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22~p31

231. 두 소경과 마귀 들린 벙어리를 고쳐주시다
1945. 7. 28.
그러고 나서 예수께서는 부엌으로 내려가신다. 그분께서는 요한이 샘에 가는 것을 보시고, 덥고 연기가 자욱한 부엌에 남아 있기보다는 그와 함께 가는 편을 택하신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선생님과 그분의 사도들의 저녁식사를 위하여 제배대오의 조수들이 방금 가져온 생선들을 손질하고 있는 베드로를 내버려두신다.
그들은 마을 끝에 있는 분천(噴泉)으로 가지 않고 광장에 있는 우물로 가는데, 그곳의 물 역시 호숫가 산비탈에 있는 깨끗하고 수량이 풍부한 수원지와 이어져 있을 것이 틀림없다.
광장에는 팔레스티나의 마을들이 저녁때에 으레 그렇듯이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다. 암포라들을 들고 있는 여자들과 놀고 있는 어린이들과 사업이나… 마을의 소문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남자들이다.
하인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자신들의 호화로운 집으로 돌아가는 바리사이들도 지나간다. 모든 사람이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길을 비켜주지만, 그들이 지나가기가 무섭게 그들이 최근에 저지른 부정행위와 고리대금 사업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며 진심으로 저주한다.
마태오는 광장 한 귀퉁이에서 자기의 옛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 바리사이 우리야가 경멸적인 어조로 큰 소리로 말한다.
“참 유명한 회개들이야! 하지만 옛날의 우정이 계속되는 것을 보니 죄에 대한 애착은 여전히 남아 있군 그래. 하! 하!”
그 말에 마태오가 돌아서서 분개하며 대답한다.
“그들을 회개시키려면, 그 우정은 지속되어야 하오.”
“그것은 필요 없소! 당신의 선생만으로 충분해요. 당신이 정말로 고쳐졌다 치고, 당신이 다시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그들을 멀리하시오”
마태오는 자제하고, 자기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말하지 않기 위하여 얼굴이 새빨개진다. 그러나 그는 간단히 대답하고 만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마시오. 그리고 바라지도 마시오.”
“뭐라고요?”
“내가 다시 염세리 레위로 돌아갈까 봐 염려하지도 말고, 내가 당신을 본받아 이 영혼들을 잃어버리는 것도 바라지 말라는 말이오. 나는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며 거리를 두는 일은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에게 맡기겠소. 나는 내 선생님을 본받아 죄인들을 은총으로 이끌어오려고 그들에게 다가가오.”
우리야가 대꾸하려 할 때 다른 바리사이인 늙은 엘리가 와서 말한다.
“여보시오, 당신의 깨끗함을 더럽히지 말고, 당신의 입을 오염시키지 마시오. 나와 함께 갑시다.”
엘리가 우리야의 팔을 붙잡고 자기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 동안에 주로 어린이들인 군중이 예수를 에워싼다. 어린이들 중에는 남매인 토비와 요안나도 있는데, 그들은 오래 전에 무화과로 인하여 다툰 적이 있었다. 그들은 예수의 주의를 끌려고 그분의 키 큰 몸에 매달리며 말한다.
“들어보세요, 들어보세요. 오늘도 우리는 착하게 지냈어요. 당신은 아세요? 우리는 한 번도 울지 않았어요. 우리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번도 서로 약 올리지 않았어요. 당신은 우리한테 입 맞춰줄래요?”
“그럼 너희가 나를 위하여 착하게 지냈단 말이지! 너희는 정말로 나를 기쁘게 해주는구나. 자, 입 맞춰주마. 내일은 더 착해져라.”
거기에는 안식일마다 마태오의 돈주머니를 예수께 가져왔던 야고보도 있다. 그가 말한다.
“마태오는 지금 주님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내가 착한 일을 할 때마다 받은 용돈을 모두 모아두었어요. 저는 지금 그것을 당신께 드리겠어요. 당신은 우리 할아버지를 위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래요?”
“물론 나는 그렇게 하겠다. 네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
“그분은 더 이상 걷지 못하세요. 그분은 많이 늙어서 그분의 다리에 힘이 없어요.”
“너는 그것이 안타까우냐?”
“예,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가 들로 다닐 때 내 선생님이셨으니까요. 그분은 나에게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고, 내가 주님을 사랑하게 해주었어요. 지금도 할아버지는 나에게 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하늘의 별들을 보여줘요. 하지만 그분은 의자에 앉은 채로 그렇게 해요. 전에는 훨씬 더 건강했었는데…”
“내일 나는 네 할아버지를 뵈러가마. 지금 너는 기쁘냐?”
야고보의 다음 차례는 벤야민이다. 막달라의 벤야민이 아니라 카파르나움의 벤야민, 내가 오래 전에 환시에서 본 벤야민이다. 자기의 엄마와 함께 광장에 와서 예수를 보고는 그녀의 손을 놓고 제비가 지저귀는 것처럼 소리 지르며 군중 속으로 뛰어들어 그분의 앞에 이르러 그분의 무릎을 껴안으며 말한다.
“나도 쓰다듬어주세요!”
그 순간에 바리사이 시몬이 지나가다가 장중하게 예수께 절하자, 예수께서도 그의 인사에 답례하신다. 그 바리사이는 걸음을 멈춘다. 군중이 겁을 먹은 듯 비켜서는데, 바리사이가 말한다.
“당신께서는 저도 애무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가 가볍게 미소 짓는다.
“나는 나에게 청하는 모든 사람을 애무해줄 것입니다. 시몬, 나는 당신의 양호한 건강에 대하여 축하합니다. 나는 당신이 몸이 꽤 불편하시다는 말을 예루살렘에서 들었어요.”
“예, 저는 많이 아팠었습니다. 저는 치유되기 위하여 당신을 뵙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당신을 고칠 수 있다고 믿으셨습니까?”
“저는 한 번도 그것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오랫동안 다른 곳에 가 계셨기 때문에 저 혼자서 병이 나아야 했습니다. 당신께서는 어디 계셨습니까?”
“이스라엘의 경계지역에요. 저는 파스카와 오순절 사이의 기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것은 아주 성공적인 여행이었습니까? 저는 힌놈과 실로암의 나병환자들에 대하여 들었습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것뿐이었습니까? 틀림없이 그렇지 않겠지요. 저희는 사제 요한을 통하여 당신에 대하여 들었습니다. 편견이 없는 사람은 당신을 믿습니다. 그는 행복합니다.”
“그렇다면 편견이 있어 믿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됩니까? 그는 어떻게 될까요, 나의 지혜로운 시몬 선생?”
그 바리사이는 약간 당황한다… 그는 예수에 대하여 편견을 가지고 있는 자기의 너무 많은 친구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예수께 칭찬받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다. 마침내 그는 후자로 마음을 정하고 나서 말한다.
“당신께서 보여주시는 모든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받습니다.”
“나는 아무도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 당신께서는 그러시지요. 저희는 당신께서 저희에게 가지고 계시는 착함과 동일한 척도로 당신께 돌려드리지 못합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당신께 합당하지 못합니다… 예수님, 저는 내일 저희 집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나는 내일은 갈 수 없습니다. 이틀 후로 하시지요.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언제라도 좋습니다. 저는… 몇몇 친구들을 청할 텐데… 당신께서는 그들이 어떻게 하더라도 견뎌주셔야 할 것입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나는 요한과 함께 가겠습니다.”
“요한만요?”
“다른 사람들은 수행해야 할 다른 임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저기 있는데, 그들은 지금 막 시골에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시몬,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님, 하느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바리사이는 가고, 예수께서는 그분의 제자들과 합류하신다. 그들은 저녁식사를 위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그들이 구운 생선을 먹고 있을 때, 아까 길에서 예수께 애원했었던 몇 사람의 소경들이 도착한다. 그들은 지금 종전에 했던 그들의 애원을 되풀이한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가시오! 내가 내일 오라고 나는 당신들에게 말했잖소. 내일 오시오. 선생님의 식사를 방해하지 마시오.”
베드로가 나무라듯 말한다.
“아니다. 시몬아, 그들을 내쫓지 마라. 저렇게 큰 꾸준함은 상 받을 자격이 있다. 두 분은 이쪽으로 오시오.”
예수께서 소경들에게 말씀하신다. 그러자 그들은 지팡이로 바닥과 벽을 톡톡 치며 들어온다.
“당신들은 내가 당신들에게 당신들의 시력을 되돌려줄 수 있다고 믿습니까?”
“오! 예, 주님! 저희는 그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여기 왔습니다.”
예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가신 다음 그분의 손가락들을 보이지 않는 두 눈에 얹으시고, 그분의 머리를 드시며 기도하신다.
“그대들의 믿음대로 될지어다.”
예수께서 손을 떼시자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한 사람의 눈꺼풀이 깜박거리는데, 빛이 되살아난 그들 중 한 사람의 눈동자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한 사람은 아마도 궤양을 방치했던 까닭에 봉합되었던 자리에 눈꺼풀 가장자리가 아무런 결함 없이 다시 생겨서 두 눈꺼풀이 벌어져 자유롭게 눈을 뜨거나 감을 수 있게 된다.
두 사람이 무릎 꿇는다.
“일어나서 가시오. 내가 당신들에게 해준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시오. 은총의 소식을 당신들의 마을에서 부모와 친구들에게는 전하시오. 여기서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고 당신들의 영혼에 유익하지도 않소. 당신들의 영혼의 믿음이 어떤 상처도 입지 않게 하고,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당신들이 아는 지금 당신들의 눈이 상처받지 않게 하여 다시 소경이 되지 않게 하시오.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시원한 옥상으로 올라간다. 호수는 달빛을 반사하여 반짝이고 있다.
예수께서는 낮은 난간 가장자리에 앉아 방심하고 계시는 듯 은빛의 호수를 바라보신다. 다른 사람들은 그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하여 작은 목소리로 서로 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매혹된 듯이 예수를 쳐다본다. 과연 그분께서는 참으로 아름다우시다! 달빛은 그분의 머리 주위에 후광을 만들고 그분의 얼굴을 비추어 엄하고도 차분한 그분의 얼굴의 모든 구석구석까지 살펴볼 수 있게 한다. 그분께서는 거기까지 줄기가 올라와 그 위에서 가지를 뻗치고 있는 거친 포도나무에 기대 머리를 약간 뒤로 젖히고 계신다.
어둠 속의 줄마노를 닮은 그분의 진청색 두 눈은 만물에 평화의 물결을 쏟아 붓는 것 같다. 때때로 그분께서는 눈을 들어 별들이 흩뿌려진 맑은 하늘을 쳐다보시고, 때로는 시선을 낮추어 야산을 쳐다보시다가 더 낮은 호수를 내려다보시기도 하고, 때로는 희미하게 보이는 먼 지점을 응시하시는데, 그 두 눈만이 보는 무언가에 미소 짓고 계시는 것 같기도 하다.
그분의 굽이치는 머리카락은 미풍에 가볍게 흩날린다. 그분께서는 약간 비스듬하게 앉아 계시는데, 한쪽 발은 바닥을 딛고 있고 다른 발은 바닥에서 몇 인치 들려 있으며, 양 손은 무릎에 가볍게 얹혀 있다.
그분의 흰 옷은 달빛을 받아 은빛으로 보이는 그분의 얼굴을 돋보이게 하고, 그분의 희고 긴 손은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손가락들의 남성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묵은 상앗빛으로 보이게 한다. 넓은 이마, 곧게 뻗은 코, 약간 타원형인 양 볼, 엷은 구릿빛의 턱수염을 가진 그분의 얼굴 역시 묵은 상앗빛으로 보이는데, 그분의 뺨 위쪽에서 낮에 볼 수 있는 불그스름한 색조는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피곤하십니까?”
베드로가 묻는다.
“아니다, 나는 피곤하지 않다.”
“당신께서는 창백해 보이시고 생각에 잠겨 계시는 것 같은데요…”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여느 때보다 더 창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달빛 때문에 너희 모두도 창백해 보인다. 내일은 코라진으로 가거라. 거기서 너희는 몇 사람의 제자들을 만날 것이다. 그들에게 말해라. 내일 황혼녘에 이리로 돌아오너라. 나는 개울 근처에서 전도하겠다.”
“좋습니다! 저희는 코라진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오늘 저희는 저희가 돌아오는 길에 마르타와 마르첼라를 만났습니다. 그들이 여기 왔었습니까?"
안드레아가 묻는다.
“그렇다.”
“막달라에서는 더 이상 집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연회도 하지 않는 마리아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저희는 지난번에 유숙했던 여인 집에서 쉬었는데, 벤야민이 말썽을 피우고 싶을 때는 당신과… 누구를 생각한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자네는 그 누군가가 나라고 말해도 되네, 야고보”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그 애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그 애가 ‘나는 잘 생기고 싶지는 않지만, 말썽쟁이는 되고 싶어’라고 한 말이 바로 그런 뜻이야. 그 애는 나를 흘겨보았어. 그 애는 나를 못 견뎌해.”
“유다야, 그것은 별로 의미 없는 비호감일 뿐이다. 그것을 잊어버려라.”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겠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그것은 언짢은 일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거기 계십니까?”
길에서 누군가가 외친다.
“예, 그분께서는 여기 계시오,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원하시오. 낮이 당신들에게는 충분히 길지 못하오? 지금이 불쌍한 순례자들을 귀찮게 할 시간이오? 내일 다시 오시오”
베드로가 명령한다.
“저희는 벙어리 마귀 들린 사람을 데리고 있기 때문에 아주 난처합니다. 그는 길에서 세 번이나 도망쳤습니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저희는 좀 더 일찍 도착했을 겁니다. 아량을 베풀어주세요! 머지않아 달이 중천에 뜨면 이 사람이 고래고래 소리 질러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입니다. 지금도 이 사람이 얼마나 요동치는지 보세요!”
예수께서는 옥상 반대쪽으로 가시어 낮은 난간 밖으로 몸을 굽히신다. 사도들도 그렇게 한다. 자기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얼굴들의 줄이다.
군중 한가운데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양 손목이 묶인 사람이 사슬에 묶인 곰이나 늑대처럼 요동치고 울부짖는다. 그는 땅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불안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울부짖는다. 그가 눈을 들어 예수의 시선과 마주치자 발음이 분명치 않은 짐승 같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려고 발버둥 친다.
거의 모든 카파르나움의 성인(成人)들이 거기 모여 있는데, 그들이 놀라 뒤로 물러선다.
“제발 와주십시오! 이 사람이 또 다시 발광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지금 즉시 가겠소.”
예수께서는 뛰어 내려가 어느 때보다 더 요동치는 불행한 사람 앞으로 가신다.
“이 사람에게서 나가라. 나는 그것을 원한다.”
울부짖음 대신 단 한마디 말만이 그 사람 입에서 나온다.
“평화!”
“그렇소, 평화요. 이제 당신은 해방되었으니 당신에게 평화.”
광란에서 평온으로, 마귀 들림에서 해방으로, 벙어리 상태에서 말하는 것으로 갑자기 바뀌는 것을 보고 군중이 감탄하여 고함을 지른다.
“당신들은 내가 여기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소?”
“나자렛에서 사람들이 ‘그분께서는 카파르나움에 계신다’고 저희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에서는 당신께서 이 집에서 눈을 고쳐주셨던 두 사람이 그것을 확인해주었습니다…”
“맞습니다! 틀림없어요! 그들은 우리에게도 그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외친다. 이에 덧붙여 그들이 논평한다.
“이런 일들은 이스라엘에서 보여진 적이 없었습니다.”
“만일 저 사람이 베엘제붑에게 도움받지 않았다면,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야”
카파르나움의 바리사이들이 비웃는다. 시몬은 그들 가운데 들어 있지 않다.
“도움이 있었든 말았든, 나는 병이 나았어요. 소경들도 나았고요. 당신들은 그 거창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은 이런 일을 하지 못하잖아요.”
치유된 벙어리 마귀 들렸던 사람이 대꾸하며 예수의 겉옷에 입 맞춘다. 예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는 대답하지 않으시고 군중을 해산시키시며 인사하신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그분께서는 치유 받은 사람과 그를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셔서 그들은 다음날 아침까지 쉴 수 있게 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너는 1944. 8. 12.에 받은 잃은 양의 비유를 여기 삽입해라.”

232. 길 잃은 양의 비유
1944. 8. 12.
예수께서는 군중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나무가 우거진 개울가의 둑 위에 서서 밀이 베어지고 불탄 그루터기만 남아 황량하게 보이는 들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많은 군중에게 말씀하신다.
지금은 저녁이다. 땅거미가 내려오고, 아직 어두워지기 전인데도 달이 떠오른다. 양떼들이 우리로 돌아오는데, 방울소리가 귀뚜라미의 커다란 울음소리나 매미들의 높은 음과 섞인다.
예수께서는 지나가는 양떼들을 소재로 하여 말씀을 시작하신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여러분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자상한 목자와 같으십니다. 착한 목자는 무엇을 합니까? 그는 자기의 양들을 위해서 독미나리나 다른 독초가 없고, 맛있는 토끼풀, 회향, 쓰기는 해도 건강에는 좋은 치커리가 많이 있는 좋은 풀밭을 찾습니다. 그는 좋은 풀 외에도 시원하고, 물 맑은 시내가 있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들이 있는 곳, 풀덤불 가운데 독사들이 없는 곳을 찾습니다. 그는 풀이 가장 무성한 풀밭들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런 곳에는 뱀들과 독초들이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고, 그래서 양들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산에 있는 풀밭을 더 좋아하는데, 그런 곳은 이슬이 풀을 깨끗하고 시원하게 해주고, 강한 햇빛이 뱀들을 쫓아내주고, 평야의 무거운 공기와는 달리 산들바람이 불어 공기가 가볍고 건강에 좋기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는 자기의 양들을 한 마리 한 마리 돌봅니다. 그는 양들이 병들면 치료해주고, 상처를 입으면 싸매줍니다. 그는 먹이를 너무 탐해 탈날 것 같은 양들을 꾸짖고, 습지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에 너무 오래 있어 해를 입을 것 같은 양들을 다른 곳으로 인도합니다. 그는 어떤 양이 먹으려 하지 않으면, 그 양의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새콤하고 향기 나는 풀을 찾아주고, 그 양이 자기의 친구라도 되는 양 그놈에게 말하며 목자 자신의 손으로 먹여줍니다.
하늘에 계시는 좋으신 아버지께서도 땅에서 방황하는 그분의 자녀들에게 이와 같이 하십니다. 그분의 사랑은 그들을 모으는 지팡이이고, 그분의 목소리는 그들의 인도자이며, 그분의 율법은 그분의 목장이며, 하늘은 그분의 양 우리입니다.
그러나 그분의 양 한 마리가 목자를 떠났습니다. 그는 그 양을 몹시 사랑했습니다! 그 양은 어리고, 깨끗하고, 4월 하늘의 구름과 같은 하얀색이었습니다. 목자는 자기가 그 양에게 얼마나 많은 좋은 일을 해줄 수 있는지, 자기가 그 양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많은 사랑을 가지고 그 양을 쳐다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양이 도망친 것입니다.
한 유혹자가 목장에 나 있는 길로 지나갔습니다. 그는 소박한 겉옷을 입지 않고,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외투를 입고 있습니다. 그는 도끼와 칼을 매단 가죽 허리띠를 매고 있지 않고, 나이팅게일의 노래처럼 감미로운 소리가 나는 작은 방울들과 취하게 하는 향이 들어 있는 유리병들을 매단 금 허리띠를 매고 있습니다… 그는 착한 목자가 양들을 모으고, 그들을 지켜주며, 그 지팡이로 충분하지 않으면 도끼와 칼로, 심지어는 자기의 목숨을 바쳐 지켜주기 위하여 가지고 다니는 목자의 지팡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보석들로 번쩍거리고 악취임과 동시에 향이기도 하는 연기가 피어올라 가짜 보석들의 번쩍거림과 같이 사람을 현혹시키는 향로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있습니다. 그는 노래를 부르며 어두운 길바닥에 반짝이는 소금을 한줌씩 떨어뜨리며 지나갑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은 그를 바라보며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장 어리고 가장 애지중지하는 백 번째 양이 껑충 뛰어 유혹자의 뒤를 따라 사라집니다. 목자가 그 양을 불러도 그 양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양은 유혹자를 따라잡기 위하여 바람보다 빨리 달려가는데, 달리면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금을 약간 맛봅니다.
그 소금은 삼켜지자마자 이상한 타는 듯한 흥분을 불러일으켜 그 양으로 하여금 깊고 어두운 숲속에서 냉수를 찾게 만듭니다. 그 양은 유혹자를 따라 숲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넘어집니다… 그놈은 매번 목에 파충류의 끈적끈적한 포옹을 느끼고, 목이 말라서 더러운 물을 마시고, 배고플 때 역겨운 점액으로 번들거리는 풀을 먹습니다.
그 동안에 착한 목자는 무엇을 합니까? 그는 충실한 아흔 아홉 마리 양을 안전한 곳에 남겨두고 길을 떠나 잃은 양의 발자취를 찾아낼 때까지 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는 바람이 자기의 목소리를 그 양에게 실어다주기를 바라며 큰 소리로 불러보아도 그 양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그 양에게로 갑니다.
그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양을 봅니다. 양은 뱀들에게 휘감긴 채 취해 있는데, 너무 취하여 자기를 사랑하는 목자를 반가워하지 않고 오히려 목자를 비웃습니다. 그는 그 양이 도둑처럼 남의 집에 들어갔고, 너무 죄책감을 느껴 감히 자기를 감히 쳐다보지도 못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착한 목자는 싫증내지 않고… 그 양의 발자취를 따라 계속 그놈을 찾으며 가다가 그 흔적을 잃어버리면 웁니다. 그 흔적이란 털 조각들, 영혼의 흔적들, 피의 흔적들, 온갖 종류의 죄악들, 추악함, 음란함의 증거들입니다. 그러나 그는 계속 가서 결국은 양을 찾아냅니다.
아! 내 사랑하는 양아, 마침내 내가 너를 찾아냈구나! 내가 너를 따라잡았구나! 나는 너를 위하여, 너를 양의 우리로 데려가려고 얼마나 먼 길을 걸었는지 모른다! 실의에 빠진 채 네 머리를 숙이지 마라. 네 죄는 내 마음속에 묻혀 있다. 나 말고는 아무도 네 죄를 알지 못할 터인데,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사람들의 비판으로부터 너를 보호해줄 것이고, 너를 비난하는 자들의 돌을 내 몸으로 막아 너를 보호해주겠다.
오너라. 네가 상처를 입었느냐? 오! 네 상처를 보여다오. 나는 네 상처를 안다. 나는 네가 깨끗했을 때, 네가 무죄한 눈으로 네 목자이자 네 하느님인 나를 쳐다볼 때 가졌던 신뢰를 가지고 그 상처들을 나에게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 상처들이 여기 있구나. 그 상처들은 모두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오! 상처들이 몹시 깊구나! 누가 네 마음 속 깊은 곳에 이다지도 깊은 상처를 냈단 말이냐? 그것이 유혹자라는 것을 나는 안다. 지팡이도, 도끼도 가지고 있지 않은 그가 독 있는 입으로 물어서 더 깊은 상처를 낸다. 그 다음에는 그의 향로의 가짜 보석들이 너를 때린다. 반짝임으로 너를 유혹했던 그 가짜 보석들… 그것들은 네 마음을 불태우기 위하여 백주의 태양빛에 노출된 지옥의 유황이었다.
상처들이 얼마나 많으냐! 얼마나 많은 털이 찢겨져 나갔고, 얼마나 많은 피가 흘렀고, 얼마나 많은 가시들이 박혔는지 보아라.
오! 실망한 내 가엾은 작은 영혼아! 나에게 말해라, 만일 내가 너를 용서해준다면, 너는 다시 나를 사랑하겠느냐? 나에게 말해다오. 내가 너에게 두 팔을 벌린다면, 너는 내 품에 안기겠느냐? 나에게 말해라. 너는 착한 사랑을 갈망하느냐?
그럼 오너라. 다시 태어나라. 거룩한 풀밭으로 돌아오너라. 울어라. 네 눈물과 내 눈물이 네 죄의 흔적들을 씻어낼 것이고, 너를 불태워온 악으로 네가 기진맥진했기 때문에 너에게 영양을 공급해주기 위하여 나는 내 가슴과 혈관들을 열고 너에게 말한다. ‘이것들을 먹어라, 그리고 살아라!’
내가 너를 내 품에 안을 수 있도록 이리로 오너라. 그렇게 하면 우리는 거룩하고 안전한 풀밭으로 더 빨리 갈 것이다. 너는 이 비참한 시간에 있었던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착한 네 아흔아홉 마리 자매들은 너의 귀환을 환호할 것이다. 먼 곳으로부터 와서 너를 찾았고, 너를 다시 찾아내서 구해준 내가 잃었던 양인 너에게 내가 말하는데, 우리를 떠난 적이 없는 아흔 아홉 명의 올바른 양들보다 잃었다가 다시 찾은 한 마리로 인하여 착한 사람들은 더 기뻐한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뒤의 길 쪽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으셨는데, 그 길을 통하여 저녁의 어슴푸레한 빛을 받으며 막달라의 마리아가 도착했다. 그녀는 매우 우아하지만 적어도 옷을 입고는 있고, 자기의 모습과 몸매를 가려주는 짙은 빛깔의 베일을 쓰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 “내 사랑하는 자야, 내가 너를 찾아냈구나” 하고 말씀하실 때 마리아는 두 손을 베일 속으로 집어넣은 채 조용하게 하염없이 운다.
그녀가 도로 옆 제방의 이쪽 사면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를 보지 못한다. 지금 중천에 떠 있는 달과 예수의 영만이 그녀를 볼 수 있을 뿐이다…
예수께서는 나에게 말씀하신다.
“해설은 환상 그 자체 안에 들어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에 대하여 너에게 다시 말해주겠다. 지금은 시간이 되었으니 쉬어라. 충실한 내 마리아야, 나는 너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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