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27장
모든 성인은 하느님 뜻의 좋은 결과인 한편,
이 뜻 안에 사는 사람은 그 생명을 소유한다.
1929년 2월 27일
1 ‘지극히 높으신 피앗’ 안에 나 자신을 맡기고 지내는 삶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이 ‘거룩하신 의지’의 업적들을 따라다니려고 노력하면서 만물과 만인을 싸안고 있었는데, 이 무렵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모든 피조물과 모든 성인들은 바로 내 거룩한 뜻의 좋은 결과들이다. 내 뜻이 말을 하면 극히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들어 낸다. 내 뜻의 움직임은 그 작은 동작 하나하나가 피조물 위로 발산되는 기적의 향기가 되고, 그 숨결은 가장 경미한 숨결까지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 위에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펼친다.
3 그러니 내 뜻의 참된 상징은 태양이다. 태양은 그 빛으로 땅을 덮으며 어루만지기만 해도 모든 식물에게 숱한 종류의 색과 감미를 부여한다. 사람은 ― 누가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있겠느냐? ― 그 빛을 쐬기만 해도 그것이 지닌 좋은 것을 얻어 누린다.
4 그런데 내 뜻은 그런 태양을 훨씬 넘어선다. 사람이 그것에 닿기만 해도 그 초자연적인 접촉으로 인해 하나의 선이 생겨난다. 그것은 사람을 향기롭게 하고 내 뜻의 빛으로 따스하게 하면서 그로 하여금 이 뜻의 유익한 효과를, 곧 거룩함과 빛과 사랑의 효과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5 그런데 내 ‘피앗’의 효과는 내 거룩한 뜻을 실행하는 이들, 내 뜻의 안배를 받드는 이들, 내 뜻이 바라는 인내심으로 견디는 이들에게 주어진다. 피조물이 그렇게 하면 이 지고한 뜻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러면 이 뜻은 자기가 인정을 받는 것을 보기에 그 피조물에게 자신의 경탄해 마지않을 효과들을 거절하지 않는 것이다.
6 다른 한편, 내 거룩한 의지 안에서 사는 사람은 자기 안에 내 ‘거룩한 피앗’의 생명 전체를 소유하기 마련이다. 그 피앗의 효과뿐만 아니라, 모든 효과와 함께 그 생명도 소유하는 것이다.
7 한데, 내 거룩한 뜻이 첫째가는 원인이 아닌 성덕은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 뜻은 존재하는 온갖 종류의 성덕을 기르면서 자신이 내놓은 성덕의 선익과 효과들을 전부 자신 안에 지니고 있다.
8 그러니 장차 내 뜻 안에서 살 영혼은 내 뜻의 생명을 그 모든 효과와 함께 소유하리니, 이제껏 나온 모든 성덕이 자기 안에 전부 있는 것을 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성덕의 한 부분을 이루었지만, 나는 그 전부를 이루었다. 모든 것이, 각 성인이 저마다 이룬 모든 것이 전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9 따라서 그 영혼 안에 옛 사람들의 성덕, 예언자들의 성덕, 순교자들의 성덕이 보일 것이다. 또 참회자들의 성덕, 군소(群小) 성덕들과 위대한 성덕들도 보일 것이다.
10 그뿐만이 아니라 창조된 만물의 형상도 그 영혼 안에 그려져 있을 것이다.
11 실상 내 뜻은 자신의 작품들을 내놓지만 아무것도 잃지는 않는다. 그것들을 밖으로 내놓는 반면 근본적인 원천으로 자기 자신 안에 간직하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내 거룩한 의지가 이루었거나 이룰 모든 것을 소유하기 마련이다.
12 한 피조물이 태양 전체를 그 모든 빛과 함께 자기 안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일이 되겠느냐? 태양이 온 땅과 크고 작은 모든 식물에게 주었고 또 주게 될 모든 효과와 색채와 감미와 빛을, 그가 다 포함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을 자가 누구이겠느냐?
13 그것이 가능하다면 하늘과 땅이 놀라워할 것이고, 모든 이가 자기네가 소유한 효과 하나 하나가 태양 전체를 소유한 그 사람 안에 다 들어 있다는 것과 그 태양은 모든 효과와 함께 그 사람의 생명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14 그러나 인간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태양의 모든 빛의 힘이나 그 열의 힘을 다 품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타 죽을 것인데, 태양은 그를 타 죽지 않게 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15 그 반면에 내 뜻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안에 넣어 둘 능력이 있고, 자신을 작아지게 할 능력과 크게 확대할 능력 및 무엇을 원하든 원하는 대로 자신을 만들 능력이 있다. 그러기에 사람을 내 뜻 자신으로 변화시킬 때에도 그의 생명을 보전하면서 아름다움의 온갖 미묘한 음영(陰影)을 부여하여, 그로 하여금 내 뜻의 신성한 영역의 소유자요 지배자가 되게 한다.
16 그러니, 내 딸아, 너는 주의를 기울여, 네 안에 있는 내 ‘피앗의 생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인정하여라. 내 피앗이 너를 소유하는 한편, 너를 내 피앗 자신에게 속한 모든 것의 소유자가 되게 하니 말이다.”
17 그 후 그분은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딸아, 내 거룩한 의지 안에서 사는 사람은 결코 자기 창조주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우리 (성삼위의 삶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길을 따라간다.)
18 즉, 우리는 본질이 하나이고, 뜻이 하나이고, 생명도 사랑도 권능도 하나이다. 그렇지만서로 구분되는 삼위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뜻 안에서 사는 영혼도 그 심장 박동은 하나이지만, 그 각각의 박동이 저마다 세 가지 행위를 이룬다. 첫째는 하느님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행위이고, 둘째는 모든 피조물을, 셋째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19 그러므로 그 영혼은 말을 하건 일을 하건 무엇을 하건 모든 것 안에 그 세 가지 행위를 이룬다. 그것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권능과 지혜와 사랑을 반영하면서 만물과 만인을 싸안는 행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