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악은 보복이 아닌 사랑의 공격으로 대항하자.'마태 5,38-42 - 문호영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Skyblue fiat 2015. 6. 15. 19:13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마태 5,38-4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8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9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40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41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42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악은 보복이 아닌 사랑의 공격으로 대항하자.

 

2015. 06. 15 <연중 제 11주간 월요일 > 

- 문호영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오늘 주님  말씀의 요지는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이거예요. 악인. 그런데 악인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 다를 수가 있어요. 때에 따라서는 선인이 나한테 어떤 행위를 하는데, 나는 그것을 악으로 느끼고 행동할 수 있어요. 또 상대방이 선인인데 우리 인간은 늘 불완전하기 때문에 언제나 선으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 악으로도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그럴때 나도 똑같이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 때도 있는데, 어떤 형태로  그것이 나에게 오든, 내가 그것을 어떻게 느끼든 중요한 것은 악을 느낄때, '저건 아닌데... 지금 나한테 나쁘게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낄때 상대방에 대한 판단이 확 오는데 '나타나는 현상만을 바라보고, 같은 현상으로 대하지 마라'이 뜻이에요.

 

이 주님 말씀을 잘못 해석을 하게 되면, 어떤 사람이 악인이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악인으로 판단하고, "그래, 너는 악인이지, 주님 말씀이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고 하시니 맞서지 않겠어."그런 식으로 하면 판단의 죄를 또 짓는 거에요.

 

그렇게 하지를 말고, 상대방이 악인인지 악인이 아닌지는 판단하지 말고, 어떤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이 나에게 왔는데 그것이 나를 기분 나쁘게 하고, 해치는 것 같고, 나에게 상처를 주고, 내 기분에 안맞는 것 같다 그랬을 때는, 그 현상만을 바라보고, 상대방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그 현상에 대해서 나도 같은 현상으로 나도 대해야 하겠다' 이렇게 하지 말라는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합니까? 안하죠?

나에게 어떤 나쁜 현상으로 다가오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 거야, 이게 유혹이다. 우리가 그런식으로 생각을 하고, 오늘 주님 말씀 해석하는데 있어서 오늘의 묵상 내용이 좋은 것 같아요. 일차적으로 지금 내가 말씀 드린 것 먼저 하고, 묵상말씀을 읽어보겠어요.

 

 

오늘의 묵상 (매일미사)

오늘 복음 말씀을 잘못 이해하면, 사랑하려면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심지어 악한 자에게도 대항하지 않고 무엇이나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합니다. 그러나 예수님 가르침의 핵심은 악한 것을 개인으로부터 또 이 세상에서부터 없애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앙갚음하지 말라고 하셨지, 악에 대항하지 말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앙갚음하지 말라는 것은, 상대방이 나에게 악한 행동을 하니 당연히 나도 상대방을 악하게 대하는 복수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악을 보고 도망치거나 악과 타협하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사랑의 공세를 말합니다. 곧 증오를 사랑으로, 악을 선으로 대항하라는 것입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 내용대로 미움을 선으로, 저주를 축복으로, 모욕을 기도로 갚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사랑의 행위는 악을 용납하거나 악과 타협하는 물렁물렁하고 나약한 태도가 결코 아니라, 선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진리와 정의를 증언하는 행동입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은 악과 악을 행하는 자를 구별하기 때문에, 악에는 끝까지 대항하면서도 사람만큼은 끝까지 사랑합니다. 악에 대항함으로써 그는 악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자를 구출하려고 합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악에 대항하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그저 참고 묵묵히 얻어맞고만 있어라.” 하고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오히려 다른 뺨마저 돌려 대라고 말씀하십니다. 계산적으로 볼 때 실제로 상당한 손해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공세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사랑의 공격은 악에 대한 저항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왼뺨마저 돌려 대는 사랑의 공격으로 “네가 나의 오른뺨을 친 것은 악한 행동이었다.”는 잘못을 깨닫고 느껴, 자기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