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4권 공생활 둘째해(하)

하사시 4권 [241. 지식은 그것이 신앙일 때는 타락이 아니다]

Skyblue fiat 2025. 5. 22. 16:03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79~p89

 

 

241. 지식은 그것이 신앙일 때는 타락이 아니다

1945. 8. 3.

배가 티베리아스의 작은 포구에 정박할 때 작은 부두 주위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던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누가 도착했는지 알아보려고 다가온다. 모든 계급들과 국적들의 사람들이 거기 있다. 그래서 유다인들의 여러 색깔의 긴 옷과 이스라엘 사람들의 검은 머리털과 위엄 있는 수염이 건장한 로마인들의 짧고 소매 없는 흰 모직 옷과 매끈하게 면도한 얼굴과 짧은 머리털, 그리고 그리스인들의 날렵하고 여성적인 몸에 걸친 훨씬 더 짧은 옷과 뒤섞여 있다.

그리스인들은 자세에 있어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조국의 예술을 흡수한 것 같고, 인간의 육체를 입고 땅에 내려온 신들의 조각상과 닮아 있다. 그들은 흰 옷을 몸에 두르고 있고, 곱슬곱슬하고 향수를 뿌린 머리카락 아래의 얼굴은 고전적이며, 팔에는 팔찌들을 끼고 있어, 그들이 의도적으로 움직일 때 반짝거린다.

수많은 창녀들이 로마인들과 그리스인들과 섞여 있다. 그들은 광장이나 길거리에서 애무장면을 서슴지 않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반면 팔레스티나 사람들은 나중에 자기들의 집에서 창녀들과 방탕하게 즐길지라도, 공공연하게 그것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창녀들이 몇 명의 유다인들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면 이름을 불린 장본인들이 무섭게 노려보는 것을 보면, 분명하게 그것을 알 수 있다. 이름이 불린 유다인 중에는 리본으로 장식한 바리사이도 있다.

예수께서는 가장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향하여 가신다. 그들은 주로 로마인들과 그리스인들이고 몇 명의 헤로데의 궁인들과 페니키아 해안에서 온 부유한 상인들인데, 시돈과 티로와 대형 상점들과 배들에 대하여 말하는 것으로 보아 시돈과 티로에서 온 사람들인 것 같다.

온천탕의 바깥 회랑들에는 가장 인기 있는 투원반 선수나 가장 날렵하고 순발력 있는 그레코로만형 레슬링 선수 따위의 사소한 주제에 대하여 토론하며 시간을 보내는 한량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또한 유행과 연회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가장 아름다운 창녀들이나 열탕이나 다른 건물들에서 나오는 향수 냄새 나는 곱슬머리의 숙녀들을 초대하여 즐거운 소풍을 가기로 약속한 다음 이 응접실처럼 생긴 티베리아스의 예술적인 대리석 건물로 쏟아져 들어간다.

지나가고 있는 이 무리는 자연히 비상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호기심은 누군가가 예수를 카이사리아에서 본 적이 있어서 알아볼 때나 누군가가 막달라 마리아를 알아볼 때는 극도로 커진다. 막달라 마리아는 겉옷으로 몸을 폭 감싸고 베일을 이마와 뺨까지 내려서 쓴 채로 걸어가기 때문에 그녀의 얼굴 중 노출된 부분은 거의 없다.

“저 사람은 발레리아의 딸을 고쳐준 나자렛 사람이야.”
한 로마인이 말한다.


“나도 기적을 보고 싶어.”
다른 로마인이 대답한다.

“나는 저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싶네. 저 사람은 위대한 철학자라는군. 저 사람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해볼까?”
그리스인이 묻는다.

“테오다테, 나서지 마. 저 사람의 머리는 구름 속에 있고, 말도 그런 말만 해. 저 사람은 풍자시를 읊는 비극 배우라면 어울렸을 거야.”
다른 그리스인이 대답한다.

“서두르지 마, 아리스토볼루스, 저 사람은 분명히 구름에서 내려와서 토론하고 있는 거야. 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젊은 미녀들에게 둘러싸여 있나 보게.”
한 로마인이 농담조로 말한다.

“아니 저건 막달라의 마리아야!”
그리스인이 외친다. 그 다음에 친구들을 부른다.
“루치우스! 코르넬리우스! 티투스! 저기를 봐, 마리아야!”

 

“저 여자는 마리아가 아니야! 마리아가 저런 차림새를? 자네 취했나?”
“마리아라니까. 내가 장담하네. 저 여자가 저렇게 변장하고 있어도 내 눈을 속일 수는 없어.”

로마인들과 그리스인들이 회랑들과 분수들로 장식된 광장을 가로질러 가는 사도들의 무리 주위로 몰려온다. 몇 사람의 여자들도 호기심 많은 남자 구경꾼들과 합류한다. 한 여자가 확인하려고 마리아의 얼굴 밑까지 가다시피 하여 그 여자가 진짜로 마리아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란다.

 

그 여자가 마리아에게 묻는다.

“당신은 이렇게 변장하고 무엇을 하고 있소?”
그 여자가 조롱하며 웃는다.

마리아는 걸음을 멈추고 똑바로 서서 한 손으로 베일을 뒤로 젖혀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낸다. 그러자 비열한 모든 것에 대항하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힘 있는 숙녀인 막달라의 마리아가 나타난다.

“그렇소, 나요.”


마리아가 아름다운 두 눈을 반짝이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요. 내가 이 성인들과 함께 있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당신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나는 베일을 벗었소.”

“오! 성인들과 함께 있는 마리아라! 거기서 빠져나와! 당신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그 여자가 말한다.

“나는 지금까지 내 스스로를 비하해 왔어.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


“당신은 미쳤어? 아니면 이것도 변덕이야?”
그 여자가 말한다.

로마인 하나가 눈을 찡긋하며 농담조로 말한다.
“나와 함께 가자. 생명을 괴롭혀서 장례식처럼 만드는 저 수염 달린 품삯 받는 곡녀 같은 사람보다 내가 더 잘 생겼고, 더 유쾌하다. 인생은 아름답다! 승리다! 신나는 대향연이다! 오너라. 나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너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꽤나 잘 생긴 여우같은 얼굴의 거무스름한 젊은 남자가 말하며 마리아를 만지려 한다.

“꺼져요! 나를 만지지 마세요. 당신은 진실을 말했어요. 당신들의 생활은 주지육림이예요. 그것도 가장 부끄러운 거예요. 나는 그것에 진저리가 나요.”

“오! 그렇지만 얼마 전만 해도 그게 바로 네 생활이었는걸.”
그리스인이 대답한다.

“이 여자가 이제는 숫처녀인 체하는구먼.”
헤로데 당원이 조소한다.
“너는 성인들을 망쳐놓고 말 거야. 나자렛 사람은 너와 함께 있으면 자기의 후광을 잃을 거다. 우리와 함께 가자.”
어떤 로마인이 우긴다.


“당신들도 나와 함께 선생님을 따르시오. 그게 나아요. 이제 짐승으로 살지 말고 최소한 사람들이 되시오.”


웃음과 조롱의 합창이 그들의 대답이다.


어떤 늙은 로마인이 이렇게 말할 뿐이다.
“이 여자를 존중하게. 이 여자에게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자유가 있어. 나는 이 여자를 변호하네,”

“이 선동가의 말 좀 들어보게! 어제 저녁에 마신 술이 아직도 당신을 어지럽히고 있소?”
한 청년이 묻는다.

“아니야, 등이 아파하는 걸 보면, 이 사람은 건강염려증 환자야.”
다른 사람이 대답한다.
“나자렛 사람에게 가서 그에게 긁어달라고 하시오.”


“자네들과 함께 있어서 튀긴 진흙을 긁어내달라고 그 사람에게 가겠네.”
노인이 대답한다.

“오! 크리스푸스가 예순 살에 망령이 났다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빙 둘러싸고 놀려먹는다.

그러나 크리스푸스라는 이름의 사람은 비웃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막달라 마리아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어떤 광장의 두 면을 점하고 있는 주랑들과 벤치들이 있는 아름다운 건물의 그늘에서 멈추시자 그들은 그분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한다.


예수께서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티베리아스에 계신다는 이유로 그분을 힐난하는 율법학자와 맞닥뜨리신다.


“그럼 당신은 왜 여기 있소. 이렇게 멀리 티베리아스에 말이오. 나는 또한 티베리아스에도 구원받아야 할 영혼들이 있다고, 아니 다른 데보다 여기 더 있다고 말하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그들은 구원받을 수 없어요. 그들은 이방인들이고, 이교도들이고, 죄인들입니다.”

“나는 죄인들을 위해서 왔소. 모든 사람에게 참 하느님을 알게 하려고요. 나는 당신을 위해서도 왔소.“


“나는 선생들이나 구세주들이 필요 없어요. 나는 깨끗하고 유식해요.”
“나는 당신이 당신 자신의 상태를 알 정도로 유식했으면 좋겠소!”

“그런 당신야말로 창녀와 함께 다니는 것이 얼마나 당신에게 불리한지를 알았으면 좋겠군요.”
“나는 이 여자를 대신해서도 당신을 용서하오. 이 여자는 겸손으로 자기의 죄를 취소(cancel)했소. 당신은 교만으로 당신의 죄를 곱절로 만들고 있소.”

“나에게는 죄가 없어요(I have no sins).”
“당신은 가장 큰 죄(the capital sin)를 가지고 있소. 당신에게는 사랑이 없소.”

율법학자가 말한다.
“라카(Raca)”(‘바보’라는 뜻의 아람어)
그가 가버린다.

“선생님, 이건 제 탓입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말한다. 그녀는 복되신 동정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신음한다.
“저를 용서해주세요. 저 때문에 당신의 아드님께서 모욕당하고 계십니다. 저는 떠나겠습니다…”

“아니다, 너는 여기 그대로 남아 있어라. 나는 그것을 원한다.”

예수께서 명쾌한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그분의 두 눈이 위엄으로 빛나고 몸 전체에서 강력한 권위가 뿜어져 나와 그분을 쳐다볼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더 부드럽게 말씀하신다.
“너는 그대로 남아 있어라. 누군가가 네 곁에 있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면, 그 사람에게 가라고 말해라.”
예수께서는 도시의 서쪽 지역을 향하여 다시 걷기 시작하신다.

“선생님!”
막달라 마리아를 변호한 늙수그레한 건장한 로마인이 외친다.

예수께서 뒤돌아보신다.

“사람들은 당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몹시 듣고 싶습니다. 저는 일부는 철학자이고, 일부는 세속적인 죄인입니다. 그러나 아마 당신께서는 저를 정직한 사람으로 만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를 응시하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천한 인간의 동물성이 판을 치고, 조롱이 난무하는 이 도시를 떠나려 합니다.”

그분께서는 다시 걷기 시작하신다.

그분께서 성큼성큼 걸으시는 반면 그는 뚱뚱하고, 상당히 나이 들었으며, 악습들로 인하여 둔해졌기 때문에 땀을 흘리며 힘겹게 그분을 뒤따라온다. 베드로가 뒤돌아보고 예수께 말씀드린다.

“걷도록 그를 내버려두어라. 저 사람 때문에 걱정하지 마라.”

조금 후에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하지만 그는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데요. 이건 좋지 않습니다!”

“왜? 동정으로 그러느냐,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느냐?” “저 사람을 동정한다고요? 아닙니다. 좀 더 뒤에는 아까의 율법학자가 다른 유다인들과 함께 우리를 따라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내버려두어라. 그러데 너는 너 자신을 동정하기보다는 그를 동정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저는 선생님, 당신을 동정합니다.”

“아니다, 유다야, 너 자신을 동정하는 것 말이다. 네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인정할 만큼 솔직해라.”

“저는 정말로 저 늙은 사람도 동정합니다. 당신께서도 아시다시피 당신을 뒤따라오는 건 정말로 힘든 일입니다.”
베드로가 땀을 흘리며 말한다.

“완전(Perfection)을 따르는 것은 항상 힘들다, 시몬아.”

그 사람은 여자들과 멀리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끈기 있게 그들을 뒤따라온다. 그러나 그는 여자들에게 결코 말을 걸지 않는다.
막달라 마리아는 베일 속에서 말없이 울고 있다.

“마리아야, 울지 마라.”
마리아께서 그녀를 위로하시려고 손을 잡으시며 말씀하신다.
“세상은 나중에 너를 존경할 것이다. 처음 얼마 동안이 가장 힘든 날들이다.”

“오! 저는 저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 때문입니다. 만일 저 때문에 그분께서 곤경을 당하시게 된다면, 저는 결코 저 자신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율법학자가 한 말을 들으셨습니까? 저는 그분께 해가 됩니다.”

“불쌍한 딸이여! 그런 말들은 네가 예수에게 올 것을 생각하기도 전에 예수 주위에서 뱀들처럼 쉭쉭 소리를 냈다는 것을 너는 알지 못하느냐? 시몬에게 들었는데, 예수가 전에 죄인이었던 여자 나병환자를 고쳐준 일로 인하여 그들은 이미 작년에 그를 비난했다.

그 여자는 예수의 어머니인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이고, 그가 기적을 행할 때 단 한 번 본 다음에 다시 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또한 불행한 네 자매 중의 한 사람이 구속받기 위하여 맑은 내에 갔었다는 이유로 인하여 그가 그곳을 떠나와야 했다는 것을 너는 모르느냐?

그들이 어떻게 죄 없는 그를 비난하겠느냐? 거짓으로 비난하겠지. 그들이 어디서 그 거짓말 거리를 찾아내겠니? 사람들 가운데서 수행하는 그의 임무에서 찾아낸다. 그의 착한 행위가 그의 죄의 증거로 둔갑한다. 내 아들이 무슨 일을 하건, 그들은 항상 그것을 죄로 여긴다. 만일 내 아들이 은둔하고 있다면, 그는 하느님의 백성을 돌보지 않아서 유죄일 것이고, 그가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로 오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인하여 그는 유죄일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내 아들은 항상 유죄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참으로 악랄하군요!”

“아니다. 그 사람들은 완고하게 빛(Light)을 거부하는 소경들이다. 내 예수는 영원히 오해받는 사람이다(My Jesus is the Eternal Misunderstood One). 그는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당신을 고통스럽게 하지는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 당신께서는 대단히 침착하신데요.”

“그렇게 말하지 마라. 나는 내 마음이 불붙는 가시들로 둘러싸인 것처럼 느낀다. 내가 숨 쉴 때마다 그 가시들이 나를 찌른다. 그러나 그가 그것을 알면 안 된다! 나는 그를 내 침착함으로 뒷받침해주기 위하여 침착해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일 그의 어미가 그를 위로해주지 않는다면, 내 예수가 어디서 위로받을 수 있겠니? 상처입거나 중상당하지 않고 그가 누구의 가슴에 머리를 기댈 수 있겠니?
내 심장을 찢는 가시와 외로울 때 내가 삼키는 눈물을 잊은 채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증오의 물결이 너무 심해서 그 어떤 것도, 어미의 사랑마저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될 때까지… 그를 더 평안하게… 더 평안하게… 해주기 위하여 내가 그에게 부드러운 사랑의 망토를 둘러주고 미소 짓는 것은 참으로 마땅하다…”


두 줄기 눈물이 마리아의 창백한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두 자매는 깊이 감격한 채 그분을 쳐다본다.
“하지만 저희가 여기 있습니다. 저희는 그분을 사랑합니다. 사도들도 있고요…”
마르타가 마리아를 위로하며 말한다.

“그래, 너희가 여기 있고, 사도들도 있다… 아직 그들은 자신들의 임무에 비하여 많이 못 미치기는 하지만… 내 아들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내 고통은 더 심하다.”

“그렇다면 그분께서는 제가 기꺼이 순종하기를 원하고, 필요하다면 저를 제물로 바칠 정도로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아시겠군요?”
막달라 마리아가 묻는다.

“알고 있다. 너는 그의 힘든 길에 큰 기쁨이다.”

“오! 어머니!”
막달라 마리아는 마리아의 손을 잡고, 감격스럽게 입 맞춘다.

티베리아스는 변두리의 야채 재배지에서 끝난다. 그 너머에는 카나로 이어지는 먼지 나는 길이 있는데, 한쪽에는 과수원들이 있고, 반대쪽에는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 풀밭과 밭들이 이어진다.
예수께서는 잎이 우거진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한 과수원으로 들어가신다. 여자들이 먼저 그분께 도착하고 뒤이어 숨을 헐떡이는 로마인이 도착한다. 그는 완전히 기진맥진해 있다. 그는 약간 떨어져 앉아 말없이 일행을 쳐다보고 있다.

“쉬는 동안에 음식을 먹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저기 우물이 있고 그 곁에 한 농부가 있다. 가서 그에게 물을 좀 달라고 해라.”

요한과 타대오가 간다. 그들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물병을 가지고 돌아오는데, 농부가 뒤따라와서 훌륭한 무화과들을 드린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건강과 풍성한 추수로 갚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보호하시기를. 당신은 선생님이시죠, 그렇죠?”
“그렇습니다.”

“당신께서는 여기서 말씀하실 겁니까?”
“내가 말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여기 아무도 없는데요.”

“선생님, 제가 원합니다. 저는 목마를 때 시원한 물을 원하는 것보다 그것을 듣기를 더 원합니다.”
로마인이 외친다.

“당신은 목마릅니까?”
“예, 아주 많이요. 저는 읍내에서부터 당신을 따라왔습니다.”

“티베리아스에는 맑은 물이 나오는 샘이 부족하지 않은데요.”
“선생님, 제 말을 오해하지 마십시오. 아니면 제 말을 오해하는 것처럼 가장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의 말씀을 들으려고 따라왔습니다.”

“왜요?”

“저는 제가 왜 그런지, 어떻게 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저 여자를 보자 그렇게 되었습니다(그가 막달라 마리아를 가리킨다). 저는 모릅니다. 무언가가 저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저분께서는 네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너에게 말해줄 것이다.’ 그래서 제가 왔습니다.”

“저분에게 물과 무화과를 가져다드려라. 저분이 기운을 내시도록.”
“그럼 제 정신은요?”


“정신들은 진리(the Truth)에 의하여 새로워집니다.”

“그래서 제가 당신을 따라온 것입니다. 저는 인간의 지식에서 진리를 찾았습니다만, 제가 찾아낸 것은 타락이었습니다. 가장 좋은 가르침들에도 무언가 좋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실망한 나머지 제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말고는 달리 어떤 미래도 없는, 지겨워하는 지겨운 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이 가져다드린 빵과 무화과를 드시며 그를 응시하신다.
식사는 빨리 끝난다.
예수께서는 앉으신 채로 마치 간단히 그분의 사도들을 가르치시는 것처럼 말씀하신다. 농부도 가까이에 머물러 있다.

“일생 동안 진리를 찾는데도 그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청동으로 만들어진 눈가리개를 눈에 가져다댄 채 보기를 원하는 바보와 같은데, 그들은 발작적으로 더듬어 점점 더 진리에서 멀어지거나 어리석은 탐색으로 진리 위에 옮겨놓거나 떨어뜨린 다양한 것들로 진리를 가립니다. 그들은 진리가 있을 수 없는 곳에서 진리를 찾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리를 발견하려면, 당신은 사랑에 지성을 결합시켜야 하고, 사물을 지혜로운 눈으로만이 아니라 착한 눈으로도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너그러움(bounty)은 지혜보다 더 귀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진리로 가는 길을 발견할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육체 안에서나 육체를 위하여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육욕입니다. 사랑은 영혼에 대한 영혼으로부터의, 열등한 부분에 대한 우월한 부분으로부터의 애정입니다. 이 애정을 통하여 남자는 자기의 아내를 종으로 보지 않고, 자기의 자녀들의 어머니로만 봅니다. 즉 남자와 함께 하나의 전체를 이루어 생명을, 여러 생명을 낳을 수 있는 반쪽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녀는 남자의 어머니이자 누이이자 딸이며, 상황에 따라 갓난아기보다 더 약하거나 사자보다 더 강하며, 어머니와 자매와 딸로서 신뢰하고 보호하는 존경심으로 사랑해야 할 대상인 것입니다.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닌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사랑이 아니라 악덕입니다. 그것은 사람을 위가 아니라 아래로 이끌어가고, 빛이 아니라 어둠으로 이끌어가며, 별들이 아니라 오욕으로 이끌어갑니다. 이웃을 사랑할 줄 알려면 자기의 아내를 사랑해야 하고, 하느님을 사랑할 줄 알려면 자기의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진리로 향하는 길이 발견됩니다.

오,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여, 바로 여기에 진리가 있습니다. 진리는 하느님이십니다. 지식을 이해하는 열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결함 없는 가르침은 하느님의 가르침뿐입니다. 자기에게 해답을 주시는 하느님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모든 의문에 대하여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만물을 창조하신 우리의 최고의 장인(our Supreme Maker)이 아닌 그 누가 우주의 신비를 단순히 그 신비만이라도 밝힐 수 있겠습니까?

누가 사람이라는 살아 있는 경이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안에 동물적인 완전성이 영혼이라는 불멸의 완전성과 결합되어 있는 사람, 만일 우리 안에 영혼이 살아 있다면 우리가 야수의 품격마저 떨어뜨릴 정도로 추한 짓을 저지르면서도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신들(gods)이 될 그런 사람을 말입니다.

오,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여, 나는 여러분에게 욥의 말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너희가 더 알기를 원한다면, 짐승들에게 물어보아라. 그놈들이 너에게 가르쳐줄 것이다. 공중의 새들에게 물어보아라. 땅에서 기는 것들이 너를 가르쳐줄 것이며 바다의 물고기들이 너희에게 모든 것을 알려줄 것이다.(욥기12, 7-8) 그렇습니다, 땅, 이 푸르고 꽃이 만발해 있는 땅, 나무 위에서 부풀어 오르는 열매들, 번식하는 새들, 구름을 움직이는 바람, 수백, 수천 년 동안 틀림없이 떠온 태양, 그 모든 것이 하느님에 대하여 말하고, 하느님을 설명하고, 그분을 드러내 보이고, 그분을 발견합니다.만일 지식이 하느님께 근거를 두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류가 되고, 사람을 고양시키지 못하고, 비천하게 만듭니다. 지식이 신앙일 때 그것은 타락이 아닙니다. 자신의 지식의 근거를 하느님께 둔 사람은 자신의 품위를 알고 자신의 영원한 미래를 알기 때문에 타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참 하느님을 찾아야 합니다. 신들이 아니라 여전히 영적인 무지에 싸여 있는 사람들의 단순한 광기인 환영들(phantoms)을 찾아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종교에는 지혜의 그림자도 없고, 그들의 믿음에는 진리의 그림자도 없습니다.

어떠한 나이에도 지혜롭게 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욥기에 쓰여 있습니다. ‘황혼에도 정오의 빛이 너를 위하여 떠오를 것이고, 네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너는 샛별처럼 일어날 것이다. 너는 너를 기다리는 희망으로 신뢰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진리를 찾아내는 데는 착한 뜻으로 충분합니다. 진리는 조만간 발견될 것입니다. 그러나 진리를 발견한 후에 진리를 따르지 않고,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를 이미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리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미워하고, 자기들의 생각과 마음속에 증오의 황폐함과 정형화된 말만을 쌓아 올리는 완고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본받는 사람들은 불행합니다. 그들은 승리자들의 발걸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형식주의와 이기적인 증오의 노예의 발걸음 밑에서 과도한 무게로 인하여 땅이 꺼질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의 기준으로 삼기 위하여 만들어놓은 이교보다 더 죄 되는 이교를 알고도 다른 죄인들이 가는 심연에 삼켜져 거꾸로 던져질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 중에서 뉘우치는 사람들을 내가 물리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믿도록 주어진 것을 믿으며 마음속으로 ‘저희에게 진리를 주십시오’라고 간구하는 저 우상숭배자들도 물리치지 않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이분이 허락한다면, 이 나무 그늘 아래서 쉬자. 오늘 저녁에 우리는 카나로 간다.”

“주님, 저는 당신을 떠날 것입니다. 저는 당신께서 저에게 주신 지혜를 더럽히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늘 저녁에 저는 티베리아스를 떠나겠습니다. 저는 이 나라에서 떠나겠습니다.

저는 제 하인과 함께 루카니아 해변으로 물러가겠습니다. 저는 거기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저에게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이 늙은 에피쿠로스(번역자 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 학파의 목적은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얻는데 있었다. 그가 말하는 행복하고 평온한 삶은 평정(ataraxia), 평화, 공포로부터의 자유, 무통(無痛, aponia)의 특징이 있다. 그는 쾌락과 고통은 무엇이 좋고 악한지에 대한 척도가 되고, 죽음은 몸과 영혼의 종말이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신은 인간을 벌주거나 보상하지 않고, 우주는 무한하고 영원하며, 세상의 모든 현상들은 궁극적으로는 빈 공간을 움직이는 원자들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으로부터 나온다고 가르쳤다.) 학자에게 그 이상의 것을 주실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당신께서 저에게 주신 것은 제가 그것을 기초로 제 생각을 쌓아 올리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그리고… 티베리아스에서 당신의 말씀을 귀담아 들은 유일한 사람인 이 늙은 크리스푸스를 위하여 당신의 하느님께 기도해주십시오. 리비티나(고대 로마신화의 무덤의 여신. 라틴 시인들은 그 이름을 죽음과 동의어로 썼다.)가 저를 포옹하기 전에 당신의 말을 다시 듣도록, 그리고 당신의 말씀을 가지고 제가 제 안에 만들어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가능성을 통하여 당신과 진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그가 로마식으로 인사한다.
그는 약간 떨어져 앉아 있는 여자들 곁으로 지나가면서 막달라 마리아에게 절하며 말한다.

“마리아, 고맙소. 내가 당신을 안 것은 좋은 일이었소. 당신은 당신의 늙은 연회 친구에게 그가 찾고 있었던 보물을 주었소. 당신이 이미 도달한 곳에 내가 다다르게 된다면, 그건 당신의 덕택일 거요. 안녕.”

그가 떠나간다.


막달라 마리아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환한 표정을 띤 채 두 손을 자기 가슴에 대고 누른다. 그녀는 무릎으로 예수 앞으로 기어간다.

“오! 주님! 그럼 제가 사람들을 선으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오!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너무나도 친절하십니다!”

그녀는 몸을 숙이고 얼굴을 풀에 대며 예수의 발에 입 맞추고, 다시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신다. 막달라의 위대한 연인의 감사의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