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책 23권
34
1928년 2월 2일
원조가 상실한 거룩한 피앗의 일치성을 보상하는 행위.
이제껏 아무도 거룩한 뜻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은 이유.
하느님 뜻의 효력은 받지만 그 생명은 받지 못하는 경우.
땅과 태양의 비유.
1 ‘지고하신 피앗’ 안을 순례하다가 에덴동산에 다다르자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저의 예수님, 저는 당신 뜻의 일치성을 저 자신의 것으로 삼습니다. 제 조상 아담이 당신 뜻에서 물러갔을 때 잃어버린 그 일치성을 보상하고, 아담의 후손들이 그 일치성 안에서 행하지 않은 모든 활동을 보상하기 위함입니다.’
2 그러다가 불현듯, ‘그렇다면 나는? 나는 '지고하신 피앗'의 일치성 안에 있는가? 그 안에 있지 않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잃어버린 그것을 보상할 수 있겠는가? 말이 말로만 끝나고, 실천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자문(自問)이 일어났다.
3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기동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아담이 죄를 지은 순간 양쪽 다 내 뜻의 일치성에서 물러났으니, 인간은 내 뜻에서 물러나고 내 뜻은 인간에게서 물러났다. 내 뜻이 물러나자, 인간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빚으실 때 주신 나와의 일치와 그의 모든 자격과 권리들을 잃어버렸다.
내 뜻의 나라를 포기하고 달아났으니, 의당 모든 권리와 재산 소유권도 잃고 말았던 것이다.
4 그런데, 사람이 먼저 내 뜻에게서 물러났기 때문에 내 뜻이 사람에게서 물러난 것과 같이, 내 뜻은 이제, 한 사람이 자신의 뜻에서 물러나 내 ‘거룩한 피앗’의 저 일치성을 차지한 새로운 정복자로서 이 피앗의 나라 안으로 다시 들어왔기 때문에 내 뜻을 그 사람에게, (곧 너에게) 또다시 주고 있다.
5 너와 하느님 사이에는 하나의 합의가 있었으니, 내 뜻은 창조의 첫 행위 속에 너를 불러 내 뜻의 일치성을 큰 선물로 주었고, 너는 이 선물을 받을 뿐만 아니라 너의 뜻을 내 뜻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 둘 사이에는 서로 교환이 - 말뿐인 교환이 아니라 실제적인 교환이 있었던 것이다.
6 그러므로 내 뜻은 너로 하여금 너에게 준 그 큰 선물에 대해서 알게 하여. 네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깨닫고 그 재산을 누리며 그 진가를 인정하고 인류 가족을 위하여 그것을 탄원할 수 있게 한다.
너는 너의 뜻을 선물로 내놓고 다시는 인정하기를 원치 않으며 기억에 떠오르기만 해도 질겁한다.
7 그러니 내 뜻이 그 일치성을 상실한 사람을 떠나 천상 영역으로 물러간 때부터 네가 그 상실을 보상하면서 네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마땅하다. 내 뜻이, 더 이상 자기의 인간적인 뜻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되면, 내 뜻 자신을 다시 주지 않겠느냐?
8 게다가 너는 내 뜻이 네 안에 없으면 내 뜻의 천상적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 뜻이 없었다면 그 천상적인 언어가 너에게는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 열이 없는 빛, 실속이 없는 음식과 같았을 것이고, 따라서 글로 옮겨 네 형제들에게 전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니 말이다.
9 이 모든 것이, 내 뜻이 모든 것 속에서 너를 지배하면서 네 정신의 생각, 네 입술의 말, 네 심장의 박동이 되고, 또 자기의 가르침을 알아듣고 귀여겨듣기를 좋아하는 제자를 가진 스승이 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표징이다.
그래서 너에게 내 거룩한 뜻을 선물로 줄 필요가 있었으니,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의 지극히 훌륭한 특전들을 네가 전부 알고 글로 옮기게 하기 위해서였다.
10 그것이, 즉, 그런저런 것을 모르는 것이, 내 뜻이 피조물에게 주기를 원하고 또 줄 수 있는 무한한 바다와도 같은 선 - 바로 내 뜻 자신이 내포하고 있는 선을 상세하게 설명하여 다른 이들에게도 이를 이해시킨 사람이 이제껏 아무도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11 과연 내 뜻에 대한 것은 몇몇 낱말들로 간략하게 나타낸 것들만 있을 뿐인데, 그 낱말들도 태반이 잘려 나간 불완전한 것들이어서, 모든 영원성을 내포하며 감싸 안고 있을 만큼 길고 넓은 내 피앗에 대해서는 언급할 것이 하나도 없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내 뜻을 받아 그들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은 탓에, 내 뜻의 중요성과 그 무한한 속성에 대한 말이 그들 모두에게 외국어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12 사실 거룩한 뜻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차에, 모든 세기에 걸쳐 말해도 다 말하지 못할 만큼 많은 것을 지닌 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입을 열 수 있었겠느냐?
그러니, 딸아, 너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내 뜻의 바다를 가로지를 때면 이 뜻을 온 인류에게 알리기 위한 새로운 무엇을 언제나 얻어 내도록 하여라.”
13 그 뒤 나는 거룩하신 피앗의 일치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선을 행한 저 모든 사람들에게 그것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 위대한 일들을 그리도 많이 할 수 있었을까?’ 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자 언제나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14 “딸아, 피조물이 이제까지 행한 모든 선은 내 거룩한 뜻의 효력에 의한 것이었다. 내 거룩한 뜻이 없는 선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완전히 내 뜻의 일치성 안에서 사는 것으로 말하자면, 여왕이신 내 엄마 외에는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내 엄마가 ‘말씀의 강생’이라는 놀라운 기적을 끌어당기신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15 내 엄마 외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땅이 에덴 동산의 상태를 회복했을 것이고, 내 뜻의 일치성을 소유하고자 했던 그 사람은 내 뜻을 자기 안에 그대로 품고 있을 수도, 이에 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배길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태양이 자원하여 유리 항아리 안에 그 자신과 열을 가두고 광선들을 내뿜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열이 오히려 유리 항아리를 깨부수어, 광선들이 자유로이 퍼져 나가게 하지 않았겠느냐?
16 그러니 내 뜻의 일치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것, 그 지식의 아름다움 - 그 광선들을 퍼뜨리지 않는 것은 그에게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의 충만한 빛과 가득한 재산 중 일부라도 겉으로 나타내지 않았다면 그의 가슴이 터지고 말았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이제까지 행해진 모든) 선은 내 피앗의 효력에 의한 것이었다.
17 같은 일이 태양에게도 일어난다. 태양은 그 빛의 효력으로 초목의 싹을 틔우고, 땅이 좋은 것을 많이 산출하게 한다. 외관상 땅과 태양의 효력이 함께 작용하여 초목과 열매와 꽃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땅은 태양 속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만약 올라간다면, 태양이 그 강력한 힘으로 땅의 어두운 면을 제거할 것이고, 땅의 아주 작은 먼지 알갱이들도 전부 빛으로 바꿀 것이니, 결국 땅도 태양이 될 것이다.
18 하지만 땅이 위로 올라가거나 태양이라는 천체가 아래로 내려오는 일은 없다. 그러기에 땅은 땅으로 남아 있고, 태양은 땅을 태양 자신으로 바꾸지 않는다.
그들은 멀리서 서로 바라보며 돕고, 태양이 그 자체의 정점에서 땅 위로 퍼뜨리는 빛의 효력에 의하여 함께 작용하는 것같이 보일 따름이다.
19 하지만 땅이 태양의 효력을 많이 받아 더없이 아름다운 꽃들을 피운다고 해도, 땅과 태양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다.
그들은 서로 닮지 않았으니, 이쪽의 생명이 저쪽의 생명이 될 수도 없다. 따라서 땅은 태양에 대하여 말을 할 수 없다. 태양이 얼마나 많은 효력을, 얼마나 많은 열과 빛을 내포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20 내 뜻의 일치성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그렇다. 그는 내 뜻의 저 높은 구체 속으로 올라가 태양이 될 수 없고, ‘거룩한 태양’인 내 뜻은 아래로 내려와 그의 생명을 이룰 수 없다. 그는 그러나 선을 행하기를 원하면서 내 뜻의 빛 주위를 돌 수 있고, 내 뜻도 그 효력을 주어 그가 싹틔우기를 원하는 그 선을 이루게 할 수 있다. 내 피앗은 아무에게도 그 자신을 거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피앗은 오히려 그 자신의 빛으로 인성(이라는 땅)의 잠을 깨운다. 이를 다시 싱그러운 녹색으로 만들어 선행의 열매들을 맺게 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