가 저희보다 덜 무식하다면, 그는 당신의 말씀을 더 잘 알아들을 것이고, 특히 그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을 더 잘 섬길 것입니다.”
“네 말이 맞다. 그러나 사랑은 학식이나 교양에 비례하지 않는다. 동정녀는 온 힘을 다하여 자기의 첫 사랑을 사랑한다. 정신의 동정성(virginity of mind)도 이와 마찬가지다. 애정은 이미 다른 사랑들로 주입된 마음들과 생각들보다 순결한 마음과 정신에 더 잘 새겨진다. 그러나 만일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귀담아들어라, 요한아, 나는 그의 친구가 되어주기를 너에게 부탁한다. 내 마음은 한 번도 털을 깎지 않은 어린양 같은 너를 인생의 달인(the expert in life) 곁에 둘 생각에 전율한다.
그러나 너는 어린양이지만 독수리이기도 해서, 만일 그 달인이 항상 질척거리는 인간상식의 땅에 닿게 하려고 하면 너는 네 두 날개를 한번 쳐서 해방되어 푸른 하늘과 태양만을 원할 것이기 때문에 내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나는 네가 지금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새 제자의 친구가 되어 네 사랑으로 그를 감동시켜달라고 부탁한다. 왜냐하면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 선생님! 당신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나는 선생이다. 그래서 그가 나에게 모든 것을 다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너는 약간 더 어린 동료이니 그가 터놓고 너에게 말하기가 더 쉽다.
나는 그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나에게 와서 말하라고 너에게 제안하고 있지 않다. 나는 첩자들과 배반자들을 혐오한다. 그러나 요한아, 나는 네 믿음과 네 사랑과 네 순결로 그에게 전도하라고 너에게 부탁한다. 그는 고인 물로 더럽혀지는 땅이다. 그것은 사랑의 태양으로 마르게 하고, 성실한 생각들, 갈망들, 행실들로 깨끗하게 되고, 믿음으로 경작되어야 한다. 너는 그렇게 할 수 있다.”
“만일 당신께서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예! 만일 당신께서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해서요…”
“고맙다, 요한아.”
“선생님, 당신께서는 시몬 베드로를 언급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즉시 당신께 말씀드려야 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저는 당신의 말씀을 듣는 기쁨에 그만 그것을 깜빡했었습니다.
저희가 오순절 후에 카파르나움으로 돌아갔을 때 저희는 익명의 사람이 늘 보내는 액수의 돈이 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어린이가 그것을 저희 어머니에게 가져다주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 돈을 베드로에게 주었더니, 그는 그것을 저에게 건네주며 제가 돌아오는 길에, 그리고 제가 도코에 머무르는 데 그 돈 가운데 약간을 쓰고, 나머지는 당신의 필요를 위하여 당신께 가져다드리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베드로도 당신께서 여기 계시기가 불편하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여기가 편하다고 말씀하시는군요…
저는 제가 에프라임 근처에서 만난 두 명의 거지들에게 동전 두 개만을 주었습니다. 나머지는… 저는 제 어머니가 저에게 주신 것과 당신의 이름을 저에게서 들은 몇 명의 착한 사람들이 준 것으로 살았습니다. 여기 그 돈주머니가 있습니다.”
“우리는 내일 그 돈을 거지들에게 나누어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유다도 우리의 관습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사촌은 왔습니까? 그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왔습니까? 유다는 나자렛에 있었는데, 자기가 떠날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다, 유다는 새 제자이다. 그는 가리옷 출신이다. 그런데 너도 내가 파스카 때 여기서 시몬의 병을 고쳐줄 때 그를 보았다. 그는 토마스와 함께 있었다.”
“아! 그 사람 말입니까?”
요한은 약간 당혹스러워한다.
“그래, 그 사람이다. 그런데 토마스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그는 당신의 지시들을 수행했고, 가나안 사람 시몬과 헤어져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를 만나려고 해안 길로 갔습니다.”
“그렇다, 나는 너희가 선호 없이 서로 도와주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참아주기를 원한다. 요한아, 아무도 완전하지 않다. 젊은이들도, 노인들도. 그러나 만일 너희가 착한 뜻을 가진다면, 너희는 완전에 이르게 될 것이고, 너희에게 없는 것은 내가 공급해주겠다. 너희는 거룩한 가정의 아들들과 같다.
그 안에는 아주 상이한 성격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강하고, 어떤 사람은 다정하고, 어떤 사람은 용감하고, 어떤 사람은 소심하며, 어떤 사람은 충동적이고, 어떤 사람은 조심스러울 것이다. 만일 너희 모두가 비슷하다면, 너희는 한 가지 성격에 있어서는 아주 강하겠지만, 다른 모든 것들에서는 매우 약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모두에 의하여 보완되어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된다. 사랑은 하느님의 대의를 위하여 너희를 결합시켜야 하고, 결합시킨다.”
“그리고 예수님, 당신을 위해서도요.”
“먼저 하느님의 대의이고, 그 다음은 그분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다.”
“저는… 그런데 저는 저희 가정에서 무엇입니까?”
“너는 하느님의 그리스도의 다정한 평화(loving peace)이다. 요한아, 너는 피곤하냐? 너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느냐? 나는 여기 남아서 기도하겠다.”
“저도 여기 남아 당신과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하게 해주십시오.”
“그래, 남아 있어라.”
예수께서는 몇 편의 시편들을 읊으시고, 요한도 그분과 함께 기도한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약해지다가 예수의 다리를 벤 채 잠이 든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자고 있는 제자의 어깨를 그분의 겉옷으로 덮어주시고 나서 마음속으로 기도를 계속하신다.
환상은 이렇게 끝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요한과 다른 제자 간의 또 다른 비교이다. 이것은 내가 사랑하는 제자의 모습을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비교이다.
그는 ‘제자’가 되기 위하여 자기의 사고와 판단의 방식도 버리는 사람이다. 그는 자기가 제자가 되기 전의 자기의 자아의 티끌마저 남기려 하지 않고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사람이다. 유다는 자기 자신을 버리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의 헌신은 비실제적이다. 그는 교만, 정욕, 탐욕으로 병든 자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자기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헌신과 은총의 효과를 없애버린다.
유다는 모든 실패한 사도들의 으뜸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 요한은 나에 대한 사랑으로 제물이 되는 사람들의 으뜸이다. 너는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내 어머니와 나는 숭고한 제물들이다. 우리 수준에 이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 아니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희생은 전적인 비애(total bitterness)의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요한은! 그는 동정들, 순교자들, 증거자들, 복음전도자들, 활동으로나 관상(contemplation)으로 하느님과 하느님의 어머니를 섬기는 사람 등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본받을 수 있는 제물이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들의 서로 다른 추론방식들에 주목해라. 유다는 조사하고, 따지고, 완고하다. 그는 자기가 굴복하는 체할 때에도 여전히 심적 유보(mental reservation)를 가지고 있다. 반면 요한은 자기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느끼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이유들을 묻지 않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런 것이 본보기이다.
너도 요한의 단순하고 다정한 사랑을 보고 큰 평화를 느끼지 않았느냐? 오! 나의 요한아! 그리고 내가 총애했던 제자를 점점 닮아가기를 내가 바라는 나의 작은 요한아! 너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내 사도처럼 ‘당신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가 잘 하시는 것입니다’ 하고 말해라. 그래서 ‘너는 나의 사랑하는 평화(My loving peace)다’라는 항상 말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을 가져라. 마리아야, 나에게도 위로가 필요하다. 나를 위로해다오. 나도 네 안식을 위하여 내 마음을 준다.
71. 예수와 가리옷 사람이 열성당원 시몬과 요한을 만나다
1945. 1. 6.
나는 예수와 가리옷 사람 유다가 성전 경내의 어떤 문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본다.
“당신께서는 그가 올 거라고 확신하십니까?”
유다가 묻는다.
“나는 확신한다. 그는 새벽에 베타니아에서 떠났을 것이고, 겟세마니에서 내 첫 번째 제자와 만났을 것이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나서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유다의 얼굴을 응시하신다. 그분께서는 유다의 앞에 서서 그를 살피시고 나서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물으신다.
“유다야, 너는 왜 네 생각들을 나에게 말하지 않느냐?”
“무슨 생각들 말입니까? 선생님, 저는 지금 이 순간 특별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께 너무 많은 질문들을 합니다. 당신께서는 제가 말수가 적다고 불평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너는 나에게 많은 질문들을 하고, 이 도시와 그 주민들에 대하여 많은 세부사항들을 말해준다. 그러나 너는 네 진심을 나에게 토로하지는 않는다. 너는 네가 사람들의 재산이나 이런저런 가족의 구성원들에 대하여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소일이나 하려고 이리로 온 한가한 사람이 아니다.
너는 내가 온 이유를 알고 있으니, 내가 내 제자들의 스승이 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들로부터 진실성과 신뢰를 원한다.
유다야, 네 아버지께서는 너를 사랑하셨느냐?”
“그분은 저를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그분은 저를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그리고 나중에 예루살렘에서 가리옷으로 돌아올 때면, 그분은 제가 모든 것을 그분에게 말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분은 제가 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는데, 그것들이 좋은 것들이면 기뻐하셨고, 그리 좋지 않은 것들이면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어쩌다 제가 잘못해서―우리 모두는 때로 잘못을 범하지 않습니까?―제가 잘못해서 그것으로 인하여 비난받아야 했다면, 그분은 제가 받은 책망의 공정성이나 제 행동의 부당성을 지적해주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그것을 아주 부드럽게 해주셔서… 마치 형님이신 것 같았습니다.
그분은 항상 이렇게 말씀하시며 말씀을 마치셨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 유다가 의인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아들을 통하여 축복받기를 원한다’ 하고요. 제 아버지는…”
예수께서는 자기의 아버지의 추억에 깊이 감격한 제자를 줄곧 주의 깊게 바라보신 다음 말씀하신다.
“유다야, 지금 내가 너에게 말하려 하는 것을 명심해라. 어떤 것도 네가 내 충실한 제자가 되는 것보다 네 아버지를 더 기쁘게 해드리지 못할 것이다. 네가 말한 대로 너를 양육하셨던 네 아버지께서는 의인이셨음이 틀림없으니 그분의 영은 그분이 빛을 기다리고 계시는 곳에서 네가 내 제자가 된 것을 보고 환호하실 것이다.
하지만 네가 그렇게 되려면, 너는 너 자신에게 말해야 한다. ‘내가 잃었던 아버지를, 나에게 형님 같았던 아버지를 다시 찾았다. 나는 내 예수 안에서 아버지를 도로 찾았다. 그러니 내가 아직도 애도하고 있는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했던 것처럼 예수께 모든 것을 다 말씀드려서 지도와 축복들과 친절한 책망을 듣겠다.’ 하느님께서 그것을 허락해주시기를 바라고, 특히 예수가 항상 ‘너는 착하다. 내가 너를 축복한다’고 너에게 말할 수 있도록 행동해주기를 바란다.”
“오! 예수님,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이토록 사랑하시니, 저는 당신께서 원하시고 제 아버지가 저에게 원하셨던 것처럼 착한 사람이 되려고 애쓸 것이고, 그러면 제 어머니의 마음에서는 더 이상 고통이 없어질 것입니다.
어머니는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내 아들아, 너는 지금 지도해주는 사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너는 아직 지도해주는 사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분이 제가 당신을 지도자로 모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는 다른 어떤 사람도 그렇게 사랑할 수 없을 정도로 너를 사랑하겠다. 나는 너를 대단히 사랑할 것이고, 지금도 몹시 사랑한다. 나를 실망시키지 마라.”
“주님, 저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저는 갈등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시샘, 질투, 남들보다 두드러지려는 욕망, 정욕 따위 모든 것이 제 안에서 제 양심의 목소리에 부딪쳤습니다. 방금 전까지도요, 아시겠어요?
당신께서는 저에게 고통을 주셨습니다. 아니 당신이 아니라 제 고약한 심성이 그랬습니다… 저는 제가 당신의 첫째 제자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당신께서는 당신은 이미 다른 첫째 제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너는 그를 직접 보았다. 너는 내가 파스카를 지내려고 많은 갈릴래아 사람들과 함께 성전에 있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느냐?”
“저는 그들은 친구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가 제자로 선택된 첫째라고, 따라서 제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에는 첫째와 꼴찌 간에 아무런 구별이 없다. 그러나 만일 첫째가 실수하고 꼴찌가 거룩한 사람이라면, 그때는 하느님의 눈에 구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똑같이 사랑할 것이다. 나는 거룩한 사람들을 복된 사랑으로 사랑하고, 죄인을 고통스러워하는 사랑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런데 저기 요한이 시몬과 함께 오고 있다. 요한은 내 첫 번째 제자이고, 시몬은 내가 이틀 전에 너에게 말했던 사람이다. 너는 이미 시몬과 요한을 보았다. 한 사람은 병자였었다…”
“아! 그 나병환자요! 저는 기억합니다. 그는 이미 당신의 제자가 되었습니까?”
“그 다음날부터.”
“그런데 저는 왜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습니까?”
“유다야!”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요한이 선생님을 보았고, 그래서 그는 시몬에게 그분을 가리킨다. 그들은 걸음을 재촉한다. 요한과 선생님은 서로에게 입 맞춘다. 반대로 시몬은 예수의 발아래 엎디어 그 발들에 입 맞추며 큰소리로 말한다.
“내 구세주께 영광을! 당신의 종에게 강복하시어 그의 행동들이 하느님의 눈에 거룩하게 해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저에게 주신 것에 대하여 그분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예수께서는 시몬의 머리에 그분의 한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그래, 나는 네가 한 일에 대하여 감사하기 위하여 너에게 강복한다. 시몬아 일어서라. 이 사람은 요한이고, 이 사람은 시몬이다. 이 사람은 내 마지막 제자이다. 이 사람도 진리를 따르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그는 너희 모두의 형제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인사한다. 두 유다인은 호기심을 가지고, 요한은 따뜻하게.
“시몬아, 너는 피곤하냐?”
예수께서 물으신다.
“아닙니다, 선생님. 저에게는 제 건강과 함께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원기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나는 네가 그 원기를 훌륭하게 쓰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했는데, 그들 모두가 네가 그들에게 메시아에 대하여 말해주었다고 나에게 말하더구나.”
시몬은 행복하게 미소짓는다.
“어제 저녁에도 저는 한 정직한 이스라엘 사람과 당신에 대하여 말했습니다. 저는 어느 날 당신께서 그를 만나기를 바랍니다. 저는 당신을 그에게 모시고 가고 싶습니다.”
“그건 문제없다.”
유다가 대화에 끼어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저와 함께 유다에 가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나는 가겠다. 시몬은 내가 온 것에 대하여 계속 사람들에게 가르쳐라. 시간은 짧은데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과 사람들은 아주 많다. 지금 나는 시몬과 함께 가겠다.
너희 두 사람은 오늘 저녁에 올리브나무 동산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자. 그 다음에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주자. 지금 가거라.”
예수께서 시몬과 둘이만 함께 있게 되자 물으신다.
“베타니아의 그 사람은 참다운 이스라엘 사람이냐?”
“그는 참다운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그는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참으로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메시아께서 우리 가운데 와 계신다’고 그에게 말했을 때 그는 즉시 대답했습니다. ‘나는 이 시대에 살고 있어 복되다!’”
“우리는 어느 날 그에게 가서 우리의 축복을 그의 집에 가져다주자. 너는 새 제자를 보았느냐?”
“예, 보았습니다. 그는 젊고 총명해 보이더군요.”
“그렇다, 그는 젊고 총명하다. 유다인인 너는 그의 생각들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너그럽게 보아주어라.”
“이것은 당신께서 바라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명령입니까?”
“부드러운 명령이다. 너는 고통당했으니 더 너그러울 수 있다. 고통은 많은 것들을 가르친다.”
“당신께서 저에게 명령하신다면, 저는 그에게 아주 너그럽게 대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라. 아마 내 베드로는 내가 이 제자를 돌보고 염려하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릴 터인데 그렇게 하는 사람이 베드로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그들은 깨달을 것이다… 사람이 더 불구일수록, 그는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다른 사람들은… 오! 다른 사람들은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스스로 올바르게 자신들을 형성할 수 있다.
나는 모든 것을 나 혼자서 하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의 의지를 요구하고, 한 사람을 형성하는 데 있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원한다. 나는 너희에게 나를 도와주기를 부탁한다… 그리고 나는 그 도움을 고맙게 생각한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그가 당신을 실망시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다, 그러나 그는 젊고, 예루살렘에서 자랐다.”
“오! 그 사람도 당신 곁에 있으면, 이 도시의 모든 악습들을 고칠 것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이미 늙고 쓰디쓴 증오로 완고해졌었지만, 당신을 뵌 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수께서 속삭이신다.
“그렇게 되기를!”
그 다음에 큰 소리로 말씀하신다.
“성전으로 가자. 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
환상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