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책 23권
18
1927년 11월 27일
자원해서 하느님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이 뜻의 힘에 의해 신적인 생산력을 받는다.
거룩하신 뜻의 나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
1 하느님의 의지 안에 나를 온전히 맡기고 지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 거룩하신 의지가 사랑하올 예수님을, 나의 생명이며 전부이신 그분을 나에게 숨기거나 가리시는 때가 잦지만, 그래도 완전히 숨기지는 못하신다. 그 빛이 영구적으로 내 안에 있어서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기지 못하시는 것 같다.
2 빛은 본성적으로 무한한 것이기에 숨을 곳을, 곧 그 자신을 제한하여 가둘 곳을 찾아낼 수 없다. 모든 것을 휩싸며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최고권을 가지고 있으니, 이는 내가 온 마음 깊은 데로 느낄 수 있는 권한이다. 그것이 나의 호흡 안에, 또 모든 것 안에 흘러드는 것이다.
3 그래서 나는,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보다 거룩하신 의지가 더 많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여긴다. 예수님은 매우 자주 나를 떠나시지만 그분의 흠숭하올 뜻을 결코 떠나시지 않고, 더더구나 그 자신의 본성상 떠나실 수도 없는 입장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빛의 절대 지배권으로 나를 지배하시고, 내 모든 행위들 안에서 당당하게 최고권을 요구하시는 것이다.
4 - 오! 거룩하신 뜻이시여, 당신께서는 정녕 칭송받을 만하십니다! 당신의 빛이 아무것도 달아나지 못하게 하시고, 또한 이 하찮은 인간을 쓰다듬으며 함께 놀아 주시면서는 티끌같이 작은 저의 정복자가 되시니, 그리하여 당신의 끝없는 빛의 무한성 속에 이 티끌을 녹아들게 하시며 즐기시니 말입니다!
5 하지만 내가 하느님 뜻의 빛 안에 그렇게 온전히 잠겨 있는 느낌이 들었을 때에, 사랑하올 예수님은 나의 마음속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자원해서 내 거룩한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내 뜻에 의해 신적인 생산성을 받고, 이 생산성으로 자기가 소유한 것을 다른 이들 안에 낳아 줄 수 있다.
6 그런 이는 자신의 행위들로 수많은 생명을 낳고, 그에게 영광과 영예의 긴 행렬을 안겨 줄 더없이 아름답고 오랜 세대를 기를 수 있다. 그래서 마침내 빛의, 행복의, 신적인 성덕의 자녀들의 세대가 바로 자기 자신 안에서 나오는 것을 볼 것이다.
7 그러니 내 거룩한 의지의 씨야말로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하며 순결한 생산성을 지니고 있겠느냐! 그것은 빛이기에 빛을 낳고, 거룩한 것이기에 거룩함을 낳고, 힘찬 것이기에 힘을 낳는다. 그리고 좋은 것들을 다 가지고 있기에 평화와 기쁨과 행복을 낳는다.
8 이처럼 거룩하고 풍성한 내 의지의 씨가 너에게, 너 다음에는 모든 이에게, 어떤 선을 가져올지를 네가 안다면! 이 씨는 과연 그 자신이 소유한 모든 선을 매 순간 낳는 방법을 알고 있고, 또 낳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9 이런 이유로, 존귀하신 여왕께서 그 누구의 협력도 없이 ‘영원한 말씀’을 낳으실 수 있었다.
그분은 사실 당신 자신의 인간적인 뜻에는 생명을 주시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뜻에만 생명을 주셨기 때문에 신적인 생산성을 충만히 지닌 씨를 획득하실 수 있었고, 하늘과 땅도 품을 수 없는 분을 낳으실 수 있었다.
그것도 당신 자신의 모태 안에만 낳으신 것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 안에도 낳으실 수 있었다.
10 그러니 천상 여왕님의 자녀들의 세대가 얼마나 고상하고 길게 이어지겠느냐! 여왕님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품어 안을 수 있는 ‘거룩한 피앗’ 안에 그 모든 이를 낳으셨으니 말이다.
내 거룩한 뜻은 따라서 그분을 드높여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부성적인 생산성을 공유하시게 한다. 아버지의 부성은 매우 큰 능력과 수없이 많은 숭고한 신비들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11 그 뒤에도 나는 계속 ‘거룩하신 피앗’ 안을 순례하면서 이 ‘피앗의 나라’가 땅에도 오시는 은혜를 얻으려고 모든 것을 봉헌하였다.
내 목소리로 창조된 만물을 뒤덮고 그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그 모두가 나와 함께,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하고 외치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12 그러나 그렇게 하는 한편, ‘그리도 거룩한 나라가 어떻게 이 세상에 올 수 있을까? 사람들 가운데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그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죄와 욕정이 판을 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 나라가 올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13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기척을 내시며 이르셨다.
“딸아, 참으로 큰 선인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얻어 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 내 거룩한 뜻을 사람들에게 주기로 결정하시게 하는 일이다.
내 뜻이 그들 가운데에서 다스리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느님께서는 일단 그렇게 결정하시면 모든 것을, 심지어 죄악들까지도 쳐부수며 정복하신다.
14 그다음으로 필요한 일은, 그토록 큰 선인 나라를 얻어 내려고 하느님께 간청하는 사람은, 그 나라의 생명을 자기 안에 가진 상태로 다른 이들을 위하여 간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선을 소유한 사람이라야 그 중요성을 알기에, 희생을 아끼지 않고 열렬히 간청하여, 자신이 소유한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도 얻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5 그는 자기가 가야 할 길을, 그 비결을 알고 있다. 그러니 하느님 자신을 이기기 위해서 끈덕지게 졸라댈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그 자신의 행복으로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태양처럼 처신할 것이다.
태양은 그 빛을 자신 안에 가득 품고 있다가 더 이상 품고 있을 수 없을 때 밖으로 내보낸다. 모든 존재에게 빛을 주며 은혜를 베풀어, 그들을 태양 자신의 행복으로 행복하게 해 주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선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간청하여 다른 이들에게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
16 구원 사업 속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땅 위에 죄가 넘쳐흐르고 있었고,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가장 작은 민족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열심인 듯 했지만 겉보기만 그럴 뿐이었고, 마음속에는 그들이 간청하는 구원자의 생명이 없었다.
17 그것은 오늘날의 교회와 봉헌된 자들과 수도자들이 주님의 기도를 열심히 외우지만, 이 기도로 간청하는 내 뜻이, 즉, 내 뜻의 충만한 생명이 그들 안에 없기 때문에 그 청원이 결국 말로만 끝날 뿐 실제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18 그러나 천상 여왕님이 오셔서 백성들의 선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간청하셨을 때, 그분에게는 ‘하느님의 생명’이 가득했으므로, 간청하신 모든 것이 하느님을 이기며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 이 결정을 내리시게 하였다.
그 넘쳐흐르는 죄악에도 불구하고 ‘영원하신 말씀’을 지상에 보내기로 하신 결정이었으니, 그것은 여왕께서 ‘말씀’이 생의 전부를 이룰 정도로 이미 소유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19 여왕께서는 충만히 소유하셨던 그 ‘하느님의 생명’으로 하느님을 감동시키실 수 있었고, 그리하여 구원 사업이 왔던 것이다.
존귀한 여왕이신 그분은 그분 외에는 아무도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얻어 내셨으니, 먼저 당신 자신 안에서 당신의 창조주를 이기셨고,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모든 선을 가득 주시기를 간청하셨다. 그런 다음 정복자로서, 당신이 소유한 선을 탄원으로 얻어 내시어 사람들에게 주실 수 있는 힘도 있었다.
20 딸아, 그런고로 간청하면서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간청하면서 소유하고 있지는 않은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올바르게 청하는 사람이다. 후자는 자선을 청하듯 청하는 사람이니, 기껏해야 돈이나 몇 푼 얻을 뿐 온 나라를 얻을 수는 없다.
21 반면에 올바르게 청하는 사람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소유주요, 여왕이다. 그리고 여왕인 까닭에 나라를 받을 수 있다. 여왕인 까닭에 하느님 앞에서 사람들을 위하여 나라를 간청할 수 있는 거룩한 권한이 있는 것이다.
22 내 뜻의 나라도 그렇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주의를 기울여라. 네 안에 내 뜻의 생명이 가득하게 하여라. 그래야 네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일단 하느님께서 마음을 정하시면, 아무도 그분께 저항할 수 없다.’ 하고 자주 권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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