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4권 공생활 둘째해(하)

하사시4권 [247. 갈릴래아의 베들레헴에서]

Skyblue fiat 2025. 5. 29. 19:07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125~p137

 

 

247. 갈릴래아의 베들레헴에서

 

1945. 8. 9.

그들은 저녁 때 갈릴래아의 베들레헴에 도착한다. 초원과 숲과 목장으로 둘러싸인 기복이 있는 야산들 위에 펼쳐져 있고, 목장에서는 양떼들이 풀을 뜯어먹다가 밤에는 양의 우리로 내려오는 것이 이 이름을 가진 도시들의 운명인 모양이다.


하늘은 장엄한 일몰 직후여서 여전히 붉은 빛이다. 양들의 방울소리와 떨리는 울음소리, 거기에 어린이들의 즐거운 외침과 그들을 부르는 어머니들의 목소리까지 합쳐진 전원음악이 대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시몬의 유다야, 너는 시몬과 함께 가서 우리와 여자들이 묵을 숙소를 구해라. 마을 한가운데에 여관이 있는데, 우리는 거기서 만나자.”


유다와 열성당원이 순종한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어머니를 보시며 말씀하신다.

“이번에는 다른 베들레헴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 우리는 당신께서 쉬실 곳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계절에는 여행자들이 거의 없고, 칙령도 없으니까요.”

“이 계절에는 풀밭에서나 저 목자들과 양들 사이에 끼여 자는 것도 유쾌할 것이다.”

그분께서는 예수에게 미소 지으시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분을 유심히 바라보는 목동들에게도 미소 지으신다.
마리아께서 어찌나 다정하게 웃으셨던지 목동 중 하나가 다른 목동을 팔꿈치로 치며 속삭인다.
“저분은 틀림없이 그분이야.”

그 목동이 자신 있게 앞으로 나아오며 말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문안드립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과 함께 계십니까?”

마리아께서는 훨씬 더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하신다.
“주님께서는 여기 계신다.”

그분이 예수를 가리키신다. 예수께서는 몸을 돌려 애처로운 말로 동냥을 청하며 가까이 오는 거지들에게 동냥을 주라고 당신의 사촌들에게 말씀하신다.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그분의 아드님을 가볍게 건드리시며 말씀하신다.

“아들아, 이 목동들이 너를 찾는다. 그들은 어떻게 알아보았는지는 모르지만 나를 알아보았다.”

“틀림없이 이사악이 이리로 지나가며 계시의 향기를 남겼을 것입니다. 얘야, 이리 오너라.”

목동은 열두 살 내지 열네 살쯤 된 거무스름한 소년인데, 마르기는 했어도 건강하고, 눈은 아주 검고 총명해 보이고, 머리카락은 칠흑 같이 검고, 양가죽을 두르고 있어, 어린이 판 선구자라 할 수 있는데, 그는 마법에 걸린 듯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예수께 다가온다.

“얘야, 너에게 평화. 너는 어떻게 마리아를 알아보았니?”

“구세주의 어머니만이 그런 미소를 지으시고, 그런 얼굴을 가지실 수 있기 때문에요. 저는 들었어요. ‘그분께서는 얼굴은 천사의 얼굴 같고, 눈은 별과 같고, 미소는 어머니의 입맞춤보다 더 다정하고, 갓 태어나신 하느님께 몸을 숙여 들여다보실 수 있을 정도로 거룩한 그분의 마리아라는 이름처럼 다정하시다.’ 저는 바로 그것을 당신에게서 발견했고, 제가 당신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께 인사드렸습니다. 저희는 주님, 당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당신께 감히 먼저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누가 우리에 대하여 너희에게 말해주었느냐?”

“다른 베들레헴 출신 이사악 아저씨입니다. 그분은 가을에 저희를 당신께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가 여기 왔었느냐?”

“그분은 아직도 이 지방에 많은 제자들과 함께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 목동들에게 직접 말했습니다. 저희는 그분의 말을 믿었습니다. 주님, 저희에게도 복된 밤의 저희 동료들처럼 당신께 경배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그가 길바닥의 먼지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읍내의 문에 (말하자면 문이라는 말이다. 이 도시에는 성곽이 없으니 말이다) 양떼를 멈춰 세운 다른 목자들에게 소리 지른다. 그곳은 예수께서 여자들과 함께 마을로 들어가시려고 그들을 기다리면서 걸음을 멈추신 곳이기도 하다.

그 어린 목자가 외친다.
“아버지, 형들, 친구들, 우리는 주님을 만났어요. 오세요, 함께 경배합시다.”

목자들은 수많은 자신들의 양떼를 데리고 예수 주위로 와 그분께 다른 데로 가시지 말고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자신들의 초라한 집에 친구들과 함께 머무시는 것을 수락해달라고 청한다.
그들이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저희를 보호하시기 때문인데, 방들이 있고, 향기로운 건초로 가득한 헛간들도 있습니다. 어머니와 자매님들은 여자 분들이니 방을 쓰십시오. 당신께서 쓰실 방도 하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저희와 함께 헛간의 건초 위에서 주무실 수 있습니다.”

“나도 당신들과 함께 있겠어요. 나는 왕의 방에서 자는 것보다 더 편히 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와 시몬에게 가서 말하자.”

“선생님, 제가 가겠습니다.”

베드로가 말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와 함께 간다.

일행은 길가에 가서 멈추어 서서 네 사도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목자들은 마치 예수께서 이미 영광 중에 계시는 하느님이신 것처럼 그분을 쳐다본다. 더 어린 목자들은 예수와 마리아에 대한 모든 세부사항을 머릿속에 새겨두기를 원하는 것 같다. 마리아께서는 울면서 와서 그분의 무릎에 주둥이를 비비는 어린양들을 쓰다듬어주시려고 몸을 숙이고 계신다.

“내 친척 엘리자벳의 집에도 어린양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놈은 나를 볼 때마다 땋아 늘인 내 머리를 핥곤 했어요. 나는 그 어린양을 친구라고 불렀어요. 그놈은 정말 어린아이와 같은 내 친구였고, 할 수 있을 때면 언제나 나에게 달려오곤 했으니까요. 이 어린양의 눈은 두 가지 색깔이어서 그 어린양을 연상시켜요. 이 어린양을 죽이지 마세요! 나는 그 어린양도 나에 대한 그놈의 사랑 때문에 죽이지 않게 했어요.”

“부인, 이놈은 암컷인데, 눈빛깔이 두 가지이기 때문에 팔려고 했었습니다. 게다가 한 눈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이놈을 팔지 않고 기르겠습니다.”

“오! 그래요! 나는 사람들이 모든 어린양을 죽이지 않기를 바라요… 어린양들은 참으로 순진하고, 엄마를 부르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닮은 목소리로 그놈들의 엄마들을 부르는 것 같아요. 나는 어린양 한 마리를 죽이면 어린이 한 명을 죽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부인, 모든 어린양이 살아남아야 한다면, 이 세상에 저희가 있을 자리는 없을 것입니다.”
가장 나이 작은 목자가 말한다.

“나도 압니다. 하지만 나는 어린양들의 고통과 어미 양들의 고통을 생각합니다. 어미 양들은 그놈들의 새끼들을 빼앗기면 너무 많이 울어요. 어미 양들은 우리처럼 진짜 어머니들 같아요. 나는 누군가가 고통당하는 것을 견딜 수 없지만, 한 어머니가 고통당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것은 다른 고통과는 다릅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은 우리의 가슴과 뇌만을 찢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태까지 찢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항상 우리 아들들과 결합해 있어요. 그래서 그 아이들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때 그 고통은 우리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과 같아요.”

마리아께서는 더 이상 미소 짓지 않으시고, 눈물이 파란 두 눈에서 반짝인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바라보시는 예수를 쳐다보시고, 마치 그분을 빼앗길까봐 두려운 듯 그분의 팔에 한 손을 얹으신다.

먼지 나는 길로 무장한 사람들의 작은 무리가 다가온다. 그들은 여섯 명인데, 그들과 함께 몇 사람이 소리를 지른다. 목자들이 쳐다보며 자기들끼리 속삭인다. 그 다음에 그들은 마리아와 예수를 쳐다본다.


가장 나이 많은 목자가 말한다.

“오늘 저녁에 여러분이 베들레헴에 들어가시지 않게 되어 다행입니다.”
“왜요?”
“지금 막 지나간 저 사람들이 읍내로 들어가 어떤 어머니에게서 그녀의 아들을 빼앗아가려고 합니다.”
“오! 그런데 왜요?”
“그를 죽이려고요.”


“오! 맙소사! 그가 무슨 일을 했기에 그래요?”
예수께서도 동일한 질문을 하신다. 사도들은 듣기 위하여 다가온다.

“산길에서 부자 요엘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돈을 많이 가지고 시카미논에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강도들에게 살해당한 것은 아닙니다. 돈은 그대로 있었으니까요.
요엘과 동행한 하인은 주인으로부터 먼저 가서 자기 주인의 귀환을 가족들에게 알리라는 명령을 듣고 앞서가다가 길에서 자기 주인이 살해된 장소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사람들이 죽이러 가는 청년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마을 주민 두 사람도 그 청년이 요엘을 공격하는 것을 보았다고 맹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엘의 친척들은 그 젊은이의 죽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가 살인자라면…”

“당신은 그가 살인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젊은이는 이제 갓 청년기에 접어든 착한 청년이고, 외아들인데, 항상 자기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고, 그 어머니는 과부인데, 거룩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 청년은 부유하고, 여자들을 따라다니지도 않습니다. 그는 싸움꾼도 아니고, 어리석지도 않습니다. 그런 그가 왜 사람을 죽였겠습니까?”

“어쩌면 그에게 원수들이 있는지도 모르지요.”
“누가요? 죽은 요엘 말입니까, 용의자인 아벨 말입니까?”
“아벨이요.”
“아! 나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니 저는 그건 모르겠습니다.”


“여보시오, 솔직하게 말하시오.”

“주님, 이건 제가 생각하는 것인데, 이사악은 우리 이웃에 대하여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저희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죄 없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만일 제가 입을 벌린다면, 제 말이 옳든 그르든 저는 여기서 몸을 피해야 할 것입니다. 아세르와 야곱은 유력자들이니까요.”
“염려하지 말고 말하시오. 당신은 도망칠 필요가 없소.”

“주님, 아벨의 어머니는 젊고, 아름답고, 지혜롭습니다. 아세르와 야곱은 품행이 올바른 사람들이 아닙니다. 아세르는 그 과부를 좋아하고, 야곱은…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가 요엘의 처와 정을 통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알겠습니다. 벗들아, 가자. 여러분 여인들은 목자들과 함께 여기 남아 있도록 하시오. 나는 곧 돌아오겠습니다.”

“아니다, 아들아. 나도 너와 함께 가겠다.”

예수께서는 시내 중심지를 향하여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신다. 목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예수를 따라가시는 복되신 동정녀와 알패오의 마리아를 제외한 모든 여자들과 함께 남아 있는 나이 어린 목동들에게 양떼를 맡긴 다음 사도들의 무리를 따라잡으려고 걸음을 재촉한다.
베들레헴의 간선도로와 교차하는 셋째 길에서 그들은 가리옷 사람과 시몬과 베드로와 야고보를 만나는데, 이들은 몸짓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오고 있다.

“선생님, 참으로 끔찍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입니까!”
베드로가 몹시 괴로워하며 외친다.

“사람들이 한 아들을 죽이려고 그의 어머니에게서 강제로 그를 빼앗아갑니다. 그의 어머니는 하이에나처럼 자기의 아들을 방어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여자의 몸으로 무장한 여러 사람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열성당원 시몬이 덧붙인다.

“그녀의 몸 여러 곳에서 이미 피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그녀가 자기의 집 대문을 열어주지 않자 그들은 대문을 부수었습니다.”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말을 끝맺는다.

“내가 그 여자에게 가겠다.”


“오! 예! 당신만이 그녀를 위로하실 수 있습니다.”

일행은 마을 중심지를 향하여 우회전한 다음 좌회전한다. 이제 아벨의 집 가까이로 몰려든 떠들썩한 흥분한 군중이 보이고, 비통하고, 사람의 목소리 같지 않고, 거칠고, 그와 동시에 불쌍한 여인의 울부짖음 소리가 들려온다.
예수께서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소란이 극도에 달한 아주 작은 광장에 이르신다. 광장이라기보다는 약간 넓은 길의 꺾인 지점이다.

여인은 경비병들에게 자기의 아들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아직도 싸우고 있다. 여인은 마치 쇠 발톱이라도 되는 듯이 한 손으로는 무너진 대문 잔해에 매달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자기의 아들의 허리띠에 매달린 채 누가 자기를 자기의 아들에게서 떼어놓으려 하면 그를 사납게 물어뜯으며, 여러 차례 두들겨 맞는 것도, 머리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사납게 머리채를 잡아당겨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기가 물지 않을 때는 이렇게 외친다.

“내 아들을 놔라! 살인자들아! 내 아들에게는 죄가 없다! 요엘이 맞아죽던 날 밤에 내 아들은 내 곁에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살인자들! 중상자들! 더러운 위증자들!”

무장한 자들에게 양어깨와 양팔이 붙잡힌 채 끌려가는 젊은이는 겁에 질려 뒤돌아보며 외친다.

“엄마! 엄마,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왜 내가 죽어야 해요?”

그 젊은이는 검고 부드러운 눈에 가볍게 곱슬곱슬한 새까만 머리카락을 가진 키 크고 날씬한 미남자이다. 찢어진 그의 옷 사이로 나긋나긋한 청소년의 육체가 보인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동행들의 도움으로 바위처럼 단단한 군중을 헤치고 길을 내어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가시는데, 바로 그 순간 녹초가 된 여인이 문짝에서 떼어내져 자기의 아들의 몸에 묶인 부대처럼 길바닥의 돌들 위로 질질 끌려가고 있다.

그 저항은 몇 미터밖에 계속되지 못한다. 더 맹렬한 일격이 그녀의 손을 그녀의 아들의 허리띠에서 떼어내자, 그녀는 앞으로 고꾸라지며 얼굴을 땅바닥에 세게 부딪쳐 피를 철철 흘린다. 그래도 그녀는 즉시 무릎 꿇고 일어나 두 팔을 앞으로 내민다. 그 동안에 젊은이는 빽빽이 들어차 있는 군중이 길을 내주는 대로 최대한 빠른 속도로 끌려가면서 왼팔을 빼내 흔들며 몸을 뒤틀어 뒤돌아보며 외친다.

“엄마! 안녕히 계세요! 당신만이라도 저에게 죄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녀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기절하여 땅바닥에 쓰러진다.

예수께서는 체포자들의 앞에 서신다.

“잠깐 멈추시오. 내가 당신들에게 명령하오!”
그분의 표정은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다.

“당신은 누구요?”
그 무리 중의 한 사람이 공격적인 어조로 묻는다.

“우리는 당신을 알지 못하오. 비키시오. 밤이 되기 전에 이놈은 죽어야 하오.”

“나는 라삐요. 가장 위대한 라삐. 내가 야훼의 이름으로 명하니 멈추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분께서는 당신들에게 벼락을 내리실 거요.”
이때 예수께서는 벼락이라도 치실 것 같다.

“누가 이 젊은이의 범죄에 대한 목격자들이오?”

“나요, 그리고 이 사람과 이 사람도.”
맨 처음에 말한 사람이 대답한다.

“당신들의 증언은 거짓이기 때문에 유효하지 않소.”

“당신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소? 우리는 그것을 맹세할 용의가 있소.”
“당신들의 맹세는 죄요.”
“우리가 죄짓고 있다고요? 우리가요?”

“당신들은 죄짓고 있소. 당신들은 정욕과 증오를 품고 있고, 재물을 탐내고 있고, 살인자들일 뿐 아니라 위증자들이기도 하오. 당신들은 더러움(Filth)에 당신 자신들을 팔았소. 당신들은 어떤 비열한 행동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오.”

“당신은 말조심하시오. 나는 아세르요…”
“나는 예수요."

“당신은 이곳 사람도 아니고, 사제도 재판관도 아니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오. 당신은 나그네요.”

“그렇소, 땅은 내 나라가 아니니 나는 나그네요. 그러나 나는 심판자이고, 사제요. 이스라엘의 이 작은 부분뿐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와 전 세계의 심판자이고, 사제요.”

“갑시다, 갑시다! 우리는 미친 사람을 상대할 필요가 없소!”
다른 증인이 말하며 예수를 비키게 하려고 세게 밀친다.

“한 걸음도 더 내딛지 마시오.”
예수께서는 굴복시키고 마비시키는 위엄 있는 얼굴로 고함치신다. 그 얼굴은 마치 당신이 원하실 때에 생명과 기쁨을 돌려주실 때의 그분의 얼굴과도 같다.

“당신은 한 걸음도 더 떼지 못하오. 당신은 내 말을 믿지 않소? 그렇다면 보시오. 여기에는 성전의 먼지도 없고 물도 없고, 질투와 간음에 대한 심판인 물(민수 5,11-31)을 쓴 물로 만들기 위하여 잉크로 쓴 말들도 없소. 그러나 내가 여기 있소. 내가 심판하겠소.”

 

예수의 목소리는 어찌나 날카로운지 마치 나팔소리와도 같다.
사람들은 보려고 서로 밀쳐댄다. 복되신 동정녀와 알패오의 마리아만이 기절한 어머니를 도우려고 남아 계신다.

“이것이 내 심판이오. 길의 먼지 약간과 물 한 방울을 그릇에 넣어주시오. 그것들이 나에게 오는 동안에 고발자인 당신들은 나에게 대답하시오. 그리고 고발당한 너도 대답해라. 아들아, 너는 죄가 없느냐? 네 구세주인 나에게 정직하게 대답해라.”

“주님, 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아세르, 당신은 당신이 진실만을 말했다고 맹세할 수 있소?”

“나는 그것을 맹세하오. 나에게는 거짓말할 이유가 없소. 나는 제단을 걸고 맹세하오. 만일 내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나를 태워도 좋소.”

“야곱, 당신은 이 고발이 진정한 것이고, 당신으로 하여금 거짓말하게 만드는 은밀한 동기가 당신에게 없다고 맹세할 수 있소?”

“나는 야훼를 걸고 맹세하오. 나는 피살당한 내 친구에 대한 사랑으로만 말하는 거요. 나는 이 사람과 개인적인 원한이 없소.”

“그리고 하인인 당신도 진실을 말했다고 맹세할 수 있소?”

“필요하다면 나는 그것을 천 번이라도 맹세하겠소! 내 주인님! 가엾은 내 주인님!”
그는 겉옷으로 자기 머리를 가린다.

“좋소. 여기 물과 먼지가 있소. 그리고 여기 말이 있소.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시고 거룩하신 아버지, 무죄한 사람과 비탄에 빠진 그의 어머니에게 생명과 명예가 돌려지고, 죄 있는 자에게는 적절한 벌이 내려지도록 저를 통하여 진실의 심판을 내려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아버지의 눈앞에서 즐기는 은총으로 인하여 불꽃도, 죽음도 내리지 마시고, 죄지은 사람에게 긴 속죄가 내리게 해주십시오.’”

예수께서는 마치 사제가 미사드릴 때 봉헌기도를 하는 것처럼 손을 그릇 위로 펴시고 이 말씀을 하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그분의 오른손을 그릇에 담그셨다가 젖은 손으로 심판받는 네 사람에게 물을 뿌리시고, 그들에게 그 물을 한 모금씩 마시게 하신다. 맨 먼저 젊은이에게, 그 다음에는 나머지 세 사람에게.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양팔을 가슴에 십자(†)로 포개 얹으시고 그들을 바라보신다. 군중도 바라본다. 그들은 잠시 후에 고함치며 얼굴을 땅에 처박고 엎드린다.

그러자 나란히 서있던 네 사람도 서로 쳐다보다가 차례로 고함을 친다. 젊은이는 깜짝 놀라 고함치고, 다른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소리 지른다. 그들은 젊은이의 얼굴은 멀쩡한데, 자기들의 얼굴은 갑자기 나병으로 뒤덮인 것을 보기 때문이다.
하인이 예수의 발 앞에 엎드린다. 예수께서는 병사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함께 비켜서시며, 젊은 아벨이 세 나병환자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그의 손을 잡고 물러서신다. 하인이 부르짖는다.

“안됩니다! 안 됩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나병환자가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저를 매수하여 사람 없는 길에서 밤까지 지체하게 한 다음에 그를 살해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저를 시켜 일부러 제 주인의 노새의 편자를 빼게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제가 앞서 왔다고 말하면 된다고 하면서 거짓말하도록 저를 사주했습니다. 저는 이들과 함께 그를 죽였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도 당신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엘은 야곱이 자기의 젊은 아내와 정을 통한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었고, 아세르는 이 젊은이의 어머니를 탐냈는데, 그 여자가 자기를 거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여자들을 차지하려고 요엘과 아벨을 동시에 죽이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저는 당신께 모든 것을 말씀드렸으니, 제 나병을 고쳐주십시오. 아벨, 너는 착하니 나를 위하여 기도해다오!”

“아벨아, 너는 네 어머니에게로 가거라. 그분이 의식을 회복하면 네 얼굴을 보고 다시 행복하게 사시게 해라. 그리고 당신들은… 당신들에게 나는 ‘당신들이 한 대로 당신들이 당하기를 바란다’고 말할 수 있었을 거요. 그러면 그것은 인간적인 정의가 될 거요. 그러나 나는 당신들에게 초인간적인 속죄를 시키겠소. 당신들이 혐오하는 나병으로 인하여 당신들이 받아 마땅한 대로 체포되어 살해당하는 것을 면하게 되었소.

베들레헴의 주민 여러분, 비켜서고 바닷물처럼 갈라져 이 사람들이 자기들의 오랜 감옥으로 가게 해주시오. 무서운 감옥살이! 즉각적인 죽음보다 더 끔찍한 형벌! 하느님의 연민이 그들에게 자신들이 원할 경우에 속죄할 가능성을 주셨습니다. 가시오!”

군중은 길 가운데를 열어주려고 담벼락에 달라붙는다. 이미 여러해 전부터 병에 걸린 것처럼 나병으로 뒤덮인 세 사람은 한 줄로 서서 산을 향하여 간다. 내리덮이는 황혼의 정적 속에 모든 새들과 네 발 가진 짐승들도 숨죽이고 있는 가운데 세 사람의 신음소리만이 들려온다.

“길에 불을 피우고 나서 물을 많이 부어 깨끗하게 하시오. 그리고 당신들 병사들은 가서 가장 완전한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의가 행해졌다고 보고하시오.”(미수5,11-31 이 규정은 간통혐의를 받는 여자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었는데, 예수께서는 이 규정에 따라 살인자들을 가려내신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어머니와 알패오의 마리아가 여인을 돕고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하신다. 여인은 천천히 정신이 돌아오는데, 그 동안에 아들은 자기 어머니의 얼음장 같은 손을 쓰다듬고 거기 입 맞춘다. 그러나 베들레헴 사람들은 두려움이 섞인 경의를 표하며 예수께 청한다.

“주님, 저희에게 말씀해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참으로 능력 있으십니다. 당신께서는 이리로 지나가면서 메시아를 선포한 사람이 말했던 그분이심이 틀림없습니다.”

“나는 오늘밤에 목자들의 양 우리 곁에서 말하겠습니다. 지금 나는 아벨의 어머니를 위로하러 가겠습니다.”

그분께서는 알패오의 마리아의 무릎 위에 앉아 감각을 회복하고 있는 여인에게 가신다. 여인은 자기에게 미소 짓고 계시는 마리아의 다정한 얼굴을 쳐다보면서도 자신의 떨고 있는 두 손 위로 몸을 숙이고 있는 자기 아들의 검은 머리를 보게 될 때까지도 상황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묻는다.

“나도 죽은 겁니까? 여기는 림보입니까?”

“아니에요, 부인, 여기는 땅이에요. 이 사람은 죽음에서 구출된 당신의 아들이고요. 그리고 이 사람은 구세주인 내 아들 예수예요.”

여인의 최초의 반응은 참으로 인간적이다. 그녀는 자기의 전력을 다하여 자기의 아들의 숙인 머리를 두 손으로 잡으려고 앞으로 나아온다. 그녀는 그가 무사하고 건강한 것을 보고는 미친 듯이 그에게 입 맞추고, 울고 웃으면서 자기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애칭들을 주워섬긴다.

“예, 엄마, 예. 하지만 이제는 저를 보지 말고 이분을 보세요. 이분께서 저를 구해주셨어요. 주님을 찬미하세요.”

여인은 일어나거나 무릎을 꿇기에는 아직 너무 약하여 떨리고 아직도 피가 흐르는 두 손을 내밀어 예수의 손을 붙잡고 눈물로 적시면서 자꾸 거기 입 맞춘다.

예수께서는 그녀의 머리에 왼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시오. 그리고 항상 착하게 사시오. 아벨, 너도.”

“나의 주님, 아닙니다. 당신께서 제 아들의 목숨과 제 목숨을 구해주셨으니 그것들은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의 제자들이 이곳에 왔을 때부터 제 아들이 원했었던 것처럼 이 애가 당신의 제자들과 함께 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저는 이 애를 기꺼이 당신께 바칩니다. 그리고 제가 아들을 따라다니면서 이 애의 시중을 들고, 하느님의 종들의 시중도 들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그럼 당신의 집은 어떡하고요?”

“오! 주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사람이 죽기 전에 가졌던 애정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미르타는 당신을 통하여 죽음과 지옥에서 나왔습니다. 저는 이 고장에서 제 아이를 통하여 저를 괴롭힌 사람들을 미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사랑을 가르치십니다. 저도 압니다. 그러니 이 가엾은 미르타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오직 한 분을, 그리고 그분의 사명과 그분의 종들을 사랑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지금 당장은 저는 아직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당신을 따라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주님, 제가 기력을 회복하자마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따르고, 제 아들 아벨 곁에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아들과 함께 나를 따라오시오. 지금은 행복하고 평안하게 지내시오. 내 평화와 함께 안녕.”

그녀가 자기의 아들과 다른 친절한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에 예수께서는 목자들과 제자들과 그분의 어머니와 알패오의 마리아와 함께 마을에서 나와 길 끝의 들에 있는 양의 우리를 향하여 가신다.
… 모닥불이 모임을 밝혀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반원형으로 앉아 예수께서 와서 자기들에게 말씀해주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동안에 그들은 그날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아벨도 거기 함께 있는데, 모든 사람이 그의 무죄를 믿었다고 많은 이들이 말하며 그를 축하해준다.

젊은이가 참지 못하고 말한다.
“그러나 당신들은 여전히 나를 죽일 태세였어요! 심지어 요엘이 살해당했던 그 시간에 내 집 문간에서 나에게 인사했던 자네마저.”
그가 덧붙인다.
“그러나 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자네를 용서하네.”

예수께서 양의 우리에서 나와 이들에게 오신다. 흰옷을 입으시고 키가 훤칠하게 크신 그분께서는 사도들에 둘러싸여 오시고, 목자들과 여인들은 뒤따라온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
내가 여기 온 것이 여러분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주님을 찬미합시다. 만일 내가 온 것이 누군가의 무죄함을 빛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주님을 찬미합시다. 만일 어떤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적시에 내가 온 것이 세 범죄자들에게 스스로 속죄할 가능성을 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주님을 찬미합시다.

오늘 우리를 묵상으로 이끌고, 두 마음의 기쁨과 다른 세 사람의 회한을 그 어둠으로 감싸는 밤 동안에 우리를 묵상하게 만드는 많은 일들 중에서―밤은 마치 깨끗한 보자기로 감싸듯이 두 사람의 기쁨의 눈물과 세 사람의 쓰라린 눈물을 덮지만, 하느님께서는 보십니다―하느님께서 그분의 율법으로 주신 것 중에서 무익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주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이 명목상으로는 이스라엘에서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율법은 분석되고, 해부되고, 잘게 다져지고, 시시하고 사소한 트집들의 고문을 통하여 마침내 죽음에 이를 정도가 되었습니다. 율법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미라가 된 시체가 겉보기에는 깊이 잠들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사람 같지만 생명도, 호흡도, 혈액순환도 없는 것처럼, 너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율법은 생명도, 호흡도, 혈액도 없습니다.

우리는 미라가 마치 걸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 위에 앉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예컨대 옷이나 심지어 쓰레기 따위의 물건을 미라 위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라는 반항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생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죽어버린 양심 안에서 율법이 반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율법을 의자나 물건들의 받침대나 쓰레기통으로 만듭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많은 지역을 나일 강 계곡과 이집트의 사막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화석화된 숲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들은 숲이었습니다. 수액으로 영양을 섭취하고,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거리고, 아름다운 잎과 꽃과 열매가 있는 살아 있는 나무들의 숲이었습니다. 그 나무들이 자라난 그곳은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소중한 작은 지상낙원이 되었었습니다. 사람들과 짐승들은 그곳에서 사막의 황량한 메마름과 뜨거운 먼지와 함께 목구멍을 찌르는 모래가 사람에게 일으키는 타는 듯한 갈증을 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잠깐 사이에 시체를 석회화하고, 살을 먼지가 되게 하여 모래 위에 마치 일꾼이 부지런히 광택을 낸 것처럼 보일 정도로 깨끗한 해골만을 남겨두는 무자비한 태양을 잊었습니다. 그들은 기운을 차리게 해주고, 위로해주고, 새로운 여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주는 물과 과일이 풍부한, 초록의 시원한 그늘 아래서 모든 것을 잊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것들은 몇 가지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인하여 저주받은 물건들처럼 마치 죽은 다음에도 사람들을 위하여 불을 피우거나, 밤을 밝히는 모닥불의 땔감이 되거나, 야생 동물들을 쫓거나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온 여행자들을 위하여 밤의 습기를 제거하는 데 쓰이는 나무들처럼 말랐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땔감으로도 쓰일 수 없었습니다. 그것들은 돌과 같이 되었습니다. 토양의 이산화규소가 마술에 의하여 뿌리로부터 줄기로, 가지로, 잎으로 올라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다음에 바람이 불어 단단하면서도 동시에 무른 설화석고같이 된 가장 약한 가지들을 부러뜨렸습니다.

그러나 더 강한 가지들은 강력한 줄기에 그대로 달려 있어 피로에 지친 대상들을 속입니다. 그들은 대피할 곳, 간식거리, 물, 신선한 과일 등을 애써 찾기도 하고, 그들의 지친 눈이 그림자 없는 모래 위에서 반짝이는 햇빛에 눈이 부시기도 하여 똑바로 서 있는 나무줄기들이 햇빛의 눈부신 반사로나 유령 같은 달빛 아래 고원 위에나 풍요로운 홍수 때나 물을 받아들이는 계곡들의 바닥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유령들입니다! 살아 있는 몸통처럼 보이는 환상이고, 죽은 물건들의 실제 현존입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보았습니다. 비록 그때 나는 갓 아기를 벗어났을 정도였지만, 그것을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 중의 하나로 기억합니다. 그것들은 완전히 죽은 물건들이기 때문에 내가 이 땅에서 전적으로 비참한 것들을 만져보고, 재보고, 달아보기 전까지는 나는 그것들이 나에게 보이는 대로의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비물질적인 것이란 죽은 성덕과 죽은 영혼을 말합니다. 성덕이 영혼 안에서 죽으면, 영혼도 스스로를 죽이기 때문에 죽습니다.

이스라엘에 율법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산화규소, 죽음, 기만이 되어버린 사막의 화석화된 나무들처럼 존재합니다. 그것들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닳아 없어질 운명의 것들입니다. 아니 그것들은 신기루를 만들어 사람들을 현혹시켜 진짜 오아시스에서 빗나가게 하여 그들을 굶주림과 갈증과 고뇌로 죽게 하기 때문에 해롭기까지 합니다. 그것들은 이교도 신화의 어떤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읽는 바와 같이 다른 사람들을 죽음으로 끌어들이는 죽음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돌처럼 딱딱해진 영혼 안에서 율법이 돌처럼 축소되었을 때 그 율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보기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모든 종류의 죄들이며, 불행의 원인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어떻게 살 것인지를 배우게 하고, 내가 자비의 빛으로 비추어주는 율법이 여러분 안에서 온전하게 살게 해주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한밤중입니다.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고,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눈을 들어 별이 빛나는 하늘을 쳐다보고, 여러분의 영혼을 하느님께로 들어 올리시오. 이미 하느님께 벌 받은 불행한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고, 자기는 그런 죄들을 짓지 않았다는 교만한 생각도 가지지 말고, 이집트의 사막과 계곡의 저주받은 나무들의 메마름에 빠지지 않겠다고 하느님과 여러분 자신에게 약속하시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강복하시고, 목자들이 주님의 종들을 위한 침대로 사용하도록 건초를 두툼하게 깔아놓은 촌스러운 헛간들로 둘러싸인 넓은 양의 우리 안으로 물러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