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61. 아글라에가 선생님께 온다. III. 공생활 둘째 해

Skyblue fiat 2023. 1. 17. 21:51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61. 아글라에가 선생님께 온다.

 

 

예수께서 혼자 열성당원의 집으로 돌아오신다. 그렇게도 심하게 해가 내리쬐고 나서 저녁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내려앉으려고 한다. 예수께서는 부엌문에 나타나셔서 인사를 하시고 나서 벌써 저녁식사를 위하여 준비된 윗층방으로 묵상하시려고 올라가신다. 주님은 명랑해 보이시지 않는다. 자주 한숨을 쉬시며 방안을 왔다갔다 하신다. 예수께서는 이 큰 방의 많은 문을 통하여 내다보이는 주위의 들판에 가끔 눈길을 보내신다. 이 방은 아랫층 위에 하나의 입방체를 이루고 있다. 예수께서는 옥상으로 나오셔서 집을 한 바퀴 돌아 거닐으시다가 뒤쪽에서 걸음을 멈추시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살로메에게 갖다 주려고 친절하게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는 엔도르의 요한을 내려다보신다. 내려다보시며 머리를 저으시고 한숨을 지으신다.


예수의 시선의 힘에 끌려 요한이 몸을 돌리고 쳐다보며 묻는다. “선생님, 제가 필요하십니까?”
“아니다, 너를 보고만 있었다.”
“요한은 친절합니다. 저를 도와주고 있어요.” 하고 살로메가 말한다.
“그 도움도 하느님께서 갚아주실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신 다음 방으로 도로 들어가셔서 앉으신다. 예수께서는 하도 생각에 잠기셔서 입구 복도 안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발소리가 웅성거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시고, 또 바깥에 있는 층계로 해서 올라와 방으로 가까이 오는 발걸음 소리도 알아차리지 못하신다. 성모님이 부르실 적에야 비로소 고개를 드신다.


“아들아, 수산나가 예루살렘에서 가족과 같이 와서 즉시 아글라에를 내게로 데려왔다. 우리끼리만 있는 동안에 그 사람 말을 듣겠니?”
“예, 어머니. 즉시 듣겠습니다. 그리고 다 끝날 때까지 아무도 올라오지 못하게 하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돌아오기 전에 다 끝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 아무에게도 … 또 특히 시몬의 유다에게 조심성 없는 호기심이 있지 않도록 제발 살펴 주십시오.”
“조심해서 살피마 ….”


성모님은 나가셨다가 이내 아글라에의 손을 잡고 들어오신다. 아글라에는 이제는 회색 겉옷과 얼굴에까지 내려오는 베일에 폭 싸여 있지 않고, 전에 신었던 고리장식과 끈이 복잡한 굽높은 샌들을 신지 않고, 성모님의 샌들과 같이 평평하고 굽이 낮은 대단히 수수한 샌들을 신었고, 그의 옷은 짙은 파랑인데 그 위에 겉옷을 입었고, 이스라엘 서민의 여자들이 쓰는 것 같이 쓴, 즉 그저 머리 위에 얹어 한 자락만 어깨로 늘어져서 얼굴이 가려지기는 해도 완전히 가려지지는 않게 한 흰 베일을 써서 이 나라의 여자의 모습과 꼭 같다. 수많은 다른 여자들이 입은 것과 같은 옷을 입고 갈릴래아 사람들의 집단에 있다는 사실로 아글라에를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었다.


아글라에는 머리를 숙이고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얼굴을 홍당무와 같이 새빨갛게 붉히며 들어온다. 그리고 성모님이 가만히 예수께로 밀지 않으셨더라면 문지방에서 무릎을 꿇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들아, 너를 아주 오래 전부터 찾고 있는 여자가 여기 왔다. 그의 말을 들어 보아라.” 하고 아글라에가 예수 가까이 왔을 때 성모님이 말씀하신다. 성모님은 열려 있는 문들에는 커어튼을 내리시고, 층계에 가장 가까이 있는 문은 닫으신다.

아글라에는 어깨에 메었던 작은 배낭을 내려놓고 예수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는 방바닥에까지 미끄러져 내려가 바닥에 십자 모양으로 교차한 팔에 머리를 얹고 운다.


“그렇게 울지 마오. 이제는 그럴 때가 아니오. 당신은 하느님을 미워하고 있을 때 울어야 했소. 당신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지금은 울어서는 안 되오.”
그러나 아글라에는 계속 운다.
“그렇다는 것을 믿지 않는 거요?”


아글라에의 목소리가 흐느낌 사이로 들려나온다.

저는 제가 아는 대로,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 그러나 비록 제가 그것을 알고 하느님께서 지극히 인자하시다는 것을 믿지만, 하느님께서 제게 당신 사랑을 주시리라고는 감히 바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죄를 너무 많이 지었습니다. … 어쩌면 어느 날 하느님의 사랑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 그러나 아직도 아주 많이 울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저 혼자만이 사랑할 뿐입니다. … 저는 혼자뿐입니다. … 그러나 이것은 지난 여러 해 동안의 절망적인 고독은 아닙니다. 하느님에 대한 갈망이 가득한 고독, 그러나 절망적인 것이 아닌 고독입니다. … 그러나 몹시 슬프고, 또 슬픈 고독입니다 ….”


“아글라에, 당신은 아직도 주님을 잘못 알고 있소! 당신이 하느님에 대해서 가진 그 갈망이 당신에게는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에 응하신다는 증거이고,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친구가 되시고, 당신을 부르시고 초대하시고 원하신다는 증거요. 하느님께서는 피조물의 갈망 앞에서 꼼짝 않고 계실 수가 없소. 그것은 그 갈망을 그 마음 속에 일으키신 것은 바로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주님이신 하느님 자신이시기 때문이오. 하느님께서 그 갈망을 일으키게 하신 것은 지금 당신을 갈망하는 영혼을 특전을 받은 사랑으로 사랑하셨기 때문이오. 하느님의 갈망이 언제나 인간의 갈망보다 앞서 가오. 그것은 하느님께서는 지극히 완전한 분이시고 그분의 사랑이 인간의 사랑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열렬하기 때문이오.”


“그러나 어떻게, 어떻게 하느님께서 진흙을 사랑하실 수 있습니까?”
“당신의 지능으로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시오. 그것은 인간의 정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끝없는 자비요. 그러나 사람의 지능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곳에서 오히려 사랑의 지능, 정신의 사랑은 이해하오. 이 사랑은 이해하고 하느님이신 신비와 영혼과 하느님의 관계의 신비 속으로 자신있게 들어가오. 들어오시오. 내가 이렇게 말하오.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시니 들어오시오.”
“아이고! 제 구세주! 아니, 그럼 제가 정말 용서를 받았습니까? 제가 정말 사랑을 받습니까? 그것을 믿어야 합니까?”

“내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소?”


“아이고! 아닙니다, 주님! 주님이 헤브론에서 제게 말씀하신 모든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주님은 주님의 이름으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저를 구해 주셨습니다. 주님은 길을 잃은 가엾은 영혼인 저를 찾으셨습니다. 주님은 제가 죽은 것을 가지고 있던 그 영혼의 생명을 제게 주셨습니다. 주님은 제가 찾으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주님은 사람이 의사와 약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계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것이, 불쌍한 아글라에에게 하신 말씀은 유월의 아침에 하신 말씀에서 ‘고운 내’에서 하신 말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실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이 말도 믿어야 하오.”


“예, 믿습니다, 믿습니다! 그러나 ‘내가 너를 용서한다!’ 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느님과 예수의 이름으로 당신을 용서하오.”

 

“고맙습니다. … 그러나 이제는 …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 구세주여,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남자는 저를 바라보기만 해도 타락합니다. … 저는 발견되어 못된 사람들에게 둘러 싸이지 않을까 하고 끊임없이 걱정하면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 이번에 오는 길에서도 남자가 저를 바라볼 때마다 몸이 떨렸습니다. … 저는 다시 죄를 짓기를 원치 않고, 죄를 짓게 하기도 원치 않습니다. 제가 가야 할 길을 일러 주십시오. 그것이 어떤 길이라도 가겠습니다. 주님이 보시다시피 저는 절제를 했는데도 아직 기운이 있습니다. … 또 지나치게 절제를 해서 죽기에 이른다하더라도 저는 무섭지 않습니다. 저는 죽음을 ‘제 친구’라고 부르겠습니다. 죽음이 제게 이 세상의 위험을 영원히 면하게 해 줄 터이니까요. 제 구세주여, 말씀해 주십시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시오.”
“주님, 어디입니까?”
“당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당신의 영이 인도하는 곳으로.”
“겨우 만들어진 제 영이 그렇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소. 하느님께서 당신을 인도하시니까.”
“그런데 이제부터는 누가 제게 하느님에 대해 말해 주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다시 살아난 당신의 영혼이 말해 줄 거요 ….”
“주님을 다시는 영영 뵙지 못하게 됩니까?”
“세상에서는 영영 다시 보지 못하게 되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당신을 완전히 구속하겠소. 그 때에는 내가 당신 영에게로 와서 하느님께로 올라가도록 준비시키겠소.”


“주님을 다시는 뵙지 못하면, 어떻게 제 완전한 구속이 오겠습니까? 그 완전한 구속을 어떻게 제게 주시겠습니까?”
모든 죄인을 위하여 죽음으로써.”
“아이고! 안 됩니다! 주님이 돌아가시다니, 안 됩니다!”
“당신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하여는 내가 죽어야 하오. 이 때문에 내가 사람의 자격으로 왔소. 울지 마시오. … 당신은 내 희생과 당신의 희생이 있은 후에 내가 있을 곳으로 지체없이 올 거요.”
“주님! 저도 주님을 위해 죽게 됩니까?”
“그렇소, 그러나 다르게 죽을 거요. 당신의 육체는 시간이 가는 데 따라, 또 당신의 의지가 원해서 죽어갈 거요. 당신의 육체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 거의 1년이 되오. 그 육체가 완전히 죽으면 내가 당신을 부르겠소.”
“제가 죄지은 제 육체를 부수어버릴 힘이 있을까요?”
“당신이 가 있을 은거처에서, 당신이 점점 더 하늘의 것이 되는 데 따라서 사탄이 증오를 품고 맹렬히 당신을 공격할 은거처에서, 전에 죄인이었다가 구속된 내 사도 중의 한 사람을 만나게 될 거요.”
“그러면 그 사도는 주님에 대해서 제게 말해 준 그 축복받은 사도가 아닙니까? 그 분은 너무 성실해서 전에 죄인이었을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오. 그 사람이 바로 제 시간에 당신에게 갈 거요. 그 사람이 당신이 아직 알 수 없는 것을 말해줄 거요. 평안히 가시오. 하느님의 강복이 당신에게 내리기 바라오.”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던 아글라에가 주님의 발에 입맞춤하려고 몸을 구부린다. 그 이상은 못한다. 그리고는 배낭을 뒤집는다. 배낭에서는 수수한 옷들과 소리가 울리는 작은 주머니와 분홍빛나는 흰 대리석으로 만든 우아한 작은 항아리가 떨어진다.
아글라에는 옷을 다시 배낭에 집어넣고 주머니를 들고 말한다. “이것은 주님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 보석에서 남은 것입니다. 저는 길가는 동안에 먹을 음식을 살 돈만을 간직했습니다. … 그것은 주님이 말씀해 주지 않으셨더라도 저는 먼 곳으로 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것은 주님을 위한 것입니다. 주님의 성덕의 향기보다는 덜 그윽합니다. 그러나 땅이 줄 수 있는 것 중에서 제일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을 가장 나쁜 일을 하는 데 썼습니다. … 그것이 이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하늘에 계신 주님 앞에서 적어도 이것과 같은 향기를 풍길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항아리에서 값진 마개를 빼고 병에 들어 있는 것을 방바닥에 쏟는다. 값진 향유가 스며든 방바닥에서는 짙은 장미꽃 향기가 물씬 풍긴다. 아글라에는 빈 병을 주우며 말한다. “이 시간의 기념물입니다.” 그런 다음 예수의 발에 입맞춤하려고 다시 몸을 숙이고, 일어나서 뒷걸음질로 물러가 나가서 문을 닫는다.


계단 쪽으로 멀어져 가는 그의 발걸음 소리와 성모님과 몇 마디 말을 나누는 그의 목소리와 계단의 단을 밟는 샌들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다.

아글라에에게서 남은 것이라고는 예수의 발 앞에 있는 주머니와 방안에 퍼진 짙은 향기뿐이다. 예수께서는 일어나셔서 … 주머니를 집어 품에 넣으시고, 길 쪽으로 난 창문이 열린 곳으로 가셔서 이스라엘 사람이 입는 겉옷을 입고 혼자서 베들레헴 쪽으로 멀어져 가는 여인을 바라다보시며 미소지으신다. 예수께서는 강복하시는 몸짓을 하시고 옥상으로 가셔서 “어머니” 하고 부르신다.


성모님이 급히 층계를 올라오신다. “아들아, 너는 그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 여자는 용감하고 평온하게 떠나갔다.”
“그렇습니다, 어머니. 안드레아가 돌아오거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제게 보내 주십시오.”
얼마 동안이 지나고 나서 돌아오는 사도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안드레아가 달려와 말한다. “선생님, 저를 오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 이리 오너라. 아무도 이것을 알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네게는 이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안드레아야, 주의 이름과 한 영혼의 이름으로 감사한다.”
“감사하시다니요? 무엇에 대해서입니까?”
“이 향기를 맡지 못하느냐? 이것이 베일 쓴 여자의 추억의 선물이다. 그 여자가 왔고, 구원을 받았다.”
안드레아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지며 무릎을 꿇고 할 말을 찾아내지 못한다. … 마침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저는 만족합니다.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그래, 일어나거라. 그 여자가 왔다는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지 말아라.”
“주님, 입을 다물겠습니다.”

“가거라. 이거 봐라, 시몬의 유다가 아직 여기 있느냐?”
“예, 그 사람은 … 거짓말을 수없이 … 하면서 … 저희와 같이 가겠다고 했습니다. 주님,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합니까?”
“응석받이로 자란 젊은이이기 때문이다. 바른 대로 말하여라. 너희들이 다투었느냐?”

“아니올시다. 제 형은 아이와 같이 있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서 말다툼할 생각이 없었구요, 다른 사람들 … 아시다시피 … 더 조심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 속으로는 저희 모두가 지긋지긋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녁식사 후에는 그 사람이 간답니다. … 다른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 말합니다. 아이고! 그러면서 창녀들을 업신여깁니다! …”

“안드레아야, 착한 마음씨를 가져라. 오늘 저녁에는 너도 행복할 것이 틀림없다 ….”
“그렇습니다, 선생님. 저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기분좋은 아버지의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사도들이 아이와 엔도르의 요한과 함께 떼를 지어 올라온다. 여자들은 음식 담긴 접시들과 등잔들을 들고 사도들을 따라 올라온다.  끝으로 라자로가 시몬과 함께 올라온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외친다. “아! 아니 그 냄새가 여기서 왔었구먼!!!” 그러면서 장미꽃 향기가 흠뻑 밴 공기를 맡는다. 문들을 활짝 열었는데도 향기가 잔뜩 밴 공기를.
“아니 그런데 누가 이 방에 향수를 이렇게 뿌렸지? 혹시 마르타가 그랬나?” 하고 여럿이 묻는다.

“내 누이 동생은 하루 종일 집을 떠나지 않았어요.” 하고 라자로가 대답한다.
“그럼 누구지? 어떤 아시리아의 태수(太守)가 그랬나?” 하고 베드로가 농담을 한다.
“구속된 여자의 사랑이 그랬다.” 하고 예수께서 정색을 하고 말씀하신다.


“그 여자는 구속에 대한 이 쓸 데 없는 과시를 하지 않고, 그가 허비한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었을 텐데. 가난한 사람이 하도 많고, 또 그들은 우리가 분배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나는 동전 한 푼도 없단 말입니다.” 하고 가리옷 사람이 화가 나서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린 양도 사야하고 과월절 식사를 위해 방도 세내야 한단 말입니다. 그리고 …”

“그렇지만 내가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제공했는데요.” 하고 라자로가 말한다.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의식이 그 매력을 잃어요. 율법은 ‘너와 네 집을 위하여 어린 양을 마련하여라.’ 하고 말하지, ‘어린 양을 받아라.’ 하고는 말하지 않아요.”

바르톨로메오가 갑자기 몸을 돌리고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문다. 베드로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느라고 얼굴이 새빨개진다. 그러나 자기 집에 있는 열성당원은 자기가 말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모두 율법학자들의 번쇄한 이론이야. … 제발 그런 것은 집어치우게, 그 대신 내 친구 라자로에 대해서는 존경심을 가지게.”
“잘한다, 시몬!” 베드로는 말은 안하지만 감정은 폭발시킨다. “잘했어! 그리고 우리는 선생님만이 가르치실 권리를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좀 지나치게 잊고 있는 것 같아 ….” 베드로는 “유다가 잊는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영웅적인 노력을 하며 “우리가 잊는다.” 고 말한다.
“옳습니다. … 그러나 … 저는 신경질적이어서 그렇습니다. 선생님, 용서하십시오.”


“그러마, 그리고 네게 대답도 하겠다, 감사는 큰 덕행이다. 구속을 받은 저 여자가 내게 감사한 것처럼 나도 라자로에게 감사한다. 나는 라자로에게 내 축복의 향수를 뿌린다. 내 사도들 중에서 그렇게 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을 대신해서도 너희 모두의 우두머리인 내가. 그 여자는 내 발 앞에 구원을 받은 여자로서의 그의 기쁨의 향수를 쏟았다. 그 여자는 왕을 알아보았고, 왕이 그 여자에게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쏟은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먼저 왕에게로 왔다. 그 여자가 하는 일을 비판하지 말고 하게 내버려두어라. 그 여자는 내 선언에도 내 기름바름에도 참석하지 못할 것이다. 베드로는 아시리아의 태수가 여기 왔었느냐고 말했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그다지도 순수하고 그다지도 값진 동방 박사들의 향도 이것보다 더 그윽하지는 못했다. 이 향수는 눈물로 녹였다. 겸손은 사랑을 받쳐 주고 완전하게 한다. 벗들아, 이제는 식탁에 앉자 ….”

그리고 음식을 바치는 기도와 더불어 환상이 끝난다.

 

 

 

61. 아글라에가 선생님께 온다. – 평화의 오아시스 (medjugorj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