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7권-51-60)사랑만이 일체를 능가하며 앞서갈 뿐이다/예수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숨은 일이다

Skyblue fiat 2014. 10. 17. 18:45

 

7권-51,  “십자가가 사람에게 하는 역할은 고삐가 말에게 하는 역할과 같다.”

1906년 10월 8일

 

1. 여느 때처럼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십자가가 사람에게 하는 역할은 고삐가 말에게 하는 역할과 같다. 사람이 고삐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길들여지지 않고 제지를 받지 않아 절벽에서 절벽으로 뛰어다니며 아찔아찔하도록 위험에 처하게 되고 사나워져서, 사람에게도 말 자신에게도 해로운 존재가 될 것이다.

 

3. 그 반면에 고삐를 매고 있으면 사람의 인도를 받으며 길들여지고 걸음새가 똑바르게 되어 사람의 필요에 부응하면서 충직한 벗으로서 봉사하게 되고, 아무런 위험 없이 안전하게 있게 된다. 사람이 말을 지키며 보호하기 때문이다.

 

4. 십자가가 사람에게 하는 역할도 그렇다. 십자가가 사람을 길들이고 제어하며, 삼키려고 드는 불길 같은 정욕을 내적으로 느끼며 그 길로 마구 달려드는 사람을 멈춰 세운다.

 

5. 그러므로 하느님께 분노를 터뜨리며 자해하는 소동을 부리지 않게 된다. 십자가가 정욕의 기를 꺾고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지게 하며 그를 인도하고 하느님의 영광과 그 사람 자신의 구원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6. 오, 하느님의 섭리가 인간을 제어하려고 당신 자비로 고삐처럼 쥐고 계신 십자가가 없었다면, 가련한 인류가 지금보다 얼마나 더 엄청난 죄악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겠느냐!”

 

 

7권-52,  인간의 모든 행동을 함께하시는 예수님

1906년 10월 10일

 

1. 오늘 아침에는 복되신 예수님께서 도도하게 쏟아져 내리는 빛 안에 계신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빛에 잠겨 있었는데, 그들의 모든 행동이 이 빛으로부터 그 내적 자세를 받는 모습이었다. 내가 그 광경을 보고 있었을 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인간의 지극히 사소한 모든 행위에, 이를테면 하나의 생각, 한 번의 호흡, 하나의 동작도 끊임없이 함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그들에 대한 나의 이 자세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

 

3. 모든 일을 나를 위해서 하지 않을 뿐더러 - 하지만 그들의 행동 자체가 나로부터 생명을 받는다 - 그들이 행하는 바를 자기네 것으로 돌리기도 한다.

 

4. 오! 그들이 그들에 대한 나의 이 지속적인 자세를 생각만 해도 나의 영광과 그들의 선익을 훼손하면서 나의 것을 강탈하지 않을 것이다.

 

5. 인간에게 마땅한 자세는 모든 일을 나를 위해서 하고 그것을 나에게 주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 행한 일은 무엇이든지 내 안에 들어올 수 있으므로, 내가 이를 간직했다가 후세에 그들에게 돌려주니 말이다.

 

6. 반면에 나를 위해서 행하지 않은 일은 내게 합당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 안에 들어올 수 없다. 내가 그것에 역겨움을 느끼기에 내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7권-53,  집착 여부를 알아보는 기준, 신적 거울인 이 글의 필요성

 1906년 10월 13일

 

1. 여느 때와 같이 있노라니 내 좋으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어떤 사람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면, 그의 내부에서 욕구가 일어날 때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 된다. 그것이 종교적인 일에 관련된 욕구이건 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반적인 욕구이건, 거룩한 평화를 유지하면서 이를 하느님의 의지에 제물로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가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임을 뜻하지만, 심란해져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직 뭔가를 자기 것으로 지니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3. 나는 ‘욕구’라는 낱말을 듣고 “저의 지고하신 선이시여, 제가 바라는 것은 오히려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이랍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제게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인지, 당신의 뜻 밖으로 나가서 당신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이 없었다면 아예 필을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내 말허리를 뚝 자르시면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4. “너는 그것을 원하지 않지만 나는 원한다. 네가 순명으로 쓰고 있는 것, 곧 내가 너에게 하는 말이 이제까지는 너와 너를 지도하는 일에 관여하는 이들에게 거울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거울이 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쓰고 있는 내 말은 신적인 거울이라고 일컬어질 수 있다. 그런데 네가 이 신적인 거울을 사람들에게서 치워 버리고 싶다는 것이냐? 딸아, 성실하게 주의를 기울여라. 그리고 네가 전부를 다 쓰지는 않음으로써 이 은총의 거울을 축소하려고 들지도 말아라.”

 

5.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도록 부끄러우면서도 그분 말씀의 마지막 마디는 아무래도 쓰고 싶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하지만 명령이 강요하는 바람에 다만 순종하려고 썼을 뿐이다.

 

6. 하느님께 감사!

 

 

7권-54,  은총을 죽이는 독, 영성체를 소홀히 한 어느 영혼의 고통

1906년 10월 14일

 

1.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다가 내 몸 바깥에 나가 있게 되었는데 아기 예수님과 함께 있었고, 그분께서 어느 사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2. “자존심은 너나 다른 이들 안에서 은총을 죽이는 독이다. 너는 네 직무에 의하여 은총을 나누어 주기 때문에, 네가 남의 존경을 받기 위해서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영혼들이 알아차리면 - 그런데 이 독이 있으면 쉽게 간파되기 마련이다 - 홀로 은총만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네가 가진 그 독도 함께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들은 생명에로 다시 태어나는 대신 죽음을 발견하게 된다.”

 

3. 그 다음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전부이신 분, 곧 하느님으로 가득차기 위해서는 너 자신의 모든 것을 비울 필요가 있다. 네 안에 전부이신 분을 모시고 있으면 너에게 오는 모든 사람에게 전부이신 분을 줄 것이고, 남들에게 전부이신 분을 줄 때에 네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얻기도 할 것이다. 아무도 너에게 아무것도 거절하지 못하리니, 존경마저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인간적인 존경에 그치지 않고 네 안에 계시는 전부이신 분께 합당한 신적인 존경을 줄 것이다.”

 

4. 나중에 나는, 우리를 보자마자 눈을 피하며 숨는 한 연옥 영혼을 보았다. 그 영혼은 너무나 큰 수치심을 느끼고 있어서 마치 짓눌려 짜부라진 것 같았다. 그래도 아기 예수님께 달려오는 대신 달아나려고 하다니 나로선 정말 뜻밖이었다. 예수님은 모습을 감추셨고,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 까닭을 물었다. 그녀는 부끄러운 나머지 말 한마디 할 수도 없는 상태였지만, 내가 강요하다시피 하니까 마지못해 이렇게 말하였다.

 

5. “하느님의 정의가 공정하게도 제 이마에 부끄러움과 그분 현존에 대한 두려움을 각인해 두셨으므로 그분을 피해 달아나지 않을 수 없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본의가 아닌 행위이니, 그분께 대한 열망으로 소진되는 한편 또 다른 고통의 물살이 세차게 저를 덮치기 때문에 그분을 피하는 것입니다. 오, 하느님 맙소사! 그분을 뵙는 것, 그리고 그분을 피하는 것 - 이것이야말로 치명적이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들입니다.

 

6. 하지만 저(의 잘못으로 보면) 다른 영혼들의 것과 구별되는 이 고통들을 겪어도 쌉니다. 왜냐하면, 봉헌 생활을 영위하면서 사소한 일로 여러 번 성체를 받아 모시지 않음으로써 이를 욕되게 했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일로, 이를테면 유혹을 받거나 마음이 냉랭하거나 두려워서, 때로는 제 고해사제에게 이유를 대면서 영성체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도 그렇게 했으니 말입니다.

 

7. 영혼들은 그런 모든 짓을 별것 아닌 일로 여기지만 하느님께서는 몹시 엄하게 심판하시며 다른 고통들보다 월등 더한 고통을 주십니다. 이 허물이 그만큼 더 사랑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8. 더구나 지극히 복된 성사 안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랑으로 불타고 계시기에 당신 자신을 영혼들에게 주시려는 열망도 그만큼 뜨겁습니다. 사랑으로 말미암아 끊임없이 죽어 가는 것을 느끼실 정도입니다. 그런데 영혼이 그분께 다가와서 성체를 모실 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혹은 더욱 나쁘게도 여러 가지 하잘것없는 핑계를 대며 관심 없이 그 자리에 있으면, 그분께서 너무나 큰 모욕과 불쾌감을 느끼시므로 쉴 새 없이 불타면서도 그 불꽃을 발산할 수 없어서 거의 미칠 지경이 되십니다. 그래서 거듭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9. “넘쳐흐르는 내 사랑이 무시되고, 심지어 잊혀지고 있다. 자칭 나의 정배라고들 하는 자들이 나를 받아 모시려는 열망이 없고, 적어도 나 자신을 쏟아 부어 주게 하지도 않는다. 아아, 그러니 나는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아 슬프다. 아아 슬프다. 아아 슬프다! 나는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

 

10. 그러므로 저의 그 허물을 씻게 하시려고 주님께서 영혼들이 당신을 받아 모시지 않을 때 겪으시는 괴로움을 나누어 가지게 하십니다. 이는 너무도 큰 고통이요 슬픔이며 불이어서, 이에 비하면 연옥 불마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11. 그 뒤 나는 그 영혼의 고통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몹시 놀란 상태로 나 자신의 몸 속에 들어와 있었다.

한데 여기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영성체를 소홀히 하는 것을 얼마나 별것 아닌 일로 여기고 있는지!

 

 

 

7권-55,  사랑만이 일체를 능가하며 앞서 갈 뿐이다

1906년 10월 16일

 

1. 쓰는 일을 게을리 했다가 순명하려고 다음 글을 쓴다.

 

2. 아마도 나 자신의 바깥에 나가 있었던 것 같다. 하늘에 특별한 축제가 열리고 있고 내가 이 축제에 초대를 받은 모양이었다. 지복을 누리는 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저 위 하늘에서는 무엇을 배우지 않아도 내면 속에 흘러 들어오는 것처럼 알게 되기에  다른 이들이 노래하고 행하는 모든 것을 그들만큼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그런데 내가 보기에 저 복된 사람들은 각자가 하나의 음조 하나의 가락인 듯 하였고, 그것이 저마다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어떤 이는 찬미의 노래를, 어떤 이는 찬양의, 어떤 이는 감사의, 어떤 이는 축복의 노래를 하고 있었지만 이 모든 가락이 단 하나의 가락으로 다시 결합되었으니 바로 ‘사랑’의 가락이었다.

 

4. 그러니까 단 하나의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를 전부 결합시켜 결국 사랑이라는 말이 되는 것 같았다.

그 큰 소리 곧 ‘사랑!’이 얼마나 감미롭고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지 다른 목소리들은 이 송가 속에 곧 ‘사랑!’속에 사라진 듯 하였다.

 

5. 그 복된 이들은 모두, 온 하늘의 귓전을 멍멍하게 하는 저 높고 조화로우며 아름다운 소리인 ‘사랑’ 노래에 취하여 비몽사몽의 황홀경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니 어쩌면 또 하나의 낙원에 참여하고 있더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6. 그러나 다른 이들보다 더 큰 소리로 노래하던 복된 이들 - 사랑이 모든 것 안에 울려퍼지게 하고 바로 하늘 그 자체 안에 크나큰 행복을 가져오던 이들 누구였겠는가? 그들은 지상에서 사는 동안 주님을 다른 이들보다 더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7. 굉장한 일과 속죄 고행과 기적들을 행한 이들이 결코 아니었다..... 아무렴, 아니고 말고!

사랑만이 일체를 능가하며 앞서 갈 뿐이다. 따라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주님을 더 기쁘게 해 드리기 마련이다.

8. 그러나 저러나 내가 또 되지 않은 소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은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한 명령 탓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저 위 하늘의 일은 이 아래 세상의 말로는 표현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즉 덜떨어진 소리를 더 늘어놓지 않기 위하여 여기서 멈추련다.

 

 

7권-56,  예수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일

1906년 10월 18일

 

1. 평소대로 있노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숨은 일이다.

그런 일들은 인간적인 정신이 도무지 없고 매우 소중한 것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나는 그것을 특별히 골라 뽑은 최상의 것으로 내 마음 안에 간직한다.

 

3. 외적이고 공공연한 천 가지 일과 내적이고 숨어 있는 한 가지 일을 비교해 본다고 해도, 천가지의 외적인 일이 단 한 가지의 내적인 일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외적인 일 속에는 언제나 인간적인 정신이 개재(介在)되어 있는 까닭이다.”

 

7권-57,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1906년 10월 2일

 

1. 여느 때와 다름없는 상태로 있다가 보니, 내가 많은 사람들이 거룩한 전례에 참례하고 있는 어느 성당 안에 있었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정부의 권한으로 들어와서 이 거룩한 곳을 모독하였다. 뛰어다니는 자들과 폭력을 쓰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불경스럽게 성체와 사제들에게 손을 대는 자들도 있었다. 이 광경을 보면서 나는 큰 소리로 기도하며 주님께 말씀드렸다.

 

2. “저들이 당신의 거룩한 성전을 모독하기에 이르도록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이 무서운 죄로 하여 당신께서 끔찍한 징벌을 얼마나 많이 내리실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러자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어떤 죄는 남들을 더 많은 죄에 떨어지게 하고 그런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엄청난 모든 죄의 원인은 사제들의 죄에 있다. 사제들이 독성적인 미사와 성사 집전 중의 불순한 행위로 내 성전을 맨 먼저 은밀히 모독하였고, 성사의 외양 아래, 돌로 된 내 성전뿐만이 아니고 살아 있는 내 성전인 영혼들에게도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바로 나의 몸을 모독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4. 속인들이 어쩌다가 이 모든 것을 알아채고 자기네 여정에 필요한 빛을 그들에게서 보지 못했기에, 아니 오히려 암흑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기에, 마음이 온통 침침한 구름에 덮여 믿음의 아름다운 빛을 잃어버릴 지경이 된 것이다. 빛이 없는 이상, 이처럼 극단적인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5. 그런즉 너는 사제들이 사람들의 빛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빛이 다시 떠오르는 것을 보고 속인들이 생명을 얻으면서 자기네가 저지른 잘못을 깨닫게 되도록 말이다. 그러면 그들은 중대한 징벌의 원인이 될 이런 잘못을 다시 저지르는 것을 질색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7권-58,  모든 것이 너무 연약해진 시대

 1906년 10월 23일

 

1. 평상시와 같이 머물러 있을 때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잠깐 오셨는데, 괴로움에 몹시 짓눌리신 상태여서 당신의 그 괴로움을 내 안에 쏟아 붓고자 하셨고, 그렇게 하신 다음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사람들이 내게 끼치는 괴로움이 어찌나 큰지 도저히 내 안에 다 담고 있을 수가 없다. 내가 너와 나누기를 원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시대에는 일체가 여자처럼 연약해졌다. 사제들도 남성적인 특성을 잃어버리고 여성화되고 있어서, 남성적인 사제는 가물에 콩 나듯 보일 뿐이고 나머지는 죄다 여성적인 사제들이다. 아아, 이 딱한 인류가 얼마나 한심한 처지에 놓여 있는지!”

 

3. 그렇게 말씀하시고 그분은 사라지셨다. 나는 이 말씀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지만 ‘순명’이 쓰라고 하니 썼을 뿐이다.

7권-59,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빛인 은총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이 된다

1906년 10월 25일

 

1.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다가 보니 내가 나 자신의 바깥에 나가 있었고, 나를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하는 듯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십자가에 나를 눕히고 있었을 때 우리 주님께서 내 안에 계시는 것이 보였고 그분도 나처럼 누우셨다. 그러므로 내 두 손안에 그분의 손이 있어서 못이 내 손과 그분의 손을 함께 꿰뚫었다. 그런데 끝이 무딘 그 못들이 너무나 심한 고통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통에 나는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예수님과 함께 죽은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죽지 않을까 봐 되레 염려될 뿐이었다!

 

2. 그 뒤, 그들이 내 발에 못을 박으려고 하는 순간,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빠져나가시어 내 앞쪽에 와 계셨다. 그러자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이 빛의 형상을 취하더니 마치 경배하듯이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었다. 이 일이 있은 후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은총은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빛이고 길이며 양식이고 힘이며 위로이다. 그러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빛을 보지 못한 채 발밑에서 땅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면서 빈속으로 힘없이 있게 되고, 뿐만 아니라 은총이 그에게는 불이요 징벌이 되기도 한다.”

 

4.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동안 그분의 한 손에서 빛이 폭포처럼 사람들 위에 쏟아져 내렸다.

이 빛이 어떤 이들에게는 빛으로 남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불로 바뀌어져 있었다.

 

7권-60,  빛인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서 온다

 1906년 10월 28일

 

1. 영성체를 하고 나니 내가 큰 빛 안에 있었다. 그 빛은 예수님 자신이었고,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빛인 모든 것은 다 나의 것이지 인간의 것이 아니다.  햇빛에 휩싸여 있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이 시방 누리고 있는 그 빛을 자기에게서 나온 것으로 여기려고 한다면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일 것이다.

 

3. 또 그 사람이 햇빛을 즐기는 대신 ‘나는 그늘진 데를 걷고 싶어.’ 하면서 빛을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혼이 나의 빛을 피할 경우에는 어둠이 되고 만다. 그리고 어둠은 악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