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24 , 은총을 통하여 사제들의 반대와 그 고통을 감수함
예수님께서 콜레라의 만연을 이용하시어 이 산 제물의 신원을 그들에게 드러내시다
1. 오, 나는 얼마나 못된 인간이었는지! 지금도 여전히 얼마나 못된 인간인지! 누군가가 부당하게 나를 고약하고 순종할 줄 모르는 인간이라고 부르면, 아직도 분한 마음이 끓어오르니 말이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이 원한이 늘 생생하게 느껴지곤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사랑하올 예수님의 방식과 아직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게 된다.
2. 예수님의 전 생애는 참으로 갖가지 반대를 받는 표적이었지만 그분께서는 조금도 원한을 품지 않으셨고, 평생토록 거듭거듭 받으신 수많은 욕설과 모욕을 언제나 고요하고 평화롭게 견디셨다.
3. 그 반대로 나는, 말하기조차 부끄럽게도, 수도 없이 울고불고하면서 사랑하올 예수님께 투정을 부렸으며, 심지어 그분을 원망하면서까지 할 수 있는 한 저항하기도 하였다. 그것도 고약하고 순종할 줄 모르는 인간이라는 부당한 비방으로 말미암아 깊은 상처를 입지 않으려고, 그분의 극심한 고통에 나를 참여시키지 말아 달라고 하기 위함이었다.
4. 그처럼 보잘것없고 고집 센 나를 주님께서는 얼마나 인자하게 대해 주셨는지! 나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는 내 말을 듣지 않으시는 체하시면서 한마디 말씀도 없이 사라지셨다가도 그렇게 가버리신 것을 슬퍼하고 있는 내게 금방 돌아오셨고, 부드러운 미소로 어루만져 주시면서 당신의 거룩하신 뜻을 이루도록 타이르셨다.
5. 그런 다음 나를 다시 그 죽음의 고통 속에 들어가게 하셨는데, 이는 그분에게서 내게로 직접 전해지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고해사제는 나를 회복시킨 후 엄하게 말하였다. “다시는 이런 상태에 빠지지 마시오.” 나는 그 순간에는 조금도 억울해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6. “신부님, 이 죽음의 수면 상태로 빠져들고 않고는 제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아무 것도 아닌데다 고분고분하지도 못해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지만,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게 순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입니다.
7. 더욱이, 신부님, 이는 지당한 고통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가지지 못한 이 덕행이 예수님의 가장 찬란하고 보배로운 덕행이며, 이것이 없고서는 제가 그분의 마음에 들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다지도 예수님을 닮아 있지 않은 저를 보니, 여간 안타깝고 괴롭지 않습니다! 순종할 줄 모르는 영혼이 대관절 어떤 선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8. 내 마음 깊은 데서 우러나온 이 겸손한 말은 사실 사랑으로 고동치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느껴졌거니와, 이 말을 들은 고해사제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기뻐하는 기색으로 몇 마디 격려의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러나 방금 격려의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범하는 죄들을 보속하기 위하여 주님의 아픔과 고통을 받아들이는 한편,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부득이 주님께 열렬히 저항하기로 마음을 정하였다.
9.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고해사제의 개입 없이 주님께서 친히, 앞서 언급한 죽음 상태에서 깨어나게 해 주시겠다는 확답을 얻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어떤 방식을 제안하면, 하느님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지혜로 외부 상황을 안배하셔서 결국은 그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모든 것을 이루게 하시기 마련이다.
10.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이 시기에 콜레라가 날로 더욱 창궐하는 상황을 허락하셨다. 그 기세가 얼마나 굉장한지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어느 날 나는 악한 사람들이 수없이 범하는 모욕으로 인한 하느님 의노의 이 가라앉힐 수 없는 징벌을 주님께서 부디 거두어 주시기를 간청하면서 평소보다 더 열렬히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렇게 기도하고 있노라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좋다. 너 자신을 보속의 산 제물로 봉헌하고자 한다면, 그리하여 네 몸과 영혼에 주어질 몹시 괴로운 고통들을 다 즐겨 받겠다면, 너의 원을 채워 주마.”
12. 그래서 나는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그 고통들을 주님과 저만의 비밀로 해 주시면 무엇이든지 달게 받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지 않으면 저는 어쩔 수 없습니다. 사제들이 저를 어떤 태도로 대할지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13. 예수님께서는 매우 다정하게 대답해 주셨다. “딸아, 만일 내가 사람들이 내 인성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들었다면 확실히 인류 구원 사업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 대신, 나는 오직 인류의 영원한 구원만을 생각하였다. 나를 사로잡고 있었던 것은 무한한 사랑이었으니, 이 사랑이 나로 하여금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으로 바치게 하였다. 사람들이 나를 거스르는 태도나 행동으로 부당하게 내게 끼친 아픔과 고통과 비탄과 치욕을 그들의 영원한 구원을 위하여 내 영원하신 아버지께 바쳤던 것이다.
14. 나는 너에게 그런 내 삶을 본받기를 바란다는 것을 잊었느냐? 내가 33년 동안 행했던 모든 것을 통하여 나를 본받으려면, 괴로움과 반대와 아픔과 비통과 죽음 고통을 받을 뿐만 아니라, 내가 받았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받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내 삶을 본받기 위해 네가 채워야 하는 조건이다. 물론 네가 원한다면 말이다.
15. 그렇게 하지 않고 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나를 본받으려고 한다면,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내 마음에 들지 않고 앞으로도 결코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할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행위, 곧 가장 내 마음에 드는 행위는 영혼이 무엇을 하든지 자기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고 모든 면에서 나의 뜻을 따르면서 아무 조건도 달지 않고 하는 행위이다.
그러니 너의 뜻에 대해서는 죽고 언제나 내 뜻 안에서 사는 이 영웅적인 행위를 하려고 힘써야 한다. 그래야 내가 네 안에서 더없이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16. 지금으로서는 너를 반대할 뿐더러 괴롭히기도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들 역시 내 피로 속량된 나의 자녀들임을 명심하면서, 네가 사랑과 보속과 속죄의 산 제물이 되기를 바란다. 이 사람들에 대해서 네가 참된 사랑을 느낀다면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 주게 될 것이다.”
17. 예수님의 이 지당한 말씀을 듣고 내가 어떻게 저항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나는 예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산 제물의 신분을 받아들이기로 하였고, 실제로 바로 그날 저녁에 갑자기 그분께로부터 오는 고통의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꼬박 사흘 동안 의식이 없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콜레라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죽어간 몇몇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들릴 뿐이었다.
18. 그럼에도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하느님의 이 징벌에 충격을 받았으며, 그래서 나를 회복시켜 준 고해사제는 농담조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 며칠 동안 우리 가운데 위대한 선교사가 와 있었소. 그는 그의 설교 직무를 통하여 많은 선익을 가져왔소. 평생토록 성당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을 사람들이, 그렇게 언제나 모든 종교적인 감정에 반항했던 사람들이, 우리 사제들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는 모습이 보였으니 말이오. 그들은 이 탁월한 설교자의 소리를 듣고 은총에 굴복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이라는 열매를 얻게 된 것이오.”
19. 이 말을 들은 나는 그 선교사가 어디에서 설교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고해사제는, “모든 교회들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곧 광장이든 사교 클럽이든 가게든 가정이든 어디서나 그렇게 하였소. 요컨대 그 힘찬 설교가 사방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 그 은총의 기름부음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게 된 것이오.” 하고 말하였다.
20. “그 선교사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하고 내가 묻자 사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는 훌륭한 이름을 지니고 있소. 누구나 그를 “하느님의 징벌, 콜레라 신부”라고 부르고 있소. 즉 콜레라를 말하는 것이오.”
1권-25, 새 고해사제와의 만남.
허락이 있을 때만 고통의 산 제물이 되라는 첫 명령을 받다
1. 위에서 말한 콜레라 사건 이후 내게 타격을 준 것은, 그 사이 주님께서 예비하신 또 하나의 고행이었다. 그것은 돌연한 고해사제의 교체에 순응해야 하는 일이었다. 먼젓번 고해사제는 수도 사제였으므로 장상들의 부름에 따라 수도원의 더욱 엄격한 생활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2. 내가 이 사제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었던 것은 그 당시까지 나를 괴롭히지 않은 유일한 사제였기 때문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사제가 시골에 가 있었을 때에, 특히 콜레라가 퍼지기 시작할 무렵에, 다른 사제들은 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비방하며 청하는 도움마저 거절했으니 말이다.
3.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이 사제가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상당히 마음이 괴로웠다. 좀이라도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나를 회복시켜 달라는 부탁을 다른 누구보다도 기꺼이 들어주곤 했기에 그만큼 더 의지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무거운 마음으로 주님을 향하여 나의 적잖은 괴로움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여느 때처럼 다정하게 이 말씀을 주셨다.
4. "얘야, 이 일로 그렇게 슬퍼하지 말아라. 나는 사람들 마음의 주님이니, 내 마음에 들 때까지 그 마음들을 만들고 또 고쳐 만들 능력이 있다. 그는 고해사제로서 네게 유익함을 주었지만, 그 역시 내게서 모든 것을 받아서 내가 안배하는 대로 너에게 준 나의 사자(使者)들 중의 한 사람일 따름이다. 나는 다른 사제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할 작정이다. 그들을 너에게로 오게 할 것이고, 그 목적에 쓰일 모든 은총을 주겠다.
5. 그런데 네가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느냐? 딸아, 내가 얼마나 여러 번 말해야 알아듣겠느냐? 네가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어떤 때는 이것에 다른 때는 저것에 한눈을 파는 한, 하늘에 이르는 길을 따라 제대로 빨리 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홀로 나에게만 눈길을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나 다리를 절며 걷기 마련이고, 내 은총의 작용에도 순응하지 못하게 된다.
6. 그러므로, 나는 네가 네 주변 사물을 거룩한 무관심으로 대하며,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수행함으로써 항상 나를 기쁘게 하는 일에 정신을 모으기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산 제물의 신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받게 될 특별한 은총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7. 예수님의 이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노라니, 내 영혼에 많은 유익을 가져온 고해사제가 떠나는 것에 더 이상은 마음을 쓰지 않게 될 만큼 힘이 생겼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깨우쳐 주시는 대로, 어린 시절의 고해사제에게서 지도를 받기로 하였으며, 이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 실제로 얼마나 자주 하느님을 향해 부르짖곤 했는지 모른다.
8. "오 주님,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제가 보기에는 영혼에 불리하고 거의 해롭기까지 한 일이었지만, 주님께서는 이를 활용하시어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주님의 더욱 큰 영광과 제 영혼의 선익을 위하여 어리둥절하도록 놀라운 일이 되게 하셨으니, 저의 하느님,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9. 사실, 주님의 제안을 받고 부르게 된 셈인 이 하느님의 사제에게 나는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다른 모든 사제들에 대해서는, 내 마음을 열게 하려는 그들의 끈질긴 노력이나 나 자신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언제나 굳게 닫혀 있었는데 말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마음이 위축되어 있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이 사제를 만나게 될 때까지는 매번 다음 기회로 자꾸 미루었으니, 예수님과 나 사이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남에게 말한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너무나 부끄럽고 내키지 않아서 마치 더없이 추악한 죄를 고백해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은총 덕분에 나는 죄라는 것을 몰랐고 어렴풋하나마 알았던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 반대로, 이 사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명령을 받은 것도 아닌데, 상당히 자주 아주 세세한 일까지 털어놓곤 했던 것이다.
10. 만일 누군가가 내 내면을 열어 보이기를 이전에 그토록 꺼린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나의 유일한 대답은 모르겠다는 말뿐일 것이다. 고해신부 때문이었을까? 그렇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는 매우 선량하고 미덥고 참을성 있게 내 말을 경청해 주었으므로, 내 쪽에서 예수님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을 태세만 되었다면 내 영혼을 특별히 돌보는 책임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고, 내가 덕행의 바른 길을 걷도록 철저히 보살펴 주었을 것이다.
11. 그렇다면 나 자신 때문이었을까? 그렇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스스로의 속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이 중압감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했을 터이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과 나 사이의 일에 대해서 고해사제는 어떻게 생각할지를 무척 알고 싶기도 했던 것이다.
12.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나는 마음을 열 수가 없었으니, 지금에 와서 볼 때, 이는 오직 하느님의 뜻과 허락으로 말미암은 일이었던 것 같다. 내 삶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현재 언급하고 있는 고해사제에게 다 털어놓게 하시기 위해서 말이다.
13. 하기야, 이 고해사제는 내 마음 속을 꿰뚫어 볼 줄 아는 특별한 소질이 있었을 뿐더러, 기꺼이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자발성과 인내심도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에게서 그런 좋은 성향을 발견하자 서서히 용기를 내어 나의 내면을 온통 열어 보임으로써, 마치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낱말 하나하나를 읽는 것과 같이, 주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은총들을 판독(判讀)하게 하였다.
14. 이는 특히, 어지신 예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말씀들과 내 안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드러내도록 강력히 촉구하시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이따금 내가 어떤 것을 드러내는 것을 몹시 꺼리고 있을 때면, 예수님께서는 당장 호되게 나무라셨고 심지어 당신께서 나를 떠나시겠다고까지 으름장을 놓으셨으니 말이다. 나로서는 떠나시겠다는 말씀만 들어도 더할 수 없이 혹독한 고통을 느꼈으므로, 그렇게 버림받을까 봐 겁이 나서 정말이지 나 자신에게 폭력을 쓰면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한 것이다.
15. 이 고해사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으리라. 그는 어떤 때는 이것에 관해서 다른 때는 저것에 관해서 내게 항상 질문하는 일을 떠맡고 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그와 같은 혼수상태는 어디서 오는가, 즉 그 원인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 결과는 무엇인가를 때때로 묻곤 하였고, 내가 어쩌다가 말하기를 꺼리면 순명의 이름으로 대답하라고 명하였으며, 그러다가는 내가 더없이 악마적인 환상 속에서 살 가능성이 있다고 겁을 주기도 하였다.
16. 그 반면에 일체를 숨김없이 말하면, '우리 두 사람 다 갈수록 더 안전하고 평안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영혼이 순종하는 경우, 진리를 찾아 올바르게 행동하고자 하는 당신 사제 중의 한 사람이 잘못 생각하도록 허락하시는 법이 없기 때문이오.'
17. 그런데, 이 순명의 문제에 관해 좀더 언급해 보면, 예수님께서 내게 어떤 고통을 받게 하시기 전에 그 일에 대해서 고해사제와 미리 의논하신 것 같은 경우들이 있었다. 고해사제가 내게 물어보기도 전에 이미 사실을 알고 있는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곤 하였다.
18. '신부님께 이 사실을 감추기보다는 말씀드리는 것이 났겠군. 이미 알고 계시고, 그것도 이 일이 내 안에 어떻게 일어났는지 까지도 상세히 알고 계시니 말이지. 내가 이걸 숨기면 신부님께서 지도 방식을 바꾸어야 하겠다고 생각하실지도 몰라.'
19. 그러나 이런 일이 먼젓번 고해사제에게는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는 내게 일어나는 마비 상태에 대해서 아무것도 묻지 않았을 뿐더러 그 사실을 검토해 보려고 들지도 않았고, 이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인지 악마에게서 오는 것인지, 혹은 신체적인 병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순한 현상인지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요컨대,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20. 그럼에도 이 사제가 매우 마음을 쓰며 지칠 줄 모르고 내게 묻곤 했던 것은, 주님께서 보내신 십자가를 짐에 있어서 그분의 뜻에 나 자신을 맡기고 있는가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그러므로 이 십자가를 내가 온전한 인내로 지고 있지 않다고 여겨지면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것이었다.
21. 그런데, 나의 영신 지도를 맡게 된 두번째 고해사제는 주님께서 내게 나타나셔서 산 제물이 되기를 바라는지 아닌지를 물으셨다는 말을 내게서 듣자, 대뜸 (그 고통의 상태를 받아들이기 전에)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리라고 명령하는 것이었다.
22. "주님, 저는 고해사제의 동의를 미리 얻지 않고서는 주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고통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받아들여서도 안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선 신부님께 가셔서 그분의 동의를 구하십시오. 그래야 제게 화를 내지 않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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