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6권-61~66)공로가 되는 것은 사람의 업적이 아닌 하느님 뜻에서 나오는 순종이다.

Skyblue fiat 2014. 9. 22. 19:47

 

6권-61, 공로가 되는 것은 사람이 이룬 업적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서 나오는 것에 대한 순종이다

1904년 8월 9일

 

1. 그분께서 지체하시다가 문득 섬광처럼 갑자기 오셨는데, 떠나신 후에도 번쩍거리는 빛은 남아 내 존재 안팎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 빛에 잠겨 있는 동안 내 영혼이 깨달은 것과 체험한 것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기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그 뒤에 내게 하신 말씀만 여기에 옮겨 보겠다.

 

2. "딸아, 사람의 공로를 이루는 것은 그가 쌓은 업적이 아니다.

하느님의 뜻에서 나오는 것에 대한 순종만이 모든 공로를 이룰 뿐이다. 그런즉 내가 지상 생활 동안 행하고 겪었던 모든 것은 아버지의 뜻에서 나온 것이었다. 내 공로가 셀 수 없이 많은 것은 그것이 거룩한 순종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3. 따라서 나는 업적의 다수나 위대함은 별로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거룩한 순종과 직결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를 대리하는 사람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결부되어 있는지 어떤지를 본다."

 

 

 

 

6권-62,  창조된 만물의 수효와 가치와 무게를 다 아시는 하느님

1904년 8월 10일

 

1. 평소와 같이 있다가 내 수호천사와 함께 (성체) 성사 안에 계신 예수님을 순례하며 이 교회 저 교회를 두루 돌아다녔다. 그 중 한 교회에서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2. "사랑의 수인(囚人)이시여,

당신께서 여기에 홀로 버려져 계시니 제가 함께 있으려고 왔습니다.

그리고 함께 있는 동안

당신을 모욕하는 이들을 대신하여 제가 사랑 드리고,

당신을 멸시하는 이들을 대신하여 ,

당신께서 은총을 부어 주셔도 감사의 예물로 답례하지 않는 이들을 대신하여 감사,

당신을 괴롭히는 이들을 대신하여 위로,

당신을 거역하는 모든 죄에 대하여 보상 드리고자 합니다.

요컨대 저는 지극히 거룩한 성사 안에 계신 당신을 위하여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모든 을 하고자 하오며,

이를 바다의 모든 물방울과 물고기와 모래알의 수효만큼 거듭거듭 하려고 합니다."

 

3. 내가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을 때에, 바다란 바다의 모든 물이 마음속에 나타나 보였다. 나는 속으로

“내 시력으로는 바다의 광대한 넓이 전체를 파악할 수 없을 뿐더러 이 어마어마한 물의 깊이와 무게를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수효와 무게와 크기를 다 알고 계신다.” 하였다. 그러면서 신기하기 짝이 없다는 표정으로 거기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너는 정말이지 어리석기도 하다. 어째서 그토록 신기해하는 거냐? 사람에게는 어렵고 불가능한 것이 창조주에게는 쉽고 가능하며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너는 눈 깜짝할 사이에 수억만 개의 주화를 본 사람이 ‘이건 수도 없이 많아. 대관절 누가 셀 수 있겠어?’ 하듯이 혼잣말을 하는구나. 하지만 그 주화를 그 장소에 쌓아둔 이는 한마디로 모든 말을 하는 이다. 즉 이마마한 수효로, 이마마한 가치가 나가게, 이마마한 무게로 거기에 있으라고 한 것이다. 딸아, 나는 내가 바다에 넣어둔 물방울이 몇 개인지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아무도 단 한 방울이라도 흩어 없앨 수 없다. 내가 모든 것을 낱낱이 세어 무게와 가치를 부여하였으며,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하였다. 그런즉 내가 모든 것을 다 안다는 것은 지당한 일이 아니겠느냐?

 

5. 이 말씀을 듣고 나자 신기하다는 생각이 뚝 멎었다. 오히려 신기하게 여긴 나의 어리석음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6권-63,  하느님께서 지어 주신 아름다움을 흩어 없애는 인간

 1904년 8월 12일

 

1. 계속 괴로워하고 있다가 갑자기 나의 온 존재가 주님 안에 있음을 알았는데, 주님의 머리에서 빛나는 끈이 내 머리 속으로 내려와서 나를 그분 안에 완전히 묶어버린 것이었다. 오, 그렇게 그분 안에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그분뿐이었다. 홀로 예수님만이 - 다른 무엇도 아니고 오직 예수님만이 내 최상의 행복이 아닌가! 오, 얼마나 흐뭇하던지! 그때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힘내어라. 딸아, 나의 뜻이라는 끈 너를 어떻게 내 안에 완전히 묶고 있는지 보이지 않느냐?

다른 어떤 끈도, 그것도 거룩하지 않은 끈이라면, 아무리 너를 묶으려고 해도 그럴 수 없다.

네가 내 안에 있고, 거룩하지 않은 것은 내 안에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3. 이 말씀을 하시면서 그분은 몇 번이고 거듭 바라보셨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4. "나는 진귀한 아름다움으로 영혼을 지어내었고, 창조된 다른 어느 빛보다도 더 찬란한 빛을 부여하였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 아름다움을 추악함 속에, 이 빛을 어둠 속에 흩어 없애고 만다."

 

 

 

 

6권-64,  영혼은 십자가의 타격을 많이 받을수록 그만큼 더 많은 빛을 획득한다

1904년 8월 14일

 

1. 좀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사랑하는 딸아, 쇠는 두들겨 맞을수록 더욱 많은 빛을 획득한다. 녹이 슬지 않은 쇠라고 하더라도 자꾸 두들겨 주면 반질반질한 광택이 나고 먼지도 끼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 쇠에 다가서면 그의 모습이 마치 거울 속처럼 비치기 십상이다. 영혼도 이와 같다.

십자가의 타격을 많이 받을수록 그만큼 더 많은 빛을 획득하고,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3. 그래서 이 영혼에게 다가온 사람은 마치 거울 앞에 선 듯이 그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고, 거울이 된 영혼은 당연히 거울의 역할을 한다. 즉, 그의 얼굴이 더러운지 깨끗한지, 아름다운지 흉한지를 비추어 준다. 뿐만 아니라 나도 나 자신을 비추러 그 영혼에게 가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내 모습을 비추는 데에 지장을 주는 먼지나 다른 어떤 것도 없음을 보고 더욱더 그를 사랑하게 된다."

 

 

 

6권-65  우울과 영혼의 관계는 겨울과 초목의 관계와 같다. 교회의 승리는 멀리 있지 않다

1904년 8월 15일

 

1. 오늘 아침에는 우울이 영혼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풀이 푹 꺾인 느낌이었다.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내게 별로 많은 고통을 겪게 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토록 의기소침해 있는 나를 보시자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다.

 

2. “딸아, 이 우울은 대체 어찌 된 것이냐?

울과 영혼의 관계는 겨울과 초목의 관계와도 같다는 것을 모르느냐?

겨울은 초목의 잎을 다 벗기고 꽃과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 봄의 즐거움과 그 따뜻함이 돌아오지 않으면 가련한 초목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결국 시들어 버리지 않겠느냐? 우울증도 영혼에게 그와 같은 것이다. 그것이 영혼에게서 거룩한 생기를 앗아간다.

 

​3. 이 생기는 비와도 같아서 덕행들이 다시 온통 푸르러지게 하는데 말이다. 그것은 영혼으로 하여금 선을 행할 수 없게 한다. 설사 하게 하더라도 힘들게 하거나 필요에 의해서 부득이 할 뿐 참된 덕행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따라서 영혼으로 하여금 은총 안에 성장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단시간에 초목을 자라게 하는 봄비라고 할 수 있는 거룩한 즐거움으로 영혼이 스스로 분발하지 않으면, 선을 행함에 있어서 결국 시들시들 맥이 빠지고 만다."

 ​

4. 그런데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시고 계셨을 때에, 나는 순식간에 전 교회를 보았고, 교인들이 치르게 될 싸움과 다른 이들에게서 받게 될 도전 및 사회 집단들 사이의 싸움들을 보았다. 전반적인 혼란 상태인 것 같았다. 또한 교황 성하께서 교회 및 사제들과 다른 이들 안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 동시에 이 혼탁한 사회를 위해서도 극소수의 교인들을 쓰려고 하는 것 같았다.

  

5. 내가 이러한 광경을 보고 있을 때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물으셨다.

“너는 교회의 승리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래서 나는

“예, 정말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토록 뒤죽박죽인 상태를 누가 정돈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6. 그러자 그분께서는 “너에게 말하지만 오히려 승리는 가까이 있다.” 하셨다.

“충돌사태가, 그것도 아주 심각한 사태가 종교인들과 속인들 가운데 일어날 것이고 내가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하여 그들 사이의 그 모든 충돌을 한꺼번에 허락할 작정이지만, 그 엄청난 혼돈의 소음 속에 듣기 좋은 종소리 같은 것도 규칙적으로 울려 퍼질 것이다. 그러나 그 죽을 지경인 고통 속에서 인간은 이제 망했다고 여길 것이다.

 

7. 그때 나는 그들에게 악을 알고 진리를 받아들이게 하는 은총과 빛을 풍성하게 내려 줄 것이고, 이를 위하여 너에게 고통을 받게 할 것이다. 그들이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때에는 너를 하늘로  데려갈 것이고, 그러면 훨씬 더 심각한 일들이 일어나서, 기다려 마지않은 승리도 시간을 오래 끌게 될 것이다.”

 

 

 

6권-66  징벌 예고

1904년 8월 23일

 

1. 복되신 예수님을 거의 완전히 상실한 채 여간 괴롭지 않게 지낸 아침이었다. 나 자신 밖으로 나가 있음을 알았지만 단지 전쟁과 살해된 사람들과 공격을 받고 있는 도시 한가운데 있을 뿐이었고, 그 장소도 이탈리아인 것 같았다.

 

2. 얼마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지! 그 처참한 현장을 떠나려고 해도 떠날 수가 없었는데, 그것은 어떤 굉장한 힘이 나를 거기에 못박아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천사인지 성인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가련한 이탈리아, 네가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어지겠구나!"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3. 이 말을 듣자 나는 기절할 정도로 놀랐고, 다음 순간 나 자신 안에 들어와 있음을 알았다. 내 생명이신 분을 아직 뵙지 못한데다 저 끔찍한 광경이 머리에 남아 있으니 죽을 지경이었는데, 그때 가까스로 그분의 한쪽 팔을 보았으며 이 말씀을 들었다. "틀림없이 이탈리아에 모종의 사건이 터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