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59.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어머니를 만나시다.

Skyblue fiat 2022. 11. 25. 22:11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9.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어머니를 만나시다.

 

 

올리브동산을 베다니아와 연결하는 그늘진 길로 – 올리브동산의 푸른 지맥(支脈)이 베다니아의 들에까지 이른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라자로의 도시까지 빨리 걸어가신다. 아직 시내에 들어가지 않으셨는데, 사람들은 그 분을 알아보고, 자발적인 사자(使者)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예수께서 오시는 것을 알린다. 그 덕택으로 한편에서는 라자로와 막시민이 달려오고, 또 한편에서는 이사악이 티몬과 요셉과 같이 달려오고, 또 다른 방향에서는 마르타가 마르첼라와 같이 오는데, 예수의 옷에 입맞춤하기 위하여 몸을 구부리려고 베일을 젖힌다. 곧 뒤이어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리아 살로메가 달려와서 선생님께 경배하고 나서 그들의 아들들에게 입맞춤한다. 이러는 동안 예수께서는 여전히 손을 잡고 계신 어린 야베는 이렇게 오는 그 모든 사람 때문에 동요하며 놀라서 바라보고, 한편 엔도르의 요한은 자기가 낯선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따로 집단 속으로 물러간다. 그리고 이번에는 시몬의 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어머니께서 나아오신다.


예수께서는 야베의 손을 놓으시고 친구들을 가만히 밀치시고 어머니께로 걸음을 재촉하신다. 잘 알려진 말이 사랑의 독창 모양으로 군중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누르는 공기를 흔든다. “아들아!”, “어머니!” 두 분은 서로 입맞춤을 하신다. 그런데 성모님의 입맞춤에는 오랫동안 걱정을 했다가 이제는 자기가 사로잡혀 있었던 공포에서 해방되면서, 아들이 빠졌던 위험의 정도에 따라 애도 많이 썼던 데에서 오는 피로를 느끼는 어머니의 고뇌가 들어 있다 ….


예수께서는 그것을 깨달으시고 어머니를 어루만지며 말씀하신다. “제 수호천사 외에도 어머니의 수호천사도 저를 지켜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게 아무런 재난도 올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께 거기에 대한 찬미를 드리자. 그러나 나는 무척 괴로워했다!”
“저는 더 빨리 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 순종하느라고 다른 길로 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잘된 일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명령은 언제나 그런 것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웠으니까요.”
“네 순종이 그랬다, 아들아!”
“어머니의 현명한 명령이 그랬습니다, 어머니 …” 두 분은 두 애인처럼 서로 미소를 보내신다.


그러나 이 여인이 이 사람의 어머니일 수가 있는가? 열 여섯 살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가? 동정녀의 얼굴과 몸의 신선함과 우아함은 마리아를 지금 한창 인간으로서의 빛나는 성숙기에 있는 아들의 누나처럼 보이게 한다.
“어머니는 왜 이렇게 꽃이 피었는지 묻지 않으세요?” 하고 예수께서 여전히 미소하시며 물으신다.
“나는 내 예수가 내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사랑하는 어머니!” 그러면서 또 입맞춤하신다 ….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지 않는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나는 다른 곳을 바라다보고 있는 것 같은 그 모든 눈 중에 이 다정스러운 광경을 흘낏 보지 않는 눈은 하나도 없다고 장담하겠다.
모든 사람들보다도 더 바라다보는 사람은 야베이다. 예수께서는 어머니를 껴안으려고 뛰어가실 때 야베를 놓으셨고, 두 분이 열심히 물어보고 대답하고 하는 가운데 가엾은 어린 아이에게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는 혼자 남아 있었다. … 그는 바라다보고 또 바라다보고, 고개를 숙이고 슬픔과 싸운다. … 그러나 마침내 더 참을 수 없어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다.
“엄마! 엄마!”


예수와 성모님을 위시하여 모두가 돌아보며, 모두가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려고 애쓰거나 저 아이가 누구인가 하고 의아해 한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달려오고 베드로도 달려 온다. – 그들은 같이 있었다. – 그러면서 둘이 다 이렇게 말한다. “너 왜 우니?”
그러나 야베가 큰 슬픔 가운데에서 숨을 돌려 말을 할 수 있기 전에 성모님이 달려오셔서 안아 주시면 말씀하신다. “오냐, 내 어린 것아, 엄마다! 울지 말아라, 그리고 너를 더 일찍 보지 못한 걸 용서해라. 친구분들, 얘가 내 어린 아이입니다 ….” 몇 미터를 오시면서 예수께서 어머니께 “제가 데리고 온 어린 고아입니다.” 하고 말씀하셨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나머지는 성모님이 짐작하셨다.

어린 아이는 아직도 울지만 덜 슬퍼하고, 또 성모님이 안고 입맞춤하시기 때문에 마침내 아직 온통 눈물에 젖은 얼굴로 미소를 짓는다.

“눈물을 닦아 주게 오너라. 이젠 울면 안 된다! 내게 입맞춤해라 ….”
야베는 … 그것이야말로 바라는 바이었다. 그리고 수염 난 남자들의 애무를 그렇게 많이 받은 다음이라, 성모님의 부드러운 뺨에 입맞춤하는 것이 기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엔도르의 요한을 찾아 발견하시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구석으로 그를 데리러 가신다. 사도들이 성모님께 인사하는 동안 예수께서는 엔도르의 요한의 손을 잡고 어머니께 오셔서 말씀하신다. “어머니, 여기 또 한 제자가 있습니다. 이 두 아들은 어머니의 명령이 얻었습니다.”

“네 순종이 얻은 것이다, 아들아.” 하고 성모님은 되풀이하신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이렇게 인사하신다. “평화가 자네와 함께 있기를.”

가리옷 사람의 변덕으로 인하여 예수께서 엔도르에 가시게 되었던 그 날 아침부터 벌써 많이 변하였던 엔도르의 사람, 거칠고 불안하던 그 사람이 성모님 앞에 절을 하고 있는 동안에 그의 과거를 완전히 버리고야 만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그가 몸을 깊이 숙여 절하고 일어날 때에 그의 얼굴이 차분해 보이고, 정말로 “화평하게 된” 것 같기 때문이다.

 

모두가 시몬의 집을 향하여 간다. 성모님은 야베를 안으시고, 예수께서는 엔도르의 요한의 손을 잡으셨다. 그리고 그 둘레와 뒤에는 라자로와 마르타와 사도들이 막시민과 이사악과 요셉과 티몬과 같이 간다.

그들이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문장에서는 시몬의 늙은 하인이 예수와 그의 주인에게 경의를 표한다.
“요셉, 당신과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하고 예수께서는 늙은 하인의 흰 머리에 손을 얹으셨다가 강복하시느라고 손을 드시며 말씀하신다.

 

라자로와 마르타는 처음의 기쁜 느낌이 지난 다음 좀 침울하다. 그래서 예수께서 “벗들, 왜 그러시오?” 하고 물으신다.
“선생님이 저희와 같이 계시지 않기 때문이고, 또 저희가 선생님의 것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을 빼놓고는 모든 사람이 선생님께로 오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참을성과 바람과 기도를 확고하게 하시오. 그리고 나는 당신들과 같이 있소. 이 집은! … 이 집은 사람의 아들이 아끼는 친구들에게로 날마다 날아갈 둥지에 지나지 않소. 그 친구들은 공간으로 보아서도 아주 가까운 이웃이지만, 사물을 초자연적으로 관찰하면 사랑 안에서 무한히 가까운 이웃이오. 당신들은 내 마음 속에 있고, 나는 당신들 마음 속에 있소. 이보다 더 가까운 이웃이 있을 수 있소? 그러나 오늘 저녁은 우리가 같이 있소. 내 식탁에 앉기 바라오.”


“아이고! 내 신세가 불쌍하구먼! 내가 여기서 어정거리고 있다니! 살로메, 와요, 우린 할 일이 많아요!” 알패오의 마리아의 외치는 소리에 모든 사람이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예수의 착한 아주머니는 일을 하러 가려고 빨리 일어난다.
그러나 마르타가 그를 쫓아가서 말한다. “마리아, 음식걱정은 마세요. 제가 명령을 하겠어요. 아주머니는 상만 보세요. 제가 필요한 의자들을 보내드릴께요. 마르첼라, 오너라, 선생님, 곧 돌아오겠습니다.”

 

“라자로, 나는 아리마태아의 요셉을 보았소. 친구들과 월요일에 온다고 했소.”
“오! 그러면 그 날은 선생님이 제 차지가 되는군요!”
“그렇소. 요셉은 함께 있으려고 오는 것이고, 또 야베에 관한 의식 문제를 결정하려고 오는 것이오. 요한아, 아이를 옥상으로 데려가거라, 거기서 재미있게 놀 것이다.”

항상 순종 잘하는 요한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어린 아이의 귀여운 지꺼림과 그의 작은 발소리가 집을 둘러싸고 있는 옥상에서 들려온다.

 

“어린 아이는” 하고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친구들과 여자들에게 설명하신다. 여자들 중에는 선생님 곁에 있는 기쁨을 1분이라도 잃지 않으려고 서두른 마르타도 있다.

도라의 농부들 중의 한 사람의 손자입니다. 제가 에스드렐론으로 지나왔거든요.”
“밭들이 황폐해져서 팔려고 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황폐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파는 데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죠가나의 농부 한 사람이 내게 그 말을 했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판다면 제가 기꺼이 사서 그 뱀굴 가운데에로 선생님의 피신처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죠가나가 그 밭들을 사기로 결심했으니까 당신이 그 일을 성공하리라고 생각지 않소.”
“두고 보기로 하지요. … 그러나 선생님 이야기를 계속하십시오. 그 농부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거기 있던 농부들은 모두 흩어버렸는데요.”
“그렇소. 그 농부들은 유다에 있는 그의 땅에서 간 사람들이오. 적어도 어린 아이의 할아버지인 노인이 그렇소. 그 노인은 도라가 보지 못하게 하느라고 어린 아이를 들짐승처럼 수풀 속에 놓아두었었습니다. … 그 아이는 겨울부터 그 수풀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
“아이고! 가엾은 것! 아니 왜 그랬습니까?” 여자들은 모두 깜짝 놀란다.
“그것은 그의 부모가 엠마오 근처에서 일어난 산사태 때 파묻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모두가. 저 아이는 집에 없었기 때문에 죽음을 면한 것입니다. 누군가가 그애를 할아버지에게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도라의 농부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사악, 네가 네가 이 경우에 나를 구세주라고 말해 주었지.”
“주님, 제가 잘못했습니까?” 이사악이 겸손하게 묻는다.
“너는 잘했다.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셨다. 노인은 아이를 내게 주었는데, 그 아이는 또 며칠 안에 성인이 된다.”


“아이고! 가엾어라! 열 두살에 그렇게 작다니! 우리 유다는 그 나이에 곱절은 되었는데 … 그리고 예수님은? 얼마나 꽃 같았어요!” 하고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그러니까 살로메도 말한다. “내 아들도 훨씬 더 실했어요!”
마르타가 중얼거린다. “정말 아주 작군요?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줄 알았어요.”
“아! 굶주림은 무서운 것입니다! 그런데 저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굶주렸습니다. 또 지금은 … 또 저기서는 모든 사람이 굶어서 죽어가는데 노인이 저 애한테 뭘 줄 수가 있었겠어요?” 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그래요. 저 아이는 많은 괴로움을 겪었어요. 그러나 매우 착하고 영리합니다. 나는 노인과 어린 아이를 위로하려고 저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선생님이 저 아이를 양자로 삼으십니까?” 하고 라자로가 묻는다.
“아니오.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러면 제가 맡겠습니다.”
베드로는 자기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진짜 탄식을 하며 말한다. “주님, 모든 것이 라자로 것입니까?”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신다. “라자로, 당신은 벌써 많은 일을 했소. 그래서 감사하오. 그러나 저 아이는 당신에게 맡길 수가 없소. 저 아이는 ‘우리’ 아이요. 우리 모두의. 사도들과 선생의 기쁨이오, 그뿐 아니라, 저 아이가 여기 있으면 호사하며 자라게 될 것이오. 그러나 나는 저 아이에게 내 왕의 겉옷을, 즉 ‘정직한 가난’을 선물로 주고자 하오. 아무에게도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가장 큰 불행을 가까이하기 위해 사람의 아들이 자기 자신을 위하여 가지고자 하는 가난을 말이오. 당신은 최근에도 내게서 선물을 받았지요 ….”


“아! 예! 노인장과 그 딸을요. 여인은 매우 부지런하고 노인은 매우 착합니다.”
“지금 어디들 있소? 어떤 곳에 있느냐는 말이오.”
“그야 여기 베다니아에 있지요. 선생님이 보내 주신 축복을 제가 멀리하려고 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여인은 아마포 길쌈을 합니다. 이 일에는 날렵하고 숙련된 손이 필요합니다. 노인도 꼭 일을 하겠다고 해서 벌통을 돌보게 했습니다. – 어제 – 마르타야, 그렇지? – 그 분의 긴 수염이 온통 황금빛이었습니다. 벌들이 분봉하면서 모두 그 수염에 달라붙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노인은 딸들에게 말을 하듯이 벌들에게 말을 했습니다. 노인은 행복합니다.”
“그럴 테지요! 당신이 축복받기 바라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저 아이에게는 비용이 들 텐데요! 그것만이라도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
“나는 그 애 명절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하고 베드로가 외친다. 모두가 그의 충동적 성격 때문에 웃는다.
“좋습니다, 그러나 저 애는 다른 옷들도 필요할 것입니다. 시몬, 친절을 베푸시오. 나도 아이가 없소. 마르타와 내가 그 애에게 작은 옷들을 해주는 것으로 위로를 받게 해주시오.”
이런 간청을 받자 베드로는 이내 감동한다. “다른 옷들은 … 좋습니다. … 그러나 수요일에 입을 옷은 내가 책임집니다. 선생님이 내게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내일 어머니를 모시고 그 옷을 사러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자기에게 불리하게 어떤 변경이 있을까 봐 염려해서 이 모든 말을 주워섬긴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렇습니다, 어머니. 내일 시몬하고 같이 가 주셔요.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이 극도로 불안해서 못 견딜 것입니다. 옷을 고르는 데 조언을 해주셔요.”
“저는 빨간 옷에 푸른 띠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썩 어울릴 것입니다. 그 애가 지금 입고 있는 옷 빛깔보다 나을 것입니다.”
“빨간 옷이 잘 어울릴 거야.” 하고 성모님이 조용히 말씀하신다. “예수도 빨간 옷을 입었는데. 그렇지만 빨간 옷에는 빨간 허리띠나 적어도 빨간 색으로 수를 놓은 허리띠가 더 나을 것 같은데.”
“제가 이 제안을 한 것은 갈색 머리인 유다가 붉은 옷에 푸른 띠를 매고 있는 것이 썩 잘 어울리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푸른 빛깔이 아니야, 이 사람아!” 하고 가리옷 사람이 웃으면서 말한다.
“아니라구? 그럼 무슨 빛깔이야?”
“이 빛깔은 ‘마소의 무늬’ 빛깔이라고 부르는 거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게는 푸르게 보이는 걸. 그 빛깔은 나뭇잎에서도 보았단 말이야 ….”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이 친절하게 개입하신다. “시몬의 말이 맞네. 그것은 티쉬리달의 첫번 비를 맞을 때 나뭇잎이 띠는 빛깔과 꼭 같은 빛깔이네 ….”
“자 봐! 나뭇잎이 푸른 빛깔이니까 허리띠가 푸른 빛깔이라고 했지.” 하고 베드로가 만족해서 결론을 내린다. 마음이 그윽한 성모님은 이 작은 점에서까지도 평화와 기쁨을 마련해 주셨다.


“어린 아이를 부르게.” 하고 성모님이 부탁하신다. 그러자 어린 아이가 즉시 요한과 같이 온다.
“이름이 뭐냐?” 하고 성모님이 그를 쓰다듬어 주시며 물으신다.
“야베라고 합니다. … 지금까지 야베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이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름을 기다린다구?”
“예. 야베는 내가 너를 구해 주었다는 것을 뜻하는 이름을 원합니다. 어머니가 찾아보세요. 사랑과 구원의 이름을.”
성모님은 곰곰히 생각하신다. … 그리고 말씀하신다.

“마르지암(마아륵지암). 너는 예수가 구원한 사람들의 바다에 있는 작은 물방울이다. 이 이름이 마음에 드니? 이 이름은 구원 외에도 나도 생각나게 한다.”
“그 이름은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하고 어린 아이는 만족해서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여자 이름이 아닙니까?”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묻는다.
이 물방울 같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ㅁ” 대신 “ㄹ”을 쓰면 이 아이의 이름을 남자의 이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 아이가 어머니께서 주신 이름을 가진다.
아이는 “예” 하고 말하고, 성모님은 그를 쓰다듬어 주신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성모님을 부른다. “이건 훌륭한 모직이예요.” 하고 야베의 겉옷을 만지며 말한다. 그렇지만 색깔이 너무해요! 어떻게 생각해요? 나는 아주 진한 빨강으로 물들여 주겠어요. 그게 좋을 거예요.”
“내일 이 아이가 새 옷을 입을 터이니까 내일 저녁에 그렇게 합시다. 지금은 이 아이 옷을 벗길 수가 없어요.”
마르타가 아이에게 말한다. “얘야, 나를 따라오겠니? 바로 가까이에 데려가서 많은 것을 보여줄께. 그리고 다시 오자 ….”
야베는 거절하지 않는다. 그는 결코 아무것도 거절하는 일이 없다. … 그러나 모르다시피 한 여자를 따라가는 것에 좀 겁을 먹은 것 같다. 그는 수줍어하며 귀엽게 말한다.

“요한 아저씨가 나하고 같이 가도 돼요?”
“그럼! …”

그들은 간다. 그리고 그들이 없는 동안 여러 집단 사이에 이야기가 계속된다. 이야기, 논평, 사람들의 박정에 대한 탄식 따위. 이사악은 세례자에 대하여 알 수 있었던 것을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가 마케론테에 있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티베리아에 있다고 말한다. 제자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제자들이 그를 따라가지 않았느냐?”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세례자를 잡은 자들이 드고아 근처에서 그들이 잡은 세례자를 데리고, 강을 건너갔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호수 쪽으로 올라갔는지 마케론테로 내려왔는지 알지 못합니다. 요한과 마티아와 시메온이 사정을 알아 보려고 헤어졌는데, 분명히 세례자를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사악, 너도 이 새 제자를 버리지 않겠지. 지금은 이 사람이 나와 같이 있다. 나는 이 사람이 나와 함께 과월절을 지내기를 원한다.”
“저도 과월절을 예루살렘에서, 요안나의 집에서 지냅니다. 요안나가 저를 보았는데, 저와 제 동료들을 위해서 방 하나를 내주었습니다. 그들이 올해에는 모두 올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요나타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
“리반산의 동료들도?”
“그 사람들도요. 그렇지만 요한의 제자들은 아마 오지 못할 것입니다.”
“죠가나의 농부들도 오는데, 너도 아느냐?”
“정말입니까? 저는 문에, 제물을 바치는 사제들 곁에 있겠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을 보고 데려오겠습니다.”
“그 사람들은 맨 마지막 시간에 기다려라. 그 사람들은 한정된 시간밖에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어린 양은 가지고 있다.”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훌륭한 놈입니다. 라자로가 주었습니다. 저희들은 이놈을 제물로 바치겠습니다. 그러면 다른 놈은 그들이 돌아갈 때에 소용이 될 것입니다.”


마르타가 요한과 흰 아마포로 만든 작은 옷과 빨간 웃옷을 입은 어린 아이와 같이 돌아온다. 어린 아이는 팔에 빨간 작은 겉옷도 하나 걸고 있다.
“오빠, 이 옷들 알아보겠어요? 모든 것이 쓸 데 있다는 걸 아시겠죠?”
오빠와 동생은 서로 미소를 보낸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마르타야, 고맙다.”
“아이고! 주님! 저는 무엇이든지 보존하는 기벽이 있습니다. 어머니한테서 이어받은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오빠의 옷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옷들은 어머니가 만진 것이기 때문에 제게는 소중합니다. 이따금씩 그 중에서 하나를 꺼내서 어떤 어린이에게 줍니다. 이제는 그것들을 마륵지암에게 주겠습니다. 조금 길긴 하지만 줄일 수 있습니다. 오빠는 성인이 되어서는 그 옷들을 입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귀여운 변덕, 진짜 어린 아이의 변덕이었지요, … 그런데 어머니는 오빠를 무척 사랑하셨기 때문에 오빠한테 졌습니다.”
마르타는 사랑을 가지고 라자로를 어루만지고, 라자로는 마르타의 매우 아름다운 손에 입맞춤하며 말한다. “그럼 너는 그렇지 않았구?” 그들은 서로 미소를 보낸다.
“이건 천만다행한 일이로구먼.” 하고 여러 사람이 지적한다.
“그렇습니다. 내 변덕이 좋은 일을 했습니다. 아마 이 이유로 내가 이 변덕에 대한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


저녁식사가 준비되었다. 그래서 각자 제 자리로 간다 ….


… 밤이 되었을 때에야 예수께서 어머니와 조용히 말씀을 나누실 수 있다. 두 분은 옥상으로 올라가셔서 나란히 의자에 앉아 손을 잡고 말씀을 하고 듣고 하신다. 우선 예수께서 그 동안에 당하신 일을 이야기하시고, 다음에는 성모님이 말씀하신다. “아들아, 네가 떠난 다음 이내 한 여자가 나를 찾아왔다. … 너를 찾더구나. 대단히 비참한 사람이고, 대단히  구속이더라. 그러나 그 여자가 그의 결심을 잘 지키려면 네 용서가 필요하다. 나는 그 여자를 수산나에게 맡기면서 네가 고쳐 준 여자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 집이 이제는 누구나 마음대로 항행할 수 있는 바다 같은 곳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 여자를 내가 데리고 있을 수 있었을 거다. … 우리집에 오는 사람들 중에 악의를 품은 사람이 많다. 그런데 그 여자는 세상에 대해서 이제는 혐오를 느끼고 있다. 누군지 알고 싶으냐?”


“한 영혼입니다. 그러나 제가 틀리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 이름을 말씀해 주셔요.”


“아글라에다. 네가 헤브론에서 구원하기 시작한 판토마임 배우요 죄녀인 로마 여자이다. 그 여자는 너를 찾다가 ‘고운 내’에서 찾아냈고, 되찾은 성실 때문에 벌써 고통을 당했다. 대단히! … 그 여자는 내게 전부 말해 주었다. …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다! …”
“그 여자의 죄가요?”
“그 여자의 죄도 그렇고, 또 … 한층 더 나아가서 세상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곳이냐고 말하겠다. 아이고! 아들아! 가파르나움의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경계해라! 그 사람들은 그 불쌍한 여자를 이용해서 너를 해치려고 했다. 그 여자까지도 이용해서 …”
“어머니, 저도 압니다. … 아글라에는 어디 있습니까?”
“수산나와 함께 과월절 전에 올 거다.”
“좋습니다. 제가 그 여자에게 말하겠습니다. 제가 매일 저녁 여기 있을 터이니까, 가족들에게 바칠 과월절 저녁만 빼놓고는 그 여자를 기다리겠습니다. 그 여자가 오면 어머니는 붙잡아 두시기만 하면 됩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큰 구속입니다. 그리고 대단히 자발적인 것이었구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제가 뿌린 씨가 저 불행한 땅에서와 같이 힘있게 뿌리를 내린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그 뒤로 안드레아가 그 씨앗이 완전히 형성되기까지 자라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그 여자가 그 말도 하더라.”

“어머니, 그 몰락을 가까이에서 대하시면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혐오와 기쁨을 느꼈다. 지옥 같은 구렁 가장자리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동시에 파란 하늘로 들어올려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내 예수야, 너는 하느님이니까 네가 그 기적들을 행할 때에야!”


두 분은 빛나는 별빛 아래, 그리고 만월이 가까운 반달의 흰 빛을 받으시며 말없이 계시다. 말이 없이 사랑하시며 서로 상대편의 사랑 속에서 쉬고 계시다.

 

 

59.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어머니를 만나시다. – 평화의 오아시스 (medjugorj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