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3장
인간 뜻을 제압하는 매력이 있는 '피앗'의 각 진리.
피앗의 전투. 모태에 잉태되신 예수님과 성체 사이,
갇혀 계신 분과 침상에 갇힌 사람 사이의 유사성.
1928년 10월 17일
1 내 하찮은 정신이 하느님의 의지 안을 떠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지극히 높은 선이신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모든 진리들이 같은 수의 태양들처럼 내 작은 의지를 뒤덮고 있어서 그 다양한 빛에 황홀해진 내 의지가 (죽은 듯이) 옴짝 않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자 지고한 선이신 그분께서 내 안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 딸아, 내가 내 거룩한 뜻에 관해 드러내 보인 각각의 진리는 나 자신에게서 나온 신적인 생명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뜻을 사로잡는 달콤한 매력도 지니고 있다. 이 매력에 사로잡힌 인간의 뜻은 황홀경에 빠져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내 거룩한 뜻이 자유롭게 활동할 영역을 제공한다.
3 그러니 내 거룩한 뜻에 대한 각 진리는 인간의 뜻과 싸우는 드센 군대이다. 무엇으로 드센 군대인지 알겠느냐? 그 빛과 힘과 사랑과 아름다움과 거룩함으로 드센 군대이다.
이 모든 것을 무기로 쓰면서 인간의 뜻과 전쟁을 벌이는데, 인간의 뜻은 이 무기들 앞에서 달콤한 황홀을 체험하기에 '거룩한 피앗'에 순순히 정복된다. 또 내 뜻에 대한 지식이 하나 더 늘면 인간의 뜻이 체험하는 황홀이 그만큼 더 커진다.
4 내 거룩한 뜻에 대하여 내가 너에게 말한 모든 진리가 내 뜻으로 하여금 인간의 뜻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같은 수의 길이 되어, 그 안에서 먼저 준비 작업을 한 다음 사람들 가운데에 내 뜻의 나라를 세우게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5 그리고 그 각 진리가 하나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이, 영혼이 내 뜻 안에서 수행하는 각 행위도 저마다 내 뜻과의 한 만남이니, 이는 그 거룩한 매력의 모든 힘을 받기 위한 만남이다. 그러한즉 영혼이 내 뜻의 행위를 많이 할수록 신적인 영지(領地)를 그만큼 더 얻고, 인간적인 것은 그만큼 더 잃는 것이다.
6 그리고 영혼이 온 존재로 내 뜻 안에 뛰어들어 잠기면, 그에게 남는 일은 다만 하나의 사실을 기억하는 것뿐이다. 그의 뜻이 하느님의 뜻에 매료된 상태로 옴짝 않고 쉬도록 그 자신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7 그 뒤에도 나는 '거룩하신 피앗' 안을 계속 돌아다녔다. 그 피앗의 활동을 따라다니다가 예수님께서 잉태되시는 순간을 동반했는데, 그분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8 "딸아, 어머니의 태안에 이루어진 나의 잉태와 축성된 제병 하나하나 안에서 내가 하는 일 사이에는 무척 큰 유사성이 있다.
보아라, 하늘에서 내려와 천상 엄마의 태안에 잉태된 나는 또 하늘에서 내려와 축성되어 빵의 형상 안에 숨어 있게 되었다. 어둠 속에서 옴짝도 않고 어머니의 태안에 머물러 있었던 나는 또 어둠 속에서 옴짝도 않은 채 한층 더 축소된 형상으로 각 성체 안에 머물러 있다.
9 나를 보아라. 내가 여기 이 감실 안에 숨어 있다. 여기에서 기도하며 울부짖고 있지만 숨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게 한다. 바로 나의 거룩한 뜻이 나를 성사라는 휘장으로 가리고, 죽은 듯이, 무로 돌아간 듯이 있게 하는 것이다. - 갇힌 채, 짓눌린 상태로, 하지만 나는 기운차게 살아 있으면서 만인에게 생명을 주고 있다.
10 오! 헤아릴 수 없도록 깊은 내 사랑의 심연이여! 모태 안에서 나는 모든 영혼과 모든 죄라는 짐을 지고 있었지만, 여기 하나하나의 성체 안에서는, 비록 그 크기가 작지만, 각 영혼의 죄라는 더할 수 없이 무거운 짐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
11 그렇지만 나는 그토록 많은 죄의 지대한 무게에 짓눌려 으스러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지치지는 않는다. 참사랑은 결코 지치지 않으며, 더없이 큰 희생을 바치더라도 사랑의 승리를 얻기를 원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기를 원하는 것이다.
12 그런 까닭에 내가 각각의 성체 안에서, 잉태된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계속 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13 이제 내 성사의 눈길로 내 감실 가까이에 있는 너를 보면서 느끼는 기쁨에 대해서, 또한 이 나와 너 사이의 유사성에 대해서 네게 말하고 싶다. 보아라. 나는 여기 내 거룩한 뜻의 절대적인 지배하에 숨어 있다. 아! 축성된 제병마다 그 안에 나를 숨기는 기적도 포함시키는 것이 바로 내 뜻 자신이요, 내 뜻의 권능이다.
14 너도 오직 내 피앗의 절대적인 지배권으로 말미암아 침상안에 있다. 너를 침상에 붙박아 두는 것은 몸의 병이 아니다. 아니고말고! 홀로 내 뜻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내 뜻이 너를 베일로 만들어 나를 숨기는 것이니, 즉, 너를 살아 있는 제병, 살아 있는 감실이 되게 하는 것이다.
15 여기 이 감실 안에서 나는 끊임없이 기도한다. 너는 아느냐? 나의 첫째가는 기도가 무엇인지를? 그것은 내 뜻이 알려지는 것과 나를 숨어 있게 하는 내 뜻의 지배가 모든 피조물에게 미치는 것, 곧 내 뜻이 군림하여 그들 안에서 다스리는 것이다.
16 사실, 내 뜻이 알려지고 그들 안에 내 뜻의 나라를 이룰 때 그때에야 내 성사의 생명이 완전한 열매를 거두고, 그토록 많은 희생들이 완성되며, 피조물 안에 나의 생명이 회복될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여기에 숨어서 많은 희생을 바치며 기다리고 있다. 승리를, 곧 내 거룩한 뜻의 나라를!
17 너 역시 기도하고 있다. 내 기도를 그대로 되풀이하면서 나의 모든 업적과 만물을 움직이는 너의 말소리가 계속 내 귀에 들린다. 이는 내 뜻이 알려지고 그들 안에 내 뜻의 나라가 서게 해 주기를 만인과 만물의 이름으로 내게 청하는 너의 소리다.
18 이와 같이 너의 소리와 나의 소리는 하나의 소리다. 하나의 같은 것을 우리가 함께 청하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만물이 '영원한 피앗' 안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그리하여 이 피앗이 스스로의 정당한 권리를 돌려받게 하는 것이다.
19 그러니 보아라, 너와 나 사이에 무척 많은 유사성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너도 원하는 것인데, 이는 우리 둘 다 매우 거룩한 목적을 위하여 희생을 바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너의 동반이 내게 달콤한 것이 된다. 숱한 고통을 겪는 와중에도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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