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영광

636. 성령강림

Skyblue fiat 2024. 3. 30. 06:10

636. 성령강림

1947.4. 27.

 

최후의 만찬실의 집에는 어떤 목소리들이나 소음들도 들리지 않는다. 제자들도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이 집의 다른 방들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한다. 다만 최후의 만찬실에 열 두 사도와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가 모여 있고, 목소리들이 들린다.

 

방이 더 넓어 보인다. 왜냐하면 가구들이 달리 배치되어 있어 방의 한가운데와 두 벽들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최후의 만찬에 쓰인 큰 식탁은 셋째 벽으로 밀어붙여져 있고, 그들과 벽들 사이, 그리고 식탁의 두 개의 더 좁은 쪽들에 최후의 만찬에 쓰인 침대의자들과 예수께서 사도들의 발을 씻어주실 때 쓰셨던 스툴이 놓여 있다.

그러나 그 침대의자들은 최후의 만찬 때처럼 식탁과 직각이 되게 놓여 있지 않고 식탁과 평행이 되도록 놓여 있어, 사도들이 그것들 모두를 사용하지 않고도 앉을 수 있다. 그들은 한 침대의자만은 식탁과 수직이 되게 남겨놓아 최후의 만찬 때 예수께서 앉으셨던 자리인 식탁 가운데 계시는 복되신 동정녀께서 단독으로 쓰시게 했다.

 

식탁 위에는 식탁보들이나 식기가 없고, 찬장들 위에도 아무것도 없고, 장식품들도 벽에서 치워져 있다. 방 한가운데에 있는 큰 샹들리에의 불꽃 하나에만 불이 켜져 있고, 이상한 샹들리에의 꽃부리를 형성하는 원 위의 작은 등들은 꺼져 있다.

창들은 닫혀 있고 무거운 쇠 빗장들로 가로질러져 있다. 그러나 한 줄기 햇빛이 작은 구멍으로 대담하게 새어 들어와 길고 가는 바늘처럼 방바닥으로 내려와 태양빛의 반점을 만들어놓는다.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그분의 자리에 혼자 앉아 계시고, 그분의 양 옆에는 베드로와 요한이 앉아 있는데, 베드로는 그분의 오른쪽에, 요한은 그분의 왼쪽에 있다. 새 사도 마티아는 알패오의 야고보와 타대오 사이에 있다. 마리아 앞에는 짙은 색의 넓고 낮은 나무 궤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닫혀 있다. 마리아께서는 짙은 파란색 옷을 입고 계신다. 그분의 머리는 흰 베일로 덮여 있는데, 그 위에 그분의 겉옷의 끝이 걸쳐져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머리에 아무것도 쓰고 있지 않다.

마리아께서는 큰 소리로 천천히 읽고 계신다. 그러나 거기는 불빛이 아주 희미하기 때문에, 나는 그분께서 자신이 들고 계시는 펼쳐진 두루마리에 쓰여 있는 말들을 읽기보다는 암송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침묵 가운데 묵상하며 그분께서 읽으시는 것을 따라가다가 가끔씩 필요할 때는 응답한다.

 

그분의 얼굴은 황홀한 미소로 변모한다. 나는 그분께서 무엇을 보시는지, 그분의 눈들을 깨끗한 두 개의 별들처럼 반짝이게 하고, 그분의 상앗빛 뺨들이 마치 장밋빛 불꽃이 그분에게 반사되는 것처럼 붉어지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분께서는 참으로 신비로운 장미꽃이시다…

그분께서 아주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읽으시는 동안에 사도들은 그분의 얼굴을 보기 위하여 약간 옆에 앉아 몸을 앞으로 숙인다. 그분의 목소리는 천사의 노래처럼 들린다. 베드로는 참으로 깊이 감격하여 굵은 두 줄기의 눈물이 그의 두 눈에서 그의 코 양쪽의 주름들을 따라 흘러내려 그의 반백의 텁수룩한 수염 속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요한은 동정녀의 순결한 미소를 반영하고, 동정녀께서 두루마리 위에서 읽고 계시는 것을 그의 두 눈으로 따라가는 동안 그분처럼 사랑으로 불타오르며 그분께 새 두루마리를 드릴 때 그분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독서가 끝난다. 마리아의 목소리가 멈춘다. 펴졌다가 다시 감기는 양피지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멈춘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양손을 그분의 가슴 위에서 포개 얹으시고 궤에 그분의 머리를 기대시고 내밀한 기도에 집중하신다. 사도들도 그분을 따라한다…

 

바람소리와도 같고, 하프 소리와도 같고, 사람의 노래와 완전한 오르간의 소리 같기도 한 매우 큰 조화로운 굉음이 아침의 정적 속에서 갑자기 울려 퍼진다. 그것은 점점 더 조화롭고 더 힘차게 가까이 들려와 그 진동들로 땅을 가득 채우고, 그것들을 퍼뜨려 집과 벽과 가구에 미치게 한다.

그때까지는 문이 닫힌 고요한 방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샹들리에의 불꽃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흔들리고, 등잔의 작은 사슬들은 그것들을 때리는 초자연적인 소리의 파장으로 인하여 음파로 진동하여 쨍그랑 소리를 낸다.

사도들이 놀라서 고개를 든다.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에 주신 가장 아름다운 모든 음들을 가진 힘차고 매우 아름다운 우르릉거리는 소리는 그들에게 점점 다가오는데, 어떤 사람들은 도망칠 태세를 갖추며 일어서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두 손과 겉옷으로 머리를 가리고 바닥에서 몸을 웅크리거나 하느님께 그들을 용서해주시기를 청하며 가슴을 치고, 어떤 사람들은 지극히 순결하신 어머니께 항상 가지고 있는 조심성을 유지하지 못할 만큼 심하게 겁에 질려 그분께 바싹 달려든다.

요한만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마리아의 얼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기쁨의 빛나는 평화를 보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그분만이 아시는 무언가를 보고 미소 지으시며 고개를 드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그분의 두 팔을 벌리시고, 무릎 꿇으신다. 그리하여 그분의 겉옷의 파란 두 날개들이 마리아를 따라 무릎 꿇은 베드로와 요한 위로 펼쳐진다. 그러나 내가 몇 분 걸려 묘사한 이 모든 것은 일분도 채 안 되는 동안에 일어난 것이다.

 

그 다음에 빛(the Light), 불(the Fire), 성령께서 마지막 조화로운 큰 소리를 내시며 어떤 문과 창도 움직이지 않으시고 닫혀 있는 방안으로 매우 빛나는 불타는 공의 형태로 들어오시어 지금은 베일로 덮여 있지 않는 마리아의 머리 약 세 뼘 위에서 일 분 동안 맴돌며 머무르신다. 왜냐하면 마리아께서 불 파라클리토를 보시고 그분께 기도하시려는 듯 그분의 양팔을 올리시고, 기쁨의 환호성과 함께 무한한 사랑의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뒤로 젖히셨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성령의 불 전체가, 사랑 전체가 그분의 정배의 머리 위에 집중되셨던 순간이 지난 다음에 지극히 거룩하신 공은 듣기 좋고 대단히 빛나는, 이 세상의 어떤 비유로도 묘사할 수 없는 열세 개의 불꽃들로 나뉘어 내려와 각 사도의 이마에 입 맞추신다.

그러나 마리아 위에 내려오는 불꽃은 그 이마 위에 입 맞추는 혀 모양의 똑바른 불꽃이 아니라 그 순결한 머리를 둘러싸는 관과 같다.

그 관은 하느님의 딸, 어머니, 하느님의 정배, 불멸의 동정녀, 완전히 아름다우시고 영원히 사랑받으시는 분, 아무것도, 그리고 어떤 일에 있어서도 품위를 떨어뜨릴 수 없는 분, 고통이 나이 들게 했으나 부활의 기쁨 안에서 소생하시어, 그분의 아드님과 함께 몸과 눈길과 생명력의 아름다움과 신선함의 두드러짐을 공유하시는 분… 하늘에 받아들여져 낙원의 꽃이 될 그분의 영광스러운 육체의 아름다움을 미리 가지시는 분의 머리에 씌워진 것이다.

성령께서는 그분의 불꽃들을 그분께서 사랑하시는 분의 머리 주위에서 빛나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마리아께 무슨 말씀을 하실까? 신비이다! 그분의 복된 얼굴은 초자연적인 기쁨으로 환하게 변모해 있고, 세라핌의 미소들로 미소 지으시는데, 그 동안에 성령의 빛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에 금강석들처럼 빛나는 복된 눈물이 복되신 동정녀의 뺨들 위로 흘러내린다.

불은 한참동안 머물러 있다가… 사라진다… 빛이 내려왔었던 기념으로 향기가 남아 있는데, 이 세상의 어떤 꽃도 낼 수 없는 향기이다… 천국의 향기이다…

사도들은 정신을 차린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황홀경 안에 남아 계신다. 그분께서는 팔을 가슴 위에 교차시키시고, 두 눈을 감으시고, 머리를 숙이신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에 무감각하신 채 하느님과의 대화를 이어가신다… 아무도 감히 그분을 방해하지 못한다.

 

요한이 그분을 가리키며 말한다.

“그분께서는 제단이셔. 그래서 주님의 영광이 그분의 영광 위에 머무시는 거야.”

“그래. 그분의 기쁨을 방해하지 말고 가서 주님을 전해서 그분의 업적들과 그분의 말씀들이 백성들에게 알려지게 하세.”

베드로가 초자연적인 충동으로 말한다.

“가세! 가! 하느님의 성령께서 내 안에서 불타고 계시네.” 알패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그것은 행동하라고 우리를 강권하시네. 우리 모두를! 가서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세.”

그들은 마치 바람이나 거센 힘에 떠밀리거나 끌어당겨지는 듯 밖으로 나간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내 사랑이 너희를 위하여 불러주었고, 네가 한 사람이 나를 위하여, 그리고 너를 위하여 가졌던 사랑을 통하여 받아온 작품이 여기서 끝난다.

그것은 오늘, 루카의 이 교회에서 사랑으로 자기의 주님을 섬겼던 겸손한 여종인 루카의 성녀 지따의 기념일에 끝났다.

나는 성녀 지따가 모든 불행한 사람들에게 가졌던 자비와 똑같은 사랑으로 나를 섬기도록 내 작은 요한을 먼 곳들에서 이리로 데려왔다. 지따는 내가 가난한 사람들 각자 안에 있고, 배고프고 목마른 사람들에게 빵과 음료를 주는 사람들은 내 곁에서 복될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빵을 주곤 했었다.

마리아-요한은 하느님을 알게 하려고 일한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게 하고 사랑받게 하여 그들의 사랑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림으로써 영원 안에서 별들처럼 빛날 것이라고 지혜(Wisdom)께서 말씀하셨다는 것을 기억하고, 믿음에 관한 무지나 냉담함이나 의심 속에서 쇠약해져가는 사람들에게 내 말들을 주었다.

그리고 나아가 이 작품은 꽃부리가 아직 봉오리로 있을 때에 대가 꺾인 마리아 테레사 고레티라는 들의 순결한 백합꽃을 교회가 제대들에 올리는 날인 오늘 끝났다. 그것이 옛적 천사였던 때의 그의 모습보다 더 빛난 그 순결함을 샘낸 사탄에게 꺾이지 않았다면, 누구에게 꺾였겠느냐? 그것은 하느님이신 연인에게 신성했기 때문에 꺾인 것이다.

마리아는 오욕의 이 세기의 동정녀이고, 순교자이다. 이 세기에는 그분을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성령에 의하여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에게 불가침의 거처를 주실 수 있는 그분의 능력을 부인하기 위하여 파충류들의 침을 뱉으면서 복되신 여인의 명예조차도 업신여김을 받고 있다.

 

마리아-요한도 사탄에게서 수많은 희생물을 빼앗아올 수 있는 무기인 이 작품으로 내 경이들이 찬양받는 것을 원치 않는 증오(the Hatred)의 희생물이다. 그러나 마리아-요한은 마리아 테레사가 알았듯이 그 이름이 어떠하든, 그 모습이 어떠하든, 순교는 내 수난을 계속하기 위하여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지체 없이 하늘나라를 열어주는 열쇠라는 것도 안다.

작품은 끝났다. 그리고 성령강림과 함께 이 작품의 끝남과 함께 내 지혜가 그 여명인 마리아의 무염시태(the Immaculate Conception of Mary)부터 그 황혼인 성령강림까지 조명해온 메시아 주기(Messianic cycle)가마감되었다. 메시아의 전체주기는 제대로 보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성령의 사업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랑(the Love)의 정배의 무염시태의 신비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교회에 불 파라클리토(the Fire Paraclet)의도장이 찍히는 것으로 마감되는 것이 당연했다.

하느님의, 하느님의 사랑의 이 계시 작품은 성령강림과 함께 끝난다. 그때부터 계속 하느님의 내밀하고 신비로운 일이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고(Catholic), 사도적인 로마교회 안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결합해 있는 신자들 안에서 계속된다.

그리고 교회, 즉 목자들, 양들, 어린양들로 이루어진 신자들의 총회(the assembly of the believers)는신학자들의 신학자이신 사랑(the Love)의 끊임없는 영적 활동으로 인하여 오류 없이 전진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진정한 신학자들 즉 하느님 안에서 사라지고 자신들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 즉 그들을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성령의 인도를 통하여 그들 안에 하느님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바오로의 개념에 따르면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들’인 사람들을 함양하신다.

그리고 나는 이 작품 끝에 다시 한 번 내가 복음전파의 매해의 끝에 집어넣어왔던 탄식을 집어넣어야겠다. 나는 내 선물이 업신여김을 받는 것을 보는 내 고통 속에서 너희 모두에게 말하겠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다른 어떤 것도 받지 못할 것이다.’

또한 나는 지난여름(46. 5. 21.)에 너희 모두를 바른 길로 부르기 위하여 너희에게 전하게 한 말, 즉 ‘너희는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하고 말하는 날이 오기 전에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했던 것도 다시 말하는 바이다."

 

작품은 오늘 1947. 4. 27.에 끝났다.

비아렛지오, 프라띠로 113번지―마리아 발또르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