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 성녀/성녀 글라라 st.Clara

프라하의 복녀 아녜스에게 보내신 편지 Ⅰ

Skyblue fiat 2011. 4. 6. 10:53



가난한 동정녀로 가난하신 그리스도를 관상하시오.
생활을 통해서 주님께 찬미와 흠숭을 드리시오.

프라하의 복녀 아녜스에게 보내신 편지 Ⅰ

1) 지극히 위대하고 탁월한 보헤미아의 임금의 따님인 공경하올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아녜스 자매에게,
2) 예수 그리스도의 부당한 여종이자 성 다미아노 봉쇄 수도원 자매들의 무익한 종이며 어디서나 그대의 하녀와 시녀인
글라라가 그대에게 각별한 공경을 표하면서 나 자신을 완전히 바치며 그대가 영원한 행복과 영광을 누리게 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3) 나는 그대의 거룩한 삶과 생활에 관한 대단히 놀라운 명성을 들었는바, 그 소식은 나에게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까지 훌륭히 알려져, 나는 주님 안에서 몹시 기뻐하며 가슴 설렙니다.
4) 이 소식은 나 혼자만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고 또 섬기려고 하는 모든 이들도 진정 기뻐할만 합니다.
5) 비록 그대는 누구보다도 영화와 영예 그리고 세 속의 위엄과 뛰어난 영광을 누릴 수도 있었고,
그대와 황제의 탁월한 신분으로 봐서 그 유명한 황제와도 합법적으로 혼인을 할 수 있었지만,
6) 그대는 오히려 이 모든 일을 일축하고 마음과 애정을 다해 지극히 거룩한 가난과 육신의 궁핍을 택했으며,
7) 그대의 동정성을 흠도 티도 없이 영원히 지켜 주실 더 고귀한 신분의 정배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택하셨습니다.



8) 자매는 그분을 사랑할 때 정결하고, 그분을 만질 때 더 깨끗해지고, 그분을 맞이할 때 그대는 동정녀입니다.
9) 그분의 힘은 누구보다도 억세고, 그분의 기품은 보다 고결하며, 그분의 용모는 누구보다도 우아합니다.
10) 이미 그대를 껴안아 사로잡으신 그분은 그대의 가슴을 보석으로 꾸미셨으며,
그대의 귀에 그 값을 헤아릴 수 없는 진주 귀걸이를 걸어 주셨고,
11) 봄철같이 화려하고 반짝이는 보옥으로 그대의 허리를 온통 두르셨으며,
거룩함의 문장(紋章)이 새겨진 금관을 그대의 머리에 씌우셨습니다.


12) 그러니 지극히 사랑하는 자매, 아니,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정배이고 어머니이고 자매이므로 온갖 경의를 받아
마땅한 주인이시여, 그대는 불가침의 동정성과 지극히 거룩한 가난의 깃발로 극히 화려하게 꾸미시고
13) 십자가에 달리신 가난한 분께 대한 불타는 열망으로 시작하신 그대의 거룩한 봉사 안에서 굳세어지십시오.

14) 그분은 첫 조상이 범한 죄의 결과로 사슬로 묶여 있었던 우리를 암흑의 괴수의 권세로부터 구해 내시고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를 화해시키려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 십자가의 수난을 감수하셨습니다.


15) 가난을 사랑하고 포옹하는 이들에게는 영원한 부(富)를 부여하는, 오 복된 가난이여!
16) 가난을 소유하고 또 소유하기를 열망하는 이들에게는 하느님께서 하늘나라를 약속하시고 의심할 여지없이
영원한 영광과 복된 생명을 주시리니, 오 거룩한 가난이여!
17) 말씀만 하시자 존재하게 되었고 또 그렇게 존재한 하늘과 땅을 다스리셨으며 지금도 다스리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황송하옵게도 무엇보다 특별히 포옹하신, 오 성스러운 가난이여!
18)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 곧 그리스도께서는 “머리 둘 곳조차 없다”(마태 8,20)고
하십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떨어뜨리시며 숨을 거두셨습니다”(요한 19,30).
19) 그토록 위대하시고 높으신 주님께서 동정녀의 태중에 임하실 때,
세상에서는 하찮게 보이려 하셨고 궁핍하고 가난해지려 하신 것은,
20) 극도로 가난하고 곤궁하며 천상양식에 한없이 굶주림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소유함으로써
그분 안에서 풍요롭게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21) 그대는 기뻐 즐거워하고 넘치는 기쁨과 영적인 즐거움으로 충만하십시오.
22) 그대는 영예보다 이승의 멸시를, 지상의 부(富)보다 가난을 택하였고 또한
23) 이승에다 보다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 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가지도 못하는 하늘에다
보물을 쌓기로 하였으니”(마태 6,20), 그대의 상급은 하늘에서 엄청나며,
24) 그대는 지존하신 성부의 아드님과 영화로우신 동정녀의 자매요 배필이요 어머니라고 불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25) 오직 가난한 이에게만 주님이 하늘나라를 약속하시고 주신다는 것을 그대가 알고 있으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반면에 현세의 것들을 사랑하는 자는 사랑의 열매를 잃게 됩니다.
26) “아무도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습니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됩니다”(마태 6,24).
27) 옷을 입은 사람은 붙잡힐 데가 있어서 더 빨리 땅에 내동댕이쳐지기 때문에 알몸인 사람과는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아무도 이승에서 영화를 누리고 살다가 저승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지를 못합니다.
28) 그리고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습니다”(마태 19,24).
29) 그러므로 그대가 싸움에 절대로 지지 않고 험한 길과 좁은 문으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참조: 마태 19,29)
그대는 옷 즉 현세의 재물들을 내던졌습니다.
30) 영원한 것들을 얻기 위해 현세의 것들을 포기하고 지상의 재물 대신에 천상 사물들을 대가로 받으며,
하나를 버리고 백배를 받고(참조 : 마태 19,29) 복되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칭송받을 만한
교환(交換)인가!


31) 그러므로 탁월하고 거룩한 그대에게 그리스도를 거룩히 섬기는 데 굳세어지고 선에서 선으로,
덕에서 덕으로 오르시기를 할 수 있는 한 그리스도의 마음 안에서 겸손되이 간청하고 부탁하려고 한 것입니다.
32) 이는 그대가 마음을 다하여 섬기는 분께서 그대가 열망하는 상급을 그대에게 자비로이 내려 주시기 위한 것입니다.
33) 그리고 무익하지만 그대의 시녀인 나와 이 수도원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그대를 사랑하는 다른 자매들을 위해서도
그대의 지극히 거룩한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하는 바입니다.
34) 그렇게 하여 그대와 함께 우리 모두가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되도록 그대의 기도의 도움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를
입기를 간구합니다.

35) 주님 안에서 안녕히 계십시오. 그리고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