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10~p22

229. 출혈증에 걸린 여자와 야이로의 딸
1944. 3. 11.
내가 기도하면서 피로에 지치고 근심에 싸여 있어 최악의 컨디션에 있을 때 환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육체적, 정신적 피로와 근심걱정은 내 예수께서 나타나시자마자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예수께서는 호숫가를 따라 나 있는, 해가 쨍쨍 내리쬐고 먼지가 많이 나는 길을 걷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많은 군중에 둘러싸여 마을을 향하여 가신다. 군중은 그분을 기다리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그분께서 지나가실 수 있도록 제자들이 팔을 휘두르고 어깨로 밀고 군중에게 소리를 질러도 그들은 자꾸 예수의 주위로 밀려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런 북새통 가운데서도 태연하시다. 그분을 에워싸고 있는 군중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신 예수께서는 군중이 그분의 주위로 밀려드는데도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내려다보시며 인사에 답례하시고, 어른들의 틈을 이리저리 빠져나와 그분께 다가오는 데 성공한 한 어린이를 쓰다듬어주시고, 어머니들이 사람들의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그들의 어린이들의 머리에 그분의 손을 얹어주신다. 그분께서는 그분이 아닌 어느 누구라도 짜증내게 할 만한 고함소리와 끊임없이 밀쳐대는 난장판 가운데를 천천히 참을성 있게 걸어가신다.
한 남자가 외친다.
“길 좀 비켜주세요, 길 좀 비켜줘요.”
그것은 헐떡이는 목소리인데, 목소리의 주인공이 영향력 있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사람이 너무 꽉 들어차 있어서 길을 터주기가 힘들 텐데도 군중이 길을 터주어 쉰 살가량의 남자가 지나가게 해주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그는 길고 헐렁한 옷을 입고 있고, 머리에는 흰 두건을 두르고 있는데, 두 자락이 뺨과 목을 따라 늘어져 있다.
그는 예수의 앞에 이르러 그분의 발 앞에 엎드려 말한다.
“오! 선생님, 당신께서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떠나 계셨습니까? 제 어린 딸이 많이 아픕니다. 아무도 그 애를 고치지 못합니다. 당신만이 그 애의 어미와 저의 희망이십니다. 선생님, 와주십시오. 저는 극도로 고민하며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즉시 와주십시오. 제 외동딸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운다.
예수께서는 울고 있는 그 사람의 흐느낌으로 흔들리는 그의 숙인 머리에 그분의 손을 얹으신 채 대답하신다.
“울지 마시오. 믿음을 가지세요. 당신의 딸은 살 것입니다. 그 아이에게 갑시다. 일어나시오! 갑시다!”
그분의 마지막 말씀은 명령처럼 들린다. 그분께서는 앞에서는 위로자이셨으나, 뒤에서는 말씀하시는 지배자시다.
그들이 출발한다. 예수께서는 울고 있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그와 나란히 걸어가신다. 흐느낌이 심해져서 그 가엾은 사람의 몸이 부르르 떨릴 때 나는 예수께서 그를 쳐다보시며 손을 꼭 쥐어주시는 것을 본다. 그분께서는 그 밖의 다른 일은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얼마나 큰 힘이 예수에게서 이렇게 보살핌을 받는 영혼에게로 흘러들어가겠는가!
방금 전에는 소녀의 아버지가 있는 위치에 야고보가 있었는데, 예수께서는 이 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하셨다. 베드로가 다른 쪽에 있고 요한이 베드로 옆에 있는데,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군중을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울고 있는 소녀의 아버지 옆에서 야고보와 가리옷 사람이 그렇게 한다. 다른 사도들은 더러는 예수의 앞에, 더러는 그분의 뒤에 있다. 그래도 역부족이다! 특히 뒤에 있는 마태오를 포함한 세 사람은 살아 있는 벽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이 밀어대는 군중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거의 욕설에 가까운 심한 말을 할 때는 예수께서 뒤돌아보시며 온유하게 말씀하신다.
“내 작은이들을 내버려두어라!”
그러다가 특정 순간에 그분께서는 갑자기 돌아서시며 소녀의 아버지의 손을 놓으신 채 걸음을 멈추신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머리만이 아니라 몸 전체로 돌아서신다. 그분께서는 한층 더 키가 커 보이신다. 그분께서 왕과 같은 위엄 있는 태도를 취하셨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엄하게 추궁하는 듯한 표정으로 군중을 유심히 살펴보신다. 그분의 두 눈은 빛을 발하지만 거칠지는 않다. 그분께서는 위엄 있게 물으신다.
“누가 나를 만졌느냐?”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내가 다시 묻겠다. 누가 나를 만졌느냐?"
예수께서 집요하게 물으신다.
“선생님”
제자들이 대답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방에서 당신을 밀쳐대는지 당신께서는 보지 못하십니까? 저희가 아무리 애써도 사람들이 당신께 밀려드는 걸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동안 그분의 눈은 마흔 살쯤 된 작은 여인을 서너 번 쳐다보신다. 그녀는 몹시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수척한 여인인데, 군중 속으로 숨어들어가 완전히 사라지려고 애써본다. 예수의 시선이 그녀를 꼼짝 못하게 하는 모양이다. 그녀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되돌아와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얼굴을 거의 땅바닥에 댄 채로 두 손을 앞으로 내민다. 그러나 그녀는 감히 예수를 만지지는 못한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그것은 저였습니다. 저에게는 고질병이 있었습니다. 저는 12년 동안이나 앓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저를 피합니다! 제 남편은 저를 버렸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기피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탕진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제 병을 고쳐주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보이시지요? 저는 나이에 비하여 늙었습니다. 제 힘은 고칠 수 없는 이 하혈로 빠져나갔고, 하혈과 함께 제 평화도 빠져나갔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착하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나병환자였다가 당신께서 고쳐주셨던 사람에게서 그 말을 들었는데, 그 자신도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보았기에 저를 혐오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감히 당신께 미리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만지기만 해도 제 병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당신을 부정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당신의 옷 가장자리를, 땅바닥에, 땅의 먼지 위에 끌리는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을 뿐입니다… 저 자신도 먼지입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나았습니다. 당신께서는 찬미 받으십시오. 제가 당신의 튜닉을 만지는 순간 제 병은 사라졌습니다. 저는 다른 모든 여인들과 똑같아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저를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남편과 제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저와 함께 있을 수 있고, 저는 그들을 애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집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의 착한 선생님이신 예수님, 고맙습니다. 당신께서는 영원히 찬미 받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 여인을 한없이 인자한 눈으로 쳐다보신다. 그분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내 딸이여, 평안히 가시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건강을 회복시켰소. 당신의 병에서 영원히 해방되시오. 착하고 행복하게 사시오. 가보시오.”
그분께서 말씀을 채 마치시기도 전에 하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도착한다. 그는 그 동안에 줄곧 공손하지만 전전긍긍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던 소녀의 아버지에게 말한다.
“당신의 따님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니 선생님을 괴롭혀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녀의 영혼은 떠나갔고, 여인들은 그녀를 애도하고 있습니다. 소녀의 어머니가 당신께 이 소식을 전하고 아울러 지체 없이 오시라고 말씀드리라고 저를 보내셨습니다.”
가엾은 아버지는 깊은 신음을 토해낸다. 그는 마치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을 두 손에 파묻고 이마와 두 눈을 비비며 고개를 숙인다.
예수께서는 여인의 말을 들으시고 그에게 대답하시는 데 주의를 기울이고 계시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거나 듣지 못하실 것 같은데, 보기와는 달리 뒤돌아서 가엾은 아버지의 축 처진 양 어깨에 손을 얹으시며 말씀하신다.
“‘여보시오, 믿음을 가지시오’ 하고 내가 말했지요. 나는 다시 말합니다. 믿음을 가지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딸은 살 것입니다. 그 애에게로 갑시다.”
예수께서는 실의에 빠진 그 사람을 그분께로 다가오게 하시며 다시 출발하신다.
군중은 이 큰 고통을 보고, 방금 전의 기적에 감동받아서 놀라움에 멈춰 서서 예수와 제자들이 빨리 지나갈 수 있게 한 다음 지나가시는 은총(Grace)을 뒤따라간다. 그들은 이렇게 백 미터 가량, 어쩌면 그 이상을―나는 어림짐작에 약하다―마을의 중심부를 향하여 걸어간다.
근사하게 보이는 집 앞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데 큰 목소리로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활짝 열려 있는 대문을 통하여 집안에서 나오는 더 큰 부르짖음에 대하여 날카로운 부르짖음으로 응답한다. 그것은 한 사람의 더 새된, 귀청을 파고드는 떨리는 목소리로 단조롭게 외치는 소리임이 분명한데, 그 소리에 대하여 다른 가는 목소리들이 먼저 응답하면 다른 우렁찬 목소리들이 이어서 응답한다. 이것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죽게 할 정도의 엄청난 소음이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제자들에게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명하신 다음 베드로, 요한, 야고보에게 그분을 따라오라고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울고 있는 소녀의 아버지와 여전히 팔짱을 끼신 채로 그분의 세 제자들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신다. 예수께서는 팔짱을 끼심으로써 그분께서 소녀의 아버지를 행복하게 하려고 오셨다는 확신을 그에게 불어넣기를 바라고 계시는 것 같다. 곡녀들(나는 그들을 울부짖는 여자들이라고 부르고 싶다)은 집주인과 선생님을 보고 두 배로 고성을 지른다. 그 여자들은 손뼉을 치고 탬버린을 두드리며 거기에 박자를 맞추어 곡을 한다.
“조용히 하시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울 필요 없소. 소녀는 죽지 않았소. 그 아이는 자고 있소.”
여자들은 소녀가 진짜로 죽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 어떤 여자들은 땅에 뒹굴고, 다른 여자들은 자기들의 몸을 할퀴고, 머리를 쥐어뜯는다(아니 그들은 그런 시늉을 한다). 악사들과 가족의 친지들은 예수의 헛소리에 머리를 흔든다. 그들은 그분께서 속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다시 말씀하신다.
“조용히 하시오!”
그분께서 이 말씀을 어찌나 힘차게 하셨던지 소란이 완전히 그치지는 않았어도 웅성거리는 소리로 변한다. 그분께서 지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신다. 죽은 소녀는 침대에 누워 있다. 그녀는 야위고 아주 창백한데, 머리가 빗겨진 채 수의를 입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작은 침대 오른쪽에서 울며 죽은 자기의 딸의 밀랍색의 작은 손에 입 맞춘다. 예수께서는… 지금 이 순간 그분께서는 얼마나 미남이신가! 나는 이토록 잘생기신 예수를 뵌 적이 별로 없다! 예수께서는 열정적으로 침대로 다가가신다. 어찌나 서둘러 작은 침대 쪽으로 가시는지 마치 미끄러지거나 날아가시는 것 같다.
세 사도들은 호기심에 차 있는 구경꾼들의 면전에서 문을 닫고 문에 기대어 서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침대 발치에 머물러 있다.
예수께서는 침대 왼쪽으로 가셔서 왼손으로 죽은 소녀의 생명력 없는 작은 왼손을 잡으신다. 그렇다, 나는 똑똑히 보았다. 그분의 손과 소녀의 손은 모두 왼손이었다. 그분께서는 선서하거나 명령하는 사람의 자세로 손바닥을 펴신 채 오른 팔을 드시고 어깨 높이까지 올리신 다음 다시 내리신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예수와 죽은 소녀를 빼놓고는 모든 사람이 마음 졸이는 순간이다. 사도들은 더 잘 보려고 목을 늘인다. 소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깊은 슬픔이 담긴 눈으로 딸을 들여다본다. 한 순간이 지나자 한숨이 죽은 소녀의 가슴을 들어 올린다. 발그레한 혈색이 소녀의 밀랍 색 얼굴을 물들여 죽음의 창백함을 사라지게 한다. 소녀의 두 눈꺼풀이 열리기도 전에 양 입술에 미소의 전조가 보인다. 소녀는 마치 아름다운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여전히 소녀의 손을 잡고 계신다. 소녀는 조용히 눈을 뜨고, 마치 잠에서 깬 것처럼 주위를 둘러본다. 소녀는 먼저 예수의 얼굴을 본다. 지극히 아름다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시며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격려하시는 예수께 미소 짓는다.
“일어나라.”
예수께서는 거듭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침대 위와 주위에 흩어져 있는 장례식 장식물들(꽃, 베일 등등)을 그분의 손으로 치우시고, 소녀의 손을 잡아 소녀가 일어나 첫걸음을 떼는 것을 도와주신다.
“지금 이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오.”
예수께서 명령하신다.
“소녀는 나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두 분께 딸을 돌려주셨습니다. 그것에 대하여 그분께 감사드리시오, 그리고 지금 일어난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시오. 두 분은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아십니다. 두 분은 믿으셨고, 그 믿음은 기적을 얻기에 합당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그들을 설득하려고 애쓰는 것은 무익한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적을 부인하는 사람들에게 그분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십니다.
소녀야, 착하게 살아라. 안녕!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 문 밖으로 나오신 다음 문을 닫으신다.
환상이 끝난다.
나는 나를 기쁘게 만든 두 가지 점을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그 두 가지는 예수께서 그분을 만졌던 사람을 군중 속에서 찾으셨던 것과 죽은 소녀의 곁에 서서 그 소녀의 손을 잡은 채 일어나라고 명령하신 것이었다. 평화와 확신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분처럼 자비롭고 강하신 분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지 않고, 우리를 죽이는 악을 이기시지 못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수께서는 지금 당장은 논평하지 않으시고, 다른 것에 대해서도 아무 것도 말씀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내가 거의 죽은 것을 보시지만, 오늘 저녁에 내가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되기를. 나는 그분의 환상을 소유한 것으로 이미 행복하다.

230. 카파르나움에서의 예수와 마르타
1945. 7. 27.
땀과 먼지투성이가 되신 예수께서 베드로, 요한과 함께 카파르나움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신다.
그분께서 막 텃밭에 들어와 부엌을 향하여 가시는데, 집주인이 스스럼없이 그분을 부른 다음 말씀드린다.
“예수님, 제가 벳사이다에서 당신께 말씀드렸던 그 여인이 다시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여자에게 기다리라고 말하고 그 여자를 2층 방으로 인도했습니다.”
“고맙소, 토마스. 나는 즉시 그녀에게 가겠소. 만일 다른 사람들이 오면, 여기서 기다리게 하시오.”
예수께서는 겉옷도 벗지 않으신 채 즉시 이층으로 올라가신다.
층계가 끝나는 옥상에는 마르타의 하녀 마르첼라가 혼자 서 있다.
“오! 선생님! 제 여주인이 저 안에 있습니다. 그분은 아주 여러 날 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무릎을 꿇어 예수께 경의를 표하며 말한다.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즉시 그녀에게 가겠다. 마르첼라, 하느님께서 너를 축복하시기를.”
예수께서는 비록 해가 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매우 덥고 카파르나움의 흰 집들이 거대한 화로의 붉은 빛으로 불타고 있는 듯한 강렬한 햇빛을 막아주는 커튼을 들어 올리신다. 방 안에는 겉옷을 뒤집어쓰고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마르타가 창가에 앉아 있다.
그녀는 아마도 나무가 우거진 야산이 물로 돌출되어 곶을 이루고 있는 호수의 일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그녀는 자기 자신의 생각만을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확실히 생각에 깊이 잠겨 있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 자기에게 다가오시는 예수의 가벼운 발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래서 예수께서 자기를 부르시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오! 선생님 !”
그녀가 부르짖는다. 그녀는 마치 도움을 청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두 팔을 내밀고 무릎을 꿇은 다음 이마가 방바닥에 닿을 정도로 몸을 굽힌 채 울음을 터뜨린다.
“너는 왜 그러느냐? 일어나라! 너는 왜 그렇게 슬프게 울고 있느냐? 나에게 말해야 할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일어났느냐? 그렇다고? 그것이 무엇이냐? 너는 내가 베타니아에 있었던 것을 알고 있느냐? 그렇다고? 거기서 나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지금 너는 울고 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
예수께서는 마르타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신 다음에 벽에 기대놓은 의자에 앉히시고, 그분께서는 그녀의 앞에 앉으신다.
“자, 내가 하고 있는 것처럼 너도 베일과 겉옷을 벗어라. 너는 그 속에서 숨이 막히겠다. 나는 이토록 심란해하는 내 소중한 마르타의 얼굴을 그늘지게 하는 모든 구름을 내가 흩어버릴 수 있도록 그 얼굴을 보고 싶다.”
마르타는 여전히 울면서 순종한다. 그러자 눈이 퉁퉁 붓고 붉어진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그래? 내가 너를 도와주마. 마리아는 너를 불렀다. 그녀는 아주 많이 울었고, 나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알고 싶어 했다. 그래서 너는 그것이 좋은 징표라고 생각하여 내가 와서 기적을 완성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내가 왔다. 그런데 지금은?…”
“선생님,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착각했습니다. 너무 강렬한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게 합니다… 당신께서는 헛걸음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전보다 더 나빠졌습니다… 아니!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나요? 이것은 마리아에 대한 중상입니다. 저는 거짓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애는 더 이상 자기의 주위에 남자들이 있는 것을 원치 않으니 그 애가 더 나빠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애는 달라졌습니다만, 여전히 아주 나쁩니다. 그 애는 미친 것 같습니다… 저는 더 이상 그 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전에는 그 애를 이해하기는 했습니다만 지금은! 지금은 누가 그 애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마르타가 비통하게 운다.
“자, 진정하고 그녀가 어떻게 하는지 나에게 말해라. 그녀가 왜 나쁘냐? 그럼 그녀는 더 이상 남자들이 자기의 주위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단 말이지. 그렇다면 나는 그녀가 집에서 한적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상상한다. 그러냐? 그래? 좋다, 아주 좋아. 그녀가 마치 자신을 유혹으로부터 보호하기를 원하기라도 하듯이―너는 편지에 그렇게 썼다―네가 곁에 있어주기를 원했다는 사실, 그리고 죄 있는 지인들이나 그러한 관계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것을 피함으로써 유혹을 피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은 좋은 의지의 징표들이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당신께서는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너는 왜 그녀가 나쁘다고 생각하느냐?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나에게 말해다오…”
마르타는 예수의 확신에 다소 격려 받아 더 조리 있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제가 온 이래 마리아는 한 번도 집이나 정원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애는 자기의 배를 타고 호수로 나간 적도 없습니다. 그 애의 유모가 저에게 말해주었는데, 그 애는 제가 오기 전에도 거의 외출하지 않았답니다.
분명히 이 변화는 파스카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오기 전에는 몇 사람이 그 애를 보러 왔었는데, 그 애가 항상 그들을 만나기를 거절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어떤 때는 그 애가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그것은 상시적인 지시처럼 여겨졌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때대로 그 애는 방문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응접실에 갔다가 그들이 하인들의 전갈에 따라 이미 가버린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부당하게 화내며 하인들을 때린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온 다음부터 그 애는 두 번 다시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도착한 첫 날 밤에 그 애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 말로 인하여 저는 그토록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언니, 나를 붙들고, 필요하다면 나를 결박하기라도 해서 내가 다시는 나가지 못하게 하고, 언니랑 유모만 빼놓고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해줘. 나는 병자이고, 그래서 나는 병을 고치고 싶어. 내 집에 찾아오거나 자기들 집으로 내가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부글거리는 늪과 같아. 그들은 내 병을 점점 더 악화시켜.
그러나 그들의 겉모습은 너무 멋지고, 꽃이 만발해 있는 화단 같고, 유쾌하고, 그들의 열매는 너무 탐스러워서 나는 저항할 수 없어. 나는 가련한 인간이기 때문이야. 마르타 언니, 언니의 동생은 약해. 어떤 사람들은 그 약점을 이용하여 내 안의 어떤 부분이 동의하지 않는 일을 하게 만들어. 내 가엾은 엄마의 것이 아직 나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부분이…’
그 애는 울었습니다.
저는 그 애의 말대로 했습니다. 저는 그 애가 분별이 있을 때는 부드럽게 대하고, 철창에 갇힌 야수와 같을 때는 엄격하게 대했습니다. 그 애는 한 번도 저에게 반항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악의 유혹이 지나간 다음에 그 애는 제 발 앞에 와서 제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면서 말합니다. ‘용서해줘! 용서해줘!’ 제가 ‘내 동생아, 너는 무엇을 용서해달라는 거냐? 네가 나를 슬프게 하지 않았는데’ 하고 말하면, 그 애는 대답합니다. ‘방금 전인가 엊저녁에 언니가 나보고 ‘여기서 나가지 마라’ 하고 말했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언니를 미워하고, 저주하고, 언니가 죽기를 바랐었기 때문이야.’
나의 주님, 그 애는 동정 받지 말아야 합니까? 혹시 그 애는 미쳤습니까? 그 애의 악덕이 그 애를 미치게 했습니까? 제 생각에는 그 애의 정부 중 한 명이 그 애에게 미약을 주어서 그 애를 자기 정욕의 노예로 만들려고 했고, 그래서 그 독이 그 애의 뇌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아니다, 그것은 미약이나 정신병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아주 다른 것이다. 어쨌든 계속해라.”
“그 애는 저에게 공손하고 말을 잘 듣습니다. 그 애는 더 이상 하인들을 학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애는 첫날 저녁 후에는 당신에 대하여 아무 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만일 제가 당신을 언급하면, 그 애는 화제를 돌립니다.
그러나 그 애는 정자가 있는 바위 위에서 눈이 피로해질 때까지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호수를 바라보며 배가 지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저에게 묻습니다. ‘언니는 저 배가 갈릴래아 어부들의 배라고 생각해?’ 그 애는 당신의 이름이나 사도들의 이름을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애가 당신과 베드로의 배에 타고 있었던 사도들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또한 그 애가 당신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저녁때 저희가 함께 정원을 산책할 때나 취침 전에 저는 바느질을 하고 그 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애가 가끔 이렇게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언니가 따르는 가르침에 따라 사는 방식이야?’ 그 애는 가끔씩 울기도 하고, 어떤 때는 미친 사람이나 마귀처럼 빈정대며 웃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애는 항상 예술적으로 손질되어 있는 자기의 머리카락을 풀어 두 줄기 댕기머리로 땋아 늘이고 목까지 올라오는 제 옷 중의 하나를 입고 땋은 머리를 어깨 위로 늘어뜨리거나 앞으로 늘어뜨리고 얌전하고 어리게 보이게 한 다음에 제 앞으로 와서 말합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되어야 한단 말이야?’ 그리고 때때로 그 애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그 애의 팔만큼이나 굵은 그 훌륭한 땋은 머리를, 엄마의 자랑이었던 그 살아 있는 황금에 입 맞추며 울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떤 때는 그 애 특유의 섬뜩한 웃음을 웃거나 ‘이거 봐, 나는 차라리 이렇게 해서 끝장내고 말 거야’ 하고 말하면서 그 애는 자살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땋아 늘인 머리를 자기의 목에 감고 얼굴이 자줏빛이 될 때까지 조르기도 합니다. 때때로 그 애는 자신을 동정하거나 학대하는데, 그런 일은 분명히 그 애가 자기의 육체의 유혹을 더 맹렬하게 느낄 때 일어납니다. 그럴 때 그 애는 괴로워하거나 자기의 몸에 고통을 줍니다.
저는 그 애가 무지막지하게 자기의 젖가슴을 때리고 자기의 얼굴을 할퀴거나 벽에 머리를 짓찧는 것을 저지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저는 물었습니다. ‘너는 왜 그러니?’ 그 애는 저를 쳐다보면서 사납고 격렬한 표현을 써서 말했습니다. ‘내 오장육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내 머리를 산산조각 내버리려고. 저주받은 해로운 것들은 파멸시켜야 해.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파멸시키고 있어.’
그리고 제가 하느님의 자비에 대하여, 당신에 대하여 말하면―저는 그 애가 당신의 여자제자 중에서 가장 충실한 제자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여전히 당신에 대하여 그 애에게 말해줍니다. 그런데 제가 당신께 맹세하는데, 저는 때로 그 애 앞에서 당신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에 몸서리쳐지기도 합니다―그 애는 대답합니다. ‘나에게는 자비가 있을 수 없어. 나는 한도를 넘어갔어.’ 그럴 때 그 애는 절망의 발작에 사로잡혀서 피를 흘릴 때까지 자기 자신을 치면서 외칩니다. ‘왜 나는 나를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이 괴물을 가지고 있는 거야? 이 괴물은 나에게 평화를 주지 않아. 이 녀석은 나를 달콤하게 노래하는 목소리로 나를 꾀어서 악행을 저지르게 해놓고는 나를 저주하는 아버지와 엄마의 목소리, 언니와 라자로 오빠의 목소리가 그 목소리에 합쳐지지. 언니와 오빠도 나를 저주하고, 이스라엘도 나를 저주하니까 말이야. 그 괴물은 나에게 그 목소리들을 듣게 해서 나를 미치게 만들어…’
그 애가 그렇게 말할 때 저는 그 애에게 대답합니다. ‘너는 왜 이스라엘을 의식하니? 그것은 일개 민족에 지나지 않아. 너는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니? 전에는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모든 것을 짓밟았으니, 이제 너는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세상의 것들을 잊어버리고, 하느님과 아버지와 어머니만을 생각해라. 만일 네가 너의 생활을 바꾼다면, 그분들은 너를 저주하지 않고, 너에게 두 팔을 벌리실 것이다.’
그러면 그 애는 마치 제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도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놀라 생각에 잠긴 채 제 말을 듣고 있다가 웁니다… 그 애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어떤 때 그 애는 하인들에게 포도주와 약들을 가져오라고 하여 그 인공적인 음식들을 먹고 마시며, 설명합니다. ‘나는 잊어버리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야.’
이제 당신께서 호수지방에 와 계신 것을 그 애가 안 이래 그 애는 제가 당신께 오는 것을 볼 때마다 말합니다. ‘언젠가는 나도 갈 거야.’ 그 애는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리며 결론짓습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눈은 분뇨도 내려다보실 거야.’ 저는 그 애가 오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지금 제가 돌아갈 때 저는 그 애가 분노와 술과 눈물과… 모든 것으로 녹초가 되어 잠들기를 기다립니다. 오늘도 마리아가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밤에 돌아갈 수 있도록 저는 이렇게 떠나왔습니다. 이것이 제 생활입니다… 저는 더 이상 바라지 않습니다…“
침착하게 말씀드려는 노력으로 억제되었던 마르타의 눈물이 더 이상 억제되지 않음에 따라 그녀는 방금 전보다 더 쓰라린 울음을 터뜨린다.
“마르타야, 내가 언젠가 ‘마리아는 병자다’ 하고 말해준 것을 기억하느냐? 너는 그 말을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너는 그것을 보고 있다. 너는 마리아가 미쳤다고 말하고, 그녀 자신도 자기가 죄의 열병을 앓고 그것으로 고통당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나는 말한다. 마리아는 마귀에 들려서 병들었다고. 그것은 여전히 질병이다. 그녀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 분노, 눈물, 고뇌, 나를 향한 갈망은 병의 한 국면인데, 그것은 위기의 순간에 이르렀고, 그래서 가장 격렬한 발작을 일으킨다. 네가 마리아에게 친절하고 참을성 있게 대하는 것은 잘 하는 일이다. 또한 네가 나에 대하여 말하는 것도 잘하는 일이다! 마리아 앞에서 내 이름을 말하는 것을 싫어하지 마라.
내 마리아의 가엾은 영혼! 그녀의 영혼도 아버지에 의하여 창조되었고, 모든 다른 영혼들, 네 영혼, 라자로의 영혼, 사도들과 제자들의 영혼과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르지 않다. 그녀의 영혼도 내가 구세주가 되려고 사람이 되어 구원하려는 영혼들에 포함되고, 내가 예견한(foreseen) 영혼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너, 라자로, 사도들, 제자들을 위해서보다 더 마리아를 위하여 왔다. 그토록 심하게 고통 받는 내 마리아의 가엾은 영혼! 최초의 보편적인 독(the first universal poison) 외에도 일곱 가지 독에 중독된 내 마리아의 영혼! 포로가 된 내 마리아의 영혼!
그녀를 나에게 오게 해라! 그녀에게 내가 숨 쉬는 공기를 호흡하게 하고, 내 목소리를 듣게 하고, 내 시선과 만나게 해주어라!… 그녀는 자기를 ‘분뇨’라고 불렀다. 오! 가엾고 소중한 영혼! 그녀가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일곱 마귀 중에서 교만의 마귀가 가장 약하다! 바로 이것만으로도 마리아는 구원될 것이다!”
“그런데 그 애가 외출했다가 또 다시 자기를 악으로 끌고 갈 누군가를 만나면 어떡합니까? 그 애 자신도 그것을 무서워합니다…”
“그녀가 악을 혐오할 정도에 이르게 된 지금, 그녀는 항상 그것을 두려워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한 영혼이 이미 선을 향하여 오려는 갈망을 가지고 있고 제 먹이를 잃게 될 것을 알고 있는 마귀인 원수에게만 붙잡혀 있게 될 때, 그리고 그것이 인간적으로 추론하고, 자기 자신을 인간적으로 판단하고, 영혼이 인간의 자아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려고 자기 자신의 판단을 하느님께 맡기게 될 때 그 영혼은 이미 악과 악한 사람들의 공격을 충분히 방어할 만큼 강해져 있다. 그 영혼은 북극성을 발견했고, 그래서 더 이상 일탈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지 마라. ‘너는 하느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니?’ 그것은 암묵적인 비난이다. 그렇게 하지 마라. 그녀는 불길 속에서 지금 막 나왔기에 상처 그 자체이다. 오직 친절의 향유, 용서의 향유, 희망의 향유로만 가볍게 그녀를 접촉해라.
그녀가 자유롭게 오도록 내버려두어라. 네가 나에게 오려고 할 때는 그녀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나와 함께 가자’고 말하지 마라. 반대로 그녀가 오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너는 오지 마라.
너는 집으로 돌아가서 그녀를 기다려라. 그녀는 자비(Mercy)에 의하여 부서져서 너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내가 그녀를 붙잡고 있는 악한 힘을 없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몇 시간동안 그녀는 마치 의사에 의하여 혈관이 잘리거나 뼈가 제거된 여자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그녀는 나아질 것이다. 그녀는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녀에게 많은 애무와 침묵이 필요할 것이다. 네가 있는 것을 그녀가 느끼지 못하게 해라. 너는 마치 네가 두 번째 수호천사인 것처럼 그녀를 돌보아라. 만일 네가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을 본다면 울도록 내버려두어라. 또한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을 네가 듣는다면, 그녀를 내버려두어라. 그녀가 미소 짓다가 심각해지고, 그랬다가 다른 방식으로, 달라진 표정으로, 달라진 얼굴로 다시 미소 짓는 것을 네가 보면, 그녀에게 질문하지 말고,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지 마라. 그녀는 내려갈 때보다 지금 올라오면서 더 고통당하고 있다.
그녀는 자기 스스로 내려갔었던 것처럼 자기스스로 올라와야 한다. 그녀는 자기가 내려가고 있을 때 너희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너희의 눈에 비난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녀의 수치심이 깨어났기 때문에 그녀는 너희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견딜 수 없다.
그때는 그녀의 선생인 사탄이 그녀와 함께 있었고, 악한 힘이 그녀를 떠받쳐주고 있어 그녀가 강했기에 그녀는 세상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너희가 죄 가운데 있는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지금은 사탄이 그녀의 선생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그녀 안에 손님으로 머물러 있지만, 그녀의 의지가 그의 목을 조르고 있다. 그런데 그녀는 아직 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바로 그것이 그녀가 너무 약한 이유이다. 그녀는 심지어 자기의 구세주에 대한 자기의 고백을 지켜보는 언니로서의 네 애무의 눈길마저 견딜 수 없다. 그녀의 모든 힘은 일곱 배의 마귀(septuple demon)의 목을 조르는 데 동원되고, 소비된다. 나머지 모든 것에 대해서는 그녀는 무방비상태이고, 벌거벗은 채로 있다. 나는 다시 그녀에게 옷 입혀주고, 그녀를 강화해주겠다.
마르타야, 평화 안에서 가거라. 그리고 내일 내가 일몰 후에 여기 카파르나움의 샘의 개울 근처에서 말할 것이라고 그녀에게 요령 있게 말해라. 평화 안에서 가거라. 나는 너를 축복한다.”
마르타는 아직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마르타야 불신하지 마라.”
그를 살펴보시던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나의 주님, 불신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리아의 힘을 다소 북돋아주기 위하여 그 애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저에게 주십시오… 그 애는 너무 많이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애가 마귀를 이기지 못할까봐 심히 걱정됩니다!”
“너는 어린 소녀로구나! 마리아는 나와 너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가 성공하지 못하겠느냐? 그러나 이것을 받아라. 자, 결코 죄짓지 않았고, 항상 친절하고, 자비롭고, 적극적이고, 경건했었던 네 손을 다오.
이 손은 언제나 사랑과 기도의 몸짓을 했다. 그 손은 결코 게으르거나 한가함에 빠지거나 부패했었던 적이 없었다. 이제 나는 이 손을 훨씬 더 거룩하게 해주기 위하여 내 양손 사이에 넣고 잠시 있겠다. 이 손을 마귀를 향하여 들어라. 그러면 그는 그것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내 허리띠를 받아라. 이것을 네 몸에서 떼어놓지 마라. 네가 이 허리띠를 볼 때마다 너 자신에게 말해라. ‘예수의 능력은 예수의 이 허리띠보다 더 강하다. 그것으로 마귀와 괴물 따위의 모든 것은 극복될 수 있다. 나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제 너는 행복하냐? 내 평화가 너와 함께 있기를. 안심하고 가거라.”
마르타는 예수께 경배하고 나간다.
예수께서는 마르타가 막달라로 가기 위하여 마르첼라가 대문까지 오게 한 마차에 타고 떠나는 것을 보시며 미소 지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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