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453~p462 [114. 아리마태아의 요셉의 연회석상에서 가말리엘을 만나시다]

Skyblue fiat 2025. 1. 22. 21:02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453~p462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14. 아리마태아의 요셉의 연회석상에서 가말리엘을 만나시다

1945. 2. 21.

아리마태아도 산악지방이다. 왠지 모르게 나는 그곳이 평야에 있다고 상상했었는데, 그곳은 평야 쪽을 향하여 점점 낮아지는 산위에 있다. 그 평야는 길이 구부러지는 어떤 지점부터 보이기 시작하는데, 11월의 이 아침에 끝없는 수면처럼 보이는 안개 속에서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예수께서는 시몬, 토마스와 함께 계신다. 다른 제자들은 그분과 함께 있지 않다. 나는 그분께서 다가가셔야 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그분께서 지혜롭게 살펴서 상황에 따라 집주인이 마음을 너무 상하게 하지 않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자들을 데려가신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유다인들은 센티멘털한 소녀들보다 더 민감한 것이 틀림없다…

나는 그들이 아리마태아의 요셉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를 아주 잘 아는 듯한 토마스는 수도로부터 아리마태아, 야포를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길의 옆 산자락을 따라 펼쳐져 있는 그의 넓고 훌륭한 토지를 가리킨다. 나는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토마스는 평야의 도로들을 따라 펼쳐져 있는 요셉의 밭들도 칭송한다.

“여기서는 적어도 사람들이 짐승들처럼 취급당하고 있지는 않네! 오! 그 도라!”

시몬이 말한다.

사실 여기서는 일꾼들이 잘 먹고 잘 입고, 잘 지내는 만족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아리마태아의 들판을 지나 그들의 주인집을 향하여 가고 있는 키 크고 품위 있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공손하게 인사드린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낮은 목소리로 말하면서 그분을 살펴본다.
요셉의 집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하인 한 사람이 깊숙이 몸을 굽히며 묻는다.

“당신께서는 저희가 기다리고 있는 라삐십니까?”

“그렇소(I am).”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그는 다시 절한 다음 주인에게 알리려고 뛰어간다.
이 집은 라자로 집의 높은 담 대신 상록수들의 높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것은 잎이 거의 완전히 떨어진 나무들이 울창한 정원으로 조화롭게 이어지며 집을 길에서 격리시키고 있다.

예수께서 집의 경계에 이르시기 전에 가장자리 술 장식이 달려 있는 넓은 옷을 입고 있는 아리마태아의 요셉이 그분을 마중 나와 자기의 양팔을 십자로 가슴에 포개 얹고 아주 깊이 몸을 숙여 인사드린다.

그것은 예수를 육화되신 하느님으로 알아보고, 자기를 낮추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그분의 발이나 옷자락에 입 맞추는 사람이 하는 겸손한 인사는 아니지만, 깊은 존경을 나타내는 인사이다.

예수께서도 절하신 다음에 평화의 인사를 하신다.

“들어오십시오, 선생님. 당신께서는 제 초대를 수락해주심으로써 저를 기쁘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당신으로부터 이렇게 많이 받을 거라고는 바라지 못했습니다.”

“왜요? 나는 라자로의 집에도 가는데요. 그리고…”

“라자로는 당신의 친구지만… 저는 면식이 없는 사람이니까요.”

“당신은 진리(the truth)를 찾는 영혼입니다. 따라서 진리(the Truth)는 당신을 물리치지 않습니다.”

“당신께서는 진리이십니까?”

“나는 길, 생명, 진리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따르는 사람은 확실한 길과 복된 생명을 가지게 될 것이고, 하느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고, 정의이실 뿐 아니라 진리이기도 하시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위대한 박사십니다. 당신의 모든 말씀에서 지혜가 배어나옵니다.”

그 다음에 그는 시몬을 향하여 돌아서서 말한다.

“자네가 그토록 오랫동안 내 집에 오지 않다가 다시 오니, 나는 기쁘네.”

“내가 오지 않은 것은 내 뜻이 아니었네. 자네는 내 운명이 어떠했는지, 자네의 선친께서 그토록 사랑하셨던 어린 시몬이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이 흘렸는지를 알지.”

“나는 아네. 그리고 나는 내가 자네에게 불리한 말을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는 것도 자네가 알 거라고 생각하네.”

“나는 다 아네. 내 재산이 고이 간직된 것이 자네의 덕분이라고 충직한 내 하인이 나에게 말해주었다네. 하느님께서 그것에 대하여 자네에게 갚아주시기 바라네.”

“나는 산헤드린에서 영향력이 있었어. 그래서 나는 정의롭게 내 집안의 친구를 돕기 위하여 내 지위를 활용했다네.”

“내 집안의 친구들도 많았고 산헤드린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자네처럼 의롭지 못했네…”

“그런데 이분은 누구신가? 구면인 듯한데… 나는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나지 않네요…”

“저는 디디모( 쌍둥이라는 뜻의 히브리어)라고 불리는 토마스입니다…”

“아! 맞습니다! 연로하신 춘부장께서는 아직 생존해 계십니까?”

“예, 그분께서는 아직 살아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여전히 제 형제들과 함께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선생님을 따르기 위하여 그분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제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을 기뻐하십니다.”

“그분은 참된 이스라엘인이십니다. 그분은 나자렛의 예수께서 메시아라고 믿게 되셨으니, 그분의 아들이 예수님의 친구들 가운데 있는 것을 기뻐하실 수밖에 없지요.”

그들은 지금 집 가까운 정원에 있다.

“라자로도 여기 와 있는데, 그는 서재에서 산헤드린의 최근 회의들의 회의록 요약본을 읽고 있습니다. 그는 여기 있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께서 이미 알고 계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그가 머물러 있기를 원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말했습니다. ‘자네가 그렇게 수치스러워하는 것은 옳지 않아. 아무도 내 집에서 자네를 모욕하지 않을 거야. 머물러 있게. 고립되면 모든 사람과 맞서서 혼자 있게 되는데, 세상에서는 선보다 악이 우세하니 혼자 있는 사람은 쓰러지고 밟힐 걸세.’ 제 말이 옳지 않았습니까?”

“당신의 말씀도 옳고, 당신이 하신 일도 옳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선생님… 오늘은 니코데모와… 가말리엘도 올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고말고요. 나는 그분의 지혜를 인정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당신을 몹시 뵙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기의 관점을 견지하기를 고집했습니다. 당신께서도… 그의 생각들을 아시지요? 그는 자기가 메시아를 이미 보았다면서 자기는 메시아께서 나타나셨을 때 자기에게 약속한 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당신이 ‘하느님의 사람(a man of God)’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는 ‘그분(the Man)’이라고 말하지 않고, ‘하느님의 사람(a man of God)’이라고 말합니다. 라삐다운 미묘함이지요. 당신께서는 언짢지 않으시지요?”예수께서 대답하신다.

“미묘함, 당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감내해야 합니다. 가장 착한 사람들은 잎들만 무성하지 열매들을 맺지 못하는 무익한 가지들을 스스로 전지하고 나서 나에게로 올 것입니다.”

“저는 당신께 그의 말들을 알려드리기를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분명히 당신께 그것들을 되풀이할 테니까요. 그는 솔직합니다.” 요셉이 지적한다.

“그것은 내가 아주 높이 평가하는 보기 드문 성덕입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그렇습니다. 저도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베타니아의 라자로도 선생님과 함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한 것은…글쎄요, 그의 여동생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가말리엘이 대답했습니다. ‘그 여자도 옵니까? 아니라고요? 그럼 뭐가 문젭니까? 겉옷에 붙은 진흙은 그 옷이 더 이상 진흙 속에 있지 않으면 떨어집니다. 라자로는 그 진흙을 스스로 털어버렸기 때문에 진흙으로 내 겉옷을 더럽히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그의 집에 간다면, 율법박사인 나도 그의 집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말리엘의 판단은 정확합니다. 그분은 골수까지 바리사이고 박사지만, 여전히 정직하고 의롭습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니 저는 기쁩니다. 선생님, 라자로가 여기 있습니다.”

라자로는 예수의 튜닉에 입 맞추려고 상체를 숙인다. 그는 그분과 함께 있는 것을 기뻐하지만,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다. 나는 가엾은 라자로가 소문을 통하여 잘 알려진 자기의 고민에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거나 무심코 지나치는 무서운 고민 즉 ‘이 사람이 나에게 무어라고 말할까? 그가 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말이나 멸시하는 눈길로 나를 모욕하지나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정신적 고통을 덧붙일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것은 가족들 중에 오점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찌르는 가시이다.

그들은 지금 식탁들이 차려져 있는 아주 호화로운 넓은 방에 들어와 가말리엘과 니코데모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네 명의 손님들 은 이미 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펠릭스, 요한, 시몬, 코르넬리오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한 사람씩 소개되는 것을 듣는다.

니코데모와 가말리엘이 도착하자 큰 소동이 일어나고, 하인들이 급히 달려간다. 왕 같은 위엄을 풍기는, 눈처럼 흰 모직 옷을 입고 있는 가말리엘은 항상 위풍당당하다. 요셉은 급히 그를 마중 나가고, 그와 가말리엘은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는 인사를 장엄하게 교환한다.

가말리엘이 예수께 절하고, 그분께서도 위대한 라삐에게 절하시는데, 가말리엘의 인사말은 이렇다.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예수께서 그 인사에 답례하신다.


“또한 그분의 평화가 항상 당신과 동행하시기를.”


라자로도 절하고, 모든 다른 사람들도 절한다.

가말리엘은 식탁 한 가운데 예수와 요셉 사이에 앉는다. 라자로는 예수의 옆에, 니코데모는 요셉 옆에 앉는다. 세 명의 주요인물인 예수, 가말리엘, 요셉이 서로 동방적인 인사를 교환한 다음 가말리엘이 암송하는 관례적인 기도 후에 식사가 시작된다.

가말리엘은 매우 근엄하지만, 교만하지는 않다. 그는 말하기보다는 주로 듣는 편이다. 그러나 그가 예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숙고하고, 검고 엄한 그윽한 그의 두 눈으로 자주 예수를 바라본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다. 화제가 고갈되어 예수께서 침묵하시면, 가말리엘은 적절한 질문으로 대화를 다시 활발하게 만든다.
라자로는 처음에는 약간 당혹스러워했으나, 나중에는 자신감을 회복하여 대화에 참여한다.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직접적인 암시는 식사가 거의 끝날 때까지 화제에 오르지 않는다. 그때 펠릭스라는 사람과 라자로 사이에 기적이 어떤 사람에게 유리한 증거인지 불리한 증거인지에 관한 토론이 시작되고, 그 다음에는 니코데모가 라자로를 거들어 토론에 참여하고, 마지막으로 요한이라는 사람이 토론에 가담한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분께서는 가끔 신비한 미소를 지으시지만, 말씀은 하지 않으신다. 가말리엘도 말이 없다. 그는 눕는 의자 위에 팔꿈치를 받친 채 예수를 응시하고 있다. 그는 예수의 야윈 얼굴의 희고 매끄러운 피부에 새겨져 있는 초자연적인 말을 해독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예수의 얼굴 섬유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있는 것 같다.

펠릭스는 요한의 성덕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만인이 인정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 성덕으로부터 수많은 유명한 기적들을 행하신 나자렛의 예수께 불리한 결론을 이끌어낸다. 그는 말한다.

“예언자 요한의 삶에는 기적들이 없었지만 이스라엘에서 아무도 그의 삶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을 보면, 기적들이 성덕의 증거는 아닙니다. 그에게는 연회도, 우정도, 위로도 없습니다. 그는 율법을 위하여 고통당하고, 투옥되었습니다. 그는 고독하게 사는데, 그 이유는 그가 제자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과 함께 살지 않고, 가장 정직한 사람들에게서도 잘못들을 찾아내고, 모든 사람에게 호통 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에! 여기 계시는 나자렛의 선생님이 기적들을 행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이분이 인생이 제공하는 것을 좋아하시고, 우정들을 멸시하지 않으시고,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죄송하지만 만일 산헤드린의 원로들 중 한 사람이 이것을 이분께 청한다면, 이분은 파문으로 낙인찍힌 잘 알려진 죄인들에게 하느님의 이름으로 너무 쉽게 용서와 사랑을 주십니다. 예수, 당신은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지만, 말씀하지는 않으신다. 라자로가 그분을 대신하여 반박한다.

“우리의 능하신 주님께서는 그분의 종들을 그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원하시는 곳으로 보내시는 데 있어 자유로우십니다. 그분께서는 모세에게 기적을 행할 능력을 주셨지만, 그분의 첫 번째 대사제인 아론에게는 그것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결론은 무엇인가요? 모세가 아론보다 더 거룩합니까?”

“물론입니다.”

펠릭스가 대답한다.

“그럼 예수께서 더 거룩하십니다. 왜냐하면 이분께서는 기적들을 행하시니까요.”

펠릭스는 당황하지만 그는 까다로운 의의를 제기한다.
“아론은 이미 대사제직을 받았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니코데모가 대답한다.

“그의 대사제직은 직무였습니다. 그것은 거룩하지만, 직무일 뿐이었어요. 이스라엘의 대사제들이 항상 거룩하지도 않았고, 모든 대사제들이 거룩하지도 않았습니다. 비록 그들이 거룩하지 않았다 해도 그들은 여전히 대사제들이었어요.”

“당신은 대사제가 은총이 결여된 사람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펠릭스가 외친다.

“펠릭스… 불장난하지 맙시다. 당신, 가말리엘, 요셉, 니코데모 그리고 나, 우리 모두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요.”
요한이라는 사람이 말한다.

“뭐? 뭐라고요? 가말리엘, 무슨 말이라도 해보시오!”
펠릭스는 분개해 있다.

“만일 가말리엘이 공정하다면, 그는 당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진실을 말할 것입니다.”
펠릭스를 반대하는 세 사람이 말한다.

요셉은 냉정을 회복시키려고 애쓴다. 예수께서는 침묵을 지키시고, 토마스와 열성당원과 요셉의 친구인 다른 시몬도 말이 없다. 가말리엘은 자기 옷의 술 장식을 가지고 손장난하고 있는 체하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예수를 쳐다본다.

“가말리엘, 지금 말씀하세요.”
펠릭스가 외친다.

“예, 말씀하세요.”
세 반대자들이 말한다.

“나는 말합니다. 집안의 약점들은 숨겨져야 한다고요.”
가말리엘이 말한다.

“그건 대답이 아니에요.”
펠릭스가 외친다.

“당신은 마치 대사제의 집안에 잘못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군요!”

“가말리엘은 진실한 사람입니다.”
세 사람이 대답한다.

가말리엘은 자기의 몸을 일으켜 세우고 예수를 향하여 돌아앉으며 말한다.

“여기 가장 유식한 사람들을 빛바래게 만드는 선생님께서 계십니다. 그분께서 이 문제에 대하여 말씀하시게 합시다.”

“당신께서 그렇게 원하시니, 나는 순종하겠습니다. 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임무는 사람을 초월합니다. 그러나 어떤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이 거룩한 생활을 통하여 하느님을 자기의 친구로 모신다면 그는 초인(superman)으로서 그것을 완수할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분께서는 ‘너는 내가 준 위계에 의한 사제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사제의 흉패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습니까? ‘교리와 진리’라고 쓰여 있습니다. 대사제가 가져야 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교리는 가장 지혜로우신 분을 알려는 끊임없는 묵상에 의하여 얻어지고, 진리는 선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함으로 얻어집니다. 악에 가담하는 사람은 오류에 떨어지고, 진리를 잃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당신은 위대한 라삐로서 대답하셨습니다. 나 가말리엘이 당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당신은 나를 능가하십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아론은 기적들을 행하지 못했고, 모세는 행했는지 설명해주시오.”
펠릭스가 악을 쓴다.

예수께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신다.

“왜냐하면 모세는 둔하고, 굼뜨고, 심지어 적대적인 이스라엘인 대중에게 자신을 인정하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도록 그들을 압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영원한 미개인이고, 영원한 어린이입니다. 사람은 사물의 일반질서를 초월하는 것에 충격 받는데, 기적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것은 침침한 눈앞에서 흔드는 빛이고, 꽉 막힌 귀 가까이에서 울리는 소리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깨우고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하느님께서 여기 계신다’ 하고 말하게 합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펠릭스가 응수한다.

“나에게 유리하게요? 내가 기적을 행함으로써 무엇을 얻습니까? 내가 풀잎 하나를 딛고 선다 해서 더 커 보일 수 있습니까? 기적과 성덕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기적들을 한 번도 행하지 않은 성인들이 있는가 하면, 암흑의 능력을 써서 기적, 다시 말해 거룩하지 않은 초인적인 일들을 행하는 마술사들과 강신술사들도 있는데, 그들은 악마들입니다. 설령 내가 더 이상 기적들을 행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나일 것입니다.”

“탁월하십니다! 예수, 당신은 위대하십니다!”
가말리엘이 인정한다.

“당신이 보기에 이 ‘위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펠릭스는 가말리엘을 상대로 어깃장을 놓는다.

“이분은 행위와 말 그 두 가지 모두에 있어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예언자시오.”
가말리엘이 대답한다.

“가말리엘,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데, 이분께서는 메시아십니다. 당신은 지혜롭고 의로우시니 내 말을 믿으세요.”
요셉이 말한다.

“뭐라고요! 유다인을 지도하는 당신도, 우리의 영광이고 원로인 당신도 사람에 대한 이 우상숭배에 빠지고 있습니까? 누가 이분이 그리스도라고 당신들에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설사 내가 이분이 기적들을 행하는 것을 본다 해도, 나는 이분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이분은 왜 우리 앞에서 기적을 행하지 않습니까? 이분을 찬양하는 당신과 이분을 옹호하는 당신이 이분에게 말하세요.”

펠릭스가 가말리엘과 요셉에게 말한다.

“나는 내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십사고 이분을 초대하지는 않았소. 그래서 나는 이분이 내 손님이시라는 것을 기억하시도록 당신에게 간청하오.”
요셉이 정색하며 대답한다.

거칠고 무례하게도, 펠릭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버린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예수께서는 가말리엘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당신은 믿기 위하여 기적들을 청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내가 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가시들 즉 항상 대답이 없는 채로 있는 세 질문들을 제거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람의 기적들이 아닐 것입니다.”

“무슨 질문들입니까?”

“메시아께서는 살아 계시는가? 그것은 그분이었나? 그것은 이분인가?”

“가말리엘,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데, 그것은 이분이십니다!”
요셉이 외친다.

“당신은 이분이 거룩하시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시고, 능력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당신도 아신다고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믿기 위하여 무엇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가말리엘은 요셉에게 대답하지 않고 예수를 향하여 말한다.

“언젠가… 예수, 만일 내가 내 생각들을 고집한다 해도 기분 나빠하지 마십시오. 언젠가 위대한 현인 힐렐이 아직 살아 있을 때, 우리 두 사람은 메시아께서 이스라엘에 와 계신다고 믿었습니다. 음산한 겨울의 그 추운 날 하느님의 태양의 큰 빛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파스카 때였는데… 사람들은 얼어붙은 곡식들에 대하여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다음에 나는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구원받았다. 오늘부터는 밭들에 풍요함이 있을 것이고 우리 마음에는 축복들이 있을 것이다! 기다려지는 분께서 그분의 첫 번째 광휘로 그분 자신을 드러내셨다.’
그런데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올해 같은 윤년이었던 그 해에 얼마나 큰 풍년이 들었는지 기억하실 겁니다.”

“당신은 무슨 말을 들으셨습니까? 누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겨우 어린이를 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의 무죄하고 온유한 얼굴에서 빛나고 계셨습니다. 나는 그것에 대하여 지난 19년 동안 생각하고 있고, 그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지혜의 말씀들을 했던… 그 목소리를 다시 들으려고 애씁니다… 지금 그분께서는 세상 어느 부분에서 살고 계실까요?

나는 그분이 하느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놀라지 않게 하시려고 어린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하느님이라고요. 하늘을 가로지르며 동서남북에서 번쩍이는 번개처럼 그분,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자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 어린이의 목소리와 얼굴 그리고 하느님의 생각을 가지고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사람들에게 ‘나다(I am)’ 하고 말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합니다… 그분께서는 언제 이스라엘로 돌아오실까?… 언제? 나는 이스라엘이 그분의 발을 위한 제단이 될 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은 그분께서는 이스라엘의 비열함을 보시고 결코 돌아오시지 않으실 것이라고 탄식합니다. 오! 얼마나 냉혹한 대답입니까? 하지만 사실입니다! 우리 안에 가증스런 것이 있는 동안에 거룩하신 분께서 그분의 메시아 안으로 내려오실 수 있겠습니까?”

“그분께서는 내려오실 수 있고, 실제로도 내려오십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자비(Mercy)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가말리엘은 생각에 잠긴 채 그분을 쳐다보더니 묻는다.


“당신의 진짜 이름은 무엇입니까?”

예수께서는 일어서서 위엄 있게 말씀하신다.

“나는 존재하는 자(I am Who I am), 아버지의 생각과 말씀(the Thought and the Word of the Father), 주님의 메시아입니다.”

“당신이?… 나는 그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성덕은 위대합니다. 그러나 그때 내가 확실히 믿는 그 어린이가 말했습니다. ‘저는 표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내 시간이 오면 이 돌들이 떨 것입니다.’ 나는 믿기 위하여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기다려지는 분이라는 것을 내가 확신할 수 있도록 그 표를 나에게 주실 수 있습니까?”

키가 크고, 위엄 있는 두 사람은 지금 서 있는데, 한 사람은 흰 아마포 겉옷을 입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수수한 암적색 모직 튜닉을 입고 있으며, 한 사람은 나이 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젊지만 둘 다 깊고 위압적인 눈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그러다가 예수께서 팔짱끼고 계시던 그분의 오른팔을 내리시고, 마치 맹세하고 계시는 것처럼 외치신다.

“당신은 그 표를 원하십니까? 그러면 당신은 그것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오래 전의 말을 되풀이하겠습니다. ‘주님의 성전의 돌들이 내 마지막 말들을 듣고 떨 것이다.’ 이스라엘의 박사이시고 의인이신 당신께서 용서받고 구원받기를 원하신다면, 그 표를 기다리십시오. 그리고 믿으십시오.

만일 당신이 그 전에 믿으실 수 있다면, 그 시간 전에 당신은 복되실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렇게 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의로운 약속에 대한 세기들에 걸친 잘못된 믿음들과 켜켜이 쌓인 교만들이 진리와 믿음을 가로막는 당신의 장벽입니다.”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나는 그 표를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가말리엘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영원하신 성령께서 당신을 비춰주시고 인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들 모두가 니코데모, 요한, 시몬(산헤드린 위원)과 함께 떠나는 가말리엘에게 인사한다. 예수, 요셉, 라자로, 토마스, 열성당원 시몬 그리고 코르넬리오는 남아 있다.

“그는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가 당신의 제자들 중 하나이기를 바라는데요. 그는 당신께 결정적으로 유리한 힘이 될 터인데… 그러나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요셉이 말한다.

“염려하지 마시오. 어떤 영향력도 이미 다가오고 있는 심한 폭풍우에서 나를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말리엘은 나에게 우호적이지는 않겠지만, 그리스도에게 적대적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모든 것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