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책 22권
21
1927년 8월 25일
포도나무와 그 가지의 관계.
하느님 뜻과 그 행위들의 수탁자인 영혼.
1 기도하다 보니 나 자신의 바깥에 나가 있었고, 팔에 다정하신 예수님을 안고 있었다. 내 가슴에 꼭 껴안으면서 그분께, “저의 사랑이시여,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과 저는 어떤 사이입니까?” 하고 묻자, 그분은 아주 친절하게도 이렇게 대답해 주셨다.
2 “딸아, 그것이 알고 싶으냐? 너와 나 사이의 관계는 포도나무와 그 가지의 관계와 같다. 포도나무는 가지들을 형성하고, 가지들은 그 나무에서 생명의 수액을 받아 성장하면서 무성한 잎과 열매들로 뒤덮인다.
그러므로 포도나무와 가지는 긴밀한 결합을 이루고 있어서, 가지는 나무가 없으면 생겨날 수도 생명을 유지할 수도 없고, 나무는 가지가 없으면 그 자신을 나타내 보일 수도 어떤 인상을 남길 수도 열매를 줄 수도 없다.
3 나무와 그 가지는 너무나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어서 같은 생명을 이루며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어 있다. 억지로 갈라놓으면, 나무는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낼 무성한 잎도 열매도 내지 못하는 불모의 상태가 되고, 가지는 생명을 잃고 말라 죽고 만다.
4 이 포도나무는 너의 예수이고 너는 가지다. 너와 나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인즉, 우리의 혈관 속을 순환하는 피가 하나요, 뜻이 하나이며, 심장 박동이 하나이다.
나는 너의 생명을 이루고, 너는 나의 영광과 나의 열매를 이룬다. 그러기에 나는 잎이 무성한 가지인 너의 그늘에서 쉬기를 즐기고, 내 나무의 포도송이를 따서 마음껏 먹으며 즐긴다.”
5 나는 그때, “예수님, 저의 생명이시여, 더 많이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의 뜻은 제 안에서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겨운 목소리로 이렇게 이르셨다.
6 “내 딸아, 내 뜻은 내 뜻의 모든 활동을 맡아 간직하는 수탁자로서 네 안에 있다. 실제로 내 뜻은 자기 자신이 하는 행위를 그 자신이 아닌 무엇에 맡기는 법이 없다.
내 뜻의 행위들을 맡아 간직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하고, (내 뜻에 어울리는) 공간도 품위도 거룩함도 없기 때문에, 내 뜻 자신의 안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디에도 맡기지 않는 것이다.
7 사실, 누가 모든 별들과 함께 온 하늘을 자기 안에 받아들일 만큼 큰 공간을 소유할 수 있느냐?
태양 광선들이 뻗어 나가며 이루는 모든 면적과 함께 태양을, 또는 엄청난 양의 물과 함께 모든 바다를, 또는 갖가지 다양한 식물들과 함께 온 땅을? 아무도 그토록 큰 공간은 소유할 수 없다.
8 그러므로 내 거룩한 뜻의 모든 행위를 맡기기 위해서는 내 뜻 자신이 필요하다. 그런데 내 뜻이 네 안에 있다. 따라서 내 뜻은 네 안에 자신의 모든 행위를 맡긴다. 내 뜻에 합당한 크기와 거룩함을 내 뜻의 이 피앗 안에서 보기 때문이다.
내 ‘영원한 피앗’이 사람 안에서 자신의 행위들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할 때 얼마나 흡족한 마음이 되는지를 네가 안다면! 왜냐하면, 내 뜻의 행위들은 바로 그 사람을 위해서 수행된 것이고, 그러니 그가 이 행위들의 일차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9 이와 같이 내 거룩한 뜻의 모든 행위들이 네 안에 있다. 그리고 이 행위들이 너에게서 나올 때에는 그들이 받아 마땅한 영광과 함께 나온다. 오! 내 뜻이 내 뜻의 모든 행위들안에서 그 자신의 빛과 거룩함과 무한성에 영광을 주는 사람을 볼 때 얼마나 큰 보답을 받는 느낌인지!
그리고 그의 입맞춤, 영광, 사랑을 보면서, 오로지 자신의 행위들을 맡길 수 있는 그 사람에 대한 사랑만으로, 내 ‘영원한 피앗’에 어울리는 한결 더 아름다운 행위들을 하도록 마음이 끌림을 느낀다. 그의 새로운 입맞춤, 그의 사랑, 그의 영광을 받기 위해서다.
10 이 때문에 내 뜻이 있는 곳에는 모든 것이 - 하늘, 태양, 바다 등 모든 것이 있다. 그리고 내 뜻의 모든 활동이 있다. 내 뜻은 모든 것을 포함하고, 모든 것을 보존한다. 또 모든 것을 위한 공간을 가지고 있으니, 모든 것을 그 자신으로 둘러싸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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