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6, 온통 사랑이 된 영혼은 연옥을 거치지 않는다
1907년 7월 14일
1. 여느 때와 같이 머물러 있을 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셨기에 나는 생각없이 불쑥 이렇게 여쭈었다. “주님, 어제 고해 성사를 받았습니다. 제가 만일 죽었다면, 당신께서 저를 천국으로 곧장 데려가시지 않았겠습니까? 고해를 통해 죄의 용서를 받았으니까요.”
2.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답해 주셨다. “딸아, 과연 고해는 죄의 용서를 얻게 한다. 그러나 연옥을 면하게 하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영혼의 주된 열정이 되어야 한다. 사랑에 - 생각과 말과 행위 등 모든 것이, 모든 것이 이 사랑에 휩싸여 있어야 한다. 그러면 창조되지 않은 사랑이 온통 사랑이 된 그 영혼을 보고 이 창조된 사랑을 그 자신 안에 빨아들인다.
3. 사실, 연옥은 오직 영혼 안에 있는 사랑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을 할 따름이다. 이 빈자리를 다 채운 뒤에는 영혼을 천국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영혼에 그런 자리가 없다면 연옥에 속할 것도 없는 것이다.
8권-7, 영혼이 하느님의 뜻 안에 있음을 드러내는 표징
1907년 7월 17일
1. 보통 때와 다름없이 머물러 있노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영혼이 내 뜻 안에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참된 표징은, 어떤 일이 어떤 상황 속에서 그에게 일어나건 그의 마음이 평화로우냐 아니냐에 있다. 내 뜻은 완전하고 거룩한 것이어서 일말의 어수선함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에 영혼이 반대와 마주치거나 극기 고행을 하거나 쓰디씀을 겪는 중에 마음이 어수선하다면 내 뜻 안에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3. 또 자기를 버리고 (내 뜻에) 맡긴 연후에도 역시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면 그가 고작 내 뜻의 그림자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영혼이 내 뜻을 벗어나 있으면 내키는 대로 자기 자신을 의식하게 되지만 내 뜻 안에 있으면 결코 그렇지 않은 것이다.”
8권-8, 하느님의 뜻 안에는 메마름이나 유혹, 결함 따위가 도무지 들어오지 못한다
1907년 7월 19일
1. 어떤 사람과 하느님의 뜻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느님의 뜻 안에 있으면 메마름을 느끼더라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노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나의 그 말을 고쳐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네가 나의 뜻에 관해서 말할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내 뜻은 무척 행복한 것이기에 우리 (성삼위)의 지복을 이루는 반면 인간의 뜻은 몹시 불행한 것이어서 이것이 혹시라도 우리의 뜻 안에 들어올 수 있다면 우리의 행복을 파괴하면서 우리와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뜻안에는 메마름이나 유혹, 결함이나 불안이나 냉정한 마음 따위가 도무지 없다.
3. 나의 뜻은 빛이요, 있을 수 있는 모든 풍미를 다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의 뜻은 다만 암흑 한 방울에 불과할 뿐인데도 그 안에 역겨운 맛을 내는 것이 가득 차 있다.
4. 그러므로 영혼이 이미 내 뜻 안에 있다면, 그것은 그가 들어오기 전 내 뜻과 접촉한 순간에 내 뜻의 빛이 그 한 방울의 암흑을 녹여 없애고 내 뜻 안으로 들어오게 했음을 뜻한다. 또한 내 뜻의 열이 그의 냉정한 마음과 메마름을 없애고, 내 뜻의 신적 풍미가 그의 역겨운 맛을 없애고, 나의 행복이 그를 모든 불행에서 벗어나게 했음을 뜻한다.”
8권-9, 온통 징벌 사태만이 보이는 시점
1907년 8월 6일
1. 여느 때와 같이 머물러 있다가 나 자신의 바깥에 나와 있음을 알았는데, 어느 성당 안이었고 매우 아름다운 귀부인이 (곧 성모님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분은 젖이 퉁퉁 부어 있어서 금방이라도 젖가슴의 살갗이 쪼개질 듯 했고, 나를 부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이것이 교회의 형세이다. 이렇게 퉁퉁 부을 정도로 내적 쓰라림이 가득할 것이다. 이 내적 쓰라림에 덧붙여 곧 외적 쓰라림까지 겪게 될 것이다. 이를 완화하도록 네가 좀 고통을 받아라.”
3.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젖가슴을 여시는 듯 하더니 한 손을 잔 모양으로 오므리고 젖을 가득 받아서는 마시라고 내게 건네주셨다. 그것은 지독히 쓴맛이 나는데다 여러 가지 형언할 수 없는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4. 그때 나는 일대 변혁을 꾀하는 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와서 제단을 벗기고 불지르며 사제들의 목숨을 노리고 성상들을 파괴하며..... 수없이 많은 모욕과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보았다.
5. 그들이 그런 짓을 하는 동안 주님께서는 하늘에서 더 많은 재앙을 내리셨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마치 교회를 대적하고 정부를 대적하며 인간끼리 서로 대적하는 전반적인 소요 사태가 일어난 것 같았다.
6. 무서워서 오싹 소름이 끼친 나는 (다음 순간) 내 몸속에 돌아와 있음을 알았지만 여왕이신 어머니는 여전히 보였다. 그리고 다른 성인들도 보였는데 그들은 나를 고통받게 해 달라고 예수 그리스도께 간청하고 있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의 간청을 듣지 않으시는 듯 했으나 그들은 한사코 졸라대고 있었다.
7. 복되신 예수님은 그 끈덕진 간청이 성가신 듯 “귀찮게 하지 말고 조용히들 있어라. 그러지 않으면 내가 이 사람을 데려가고 말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약간의 고통은 허락하신 것 같았다.
8. 그런데, 이와 동시에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최근 얼마 동안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을 때에도 거의 언제나 혁명 사태와 징벌 상황만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복되신 예수님께서도 거의 언제나 침묵을 지키시고 내게 가끔 이렇게 말씀하실 뿐이다.
9. “딸아, 나를 강요하지 말아라. 네가 자꾸 그러면 이 (산 제물의) 신분을 벗게 하겠다.”
그러면 나는 “저의 생명, 저의 전부시여, 당신께서 원하시는 바를 자유로이 하시려면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그런 다음에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한다.
10. 과연 요즘은 복되신 주님을 대하는 일에 큰 참을성이 요구되는 것 같다.
8권-10, 하느님과 단둘이서 사는 것처럼 살기, 예수님을 다시 수난하시게 하는 원인
1907년 8월 22일
1. 여느 때와 같이 있노라니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은총이 영혼 안에 자유롭게 진입하게 하려면 영혼이 마치 하느님과 단둘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3. 영혼과 은총 사이에 다른 생각이나 사물이 가로놓여 있으면 은총이 영혼 속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 영혼이 은총을 받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4. 또 다른 날은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다시 수난하게 하는 원인은 그들의 결단력 결핍이다. 아! 자기네끼리는 다른 사람에게 약속한 것을 못 지킬까 봐 그다지 겁내지 않으면서도 유독 나와 더불어서는 얼마나 소심하고 배은망덕하게 구는지! 이로 말미암아 내가 심히 괴로워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한때는 약속하고 다른 때에는 약속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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