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느님 뜻 안에서의 영적 순례
✧ 피앗(Fiat) 안에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자연적인 것이건 영적인 것이건 당신이 행하는 모든 일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부르십시오. 사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그러므로 당신과 함께 사랑하고자 하십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뜻을 부르면, 하느님의 뜻은 그분의 사랑을 당신의 능력에 실어 주시어 사랑 받을 수 있게 하시고, 그분의 거룩함을 주시어 성인이 되게 하시며, 또한 그분의 빛을 주시어 당신의 나약과 비참과 격정이 당신 안에서 점차 사그라져 아예 죽어버리게 하시는 반면, 홀로 하느님의 뜻만은 당신의 사소한 행위 속에서도 생기를 띠며 자라나게 하십니다.” (루이사의 편지 - 코라토, 1939년 1월 2일자)
✧ 거룩한 순례
이 점진적인 기도 수행법을 따르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Fiat Voluntas Tua)를 사명으로 삼아 그 성취를 목적으로 하여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명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돌아다님”(Rounds) 곧 “순례”를 통하여, 인간을 포함해서 삼라만상을 창조하시어 펼치신 하느님의 모든 능력에 영광과 사랑과 찬미와 감사를 돌려드리고,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로 탁월하게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과 같이 하느님의 뜻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 안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주님의 기도’로 ‘나라’가 오시기를 기원하는 것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그 나라 안에서, 곧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 여기서의 “순례” 란?
하느님의 지고하신 ‘피앗’의 생명으로 확대되고 양육되는 생명의 교환입니다.
✧ 그 목적은 무엇인가?
하느님께서 받아 마땅하신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창조 사업을 통하여 펼쳐진 하느님의 여러 업적들과의 관련 속에 자리를 잡고, 지고하신 ‘피앗’의 나라가 땅에 오시도록 기원하는 것입니다.
✧ 이 순례를 이루는 것은?
하느님께 사랑과 보상과 찬미와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인정하고 은혜를 고맙게 여기는 행위들입니다.
✧ 무엇에 연결되는 순례인가?
하느님의 하나이고 지속적인 행위에 연결됩니다.
✧ 무엇과 교류하게 하는가?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의 무한성과 교류하게 하고, 하느님 뜻의 창조력 및 보존 능력과 교류하게 합니다. 하느님의 뜻이 인간을 포함하여 만물을 존속시키시기 때문입니다.
✧ 이 순례에 내포되는 것은?
하느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하느님을 인정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일치하는 사랑과 빛의 교환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빛을 받은 다음 그 빛의 열매를 돌려드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기에는 하느님 안에 있는 영혼과 영혼 안에 계신 하느님의 생명과 평화와 평온한 고요의 교환이, 그 증폭과 확장이 내포됩니다.
✧ 어떻게 순례할 것인가?
이는 상당수의 경건한 사람들이 이제까지 해 온 것과 같이, 단순히 피조물을 경탄하며 돌아다니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 보다도 피조물을 존속시키는 생명 자체를 소유하는 것 - 이것이 여기에서 우리가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그 생명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려면 창조주 하느님의 뜻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을 통하여 온 우주 체계가 표출된 피앗과 일치하여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서 피앗을 발하고 이를 소유하며 감사드리는 것이고, 다시 돌려드리고 다시 받기를 거듭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많이 돌아다닐수록 순례의 영역이 확장되고, 빛의 구체(球體), 곧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빛, 하느님의 생명이 확장되는 한편, 우리에게 인간적인 행위를 유발하는 인간적인 뜻은 그만큼 악화됩니다. 그것은 마치 전선과 접속하기 위하여 소켓에 플러그를 꽂는 것과 같고, 텔레비전의 안테나와도 같습니다.
우리는 이 순례에 의하여 창조의 피앗과 구원의 피앗에 일치하고,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고 세 번째 피앗을 발함으로써 창조와 구속의 두 피앗을 영예롭게 하며 완성합니다. 이 피앗이 하느님 사업의 완성입니다. 인간은 하늘을 향해 하늘은 인간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것이니, 죄를 짓기 전의 아담과 같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의 생명의 일치에 이르게 됩니다.
이것이 힘있고 거룩한 행위들이 되는 것은 영혼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순례는 영혼의 양식을 이루는 역할을 합니다. 하느님은 빛이시므로 순례가 빛의 행위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따라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기도이고, 사사로운 욕심이 없는 기도입니다. 인간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청하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뜻의 나라만을 청하는 기도이니, 일말의 사욕도 끼여들지 않는 것입니다.
이 순례에는 끝이 없습니다. 머리에 연결된 지체들처럼 각 조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면서 하나의 조물에 다다르면 동시에 다른 모든 조물에 도달하게 됩니다. 전 우주를 순환하는 신선한 피를 통하여 하나의 행위가 수없이 많은 행위로 불어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하느님 뜻의 창조력과 보존력입니다.
그것은 또한 하늘나라의 생명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지식에 마음을 여는 모든 사람들 안에 풍성하게 하시어 완성하고자 하시는 생명입니다.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도 당신 순례를 하십니다. 성체 안에 머무르시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가십니다. 그들의 마음 안에 당신의 신적인 생명이 풍성하도록 하시기 위함이요, 그들로 하여금 성덕의 소유에로 돌아오게 하시어 성삼위 하느님과 일치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요한 17,21).”
그러므로 하느님 뜻 안을 두루 돌아다닌다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인정하며 찬미하고 소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이 태양의 빛 안에서 만나게 된 사랑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위하여 바로 그 자리에 있게 하신 사랑입니다. 일단 그것에 도달하게 되었다면, 하느님 뜻 안에서 행해진 행위에 의하여 그것이 당신 소유가 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업적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만물에 미치는 만인을 결합 시키는 메아리를 통하여 만인과 일치하고 만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순례는 신성과 인성의 화해의 수단인 구원의 피앗과 우리를 일치시킵니다. 하느님 나라가 우리 안에 성취되도록 우리를 기르며 준비시킵니다(루이사의 책 제 15권, 1923년 2월 16일 참조).
하느님 나라는 우리 안에 있습니다.
“또 (하느님 나라를 일컬어) ‘보아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루카 17,21).”
이는 과연 선물입니다! 어째서 선물이겠습니까? 왜냐하면 인간은 결코 하느님과 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자신의 사랑과 능력과 선성을 드리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이 그분께 합당한 영광이 되겠습니까? 이는 단지 우리가 영원의 영역 속으로, 곧 하느님의 뜻 속으로 들어갈 때에만 가능한 것인즉,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이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그분께 되돌려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주님의 기도’가 제정된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기도로 하느님 나라의 씨가 뿌려졌고 교회가 이천년 동안 그것을 가르쳐 큰 사람이건 작은 사람이건 병약한 사람이건 건강한 사람이건 학식이 많은 사람이건 무지한 사람이건 누구나 바치도록 함으로써 그 씨에 물을 주어 왔던 것입니다(제26권, 1929년 8월 25일 참조).
피앗은 하느님의 뜻의 작용력을 내포합니다. 하느님의 뜻이 그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행위들을 당신의 창조 말씀으로 창조하시며 증식시키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 속을 순례하는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인성으로 행하신 행위들과 일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마땅히 나의 영원한 뜻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해야 한다.”(제15권, 1923년 2월 16일)
예수님께서는 당신 신성의 영역인 영원 속에서 활동하셨거니와, 영원 속의 행위는 항시 현재적인 행위입니다. 하느님께서 영원하시니 하느님의 행위도 영원한 것입니다.
그 예는 항시 현행 중인 우주, 창조적 세계 전체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사불멸하는 영혼을 가진 인간은 하느님의 생명이 충만한 거룩한 세례성사 덕분에 여기 땅에서도 하늘에서와 같이 그 생명을 살면서 원초적인 무죄함의 상태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인간 역시 자기 안에 하나의 창조된 세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이루어진 세계입니다. 그 구성 요소들의 예는 재능, 능력, 지성, 기억, 의지, 사고, 욕구, 사랑, 특성, 경향 등입니다. 그것은 모두 영적인 유산들입니다. 이 유산들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용되고 생활화 된다면 창조된 세계 전체를 통하여 하느님과의 직접적인 접촉 속으로 들어가서 신적인 상속 재산이 됩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재산이지만, 원죄로 말미암아 이롭게 쓰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는 여느 때와 한가지로 지고하신 뜻 안에서 계속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제 예수님, 당신 뜻이 만물을 두루 싸안고 계시니, 저는 당신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온 첫 사람에서부터 앞으로 나올 끝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를 대신해서, 인간의 뜻이 당신의 뜻을 거스른 모든 반역을 보상하고자 하오며, 사람들이 배척한 흠숭하올 당신 뜻의 모든 행위들을 제 안에 지니고자 합니다. 그들 모두를 사랑과 흠숭에로 돌아오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리하여 저의 행위 중 어느 하나도 당신 행위에 일치하지 않는 것이 없게 하려는 것입니다.’” (제20권, 1926년 10월 15일)
✧ 하느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서 순례하면서
땅에도 그분 피앗의 나라가 오시도록 기원하는,
실제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하여
영혼은 자기 창조주의 팔 속으로 올라가서 그분의 거룩하신 내면으로 뛰어들어,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창조 사업을 통하여 그분께서 행하신 모든 행위들에 일치합니다.
그리하여 영혼은 에덴동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세기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생명을 낳는 재생의 숨이신 하느님의 첫 피앗을 받으며 그들 모두를 싸안고 모든 것을 보상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또 여왕이신 어머니의 바다들 속을 돌아다닙니다. 이 어머니의 모든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그것이 마치 자기 자신의 소유인 듯 전부 하느님께 바쳐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말씀의 잉태와 말씀께서 사람이 되시어 그 생애에 걸쳐 행하신 모든 행위들 속으로 날아갑니다. 아무리 사소한 행위라도 각 행위에 대하여 “감사합니다.” 하고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또 그분의 나라가 오시기를 빌면서 그분의 죽음 속으로 한 걸음씩 따라갑니다. 저승에도 따라가고, 무덤 속에서 그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분 부활의 힘과 영광에 의하여 그분의 거룩하신 뜻의 나라가 승리를 거두기를 간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끝으로, 영혼은 그분께서 승천하시는 자리에도 함께 있습니다. 거룩하신 피앗의 나라가 다시 땅에 오시기를 간청하기 위해서입니다.
✧ 잠에서 깨어날 때 바치는 기도에 대하여
우리의 눈이 밝아오는 날 빛을 향해 열리게 될 때에 하느님 뜻의 빛 안에서 온 존재를 일으키고 우리의 순례를 시작합시다.
첫 행위는 그 거룩하신 뜻 안에서의 사랑의 행위가 되어야 합니다. 이 사랑의 행위를 모든 사람들의 지성과 모든 눈길과 말과 움직임과 발걸음과 심장 박동과 각각의 숨 안에 퍼뜨립시다.
그리고 나서 우리의 이 모든 행위들을 아담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 안에서 행했던 행위들과 앞으로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게 될 사람들이 하게 될 행위들과 이 세상 마지막 사람의 마지막 행위와 한데 묶읍시다.
그렇게 한 다음, 우리 자신을 좀더 높이 일으켜 우주 만물 가운데로 올라갑시다. 하느님께서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해와 달과 별들과 바다와 땅과 새와 꽃들을 창조하셨으니, 창조된 세계 안에 산재하는 이 모든 사랑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 같은 수의 공경과 사랑과 감사와 찬미의 행위를 우리 창조주께 바칩시다.
이제 우리 자신을 한층 더 높이 일으켜 천국으로 올라갑시다. 모든 천사와 성인들에게 가서 그 모든 천상 주민들과 하나 되어 각 사람 모두를 대신해서 예수님께 사랑의 행위를 드립시다.
그런 다음 우리의 사랑하올 어머니 복되신 동정녀께로 다가갑시다.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모든 공로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실 채비를 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자녀다운 신뢰를 가지고 어머니께서 잉태되신 순간부터 숨을 거두시기까지 행하신 모든 업적을 마치 우리의 소유인 듯 취하여 하느님께 바칠 일입니다.
그리고 말씀께로 가서 우리로 하여금 그분의 모든 행위에 참여하게 해주시기를 간청합시다. 곧 그분의 잉태에서부터 탄생, 이집트 피난, 30년 동안의 숨은 생활, 3년 동안의 공생활, 그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과 승천에 이르기까지 행하신 모든 행위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그 모든 일을 하셨으니, 이를 우리의 소유로 삼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 하느님께 바칩시다.
이것이 보잘것없는 조물인 우리가 그분께 가장 완전하고 가장 거룩한 행위를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느님께 우리 자신의 무엇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몸소 행하신 업적으로부터 우리에게 오는 모든 영광을 그분께 돌려드리기 때문입니다.
피앗! 피앗! 피앗!
○ 오소서, 오 지고하신 뜻이시여, 오셔서 땅에서도 다스리소서!
◎ 하느님 뜻의 여왕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시어,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다스리시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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