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권-41, 땅에서 하늘로 솟은 두 종류의 층층대.
황금 층층대를 오르는 이들은 예수님 안에서 그분의 생명과 뜻과 하나 되어 사는 이들이다.
1912년 11월 25일
1. 오늘 아침에는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여느 때와 같은 방식으로 오셨지만, 보아하니 나를 다시 보시며 허물없이 함께 있고 싶으신 마음이 간절해서, 지나가시는 길에 잠시 들르신 것 같았다.
2. 나는 그토록 어지시고 다정하시면 인자하신 그분을 뵈면서 그분의 걱정거리들이며 그분의 부재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었다. 크고 아주 굵은 가시들로 엮은 가시관을 쓰고 계시기에 이렇게 말씀드렸을 뿐이다.
3. “제 감미로운 사랑, 제 생명이시여, 당신께서 여전히 저를 사랑하시는지 보여 주십시오. 이 가시관을 벗겨 당신 손으로 제 머리에 씌워주시면 그런 줄 알겠습니다.”
4.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은 즉시 그것을 벗으시어 당신 자신의 손으로 내 머리에 눌러 씌우셨다. 오, 날카롭지만 분명히 감미로운 가시관을, 예수님의 가시관을 쓰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그분께서는 애정 어린 부드러운 눈길로 나를 보셨다.
5. 그리도 다정하신 눈길을 받고 있음을 알자 나는 용감해져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드렸다. “제 사랑이신 예수님, 가시관만으로는 당신께서 전과 다름없이 저를 사랑하시는지 충분히 확신할 수 없습니다.
6. 저에게 박을 못은 없으십니까? 오 예수님, 서둘러 주십시오. 저로 하여금 미심쩍은 상태로 있지 않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더는 저를 사랑하시지 않을지 모른다 싶어지면 - 그런 의심이 살짝 솟기만 해도 저는 줄곧 죽을 지경이 되니까요! 어서 못박아 주십시오!”
7. 그분께서는 “딸아, 지금은 내게 못이 없다. 하지만 네가 만족하도록 창으로 찔러 주마.” 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내 두 손을 잡으시고 깊이 찔러 구멍을 내신 다음 내 두 발도 그렇게 하셨다.
8. 나는 아팠다. 정말이지 고통의 바다에 잠겨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사랑과 감미로움의 바다이기도 하였다.
9. 예수님께서는 애정과 자상함이 어린 당신의 눈길을 아무래도 거두실 수 없어진 듯 하시더니, 이윽고 당신의 용포를 내게 입혀 주셨다. 그 용포로 내 온몸을 완전히 감싸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10. “내 귀여운 딸아, 이제부터는 너에 대한 내 사랑을 조금도 의심하지 말 일이다.
11. 더욱이, 너에게 용기를 주려고 내가 말하거니와, 네가 어떤 상태에 있든지, 혹은 네가 어떤 상태의 나를 보든지 - 이를테면 내가 걱정으로 괴로워하거나 순식간에 홱 지나가거나 침묵을 지키거나 간에 - 딱 한 번이라도 나의 가시관과 못박힘을 너에게 새롭게 하면 이것이 우리의 사랑을 전보다 더 긴밀하고 허물없는 것이 되게 한다는 점을 기억할 일이다.
12. 그런즉 너는 기뻐하여라. 나는 세상에 징벌을 내리는 일을 계속하겠다.”
13. 그분은 또 다른 말씀도 해 주셨다. 그러나 고통이 어찌나 극심한지 다 기억해낼 수가 없다.
14. 그 뒤 나는 다시 예수님 없이 홀로 남아 있었고, 그래서 내 자애로우신 엄마께 속을 털어놓으면서 예수님께서 내게 돌아오시게 해 달라고 울며불며 간청하였다.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15. “내 귀여운 딸아, 울지 마라. 예수님께서 너를 얼마나 곰살궂게 대해 주셨느냐! 이 징벌의 시대에도 네가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을 떠나지 않도록 얼마나 큰 은총을 주셨느냐! 이를 생각하면서 마땅히 감사를 드릴 일이다. 그분께서 너에게 이보다 더 큰 은총을 주실 수 없었으니 말이다.”
16. 나중에 예수님께서 돌아오셔서 내가 울었다는 것을 아시고, “왜 울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17. “저는 다른 누구와 함께 있을 때가 아니라 제 엄마와 있을 때만 울었습니다. 그것도 당신께서 여기 와 계시지 않기 때문에 울었을 뿐입니다.”
18. 그러자 예수님은 내 두 손을 잡으셨는데 아마도 통증을 완화시켜 주시려는 것 같았다.
19. 그 뒤 그분께서 내게 땅에서 하늘로 솟은 두 개의 층층대를 보여 주셨다.한 층층대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다른 쪽에는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소수의 사람들이 있는 층층대는 견고한 금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를 올라가는 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또 한 분의 예수님으로 보였다.
20. 사람들이 더 많이 있는 층층대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고, 이를 올라가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단박 식별할 수 있었다. 거의 모두가 키가 작고 발육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21.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황금 층층대를 올라가는 이들은 내 생명 안에서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들이 내 발이고 내 손이며 내 심장이다 - 나 자신 전체다.’하고 말할 수 있다.
22. 네가 알아보았듯이 그들은 또 하나의 나다. 모두가 나를 위해 있으며 내가 그들의 생명이다. 그들의 행위는 신적인 것이기에 모두가 금으로 되어 있으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23. 아무도 그들이 도달한 높이에 이를 수 없다. 그들은 바로 나 자신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24.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있다. 그들이 내 안에 숨어 있는 까닭이다. 오직 천국에서만 그들도 완전히 알려지게 될 것이다.
25. 나무 층층대에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 이들은, 그렇다. 이들 역시 덕행의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내 생명과 하나 되지 않고 내 뜻과의 지속적인 결합 없이 걷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행위는 나무로 되어 있어서 그 가치가 극히 작다.
26. 이 영혼들은 선행들 속에도 인간적인 목적을 숱하게 섞어 넣기 때문에 키가 작고 앙상하게 마른 왜소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적인 목적이라는 것이 발육부진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27. 그들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다. 내 안이 아니라 그들 자신 안에 숨어 있어서 아무도 가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은 땅에서 이미 그렇게 널리 알려졌으니, 천국에서는 아무런 경탄도 자아내지 못할 것이다.
28. 그러니, 딸아, 네가 완전한 모양으로 내 생명 안에 있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너의 생명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말이다. 그러면 네가 알고 또 보게 될 사람들을 내가 너에게 맡기겠다. 이 사람들이 내 생명의 층층대를 힘차게 항구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29. 그러면서 그분께서는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을 가리켜 보이시고 모습을 감추셨다.
30. 모든 것이 그분의 영광을 위한 것이 되기를!
11권-42, 하느님 뜻 안에 있는 사람은 유혹을 받지 않는다.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고 보속함으로써 모든 이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다.
1912년 12월 14일
1. 오늘 아침, 늘 상냥하신 예수님께서 오시더니 금실로 나를 묶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너를 밧줄과 사슬로 묶고 싶지 않다. 반항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족쇄를 채우거나 쇠사슬로 묶지만, 나의 뜻 외에는 다른 어떤 삶도 원하지 않고 나의 사랑 외에는 다른 어떤 양분도 섭취하지 않는 온순한 이들을 나와 결합시키는 데에는 고작 한 오라기의 실이 필요할 따름이다.
3. 그런데 나는 이 실조차 사용하지 않는 때가 잦다. 그들은 그만큼 깊이 내 안에 들어와서 나와 하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이 실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다만 그들과 함께 뛰놀기 위함이다."
4. 예수님께서 나를 묶고 계시는 동안, 나는 내 인자하신 그분 뜻의 끝없는 바다 속에, 따라서 모든 피조물 속에 몸담고 있음을 알았다.
5. 그리하여 내가 예수님의 정신과 예수님의 눈과 그분의 입과 그분의 마음안에 계속 들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정신과 눈과 그 밖의 모든 것 안에 있으면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든 일을 하고 있었다.
6. 놀랍게도 예수님과 함께라면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모든 이를 싸안을 수 있는 것이었다!
7. 나중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8. “나의 뜻 안에 있는 사람은 일체를 싸안고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와 보상을 바치면서 모든 사람에 대한 나의 사랑을 자기 안에 받아들인다. 이와 같이 그는 홀로 그 자신 안에 내가 모든 사람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랑을 품게 되는 것이다.
9.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만큼 그는 내게 소중하고 그만큼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이니, 그는 모든 이들을 자기 뒤에 남아 있게 하는 것이다.”
10. 그때 나는 유혹을 받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도 받지 못한다는 글을 읽은 끝이었고, 나로서는 유혹을 느끼지 않은 지 오래인 것 같았으므로 예수님께 이를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딸아, 온전히 내 뜻 안에 있는 사람은 유혹을 받지 않는다.
12. 악마에게는 내 뜻 안에 들어올 힘이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악마는 내 뜻 안에 들어오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나의 뜻은 빛이기에 이 빛 안에 있는 영혼은 악마의 속임수를 단박 간파하고 그를 비웃기 때문이다.
13. 원수는 이 비웃음을 조금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에게는 지옥 자체보다 더 소름 끼치는 것이기에, 있는 힘을 다하여 달아나는 것이다.
14. 그러나 네가 내 뜻을 떠나려고 하면 수많은 원수들이 너를 덮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15. 내 뜻 안에 있는 사람은 항상 승리의 기치를 드높이 내걸고 있어서, 원수들 가운데 이 난공불락의 기치에 감히 맞설 자는 도무지 없는 것이다.”
11권-43, 예수님의 뜻을 행하는 영혼에게는 심판이 없다.
하느님의 뜻과 사랑의 차이 및 불가분적 관계.
1912년 12월 20일
1. 보아하니 언제나 사랑하올 내 예수님께서 지난 며칠 동안 당신의 거룩하신 뜻에 대해 말씀하시고 싶으셨던 것 같다. 오셔서 몇 마디 말씀을 하신 뒤 모습을 감추시곤 하셨지만 말이다.
2. 한 번은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3. “딸아, 내 뜻을 행하는 사람에게 나는 내 덕행과 내 아름다움과 내 힘을, 요컨대 나 전부를 줄 의무 같은 것을 느낀다. 그에게 그것을 주지 않으면 내가 나 자신에게 주지 않는 셈이 될 것이다.”
4. 또 한 번은 내가 최후 심판에 대한 글을 읽고 몹시 슬퍼하고 있었는데, 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딸아, 어찌하여 나를 슬프게 하고자 하느냐?” 하시는 것이었다.
5. “저는 주님을 슬프게 해 드릴 마음이 없습니다. 제가 슬플 따름입니다.” 하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다.
6. “원, 적어도 너는, 내 뜻을 행하는 사람이 겪는 불만과 슬픔과 다른 모든 것이 그대로 내 위에 떨어진다는 것과 내가 그것을 나 자신의 것으로 느낀다는 사실쯤은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
7. 나는 내 뜻을 행하는 사람에게, ‘법은 너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너에게는 심판이란 것이 없으니까.’ 하고 말할 수 있다.
8. 내가 그를 심판하려고 한다면, 사람이 자기 자신을 심판하려고 드는 것과 같은 행위가 될 것이다. 반대로, 내 뜻을 행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는 대신 남을 심판할 권리를 획득한다.”
9.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이렇게 덧붙이셨다. “영혼이 선행을 할 때 지니는 착한 의지는 내 마음을 지배하는 힘이다. 이 힘이 내게 얼마나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하는지 그 때문에 나는 그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을 수 없어진다.
10. 그때 나는 “예수님께서 어느 것을 더 좋아하실까? 사랑일까, 그분의 뜻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내 뜻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12. 너 자신을 보아라. 육신과 영혼을 지니고 있다. 지성과 살과 뼈와 신경조직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너는 차가운 대리석 조각상이 아니다. 열을 함유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13. 그러므로 지성과 육신과 살과 뼈와 신경조직은 내 뜻이고, 사람이 함유하는 열은 사랑이다.
불꽃을, 불을 보아라. 불꽃과 불은 내 뜻이다. 불꽃과 불이 내는 열은 사랑이다.
14. 만물이 그 본체는 내 뜻이고, 본체에서 나오는 결과는 사랑이다. 양자가 서로 긴밀히 결합되어 있어서 이쪽이 없으면 저쪽도 있을 수 없다.
15. 따라서 내 뜻이라는 본체를 많이 가진 영혼일수록 그만큼 더 많은 사랑을 내기 마련이다.”
11권-44, 게쎄마니에서 겪으신 예수님의 삼중적인 수난.
키드론 개울의 오수에 잠기기를 허락하신 의미.
1913년 1월 22일
1. 언제나 사랑하올 내 예수님의 수난 중 특히 게쎄마니에서 겪으신 것에 대해 묵상하다 보니 내가 완전히 예수님 안에 잠겨 있었는데,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의 첫 번째 수난은 사랑에 의한 수난이었다. 왜냐하면 인간이 죄로 자기 자신을 악에게 넘겨주는 첫걸음은 사랑 결핍으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없어서 죄에 떨어지는 것이다.
3. 나를 통해서 사람들의 그 사랑 결핍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누구보다도 더 나를 괴롭힌 것이 바로 사랑이었으니, 사랑이, 압착기에 깔려 으스러지는 것 이상으로 나를 짓누르면서, 이로 인해 생명을 얻게 될 사람들의 수만큼 많은 수의 죽음을 내게 안겨 주었던 것이다.
4. 죄의 두 번째 행보는 하느님에게서 그분의 영광을 빼앗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버지께서 사람들에게 빼앗긴 영광의 보상을 받으시려고 나로 하여금 죄에 의한 수난을 겪게 하셨으니, 각각의 죄가 저마다 내게 그 특유의 수난을 안기는 식이었다.
5. 물론 수난은 하나였지만, 세상 끝날까지 저질러질 죄들의 수만큼 많은 수난들을 겪었다는 말이다. 내가 그리함으로써 아버지의 영광이 회복되었던 것이다.
6. 죄에서 생기는 세 번째 결과는 인간의 나약이다. 그래서 나는 유다인들의 손으로 수난을 겪고자 하였다. 이것이 나의 세 번째 수난이었으니, 인간이 상실한 힘을 회복시켜 주기 위함이었다.
7. 따라서, 사랑은 사랑에 의한 수난으로 제자리를 찾아 회복되었고, 아버지의 영광은 죄에 의한 수난으로 제자리를 찾아 회복되었으며, 인간의 힘은 유다인들에 의한 수난으로 제자리를 찾아 회복되었다.
8. 나는 이 모든 것을 '동산'에서 겪었는데, 그 고통이 너무 크고, 그 죽음이 - 그 극심한 고뇌의 경련이 너무 많이 일고 있어서, 아버지의 뜻이 있었다면 실제로 거기에서 벌써 죽었을 것이다.”
9. 그 다음에 나는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원수들에게 떼밀려 키드론 골짜기로 떨어지신 일에 대해 묵상하기 시작했다.
10.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그 골짜기 개울의 오수에 흠뻑 젖은, 가엾고 불쌍한 모습으로 내게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딸아, 나는 영혼을 창조하면서 빛과 아름다움의 망토로 그를 감싸 주었다. 죄가 이 빛과 아름다움의 망토를 벗기고 어둠과 추함의 망토를 입혀, 보기에도 진절머리나고 역겨운 모습이 되게 하였다.
12. 그러므로 나는 죄가 영혼에게 입힌 그 더러운 망토를 벗겨 내기 위해서 유다인들이 나를 떼밀어 더러운 개울 속에 처넣는 것을 허락하였다.
13. 그 썩은 물이 내 귀와 콧구멍과 입 속에도 들어왔으므로 내 안팎이 온통 그것에 감싸여 있는 것 같았고, 어찌나 더러운지 유다인들마저 내게 닿으면 진저리를 칠 지경이었다.
14. 하기야 내 눈에도 나 자신이 역겨울 정도였으니, 아아,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
11권-45, 하느님이 뜻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분의 모든 것을 훔치는 도둑이다.
하느님의 뜻대로 행해지는 행위의 가치.
1913년 2월 5일
1. 오늘 아침에는 언제나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빛이 번쩍 하듯 잠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뜻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땅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 사람의 삶에는 아무 목적이 없다. 목적이 없으니 수단도 없다.
3. 그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와 같다. 또는, 기껏해야 독이 있는 열매나 맺을 뿐이어서 갈수록 그 자신을 망칠 뿐더러 경솔하게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도 해독을 끼치는 나무와 같다.
4. 이런 나무는 애써 땀 흘리며 그 주위의 흙을 갈아엎어 주는 농부의 고된 노동을 약탈이나 할 뿐 다른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5. 이와 같이 나의 뜻을 행하지 않는 영혼은 내게서 훔친 것을 계속 독으로 바꾸려는 심보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단지 훔치기 위해서 언제나 내 주위에 있는 것이다. 그는 창조와 구속과 성화 사업을 약탈하는 도둑이다.
6. 그가 받는 햇빛과 양식, 그가 숨쉬는 공기, 그의 갈증을 풀어 주는 물, 그의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불, 그가 걸어 다니는 땅이 다 내게서 훔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나의 뜻을 행하는 이들에게 속해 있는 까닭이다. 사실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이 그들의 것이다.
7. 그러나 나의 뜻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이를 소유할 권리가 없다. 내가 끊임없이 약탈당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8. 그러므로 나의 뜻을 행하지 않는 자는 유해하고 기만적인 이방인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슬로 묶어 끝없이 깊은 감옥에 처넣어야 할 것이다.”
9. 그분은 이 말씀을 하신 뒤 갑자기 사라지셨다.
10. 또 다른 날에는 그분께서 오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딸아, 내 뜻과 사랑의 차이를 알고 싶으냐? 내 뜻은 태양이고, 사랑은 불이다.
12. 내 뜻은 태양처럼 양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그 빛과 열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일이 없다. 언제나 한결같은 상태로 있고 그 빛도 언제나 더없이 맑다.
13. 반면에 사랑을 상징하는 불은 땔나무라는 양식을 필요로 한다. 땔감이 떨어지면 불이 꺼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공급되는 땔감의 양에 따라 세력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변화를 타기 십상이고, 그 빛도 연기와 섞여 언제나 탁하기 마련이다.
14. 특히, 사랑이 나의 뜻에 의해 통제되지 않으면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15. 그렇게 말씀하시고 그분은 사라지셨지만, 빛 한 줄기는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이 빛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이 영혼에게 어떻게 태양과 같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행해진 행위들은 하느님의 뜻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고, 따라서 그야말로 태양으로 변화되기 때문이다.
16. 이 태양을 유지하는 땔나무는 하느님의 행위에 결합된 인간의 행위와 하느님 자신과 결합된 인간의 온 존재이다. 인간 자신이 하느님의 뜻에 의해 공급되는 땔나무가 되므로 이것이 떨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7. 그런 이유로 해서 이 태양은 양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그 빛과 열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일이 없다. 언제나 한결같은 상태로 있고 그 빛도 언제나 더없이 맑다. 그것은 모든 것에 참여하지만, 하느님 자신과 신화(神化)된 땔나무는 고갈되거나 연기를 내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18. 그 나머지, 곧 사랑에 대해서도 저절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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