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책 23권
5
1927년 10월 2일
죄를 범하기 전 아담의 지극히 높은 성덕.
만인에게 유익한, 전적이고 완전한 행위들.
더없이 작은 행위도 신적 가치가 있는 이의 부.
1 창조된 만물 안을 두루 순례하면서 그들 안에서 활동하는 거룩하신 뜻의 모든 행위들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하느님께서 첫 사람 아담을 창조하신 에덴동산에 이르렀다.
아담은 창조된 초기에 하느님 안에서 첫 행위들을 하였고, 그때 하느님 뜻과의 일치를 누리고 있었으므로 나도 그와 함께 그 두 뜻의 일치에 나 자신을 일치시키고자 했는데, 그러면서 한편 이런 생각이 들었다.
2 ‘내 원조 아담이 얼마나 큰 성덕을 지녔는지, 그가 '거룩한 피앗의 나라'에서 행한 첫 행위들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녔는지 누가 알겠는가?
그런데 오직 나만이 그 큰 선을 얻는 일에 전념하고 있으니, 나 혼자 어떻게 그리도 거룩한 나라가 땅에도 다시 오시기를 간청할 수 있겠는가?’
3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에,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면서 빛살들을 보내셨다. 그 빛이 말씀으로 바뀌면서 내게 이렇게 이르셨다.
4 “딸아, 내 거룩한 뜻의 맏딸아, 내 뜻의 딸인 너에게 나는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소유했던 사람의 성덕을 밝히 드러내고 싶다.
과연 창조 초기에 이 나라는 그 생명과 완전한 통치권과 전적인 승리를 누리고 있었으므로, 인류 가족과 영 딴판인 나라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사람들 가운데로 다시 와서 다스리게 되리라는 확실한 희망이 있었다.
5 창조된 초기의 아담은 - 너는 이 사실을 알아 두어야 한다. - 매우 높은 성덕을 지니고 있었고, 그의 활동 역시 극히 사소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주 큰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세상에 오기 전이든 후든, 어떤 성인(의 성덕)도 아담의 성덕에는 비할 수 없었다. 그들의 행위들을 전부 모아도 아담의 행위 단 하나의 가치만도 못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아담이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충만한 성덕과 신적인 재산 전체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6 여기에서 충만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겠느냐? 그것은 빛이, 거룩함이, 사랑이, 곧 모든 신적 속성들이 넘쳐흐를 정도로 가득 차 하늘과 땅을 채웠으며, 그가 그 하늘과 땅을 통치하면서 같은 권한으로 그의 나라를 확장하였음을 의미한다.
7 그리고 신적인 재산이 충만한 가운데에서 행한 그의 행위도 저마다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다른 누구(의 행위)도 - 비록 많은 희생을 바치고 고통을 받으며 선행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내 뜻의 나라와 그 전적인 통치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 내 뜻의 나라의 단 하나의 행위에도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8 그러므로 아담이 내 거룩한 의지의 나라 안에서 사는 동안 나에게 준 영광과 사랑은, 다른 누구도 내게 줄 수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아담은 그의 행위들을 통하여 전적이고 충만한 재산을 모두 내게 주었는데, 그런 행위는 오로지 내 뜻 안에서만 볼 수 있을 뿐 그 바깥에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9 아담은 따라서 그 자신의 부와 무한한 가치가 있는 행위들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내 영원한 뜻이 신성 앞에서 그에게 건네 준 것이었다. 하느님께서 빈자리라고는 하나도 없도록 아담을 창조하셨기에, 피조물이 내포할 수 있는 한도까지 그의 모든 것이 신적인 충만함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10 그러니 아담이 죄 속에 떨어졌을 때에도, 그 전에 자기 창조주에게 주었던 그 자신의 부와 영광과 완전한 사랑은 파괴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것들과 내 거룩한 뜻 안에서 행한 그의 활동들에 의하여 구원의 은혜를 얻어 내었다. 잠시라도 내 뜻의 나라를 소유한 적이 있었던 사람이 구원의 은혜를 입지 못하는 일은 결코 없는 것이다.
11 그 나라를 소유하는 사람은 하느님과의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으며 그 권리 안으로 들어간다. 하느님이 그에게 당신을 묶는 당신 자신의 쇠사슬의 힘을 느끼실 정도이니, 도저히 그에게서 벗어나실 수 없는 것이다.
12 흠숭할 임금인 우리와 아담의 관계는 그러므로, 아버지에게 수많은 정복과 굉장한 부와 무수한 영광을 가져온 아들과 그 아버지의 관계와 같다.
아버지가 소유한 것 가운데에서 그 아들의 행적이 보이지 않는 것은 도무지 없다. 어디서든지 아들이 주는 영광과 사랑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13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들이 곤궁 속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버지가 그 아들을 불쌍히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느냐? 언제나 어디서나 아들이 자기를 에워싼 그 사랑과 영광과 부를 느끼면서도?
14 내 딸아, 아담은 우리 뜻의 나라에서 사는 것에 의해 우리의 끝없는 영역 안으로 들어왔고, 도처에 그의 업적과 영예로운 광채와 자기 창조주에 대한 사랑을 펼쳐 놓았다.
우리의 아들로서 행한 업적들과 함께 우리의 부와 기쁨, 우리의 영광과 사랑도 우리에게 가져왔으니, 우리의 온 존재 안에 그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그의 온 존재 안에 우리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15 그러니 그가 곤궁 속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사랑이 어찌 그를 측은히 여기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 게다가 우리의 거룩한 뜻도 일찍이 우리의 뜻 안에서 살았던 그를 위하여 우리에게 애정 어린 싸움을 걸어오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었다면?
16 그런즉 너는 이제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그것이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알았을 것이다. 내 거룩한 뜻 안에는 신적인 모든 재산이 가득히 있고, 상상 가능한 모든 업적이 다 있는 것이다.
17 그 (안에서 사는) 영혼은 따라서 하느님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고, 흡사 눈동자가 태양 빛으로 온통 충만한 상태로 태양 앞에 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내 뜻 안에 있다.
태양은 그렇게 그 눈동자에 전적으로 반사되지만, 또 한편은 그 빛이 태양의 외부에도 머무르기에 눈동자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그 사람과 온 땅을 뒤덮기도 한다.
18 그리고 그 빛은 사람의 눈동자 안에 머물러 있는 동안, 그 눈동자를 태양 속으로 데려가기를 원하고, 땅 위를 돌아다니게 하면서 빛 자신이 행하는 것을 하게 한다. 그리하여, 사랑과 영광의 증거로, 어디서든지 그 눈동자의 행위들을 받기를 원한다.
19 이것이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의 모습이다. 내 뜻이 영혼을 가득 채워 그 안에 빈자리가 남지 않도록 하는데, 그가 하느님의 무한성 전체를 소유할 수는 없기 때문에 피조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한도까지 충만하게 한다.
그리고 그를 떠나지 않고 그의 외부에 머무르면서 그 영혼의 뜻의 눈동자를 내 거룩한 뜻의 빛의 무한성 속으로 인도하여 내 뜻이 행하는 것을 하게 한다. 그리하여 그의 행위, 그의 사랑을 보답으로 받는다.
20 오, ‘거룩한 피앗’의 빛에 휩싸인 채 그것의 나라와 다스림을 거부하지 않는 피조물 안에서 활동하는 내 피앗의 능력은 (얼마나 큰지)! 아담이 측은히 여김을 받을 만 했다면, 그것은 그가 삶의 초기에 ‘하느님 뜻의 나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천상 여왕이신 ‘여인’이 ‘말씀’ 강생의 은혜를 얻어내실 수 있었던 것은 그분께서 ‘거룩한 피앗의 나라’가 당신의 내면 안에서 거침없이 활동 무대를 넓힐 수 있게 하셨기 때문이다.
21 또 내 인성이 ‘구원의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다만, 내 인성이 영원한 의지의 나라 전체와 그 무한성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널리 확장되는 모든 곳에서 만물을 싸안으며 무엇이든지 할 능력이 있어서, 어떤 세력도 그것에 대항하거나 강제할 수 없으니 말이다.
22 그런즉 내 뜻의 나라를 소유한 사람만이 만물과 만인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고, 따라서 모두가 함께해도 벌거나 얻어낼 수 없는 것을 탄원하여 얻어내거나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23 내 뜻의 생명이 없는 이들은 비록 선하다고 해도 언제나 작은 불꽃, 작은 풀, 작은 꽃에 불과하여, 기껏해야 땅을 꾸미는 일에나 쓰일 뿐, 툭하면 꺼지거나 말라 죽기 십상이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애가 그들에게 큰 신뢰를 둘 수 없고, 온 세상에 선익을 가져올 만큼 기적적인 일을 하게 할 수도 없다.
24 그 반면에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태양 이상의 능력이 있다.
태양이 그 빛의 지배력으로 만인을 휩싸고 초목을 다스리며 그 각각의 식물에 생명과 색채와 향기와 단맛을 주듯이, 또 태양 자신의 말없는 지배력으로 만물 위에 자리하면서 그 효과와 자신 소유의 좋은 것들을 주듯이 - 사실 다른 어떤 천체도 태양만큼 땅에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 없다. -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들도 그런 태양 이상으로 유익한 일을 한다.
25 그들은 그들이 내포한 빛으로 그들 자신을 낮추고, 그런 다음 신속히 떠올라 도처로 들어간다. 하느님 안으로, 하느님의 행위들 안으로 들어간다.
또한 그들이 소유한 하느님 뜻으로 하느님 자신을 지배하고, 피조물을 지배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압도하면서 그들이 소유한 빛의 생명을 모두에게 내어 줄 능력이 있다.
26 그들은 또한 그들 창조주의 사자(使者)이니, 그 빛으로 하여금 그들을 앞서 가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간청하고, 얻어내고, 주게 한다. 오!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이) 그토록 좋은 것임을 사람들이 안다면, (그 안에서 살려고) 얼마나 서로 경쟁하겠느냐!
모든 격정이, 언제나 오로지, 모든 것을 거룩하게 하고 모든 것을 주며 모든 것을 다스리는 이 ‘거룩한 피앗’ 안에서 살기 위한 빛나는 열정으로 바뀔 것이다.”
27 거룩하신 의지 안을 계속 돌아다니다가 이 의지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들의 숭고함과 충만함과 그 전체성을 보고 내 하찮은 정신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을 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어 말씀하셨다.
28 “얘야, 그리 놀라워할 것 없다. 내 ‘거룩한 피앗’ 안에서 사는 것은 그 피앗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고, 창조주가 피조물 속에 스며드는 것이다.
하느님의 활동과 피조물의 활동 사이에는 무한한 거리가 있지만, 피조물이 자기 하느님에게 그 자신을 질료로 내놓고 위대한 일을 하시게 하는 것이다.
29 그것은 빛이 만물 안에 있는 ‘거룩한 피앗’에 빛 자신을 질료로 내놓고 태양을 만들게 하는 것과 같다. 하늘과 별과 바다도 그렇게 만들어지니, ‘지고한 피앗’이 모든 질료 안에 그 소리가 울리게 하여 모든 조물을 만들었던 것이다.
지고한 피앗의 놀라운 작품이 곧 이 피앗에게서 생명을 받은 태양과 하늘과 바다와 땅인즉, 이는 내 뜻이 만물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으며 만들 능력도 있음을 드러내는 영구적이고 매력적인 전시이기도 하다.
30 마찬가지로 성체의 질료인 제병에 일어나는 일이 영혼에게도 일어난다. 질료인 제병이 스스로를 내놓은 듯 놓여 있으면, 사제가 이 지극히 거룩한 성사를 제정하면서 했던 나의 말과 같은 말을 발하고, 그러면 제병이 이 성사의 생명에서 생명을 받는다.
내 피앗에 의해 생명을 얻은 그 (축성의) 말은 창조력을 내포하고 있어서, 질료에 불과한 제병을 하느님의 생명으로 변화시킨다. 실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31 제병을 두고 많은 말을 할 수 있지만, 피앗에 의해 제정된 몇 마디 (축성의) 말이 그 말 안에 들어 있지 않는 한, 내 생명은 하늘에 있고, 제병은 하찮은 질료로, 곧 실제의 상태 그대로 남아 있을 뿐이다.
영혼도 그렇다. 원대로 무엇이나 말하고 행하며 겪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내 거룩한 피앗이 없으면 그런 말이나 행위나 고통은 언제나 유한하고 하찮은 것일 뿐이다.
32 반면에 내 피앗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그의 말이나 행위나 고통이 창조주를 가리는 너울과 같다. 하늘과 땅을 만드신 그분이 그 너울을 사용하여 그분 자신에게 어울리는 작품들을 만드시고, 그 작품들 안에 그분의 거룩함과 창조력과 무한한 사랑을 넣으신다.
그러기에,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든 그 누구도 내 거룩한 뜻이 그 안에서 살고 다스리며 지배하는 사람에게는 비할 바가 못 된다.
33 사람들 가운데에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들이 어떤 것을 만들려고 손에 들고 있는 질료에 따라 그 물건의 값어치도 달라진다.
어떤 사람이 쇳덩이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것을 물렁물렁하게 하려면, 그리하여 만들고자 하는 그릇 모양을 내려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힘써 일해야 하겠느냐? 그래도 벌이는 신통치 않아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
34 반면에 황금이나 다른 보석의 원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훨씬 적은 노력을 기울여도 많은 돈을 번다. 좋은 벌이와 풍요한 부를 가져오는 것은 사람의 노동이 아니라 그가 소유한 값진 질료인 것이다.
35 그러니 매우 값진 질료를 가지고 있어서 조금 일하고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을 많이 하고도 늘 초라한 행색으로, 배가 고픈 상태로 있는 사람도 있다. 그가 소유한 질료가 가치 없고 하찮은 것이기 때문이다.
36 그런데 내 거룩한 뜻을 소유한 사람은 생명과 창조력을 소유한다. 그의 극히 사소한 행위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신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그러니 재보의 소유에 있어서 그에 필적할 만한 사람은 도무지 없다.
37 내 뜻을 자기의 생명으로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생명이 없는 사람이고, 그 자신의 뜻이라는 질료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는 하느님 앞에 늘 초라한 행색으로 있다. 그리고 늘 배가 고픈 상태로 있다. 그의 배 안에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를 기를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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