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166~p181
252. 시카미논에서의 출발. 복되신 동정녀와 영적 모성
1945. 8. 14.
지금은 하현달이 비추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밤이다. 예수께서는 사도들, 여자들, 엔도르의 요한, 에르마스테오와 함께 홀로 깨어 있는 이사악에게 조용히 인사하신 다음에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하신다. 그들의 발소리라고는 그들의 샌들에 밟히는 조약돌들이 긁히는 소리들뿐이고, 마지막 집을 지나쳐 몇 미터 더 갈 때까지 모두가 침묵한다.
그 집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이나 그 전에 지나온 집들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은 주님과 그분의 친구들이 조용히 떠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틀림없다. 적막한 밤이다. 오로지 바다만이 머지않아 지게 될 달에게 말하고 있다. 바다는 또한 간조 시의 긴 물결을 통하여 백사장의 마른 공간을 점점 더 좁혀 오며, 깊은 바다 속 이야기를 해변에게 들려준다.
이번에는 여자들이 요한, 열성당원, 유다 타대오, 알패오의 야고보와 함께 일행의 선두에서 걸어가는데, 이들은 젖어 있고 밤의 습기로 미끄러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작은 바위들을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여자들을 도와준다.
열성당원은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가고, 요한은 마르타와 함께 간다. 알패오의 야고보는 자기의 어머니와 수산나를 보살피고, 타대오는 예수와 또 한 가지 비슷한 점인 그의 튼튼하고 긴 손으로 마리아의 작은 손을 붙잡고 어려운 지점에서 그분을 도와드리는 영광을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각자는 자기가 동행하는 여자와 작은 목소리로 대화한다. 그들 모두가 대지의 수면을 존중해주는 것 같다.
열성당원은 막달라의 마리아와 열성적으로 대화하고 있는데, 시몬이 자신의 양팔을 몇 차례 벌리는 것이 보이는데, 그 뜻은 이런 것 같다.
“그건 그렇지만 그것에 대해서 달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그렇지만 그들이 다른 모든 이들의 선두에서 걸어가고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들을 수는 없다.
요한은 동행하고 있는 마르타에게 가끔 한 번씩만 말하는데, 그는 바다와 달빛을 받아 서쪽 사면이 희게 보이는 카르멜 산을 가리키며 말한다. 아마도 그들은 지난번에 카르멜 산의 반대쪽을 돌아서 갔던 길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알패오의 마리아와 수산나 사이에서 걷고 있는 야고보도 카르멜 산에 대하여 말한다. 그가 자기의 어머니에게 말한다.
“예수께서 저와 단둘이 저위로 올라가 거기서 저에게만 무언가를 말해주겠다고 약속하셨어요.”
“아들아, 그가 너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게냐? 나중에 너는 나에게 말해줄 거니?”
“어머니, 만일 그게 비밀이라면 저는 당신께 말씀드릴 수 없어요.”
야고보가 매우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그는 외모는 복되신 동정녀의 남편 요셉과 아주 많이 닮았고, 차분한 온순함은 그분과 훨씬 더 많이 닮았다.
“어미에게는 비밀이 없는 법이다.”
“사실 저는 당신에게 비밀이 없어요. 하지만 예수가 저와 단둘이서 말하기 위하여 저를 산위로 데려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그분께서 나에게 하시려는 말을 아무도 알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제가 지극히 사랑하는 내 소중한 어머니시지만, 예수께서는 당신의 위에 있고, 그분의 뜻도 당신의 뜻보다 더 위에 있어요. 하지만 때가 되면 저는 그분께서 저에게 해주신 말씀을 어머니에게 말씀드려도 되는지 여쭤보겠습니다. 당신은 만족하세요?”
“너는 물어보는 것을 잊어버릴 것이다.”
“어머니, 아니에요. 당신이 저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셔도 저는 결코 당신을 잊지 않습니다. 제가 아름다운 어떤 것을 보거나 들을 때마다 저는 항상 말해요. ‘내 어머니가 여기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 내 사랑. 아들아, 어미에게 입 맞춰다오.”
알패오의 마리아는 감격한다. 그러나 감동이 호기심을 완전히 없애버리지는 못한다.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 다시 공격을 개시한다.
“너는 그의 뜻이라고 말했지. 그렇다면 너는 그가 자기의 뜻이 무엇인지를 말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로구나. 자, 넌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나에게 말해줄 수 있겠지. 그가 여러 사람들이 있는 데서 너에게 말했니?”
“사실 그때 저는 그분과 단둘이서 대열의 선두에서 걷고 있었어요.”
야고보가 미소 지으며 말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너희의 말을 들을 수 있었잖아.”
“어머니, 그분께서는 저에게 많은 것을 말씀해주시지 않았어요. 그분께서는 나에게 카르멜 산에서의 엘리야의 말과 기도를 상기시켜주셨어요. ‘주님의 모든 예언자들 중에서 남아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 하나뿐이다.’ (1열왕18,22) ‘당신께서 주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이 백성이 알아보도록 제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그런데 그는 무슨 뜻으로 그렇게 말했느냐?”
“어머니, 당신은 많이도 알고 싶어 하시는군요! 그럼 예수께로 가보세요. 그분께서 당신께 말씀드릴 거예요.”
야고보가 자기의 어머니의 난처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며 말한다.
“그분의 말씀의 뜻은 이럴 겁니다. 세례자가 붙잡힌 이래 그분만이 홀로 이스라엘에 예언자로 남아 계시고, 그래서 백성이 가르침을 받도록 하느님께서 그분을 오랫동안 보존해주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수산나가 말한다.
“흠! 나는 예수가 오랜 시간 남아 있기를 간청한다고 믿기 어렵네. 예수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청하지 않아… 자, 야고보야, 네 어미에게 말해다오!”
“어머니, 호기심은 결점입니다. 그것은 무익하고, 위험하며, 때로 고통스러운 겁니다. 훌륭한 고행 하나를 하세요…”
“아뿔싸! 그의 말은 네 동생이 옥에 갇히고 어쩌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뜻이 아니었니?!”
알패오의 마리아가 부들부들 떨며 말한다.
“어머니, 당신의 사랑에 관한 한 당신의 아들 각자가 온 세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유다는 ‘모든 예언자들’이 아니에요…”
“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너희는 틀림없이 미래의 예언자들에 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만일 너 혼자만 남게 된다면… 너 혼자만 남게 된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내 유다가… 오!…”
알패오의 마리아는 야고보와 수산나를 내버려두고, 타대오의 질문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마치 어린 소녀처럼 쏜살같이 뒤돌아온다.
그녀는 마치 쫓기는 사람처럼 헐레벌떡 예수의 무리로 뛰어든다.
“내 예수… 나는 내 아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네가 그 애에게… 카르멜 산에서… 엘리야에 대해서… 예언자들에 대해서… 말한 거… 야고보가 혼자 남아 있을 거라고… 그럼 유다는 어떻게 되는 건가? 그 애는 내 아들이야, 너도 알지?”
알패오의 마리아는 극도의 불안과 뛰어온 것으로 인하여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마리아 아주머니, 저는 압니다. 저는 당신이 그가 제 사도가 된 것을 기뻐하신다는 것도 압니다. 당신은 당신이 어머니로서의 모든 권리를 가지고 계시고, 제가 선생과 주님으로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다.”
“그건 사실이야…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유다는 내 아들인 걸!…”
마리아는 미래를 예감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오! 당신은 쓸데없는 눈물을 많이도 흘리십니다! 그러나 한 어머니의 마음은 모든 것을 용서받습니다. 아주머니, 이리로 오세요. 울지 마세요. 저는 전에도 한번 당신을 위로해드렸지요. 그때도 저는 당신의 심적 고통이 하느님에게서 당신과 당신의 남편 알패오와 아이들을 위하여 큰 은총들을 얻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아주머니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그분의 곁으로 끌어당기신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동행들에게 명하신다.
“너희는 앞으로 먼저 가거라.”
그분께서는 알패오의 마리아와 단둘이 있게 되자 말씀을 이어가신다.
“그런데 저는 거짓말하지 않았습니다. 알패오 아저씨는 저를 부르시며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느님께 대한 그분의 빚은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그분이 이해하지 못하던 친척, 전에는 인정하지 않던 메시아에게 돌아온 그 회개를 얻어낸 것은 바로 아주머니의 심적 고통입니다. 지금 당신이 겪고 계시는 고통은 주저하고 있는 시몬과 완고한 요셉이 당신의 알패오 아저씨를 본받게 만들 것입니다.”
“그래, 하지만… 너는 유다에게는, 내 유다에게는 어떻게 하려느냐?”
“저는 제가 지금 유다를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하겠습니다.”
“안 돼, 안 돼. 그 말에는 위협이 들어 있어. 오! 예수! 오! 예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께서도 동서의 고통이 어떤 성질의 것인지는 아직 알지 못하신 채 그분의 동서를 위로하시려고 되돌아오신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께서 자기 곁에 와계시는 것을 보고 알패오의 마리아가 한층 더 서럽게 울며 자기가 우는 이유를 가르쳐주자 마리아께서는 달보다 더 창백해지신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탄식한다.
“동서가 예수에게 말해줘요. 안 돼, 안 돼, 내 유다가 죽으면 안 돼…”
마리아께서는 밀랍처럼 창백한 얼굴로 알패오의 마리아에게 말씀하신다.
“저는 제 자신의 아들이 죽지 않도록 청하지도 못하는데, 당신을 대신해서 그것을 청할 수 있겠어요? 형님, 저와 함께 기도하십시다. ‘아버지,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 땅에서, 그리고 어머니들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아들들의 운명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 이것이 우리 어머니들의 구속하는 순교(redeeming martyrdom)에요… 어쨌든… 누구도 유다가 살해당할 것이라거나 당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살해당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진리와 사랑의 나라에서 당신이 하느님의 빛과 신령하게 된 당신의 모성을 통하여 모든 것을 보실 때 유다가 아주 장수하게 해달라는 당신의 지금의 기도가 얼마나 부담스럽겠습니까?
그때는 복된 영혼이자 어머니로서 당신은 유다가 구속자로서의 내 예수의 운명과 비슷해지기를 바라실 것이고, 그를 빨리 당신의 곁에 영원히 두기를 열망하실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자기의 자녀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어머니들의 고통이니까요. 저는 그 고통은 참으로 커서 우리가 가게 될 하늘에서도 염려하는 사랑(anxious love)으로 지속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른 새벽의 정적 속에서 매우 큰 소리로 우는 마리아의 울음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이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되돌아와 복되신 동정녀의 말씀을 듣고 감동한다.
막달라의 마리아가 울면서 중얼거린다.
“그런데 나는 이 땅에서부터 어머니께 그 고통을 드렸어요.”
마르타도 울면서 말한다.
“이별은 어머니들과 자녀들 모두의 고통이에요.”
베드로의 눈에서도 눈물이 반짝인다.
열성당원이 바르톨로메오에게 말한다.
“복된 영혼의 모성이 어떠할지를 설명해주시는 놀라운 말씀이야!”
“복된 어머니가 하느님의 빛과 자신의 영화된 모성 안에서 사물을 어떻게 판단할까… 그 눈부신 신비를 직면하기라도 하듯 숨 쉬기가 벅찰 정도야.”
나타나엘이 말한다.
가리옷 사람이 안드레아에게 말한다.
“이 말씀을 들으니 모성이 모든 감각적인 무게를 벗어버리고 두 날개를 다는 것 같네. 마치 우리 어머니들이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미 변모하신 걸 보는 것처럼 느껴지네.”
“그건 사실이야. 형, 우리 어머니는 우리를 이렇게 사랑할 거야.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완전할지 형은 상상할 수 있어?”
요한이 자기의 형 야고보에게 말한다.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은 요한뿐이다. 그는 자기 어머니가 완전하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감격한 것이다.
“제가 이렇게 많은 고통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알패오의 야고보가 사과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제 말과 달리 넘겨짚고 계시는 겁니다… 정말이에요. 예수님,”
“나도 안다. 나도 알아. 아주머니는 지금 무진 애를 쓰고 있는 중인데, 그것은 끌을 대고 치는 것 같은 타격이다. 하지만 그 타격은 그분에게서 몹시 무거운 짐을 덜어줄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자, 어머니, 이제 그만 우세요! 어머니가 마치 하느님 나라의 확실성을 모르는 불쌍한 여인처럼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니 저는 마음이 아픕니다. 어머니는 마카베오 형제들의 어머니와 전혀 닮아 있지 않으세요.”
타대오가 통렬하게 나무라며 자기의 어머니를 얼싸안고 반백이 된 그녀의 머리에 입 맞춘다.
“당신은 사람들이 겁주려고 말해주는 이야기들과 그림자들을 무서워하는 소녀와 같으세요. 하지만 제가 어디 있는지 당신은 아시잖아요. 저는 예수님 안에 있어요. 당신도 참!
당신은 제가 나중에 예수의 배반자가 되거나 그분을 버리거나 저주받은 영혼이 되었다는 말을 들으신다면, 그때는 우셔야 할 겁니다. 그때는 당신이 우신다 해도 저는 말리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피눈물을 흘리셔야 할 겁니다.
그러나 저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당신에게 결코 그런 깊은 고통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영원히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
최초의 나무람과 이어지는 애무로 인하여 알패오의 마리아는 울음을 그치며 지금은 자신의 심약함을 몹시 부끄러워한다.
동트기 직전이어서 사방이 더 어두워진다. 달은 졌는데 아직 동이 트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명이다. 곧 이어 빛이 조금씩 자기를 드러내놓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납빛이다가 잿빛이 되고, 연초록빛을 띤 다음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젖빛이 되었다가 마침내 비물질적인 은빛이 되어, 그 동안 썰물로 바뀌어 방금 물이 빠져서 축축한 자갈 갈린 해변을 더 쉽게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
담청색이 되었다가 보석의 결정면들처럼 온통 반짝이는 찰나에 바다를 관조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반면에 대기는 그 은빛에 점점 어두워지는 분홍빛을 더해가다가 새벽의 금빛 도는 분홍빛이 해수면을 온통 불그스름한 분홍색으로 물들이고 점점 더 밝은 빛을 띠게 하여 바닷물 색깔과 극명하게 대조되게 하여 마침내 완벽한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하루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해가 동녘 수평선 밖으로 솟아오르며 최초의 햇살을 산들과 야산들과 숲들과 풀밭들과 드넓은 바다와 하늘의 공간으로 쏘아 보내 눈의 흰 빛이든, 벽옥과 같은 초록빛으로 변하는 먼 산들의 남빛이든, 분홍색과 섞여서 옅어지는 하늘의 코발트색이든, 비취색 무늬가 있고 진주색 줄무늬가 있는 바다의 사파이어 빛이든 모든 색깔을 두드러지게 하는 이 클라이맥스의 순간이다.
오늘 바다는 참으로 아름답다. 그것은 바람 한 점 없이 죽어 있는 바다도 아니고, 바람들의 분노로 흉흉한 바다도 아니며, 미세한 포말이 이는 미소 짓는 잔잔한 파도로 장엄하게 살아 있는 바다이다.
“우리는 무더워지기 전에 도라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황혼녘에 다시 떠날 것이다. 자매들아, 내일 카이사리아에서 너희의 수고로운 여행이 끝날 것이다. 우리도 쉴 것이다. 틀림없이 너희 마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헤어질 것이다… 마리아야, 너는 왜 울고 있느냐? 오늘 나는 모든 마리아들이 우는 것을 보아야 하느냐?”
예수께서 막달라 마리아에게 말씀하신다.
“이 애는 자기가 당신을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언니가 마리아를 변호하며 말한다.
“그것이 우리가 다시, 그리고 곧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리아는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열성당원이 설명한다.
“마리아는 자기가 당신 가까이에 있지 않으면 착하게 될 수 없을까봐 두려워합니다. 그녀는… 당신께서 자기 곁에 계셔서 마귀를 쫓아주시지 않으면 너무 심한 유혹을 당할까봐… 두려워합니다. 그녀는 방금 전에 저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에 대하여 염려하지 마라. 나는 내가 준 은총을 결코 철회하지 않는다. 너는 죄짓기를 원하느냐? 아니라고? 그렇다면 염려하지 마라. 물론 깨어 있어라. 그러나 두려워하지는 마라.”
“주님… 제가 우는 이유는 카이사리아에서… 카이사리아는 제 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인성은 많은 고통을 당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그것이 기쁘다. 네가 고통을 당하면 당할수록 더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너는 더 이상 그런 무익한 심적 고통으로 괴로워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테오필로스의 딸 마리아야, 나는 네가 굳센 사람의 딸이고, 너 자신 굳센 영혼이고, 내가 너를 지극히 굳세게 만들기를 원한다는 것을 너에게 상기시켜주고 싶다. 네 언니를 포함한 다른 여자제자들은 항상 온순하고 수줍어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약함을 용납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네가 약한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를 불로 달구어 모루에 놓고 쳐서 단련하겠다. 너는 너와 내 의지의 기적을 망치지 않으려면 그렇게 취급되어야 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몹시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너에게 약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너와 여기 있거나 없는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네가 뉘우침과 사랑으로 우는 것을 허락한다. 그러나 나는 네가 다른 일 때문에 우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알겠느냐?”
예수께서는 위압적이고 엄격하시다.
막달라의 마리아는 눈물과 흐느낌을 삼키려고 애쓰며 무릎 꿇은 다음 예수의 발에 입 맞추며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애쓰며 말한다.
“예, 나의 주님, 저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럼 일어나라. 그리고 침착해라.”
253. 그리스인 여자 노예 신티케
1945. 8. 15.
나는 도라 읍내를 보지 못한다. 해가 지고 있는 동안 여행자들은 카이사리아를 향하여 그들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도라에서 멈추는 것은 보지 못했다. 어쩌면 그것은 특기할 만한 것이 없는 잠시 동안의 정지였는지도 모른다. 바다는 불이라도 난 것 같다. 하늘은 그 고요 가운데에서 붉은 빛을 어찌나 많이 반사하는지 너무 붉어서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하늘 위에 피를 쏟아놓은 것 같다.
바다로 인하여 더위가 견딜 만하게 되기는 했어도 여전히 덥다. 일행은 마른땅의 맹렬한 더위를 피하려고 줄곧 바다를 끼고 걸어간다. 많은 사람들은 아예 샌들을 벗고 옷을 걷어 올린 채 얕은 물속으로 들어간다.
베드로가 말한다.
“여자제자들만 없다면, 나는 벌거벗고 물속으로 들어가 목까지 잠기고 싶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자기가 있는 곳으로부터도 나와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여자들과 함께 앞서가던 막달라 마리아가 뒤로 돌아와 말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저는 이 근처를 잘 압니다. 저기 파란 바다 가운데 노란 줄이 하나 있는 데가 보이시지요? 여름을 포함하여 1년 내내 개울물이 그곳으로 흘러들어갑니다. 그런데 거기를 건너려면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개울들을 건넜어. 그건 분명히 나일 강은 아닐 테지. 우린 저 개울도 건너 갈 거야.”
베드로가 말한다.
“저것은 나일 강은 아니에요. 하지만 물속과 물가에는 위험한 수생 동물들이 있어요. 상처를 입지 않으려면 조심성 없이 건너도 안 되고, 맨발로 건너서도 안 돼요.”
“오! 그놈들이 어떤 놈들이기에? 레비아탄들인가?”
“시몬, 바로 그거예요. 그놈들은 사실 악어들이예요. 그놈들은 작은 놈들이지만 우리를 얼마동안 절뚝거리게 할 수는 있어요.”
“어떻게 그놈들이 여기까지 왔지?”
“저는 페니키아 인들이 종교의식을 위하여 자신들의 지방에 데려왔다고 생각해요. 그놈들은 저기 남아 있게 되었는데, 점점 더 작아지긴 했어도 그렇다고 덜 공격적인 것은 아니에요. 그놈들은 신전들에서부터 개울의 진흙 속으로 이동해 와서 사는 거예요. 지금 그놈들은 흉측한 이빨을 가진 큰 도마뱀들처럼 됐어요.
로마인들은 사냥도 하고 여러 가지 오락들을 즐기려고 이 지방으로 와요. 저도 그들과 함께 왔었어요. 모든 것들이 소일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그놈들의 가죽은 멋지고, 그래서 여러 가지 장신구의 재료로 쓰입니다. 그러니 제 경험을 보아 제가 여러분을 안내하도록 허락해주세요.”
“좋아, 나도 그놈들을 보고 싶어…”
베드로가 말한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잡아서 그놈들은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지만 어쩌면 우리는 몇 마리쯤 보게 될지도 몰라요.”
그들은 해안을 벗어나 뭍 쪽을 향하여 가다가 마침내 야산들과 바다 중간에 있는 간선도로를 만난다. 그들은 이내 활처럼 위로 불룩하게 구부러진 다리가 놓여 있는 작은 강에 이른다. 그 하상은 어지간히 넓은 편이지만 하상 가운데로 소량의 물이 흐를 뿐이다. 물이 흐르지 않는 곳에는 여름 더위로 반쯤 마른 갈대와 수생식물이 있는데, 그곳은 아마도 다른 계절에는 물 가운데 있는 조그마한 섬들이 되는 곳이다. 한편 강 양쪽으로는 울창한 관목 숲과 나무들이 있다.
그들이 아무리 찾아보아도 어떤 짐승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실망한다. 그러나 아마 물이 불을 때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게 하려고 그랬겠지만 대단히 높은 아치가 하나밖에 없는 다리를 거의 다 건너가게 되었을 때―아마도 이것은 로마인들이 만들었음직한 튼튼한 건조물이다―마르타가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겁에 질려 뒤돌아서 도망쳐온다. 영락없는 악어의 머리를 가지고 있으나 악어라고는 할 수 없는 몹시 커다란 도마뱀이 자는 체 하며 길을 가로질러 엎드려 있다.
“무서워하지 마.”
막달라 마리아가 외친다.
“저놈들이 저러고 있을 때 저놈들은 위험하지 않아. 위험한 건 저놈들이 숨어 있는데 사람이 보지 못하고 저놈들을 밟고 지나갈 때야.”
그러나 마르타는 조심성 있게 뒤에 남아 있고, 수산나도 겁에 질려 있다… 알패오의 마리아도 조심성은 있지만 더 용감하여 자기 아들들 가까이서 걸어가며 앞으로 나아가 그놈을 살펴본다. 사도들은 무서워하지 않고, 그놈을 바라보며 일부러 자신의 머리를 들어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아 자기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그 못생긴 짐승에 대하여 논평한다.
그러다가 그놈이 움직이며 자신을 귀찮게 만드는 사람들을 향하여 다가오려는 것처럼 보인다. 훨씬 더 뒤로 도망치며 지르는 마르타의 비명을 수산나와 알패오의 마리아도 따라한다. 그러나 막달라 마리아는 돌멩이를 집어서 짐승에게 던진다. 옆구리를 맞은 그놈은 하상으로 급히 내려가 물속에 잠긴다.
“겁쟁이 언니. 이리 나와. 이제 그놈은 여기 없어.”
막달라 마리아가 언니에게 말한다. 여자들이 함께 간다.
“그놈 참 못생겼구먼.”
베드로가 말한다.
“선생님, 옛날에는 사람들이 저놈들에게 산 사람을 먹이로 주었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가리옷 사람이 묻는다.
“악어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었다. 악어는 신을 상징했었는데, 마치 우리가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는 것처럼 불쌍한 우상 숭배자들은 자신들의 처지에 맞는 형태들과 오류들로 그런 일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겠지요?”
수산나가 묻는다.
“저는 우상숭배를 하는 나라들에서는 여전히 그것이 행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도르의 요한이 말한다.
“오! 맙소사! 하지만 그들은 저놈들에게 죽은 사람들을 주겠지요?”
“아닙니다. 만일 그들이 그것을 행한다면, 그들은 산 사람들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처녀들이나 어린이들을 주지요. 백성 중에서 가장 나은 사람들 말입니다. 적어도 제가 읽은 바로는 그렇습니다.”
겁먹은 채 사방을 둘러보는 여자들에게 또 다시 요한이 대답한다.
“나는 그놈들에게 가까이 가야 한다면 무서워서 죽을 거예요.”
마르타가 말한다.
“그래요? 하지만 저놈들은 저건 진짜 악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놈들은 적어도 세 배나 더 길고 더 큽니다.”
“그리고 그놈들은 굶주리기도 하고. 저놈은 뱀들이나 산토끼들을 잡아먹어서 배불러 있어.”
“맙소사! 저놈들은 물뱀들도 잡아먹어!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저희를 어디로 데려오셨습니까?”
마르타가 신음한다. 마르타가 너무 무서워하는 바람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린다.
항상 침묵하고 있던 에르마스테오가 말한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큰소리를 내면, 저놈들은 도망치니까요. 저는 하부 이집트에 여러 번 가보았기 때문에 알아요.”
그들은 손뼉을 치거나 나무줄기들을 치며 다시 걷기 시작한다. 위험한 지점은 지났다.
마르타는 예수 가까이로 가서 그분께 자주 묻는다.
“저놈들은 더 이상 없을까요?”
예수께서는 그녀를 바라보시며 머리를 흔드시지만 그녀를 다시 안심시키시느라 말씀하신다.
“사론 평야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우리는 그곳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오늘 여자제자들은 나를 정말로 놀라게 했다! 네가 왜 그렇게 겁을 내는지 나는 잘 모르겠구나.”
“저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어 다니는 것을 죄다 무서워합니다. 저는 틀림없이 차고 저는 끈적끈적할 그놈들의 몸의 냉기를 제 몸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놈들이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놈들도 필요합니까?”
“너는 그놈들을 만들어내신 분께 여쭈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너는 그분께서 그놈들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그놈들이 유용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확신해도 된다. 최소한 마르타의 용맹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예수께서는 눈을 익살스럽게 빛내시며 말씀하신다.
“오! 주님! 당신께서는 농담하고 계시는데,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저는 겁이 많아서 결코 자제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기 보자… 저기 관목 숲 속에서 무엇이 움직이고 있느냐?”
예수께서는 그분의 얼굴을 들어 긴 가지를 뻗어 좀 더 뒤쪽에 있는 부채 선인장 울타리를 기어 올라가는 가시나무와 다른 식물들의 덤불 쪽으로 정면을 똑바로 쳐다보시며 말씀하신다. 그것들의 잎들은 기어 올라가는 다른 식물들의 나긋나긋한 가지들보다 더 딱딱하다.
“주님, 악어가 또 있습니까?…”
마르타가 또 다시 겁먹은 채 신음한다.
나뭇가지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지다가 여자의 얼굴이 나타난다. 그 여자는 수많은 남자들을 보고는 들판으로 도망칠까 관목 숲으로 숨을까 하고 망설이다가 전자가 우세해져서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나병환자인가?
“미친 여자인가?”
“마귀 들린 여자인가?”
그들이 당황하며 묻는다.
그러나 카이사리아 쪽에서 로마 마차 한 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그 여자는 되돌아온다. 그 여자는 덫에 걸린 생쥐 같다. 그 여자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왜냐하면 예수와 그분의 일행이 그 여자가 피신해 있었던 관목 숲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그녀는 그리로 돌아갈 수 없고, 로마 마차 쪽으로는 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장엄한 일몰 후에 빨리 내리덮이는 어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여자가 비록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이 찢어졌지만 젊고 예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인이여! 이리로 오시오!”
예수께서 위엄 있게 말씀하신다.
여자는 두 팔을 내밀며 애원한다.
“저를 해치지 마세요!”
“이리로 오시오. 당신은 누구요? 나는 당신을 해치지 않겠소!”
그분께서는 몹시 친절하게 말씀하셔서 그 여자를 설득하신다.
여자는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 나아오더니 땅에 엎드리며 말한다.
“당신께서 누구시든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를 죽여주십시오. 하지만 저를 제 주인에게 도로 넘기지는 마십시오. 저는 도망쳐 나온 노예입니다…”
“당신의 주인은 누구였소? 그리고 당신은 어느 곳 출신이오? 당신은 분명 히브리 여자는 아니오. 당신의 억양이나 복장으로 보아 그건 분명하오.”
“저는 그리스인입니다. 제 주인은… 오! 제발! 저를 숨겨주십시오! 마차가 도착하려 합니다…”
그들은 땅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불쌍한 여자의 주위로 모여 무리를 이룬다. 가시나무에 걸려 찢어진 그녀의 옷 사이로 채찍 맞은 자국들과 긁힌 자국들로 뒤덮여 있는 어깨가 보인다.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 중 누구도 울타리 곁에 서 있는 무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마차는 지나간다.
“저 사람들은 지나갔소. 이제 말하시오. 가능하다면 우리는 당신을 도와주겠소.”
예수께서는 그분의 손가락들의 끝을 헝클어진 그 여자의 머리카락에 대시며 말씀하신다.
“저는 총독의 수행원인 로마 귀족의 그리스인 노예 신티케입니다.”
“그럼 당신은 발레리안의 노예로군요!”
막달라의 마리아가 외친다.
“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를 그에게 넘겨주지 마십시오.”
그 불행한 여자가 애원한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나는 결코 다시 그와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까요.”
막달라 마리아가 대답한 다음 예수께 설명해드린다.
“그는 여기 있는 로마인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이고, 동시에 가장 추악한 사람들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추악한 것만큼이나 포악합니다.”
“당신은 왜 도망쳐 나왔소?”
예수께서 물으신다.
“제가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품이 아닙니다… (그녀는 자기가 자기를 동정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을 깨닫고 대담해진다) 저는 상품이 아닙니다. 그가 저를 산 것은 사실입니다. 그는 저로 하여금 자기를 위하여 책을 읽어주게 하여 소일하고, 자기의 시중을 들게 하여 자기 집을 장식하기 위하여 제 몸을 샀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닙니다. 제 영혼은 제 것입니다!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제 영혼도 소유하려고 했습니다.”
“당신은 영혼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오?”
“주님, 저는 문맹자가 아닙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전리품이었지만, 서민은 아닙니다. 그는 저의 세 번째 주인인데, 더러운 엽색가입니다. 저는 우리 철학자들의 말들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 안에는 죽지 않는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 정확한 명칭을 알지 못하는 것 말입니다.
최근에 저는 그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카이사리아로부터 왔습니다. 그분은 기적을 행했고,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보다 말을 더 잘했습니다. 사람들은 공동 목욕탕과 식당 또는 금빛 열주랑에서 그분에 대하여 많은 말들을 했습니다. 더러운 술판을 벌이는 방에서 그분의 존엄한 이름을 불러 그것을 더럽히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만 속해 있고 노예 시장에서 상품처럼 살 수 없는 무언가를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던 저, 바로 저는 제 주인으로부터, 카이사리아에서 왔던 그 사람이 ‘영혼’이라고 부른 이 미지의 것이 그 책들에도 언급되어 있는지 찾기 위하여 그 책들을 읽어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는 그것을 저에게 읽게 했던 것입니다! 자기의 육욕의 노예로 만들기를 원하는 저에게 말입니다! 이렇게 하여 저는 이 불멸의 것이 영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발레리안과 그의 동류들이 제 목소리를 들으면서 트림과 하품을 하며 이해하고, 비교하고, 토론하려고 애쓰는 동안에 저는 미지의 그분의 말을 언급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연결하고, 철학자들의 말과 비교하며 여기 제 마음속에 집어넣고, 그의 육욕을 물리치기 위하여 점점 더 굳세게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며칠 전 밤에는 제가 이빨로 물면서 그를 물리쳤기 때문에 그는 저를 죽도록 때렸습니다… 그래서 그 이튿날 저는 도망쳤습니다. 저는 닷새 동안 이 숲속에서 밤에 블랙베리와 선인장 열매들을 따먹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붙잡히고야 말 것입니다. 그는 틀림없이 저를 찾고 있을 것입니다. 제 몸값이 비쌌고, 저를 향한 그의 욕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는 저를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당신은 유다인이시니 틀림없이 그분께서 어디 계시는지 아실 것입니다. 제발 노예들에게 말씀하시는 그분, 영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그분께 저를 데려가주십시오. 저는 그분이 가난하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배고픔을 견디겠습니다. 저는 그분께서 저를 가르쳐주시고 저를 향상시켜주시도록 그분 가까이에 있기를 바랍니다. 야수들과 함께 살면, 비록 그들에게 저항한다 해도 야수처럼 됩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제 정신적 품위(moral dignity)를 가지고 싶습니다.”
“당신이 찾고 있는 미지의 그가 당신 앞에 있소.”
“당신께서? 아크로폴리스의 미지의 신이시여, 저는 당신께 인사드립니다!”
그녀는 이마가 땅에 닿도록 몸을 숙인다.
“당신은 여기 남아 있을 수 없소. 그리고 나는 카이사리아로 가고 있소…”
“주님, 저를 버리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겠소… 내가 생각하기에는…”
“선생님, 저희 마차가 분명히 약속장소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을 보내 마차에 알리십시오. 이 여자는 마차 안에 있으면 저희 집에 있는 거나 다름없이 안전할 것입니다.”
막달라의 마리아가 제안한다.
“오! 그렇습니다. 주님. 이스마엘 노인 대신 이 여자를 저희에게 보내주십시오. 저희가 당신의 가르침을 이 여자에게 가르치겠습니다. 이 여자는 이교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마르타가 간청한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가기를 원하오?”
예수께서 물으신다.
“저는 당신의 친구 분들 중 누구와도 함께 가겠습니다. 제가 더 이상 그 사람과 함께 있게 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 한 여자 분이 그를 안다고 했는데요. 이분이 저를 배신하지 않을까요? 로마인들이 이분의 집에 드나들지 않을까요? 아니면…”
“두려워하지 마세요. 베타니아에는 로마인들이 오지 않아요. 특히 그런 부류의 로마인은.”
막달라 마리아가 그 여자를 안심시키며 말한다.
“시몬과 시몬 베드로는 가서 마차를 찾아라. 우리는 여기서 너희를 기다리겠다. 그 다음에 우리는 시내로 들어가자.”
예수께서 명하신다.
…말발굽 소리와 바퀴 소리, 그리고 마차 지붕에 달아놓은 등불이 휘장이 둘러쳐진 육중한 마차가 온다는 것을 알려주자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이 개울의 제방에서 일어나 길을 향하여 간다. 그들은 분명히 제방에서 저녁식사를 했을 것이다. 마차가 울퉁불퉁한 길가에 덜컹 소리를 내며 멎은 다음 베드로와 요한이 거기서 내린다. 바로 직후에 나이든 여자가 뒤따라 내려와 뛰어가 막달라 마리아를 껴안으며 말한다.
“나는 내가 참으로 기쁘다는 것, 네 어머니도 나와 함께 기뻐하신다는 것, 네가 내 젖을 빨아먹은 다음 요람에서 잘 때처럼 다시 우리 집안의 아름다운 장미꽃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한 순간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그 여자는 마리아에게 키스를 퍼붓는다.
마리아는 그녀의 품에 안겨 운다.
“아주머니, 이 젊은 여인을 당신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서 밤새 기다려주시기를 당신에게 부탁합니다. 내일 당신은 집정관 도로에 있는 첫 번째 마을로 가서 기다리셔도 됩니다. 우리는 아침 아홉시 전에 올 것입니다.”
예수께서 유모에게 말씀하신다.
“무엇이든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찬미 받으시기를! 잠깐 제가 가져온 마리아의 옷을 이 애에게 주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유모는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마리아, 마르타와 함께 마차로 올라간다. 여자들이 마차에서 나올 때 막달라 마리아는 향후에 우리가 항상 보게 될 옷차림인 수수한 옷과 넓고 얇은 아마포 베일과 장식이 없는 겉옷을 입고 있다.
“신티케, 안심하고 가시오. 내일은 우리도 오겠소. 안녕.”
예수께서 그녀에게 인사하시며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카이사리아를 향하여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신다.
해안 거리는 노예들이 들고 다니는 횃불이나 등불의 빛으로 길을 밝힌 채, 여름의 무더위에 지친 허파에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바다에서 오는 공기를 들이마시며 산책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 산책객들은 주로 부유한 로마인들이다. 유다인들은 자신들의 집 옥상에서 시원한 공기를 만끽하고 있다.
해안 거리는 손님이 많을 때의 매우 긴 응접실과 비슷하다. 그곳에서 산책한다는 것은 자세히 관찰당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예수께서는 바로 그곳을 지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자신을 살피는 사람들이 논평하고, 조롱하는 것을 무시하신 채 산책길을 관통하여 지나가신다.
“선생님, 당신께서 여기에? 이 시간에요?”
길가에서 노예들이 가져다준 안락의자 내지 장의자에 앉아 있는 리디아가 묻는다. 그녀가 일어선다.
“나는 도라에서 오는 길인데, 늦게 도착했어요. 나는 숙소를 찾고 있어요.”
“‘여기 제 집이 있습니다’라고 저는 당신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리디아는 뒤에 있는 아름다운 건물을 가리킨다.
“그러나 저는…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감사합니다만, 나는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내 일행의 수가 많고, 두 사람이 내 지인들에게 알리려고 이미 앞서 갔습니다. 나는 그들이 나에게 숙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디아의 시선은 예수께서 그분의 제자들처럼 가리키시는 여자들과 제자들에게 머무르다가 지체 없이 막달라 마리아를 알아본다.
“마리아? 당신이에요? 그럼 그게 사실이에요?”
막달라 마리아의 두 눈은 궁지에 몰린 영양의 눈과 같이 고통스러운 빛을 띠고 있다. 그녀가 대면해야 할 사람은 리디아뿐이 아니라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예수를 쳐다본 다음 용기를 낸다.
“맞아요.”
“그럼 우리는 당신을 잃었군요!”
“아니에요, 당신들은 나를 얻었어요. 적어도 어느 날 나는 내가 마침내 찾아낸 길에서 더 나은 우정을 가지고 당신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라요.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해주세요. 안녕, 리디아. 내가 행하는 것을 본 모든 악행들은 잊으세요. 나를 용서해주세요…”
“하지만, 마리아! 당신은 왜 당신 자신을 낮추고 있어요? 우리는 부유하고 한가한 사람들로 똑같은 생활을 영위해 왔어요. 그것밖에는…”
“아니요. 아니에요, 내 생활은 더 나빴어요. 그러나 나는 거기서 빠져나왔어요. 영원히요.”
“리디아, 안녕히 계십시오.”
주님께서 대화를 중단시키시고, 토마스와 함께 그분을 향하여 오고 있는 그분의 사촌 유다에게로 가신다.
리디아는 잠깐 동안 더 막달라 마리아를 붙잡고 말한다.
“우리끼리만 있으니 나에게 진실을 말해줘요. 당신은 정말로 확신해요?”
“확신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는 제자가 되어서 행복해요. 나는 한 가지만을 후회해요. 내가 전에 빛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그 빛에서 자양분을 얻는 대신 더러움을 먹어 왔다는 거예요. 리디아, 안녕.”
그녀의 대답은 두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정적 속에서 분명하게 울린다. 거기 있는 많은 사람들 중 누구도 더 이상 말이 없다… 마리아는 뒤돌아서 선생님을 따라잡으려고 서두른다.
한 젊은 남자가 그녀의 길을 막아선다.
“이게 네 마지막 바보짓이야?”
그가 말하며 그녀를 껴안으려 한다. 그는 반쯤 취해 있어 성공하지 못한다. 마리아는 그를 피하며 외친다.
“아니야. 이것은 내 유일한 지혜로운 행동이야.”
그녀는 그 악습에 젖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 역겨워서 베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있는 자기의 동행들을 따라잡는다.
“마리아야, 너는 많이 괴로웠지!”
마르타가 걱정스레 말한다.
“아니야, 그분의 말씀이 옳아, 나는 결코 그것으로 인하여 괴로워하지 않을 거야. 그분의 말씀이 옳아…”
그들 모두가 좁고 어두컴컴한 골목길로 돌아 들어가 유숙하려고 넓은 집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틀림없이 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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