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신학 공부를 하지 않은 교회 학자,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③

Skyblue fiat 2012. 12. 29. 16:24

데레사의 성소

열네 살의 소화 데레사는 한 사건을 통해 선교 사명을 확신하고 그것에 자신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소화 데레사는 그것을 이렇게 전한다.“어느 주일, 기도서에서 떨어진,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상본을 보게 되었다. 주님의 손에서 핏방울이 흘러 땅에 떨어지는데도 그것을 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깊은 고통을 느꼈다. 그래서 흘러내리는 주님의 핏방울을 받기 위해 십자가 발치에 영적으로 서있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것을 영혼들에게 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외침이 끊임없이 내 영혼에 울려 퍼졌다.‘목마르다!’ 이 말씀은 내 영혼에 강렬한 불을 붙였다.”

데레사는 전능하신 주님께서 미천한 우리의 기도를 바랄 정도로 왜 그렇게까지 당신 몸을 낮추셨는지를 묵상하며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아, 인간의 이해를 초월할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혼들의 구원에 우리가 참여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리라. 그분은 우리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다. 예수님은 밭을 바라보고 수확물을 거두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주님의 말씀이 울린다.‘눈을 들어 바라보아라! 내 하늘나라의 빈자리를 보아라. 너희가 채울, 너희를 위한 것이다! 너희는 산에서 기도하는 나의 모세들이다. 일꾼을 청하여라. 그러면 내가 그들을 보내주겠다. 나는 오로지 기도만을, 너희 마음의 탄식만을 기다린다.’”

 

 

데레사의“작은 길”

주님의 작은 꽃 데레사가 걸은 길이며 후에 그녀의 가르침이라고 불린“작은 길”은 일상의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주님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아주 많은 영혼들이‘나는 이런저런 희생을 바칠 힘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 사랑하올 하느님은 행동할 용기를 주는 첫 번째 은총을 결코 거절하지 않으신다. 그리고 이 은총을 받은 자는 마음이 굳건해지고 계속하여 승리의 길을 걷는다.”

데레사 성녀의 말에 따르면 작은 길은,“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길이며, 신뢰와 완전한 봉헌의 길”이다.

 

 

“내 유일한 목표는 영혼을 구하는 일!”

데레사는 열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수도원 안에 숨어 하느님을 사랑하는 데 온전히 자신을 바치기 위해”리지외의 가르멜 수녀원에 들어갔다.“속세를 영원히 떠났을 때, 내게는 오로지 영혼을 구원하는 일, 무엇보다 사제들의 영혼을 구하는 하나의 목표만 있었다.”데레사는 입회하여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봉쇄 수도원에서 어떻게 선교를 할 수 있었는가? 게다가 어떻게 선교 사업의 수호자가 될 수 있었는가?

 

 

“내 성소는 사랑이다!”

“마침내 나는 안전을 찾았다.… 성교회의 신비체를 살펴보니, 성 바오로께서 설명하신 아무 지체에서도 나를 찾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모든 지체에서 나를 찾아내고자 했다. … 애덕이 내 성소의 열쇠를 주었다. 나는 만일 교회가 여러 지체로 이루어진 육신을 가졌다면, 모든 기관 중에 제일 필요하고 제일 귀한 것이 그에게는 없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다. 교회에는 심장이 있고, 이 심장에는 사랑이 불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직 사랑만이 교회의 모든 지체를 움직이게 한다는 것, 사랑이 꺼질 지경에 이른다면, 사도들은 복음을 더는 전하지 못할 것이고 순교자들은 피를 흘리려 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사랑은 모든 성소를 포함한다는 것, 사랑이 모든 것이라는 점, 사랑은 모든 때와 모든 것을 포함한다는 것. … 즉 한마디로 말해서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그래서 나는 너무도 미칠 듯이 기쁜 중에 부르짖었다.‘오, 제 사랑이신 예수님, 제 성소를 마침내 찾았습니다. 제 성소는 사랑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제 자리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이 자리를 제게 주신 이는 바로 당신입니다. … 어머니이신 교회의 마음속에서 저는 사랑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되겠습니다. … 이래서 제 꿈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가장 작은 일

“그런데 나는 성교회의 어린애이고, 성교회는 임금의 임금이신 당신의 정배이니까 여왕이다. … 어린아이의 마음이 간구하는 것은 재물이나 영광(천국의 영광이라 할지라도)이 아니다. 영광은 당연히 내 형들인 천사와 성인들의 것인 줄 안다. … 그 아이의 영광은 그의 어머니의 이마에서 비치는 반영일 것이다. 그 아이가 청하는 것은 사랑이다. … ‘오, 예수님, 그가 아는 것은 한 가지, 당신을 사랑하는 것뿐입니다.’빛나는 사업은 그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는 복음을 전할 수도 없고, 피를 흘릴 수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으랴? 그의 형들이 그 대신 일을 하고, 아주 어린애인 그는 임금과 여왕의 옥좌 곁에 붙어 서서 싸우는 형들을 대신해서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은 행동으로 증거되는 것이니, 어떻게 그의 사랑을 증거할까? 방법이 있으니 어린애는 꽃을 던질 것이다. 꽃향기로 옥좌를 향기롭게 하고 은방울을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사랑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이제 데레사는 빨래를 할 때도, 성가대에서 노래를 할 때도, 정원에서 겸손하게 자신의 삶을 기록할 때도, 믿음을 시험하는 고통스런 시련을 겪을 때도, 마침내 죽을병에 걸렸을 때도,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선교를 위한 희생과 믿지 않는 자들의 회개를 위한 희생으로 바쳤다. 그리고 숨어있는 것을 보시고 마음의 가장 비밀스러운 의도를 아시는 하느님은 사랑으로 행한 작은 일들을 받아들이셨다.

“작은 길”은 너무나 단순하고 미소하여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길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길이 요구하는 포기, 이 길이 필요로 하는 신앙의 힘이 그것이다. 또한 이 길은 마음의 순수한 의도를 속일 수 있는 어떠한 타협도 허용하지 않는다.

데레사는 이렇게 적는다.“나는 깨달았다. 사랑 없이는 모든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죽은 자가 살아나고 모든 민족들이 회개하는 식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놀라운 일이라 해도, 사랑은 희생을 먹고 산다. 영혼들이 본능적인 안락함을 거부하면 할수록 사랑의 온유함은 더욱 강해지고 사심은 없어진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구하려고 하는 순간 사랑하기를 그만두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다른 기쁨을 만들기 위해 나 자신을 잊기를 원하신다. 내가 너무나 슬퍼서 한 줄기 빛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하늘이 어두워 보이더라도 그래도 좋다. 나는 거기서 기쁨을 찾을 것이다.”

“나는 순한 성질이 아니었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나는 분명히 그것을 느꼈다. 나는 수없이 그 성질을 누르려 애썼고, 그 때문에 고통 받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예수님만이 나를 봐주시길 원했다. 나는 내 이 미소함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그로써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사랑으로 사는 것, 그것은 모든 불안을 몰아내고 지나간 잘못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께 가장 큰 가치를 지니는 것

“나는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성당을 세우려는 한 제후가 있었다. 그는 백성들에게 이 일을 위해 어떠한 자선도 베풀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을 선포하기까지 했다. 그는 혼자 영예를 받고 싶었다. 그렇게 성당이 세워지던 어느 날 한 늙고 가난한 부인이 말들이 힘겹게 다리를 끌면서 돌을 나르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하느님의 집을 짓는 데 돈을 내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다른 도움을 줄 수는 있을 텐데. 그렇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 말들을 돕는다면 하느님께서는 기뻐하시지 않을까?’하고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딱 한 닢 있는 돈으로 건초 한다발을 사서 말들에게 먹였다.

성당이 완성되었을 때 제후는 성대하게 봉헌하길 원했다. 그리고 자신의 후한 인정을 영원히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과 가족들의 이름을 돌판에 새기게 했다. 그런데 다음날, 그 이름들이 지워지고 그 대신, 누군지 모를 한 가난한 여인의 이름이 거기에 새겨져 있었다. 화가 난 제후는 다시 새 비문을 새기게 했다. 똑같은 기적이 계속 반복되었다. 마침내 그는 조사를 명했고, 사람들은 그‘겸손한 여인’을 찾아내어 그녀에게, 성당을 짓는데 정말로 아무것도 내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여인은 온 몸을 떨면서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다그치자 그녀는 한 다발의 건초를 기억해내고는 말들을 도와준 일을 털어놓았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왜 그녀의 이름이 거기 새겨져있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아무도 감히 그 이름을 지우려고 하지 않았다.

가장 보잘것없는 희생을 바치기를 마다하지 말자. 사랑의 마음으로 못 하나를 뽑는 일이 한 영혼을 회심시킬 수 있다. 이 얼마나 큰 신비인가!”

사랑으로 행해진 가장 작은 일, 가장 숨겨진 일이 때로는 가장 큰일로서 가장 큰 가치를 가진다. 데레사는 바로 이러한 확신으로 살아 주님의‘작은 꽃(소화)’이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도 그 같은‘사랑의 성소’를 실천해야겠다.“하느님께로 확실히 가기 위해서는 사랑이 가장 훌륭한 길”이며“사랑은 모든 성소를 포함하는 것”이기에!

 

 

 

- 마리아 143호 2007년 5·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