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71, 영혼이 은총을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표징들
1901년 6월 30일
1. 평소의 상태로 있다가 인자하신 예수님을 잠시 뵈었는데,
내 안에 (당신 고통의 쓴 물을) 흘려 넣어 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사람이 내 은총을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표징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냐?"
2. "저의 주님, 당신의 거룩하신 선성을 흐뭇하게 해 드리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알고 싶습니다."
3.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응답하셨다.
"사람이 은총을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첫째 표징은, 외부에서 느끼고 보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보면서 인간적이고 현세적인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미로움과 온전히 거룩한 정다움을 내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일어나는 현상은, 어머니가 아이의 숨결이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태중에서 태어난 아이임을 알아보고 그 때문에 기쁨에 넘치는 것과 같다. 혹은, 두 사람의 절친한 친구가 대화를 하면서 같은 정감과 취미, 같은 기쁨과 슬픔을 서로 나누는 것과 같다. 그들은 서로의 마음 안에 새겨진 동질성을 발견하고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며, 이것이 너무 좋아서 서로 떨어질 줄 모르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4. 마찬가지로, 영혼에 내재하는 은총이 그 자신의 내부에서 나온 열매를 외부에서 볼 때에, 즉, 은총 자신의 본질을 이루는 것들 속에 있게 될 때에, (이들과 함께) 나타남으로써 영혼으로 하여금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감미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5. 둘째 표징은, 은총을 소유한 사람이 하는 말은 평화로우며 다른 이들에게 평화를 불어넣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은총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의 말은 아무런 감명이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한편, 같은 내용의 말이라고 하더라도 은총을 소유한 사람이 말하면 놀라운 모양으로 작용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6. 그리고, 딸아, 은총은 영혼에게서 모든 것을 벗기고, 영혼의 인성으로 자기 자신을 감쌀 베일을 만든다. 이 베일이 찢어지면, 은총을 소유한 그 영혼 안에 천국이 발견된다. 그러므로 이 영혼 안에 참된 겸손과 순명 등이 보이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다만 (은총의) 베일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혼은 분명히 깨닫게 된다. 오직 은총만이 자기 안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과 은총은 모든 덕행들을 질서롭게 정돈하여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하게 한다는 것을."
4권-72, 홀로 주님만이 우리 모든 갈망의 시작이요 수단이며 목적이다
1901 년 7월 5일
1. 내 영혼의 상태에 대하여 두려워하고 있을 때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갑자기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홀로 나만이 네 모든 갈망의 시작이고 수단이며 목적이다."
2. 나는 이 말씀을 듣고 평온해진 마음으로 예수님 안에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되기를, 그리고 그분의 거룩하신 이름이 찬미를 받으시기를 빈다.
4권-73,
모든 악의 발단은 주님께 신뢰를 두는 대신, 자기 자신을 신뢰하기 시작하는 것에 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의 엄청난 차이,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려면 “온전히 나로 변화되어야 한다.”
1901년 7월 16일
1. 오늘 아침, 며칠 동안 보이지 않으신 예수님께서 찾아오시어 나를 몸 바깥으로 나오게 하셨다. 그런데 그분 앞에 있노라니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이 세대의 죄악들이 보였다. 흠숭하올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측은히 보시고,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어디에서 인간의 악이 시작되는지 알고 싶으냐?
그것은 인간이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알기 시작할 때, 곧 철이 들 나이에 이르러
'나는 상당한 인간이다.' 하고 혼잣말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이다.
자기 자신을 상당한 인물로 여기면서 내게서 멀어지는 것이다. 그때에는 모든 것의 모든 것인 나에게 신뢰를 두지 않고, 모든 신뢰와 힘을 그 자신에게서 끌어낸다. 이로 말미암아 모든 선한 시작의 목적을 잃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그의 종말이 어떻게 되겠느냐? 생각해 보아라, 딸아.
3. 게다가, (모든 선을 내포하는) 나에게서 멀어져 스스로 악의 바다가 되어 있는 인간이 어떤 선을 희망할 수 있겠느냐? 나 없이는 일체가 타락이요 비참이며 참된 선은 눈꼽만큼도 없게 된다.
이러한 것이 현재의 사회이다."
4. 나는 이 말씀을 듣고 형언할 수 없도록 슬펐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를 위로해 주시려고 다른 곳으로 데려가셨다.
5. 사랑하올 예수님과 단둘이 있었던 나는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저를 사랑하십니까? " 하고 여쭈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렇다." 하고 대답하셨다.
6. "그냥 '그렇다'고 하시는 것만으로는 제 마음이 차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더 상세히 알고 싶습니다."
7.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에 대한 내 사랑은 시작이 없을 뿐더러 도무지 끝도 없는 것이다.
너는 이 말을 통하여 너에 대한 내 사랑이 얼마나 크고 강하고 한결같은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8. 나는 이 모든 말씀을 잠시 숙고하면서 나의 사랑과 그분의 사랑 사이에는 심연과도 같은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어리둥절해져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당신의 사랑과 저의 사랑 사이에는 참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사랑은 시작이 있을 뿐더러, 과거에 당신을 향한 사랑이 없었던 빈곳들이 아직 제 영혼 안에 있는 것도 보입니다."
9. 예수님께서 측은해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아, 창조주의 사랑과 조물의 사랑이 서로 꼭 들어맞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내가 오늘 너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이는 네가 이제껏 알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사람은 온 생애에 걸쳐서, 어떤 간격도 두지 않고 끊임없이 나를 사랑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항상 사랑하지 않으면, 이 사랑에 소홀했던 날과 시간과 순간의 수와 같은 수의 빈곳을 자기 자신 안에 남기거니와, 《이 빈곳들을 다 채우지 않고서는, 아무도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10. 이는 여생 동안 갑절로 나를 사랑하거나, 죽기 전에 다 끝내지 못하면 연옥불의 힘으로 그렇게 하거나, 둘 중 하나로 채울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네가 나의 부재를 겪을 때, 네 사랑의 대상이 없다는 사실이 너로 하여금 갑절로 나를 사랑하게 하기에, 이로써 네 영혼 안의 빈곳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11. 그 뒤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감미로우신 선이시여, 저로 하여금 당신과 함께 천국에 가게 해 주십시오. 그것이 영원한 것이 되기를 원치 않으시면 적어도 잠시만이라도 데려가 주십시오. 제발 이 소망을 채워 주십시오."
12.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응답하셨다. "영혼이 그 복된 처소에 들어가려면 온전히 나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 곧 또 하나의 그리스도로 나타내야 한다는 것을 너는 모르느냐? 그렇지 않으면 그 복된 이들 가운데 네가 어떤 인상을 주겠느냐? 그들과 함께 있으면 너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13. "저의 됨됨이가 당신과 딴판인 것이 사실이지만,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저를 거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만들어 주실 수 있습니다."
14. 그러자 그분께서는 내 원을 채워 주시려고, 내 눈에도 더 이상 내가 보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보일 정도로 나를 당신 안에 완전히 집어 넣으셨다. 이와 같은 모양으로 우리는 천국을 향하여 올라갔다. 어떤 지점에 이르렀을 때에 형언할 수 없는 빛 앞에 있게 되었고, 그 빛안에서 나는 새로운 삶과 일찍이 느낀 적이 없는 특별한 환희를 체험하였다. 얼마나 행복하던지! 과연 모든 행복의 충만 속에 있는 것 같았다.
15. 그런데 그 빛 앞으로 나아감에 따라 어떤 두려움이 느껴지고 있었다. 흠숭과 감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어떻게 드려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영광송'을 세 번 바쳤는데, 예수님께서 뒷부분을 받아 하셨다. 그러나 이를 끝내자마자 번갯불이 번쩍 하듯 순식간에 비참한 감옥인 내 몸속에 돌아와 있는 것이었다.
16. "오, 주님, 저의 행복은 너무나 단명(短命)했습니다! 저의 육신이라는 이 진흙이 하도 딱딱하게 굳어 있어서 산산이 부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것이 제 영혼으로 하여금 이 비참한 흙을 영영 떠나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저의 바람은, 어떤 강력한 타격이 이를 부수고, 단지 부수는 정도가 아니라 가루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때에는 이 세상에 머무를 집이 없어진 저를 당신께서 가엾게 여기시고 받아들이시어, 천상 거처에서 영원히 살게 하실 테니 말입니다".
4권-74, 예수님의 귓전에 감미롭게 울리는 영혼의 소리
1901년 7월 20일
1. 여느 때의 상태대로 있었지만 흠숭하올 예수님께서는 오시지 않았다. (한참을) 발버둥치다가 다시 뵈리라는 희망을 거의 접었을 때 그분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 딸아, 네 소리는 내 귓전에 감미롭게 울린다. 어미 새가 새끼를 남겨두고 먹이를 찾으려고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지저귀는 소리처럼 말이다. 이 어미 새가 돌아올 때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새끼 새는 어미의 지저귐을 듣자마자 그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흥겨워한다. 먹이를 다 받아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바람을 맞지 않으며 안전하게 쉬려고 서둘러 어미의 날개 밑으로 파고들어 숨는다. 오, 어미의 날개 아래에 있는 것이 새끼 새한테는 얼마나 귀하고 흐뭇한 것인지!
3. 너도 나에게는 그와 같다. 나를 따뜻하게 하고 지켜 주며 안전하게 쉬게 하는 날개이다.
오, 이 날개 아래에 있는 것이 나한테는 얼마나 귀하고 흐뭇한 것인지!
4. 그분께서는 이 말씀을 하신 다음 사라지셨다. 나는 내가 얼마나 악한 인간인지를 알기 때문에 너무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그런데 내 부끄러움을 가중시키려는 듯 '순명'이 이를 기록하라고 한 것이다. 언제나 하느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이 이루어지기를!
4권-75, 하느님의 뜻과 사랑에 대한 말씀 한 토막
1901년 7월 23일
1. 나의 신분에 대한 숱한 의심에 차 있었을 때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언제나 나의 뜻과 일치해 있기 바란다.
하느님의 뜻이 영혼 안에 있으면 악마나 인간의 뜻이 여기에 들어와서 조롱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2. 그 후 십자가에 못박히신 주님을 뵌 것 같다. 그분께서 당신의 그 고통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한 사람의 어떤 고통도 내게 나누어 주신 다음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참 사랑은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하여 자기를 죽이는 것이요,
그들의 불행은 스스로 떠안고 자신의 재산을 내게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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