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수난의 시간들 제23시간(오후 3시 - 4시)돌아가신 후 창에 찔리시고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예수님

Skyblue fiat 2021. 5. 7. 02:10

제23시간

오후 3시 - 4시

 

돌아가신 후 창에 찔리시고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예수님

 

 

 

═ 준비기도 ═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의 거룩하신 현존 안에 엎드려

사랑이 지극하신 성심께 간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당신께서 24시간 동안 겪으신

고난의 묵상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소서.

그 때 당신께서는 저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까지

당신의 흠숭하올 몸과 지극히 거룩하신 영혼으로

그토록 많은 고난을 받기를 원하셨나이다.

이제 제가 제(23)시간을 묵상하는 동안

도움과 은총과 사랑과 당신을 동정하는 마음과

당신 수난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해 주소서.

 

제가 묵상하지 못하는 시간들에 대해서는

그 시간들을 묵상하겠다는 의지를 봉헌하오며,

일과에 전념하거나 잠에 빠져드는 모든 시간에도

이 지향으로 그들을 묵상하겠나이다.

 

오 자비로우신 주님,

저의 이 사랑 깊은 지향을 받아들이시어,

제가 하고자 하는 바대로 거룩하게 이미 실행한 것처럼

저 자신과 많은 이들에게 유익이 되게 해 주소서.

 

오 제 예수님,

기도를 통하여 당신과 결합하도록

저를 불러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저는 더욱더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하여

당신의 생각과 말씀과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제 온 존재가 당신의 뜻과 사랑 안에 녹아들게 하겠나이다.

 

이제 팔을 벌려 당신을 포옹하며

당신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시작하겠나이다.

 

(‘준비기도’를 바친 후)

 

오후 3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시간

 

 

오 예수님, 당신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당신 성심 안에 있으므로 벌써 구속의 풍성한 효과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믿지 않던 사람들이 가슴을 치면서 당신 앞에서 공손히 절하고 있습니다. 살아 계신 몸 앞에서는 하지 않았던 것을 시신 앞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자연이 흔들리고, 해가 어두워지며 지진이 일어납니다. 만물이 당신의 고통스러운 죽음의 효력을 느끼며 거기에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경탄과 사랑에 압도된 천사들은 하늘에서 수없이 내려와서 당신을 경배하고, 감사의 찬미가를 바치며, 당신께서 저희의 참 하느님이심을 확실히 증거하고 있습니다. 오 예수님, 저도 천사들의 경배에 저의 경배를 합치며 감사드리고, 이 미천한 마음의 모든 사랑도 함께 드립니다.

 

그러나 당신의 사랑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나 봅니다. 저희에게 훨씬 더 확실한 사랑의 증표(證票)를 보여 주시려고, 한 병사로 하여금 당신께 다가와 창으로 심장을 찌르게 하시어, 거기 남아 있던 피와 물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쏟아지게 하십니다.

 

오 예수님, 이 창이 저의 심장도 찌르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렇습니다. 이 창이 제 욕망과 생각과 감정과 의지를 찌른 후, 당신의 ‘뜻’과 생각 및 사랑과 희생의 삶 전체를 저에게 주게 하소서.

 

오 창에 찔리신 예수 성심, 모든 영혼들을 씻어 주시고, 모든 마음들의 피난처가 되시며,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 모든 이의 안식처가 되어 주소서. 바로 이 상처로부터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신부 - 교회가 태어나고, 성사들과 영혼들의 생명도 태어납니다. 저는, 혹독한 마음 고통을 겪고 계시는 당신의 복되신 어머니와 함께, 당신 교회를 거슬러 저질러지는 죄와 박해와 모독들을 보속하겠습니다. 이 상처의 공로와 또 우리 사랑하올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공로에 의지하여 비오니, 온유하신 당신 성심으로 모든 사람을 감싸 안으시고, 교회를 다스리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켜 주시며 비추어 주소서.

 

오 예수님, 저는 당신의 고통스럽기 이를 데 없는 죽음을 지켜보면서 저 자신의 목숨도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았는데, 이제 이 성심의 상처 안에서 그것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행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 성심에서 얻어 내겠습니다.

저 자신의 생각에다 생명을 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원한다면 당신의 생명을 취하겠습니다. 저의 의지에도 생명을 주지 않겠지만, 그래도 원한다면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을 취하겠습니다. 저의 사랑에도 생명을 주지 않겠지만, 그래도 사랑을 원한다면 당신의 사랑에서 생명을 취하겠습니다. 오 예수님, 당신의 ‘뜻’이 바로 저의 뜻입니다. 이것이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이고, 제가 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예수님

 

 

예수님, 당신은 창에 찔리신 성심을 사랑의 최종적인 증거로 저희에게 주셨습니다. 저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신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이 당신을 십자가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온 존재를 당신 안에 남겨둔 채 당신 밖으로 나옵니다. 사랑하시는 제자들과 더불어 당신의 거룩하신 손발에 박힌 못을 뽑기 위함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에게서 못을 뽑는 한편, 저 자신 전체를 당신에게 못박고 싶습니다.

 

예수님,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당신을 가장 먼저 무릎 위에 받아 안으신 이는 통고의 어머니이시니, 가시 박힌 당신의 머리가 어머니의 팔 안에서 고요히 쉬고 계십니다. 오 사랑하올 엄마, 제가 엄마와 함께 있도록 허락하시어, 엄마와 함께 제 사랑 예수님께 마지막 봉사를 하게 하소서.

 

사랑하올 어머니, 어머니는 과연 사랑에 있어서나 예수님을 만지시는 섬세한 손길에 있어서나 저를 아득히 능가하십니다. 하지만 저도 할 수 있는 한 어머니를 본받아, 무엇을 하든지 흠숭하올 예수님의 마음에 들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러므로 어머니의 손에 제 손을 합하여, 어머니의 깊은 흠숭에 저의 흠숭도 일치시키면서, 예수님의 흠숭하올 머리를 에워싼 가시들을 모조리 뽑아내겠습니다.

 

천상 엄마, 엄마의 손은 이제 예수님의 눈으로 가서 엉겨붙은 피를 닦아내십니다. 온 세상에 빛을 주시던 예수님의 눈이 지금은 빛이 사라져 어둡기만 합니다. 오 엄마, 저도 엄마와 하나가 됩니다. 우리 함께 이 눈에 입맞추며 깊은 흠숭을 드리십시다.

 

저는, 매맞고 가시에 찔려 찢어지고 피로 얼룩진 예수님의 귀를 봅니다. 오 엄마, 이제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 귀에 우리의 흠숭을 쏟아 부으십시다. 은총의 소리에 귀먹고 고집센 무수한 영혼들을 부르시려고, 얼마나 엄청난 고통을 겪으신 귀입니까!

 

사랑하올 엄마, 흠숭하올 예수님의 얼굴로 눈길을 돌린 엄마의 얼굴은 눈물과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저도 엄마의 고통과 하나가 됩니다. 더러운 먼지와 침으로 흉해진 얼굴을 함께 닦아 드리십시다. 그리고, 지금은 생명의 기척이 조금도 없지만, 그 신적 엄위로 하늘과 땅을 사로잡곤 하시던 이 얼굴을 흠숭하십니다.

 

사랑하올 엄마, 우리 함께 예수님의 입에 입맞추십시다. 감미로운 말씀으로 수많은 영혼들을 당신 성심에 끌어당기시던 이 거룩한 입에! 오 엄마, 저는 바로 엄마의 입으로, 이 창백하고 핏기 없는 입에 입맞추며 깊은 흠숭을 드리겠습니다.

 

오 저의 사랑하올 엄마, 저는 엄마와 함께, 온통 하나의 상처 덩어리가 되고 만 예수님의 흠숭하올 몸에 거듭거듭 입맞춤을 드립니다. 엄마의 손에 제 손을 합하여, 찢어져 너덜거리는 그분의 살점들을 매만져 맞추면서 깊은 흠숭을 드립니다.

 

오 어머니, 우리를 위하여 수많은 기적을 행하신 이 창조적인 손 - 지금은 이미 싸늘하게 굳어버린, 꿰뚫리고 오그라든 이 손에 입맞추십시다. 오 아름다우신 어머니, 이 거룩한 상처들 속에 모든 영혼들의 운명을 넣어 두십시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때에 어머니께서 여기 넣어 두신 영혼들을 보실 터이고, 그러면 아무도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 엄마, 모든 사람의 이름으로, 모든 사람과 함께, 이 깊은 상처들을 흠숭하십시다.

 

오 천상 엄마, 이제 엄마의 눈길은 예수님의 가엾은 발로 옮아갑니다.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는 상처들입니까! 못 때문에 살과 피부에 구멍이 뚫린데다 거룩하신 몸의 무게에 눌려 그 구멍이 끔찍하게 찢어졌습니다. 저와 함께 입맞추며 흠숭하십시다. 이 상처들 속에 죄인들의 모든 발걸음을 집어넣으십시다. 그러면 그들이 걸음을 옮길 때에, 바로 뒤에서 따라오시는 예수님의 걸음을 느끼고, 감히 모욕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오 사랑하올 엄마, 엄마의 눈길은 이제 예수님의 흠숭하올 심장으로 갑니다. 이 성심 안에서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저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시고, 저를 이 안에 묻어 주십시오. 저를 묻고, 돌을 굴려 막아 주십시오. 여기가 바로, 제 마음과 생명을 맡긴 채 영원토록 숨어 지낼 곳입니다. 오 엄마, 예수님을 사랑하도록, 저에게 엄마의 사랑을 주십시오. 모든 사람을 위해 간구하도록, 또 이 성심을 거스르는 모든 죄를 보속하도록, 엄마의 비통을 저에게 주십시오.

 

엄마, 예수님을 묻으실 때에, 엄마의 손으로 저도 함께 묻히기를 원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예수님과 함께 묻혔다가, 예수님께 속한 모든 것을 지니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것입니다.

 

오 아름다우신 엄마, 이제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저는 엄마가 너무 애처롭고 불쌍합니다! 제 하찮은 마음을 온통 기울여서, 사람들의 모든 감정과 욕망과 삶들을 모아, 더할 수 없이 따뜻한 동정심과 사랑으로 어머니 앞에 엎드리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애처롭고 불쌍합니다. 가시관과 채찍질과 못으로 살이 해어진 채 숨을 거두신 예수님을 - 이제는 어머니를 보지 못하는 눈과 어머니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귀와 어머니를 포옹하지 못하는 손과 어머니를 떠난 적이 없고 멀리에서도 항상 어머니의 발걸음을 따라다니던 발을 - 보시며 극심한 비탄에 잠겨 계시니, 어머니가 참으로 가엾습니다! 어머니께서 받아 마땅한 연민을 드리려고, 이 지극히 쓰라린 슬픔 중에 계신 어머니를 위로하려고, 저는 사랑이 넘쳐흐르는 예수님의 마음을 어머니께 바칩니다.

 

 

성찰과 실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돌아가신 후에도 창에 찔리기를 원하셨다. 우리는 모든 것 속에서 예수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는가, 아니면, 피조물에 대한 사랑이나 쾌락이나 우리 자신에 대한 애착 때문에 상처를 받는가?

 

추위와 어둠, 내적이고 외적인 고행도 예수님께서 영혼들에게 주시는 고통이지만, 우리가 그것을 하느님의 손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스스로 상처를 입게 되고, 우리의 나약으로 말미암아 격정과 약함과 자만심을, 요컨대 온갖 악을 키우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예수님께서 주시는 고통으로 받아들이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랑과 덕행을 주시고 이를 통해 당신을 닮도록 해 주신다.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그분의 입맞춤과 애무와 신적인 사랑의 온갖 수단을 누릴 자격을 받게 한다. 그러므로 이 고통들은, 그분을 부르며 계속 우리와 함께 사시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끊임없는 호소가 된다.

 

☨☨☨

 

오 예수님, 당신을 찌른 창이, 제가 어떤 피조물에게서도 상처입지 않도록 지켜 주는 파수꾼이 되게 하소서.

 

☨☨☨

 

숨을 거두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내려지시자 당신 엄마의 팔에 안기신다. 우리는 모든 두려움과 의심과 근심을 우리 엄마의 손에 맡기는가? 예수님은 거룩하신 어머니의 무릎 위에서 쉬고 계신다. 우리는 두려움과 근심을 모두 없애고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서 쉬시게 해 드리는가?

 

☨☨☨

 

저의 천상 엄마, 엄마의 모성적인 손으로, 예수님께서 쉬실 수 없게 하는 모든 것을 제 마음에서 없애 주소서.

 

(이어서 ‘감사기도’를 바친다.)

 

 

═ 감사기도 ═

 

사랑하올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께서는 수난의 이 ‘시간’에

당신과 함께 있도록 저를 불러 주셨으니,

번민과 비탄에 잠겨 기도하시며 대속하시고

고난을 받으시는 모습을 뵌 것 같나이다.

당신께서는 사랑에 찬 감동적인 음성으로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간청하셨으니,

저도 당신을 따라 그 모든 것을 하고자 했나이다.

이제 당신을 떠나 저의 일과로 돌아가면서

감사와 찬미를 드림이 마땅한 일로 생각되나이다.

 

그렇습니다, 오 예수님,

저와 모든 사람을 위해서 그 모든 고난을 받으셨으니

천만번 감사하고 또 찬미하나이다.

당신께서 흘리신 피 방울방울마다

당신의 숨과 성심의 고동마다

모든 걸음과 말씀과 눈길마다

참아 받으신 모든 쓰라림과 모욕마다

감사와 찬미를 드리나이다.

 

오 제 예수님,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저의 ‘감사합니다.’와 ‘찬미합니다.’를

도장처럼 찍어 드리고자 하나이다.

 

오 예수님,

저의 온 존재가 당신께로 끊임없이 흘러드는

감사와 찬미의 강물이 되게 하시어,

당신의 풍부한 은총과 축복을

저 자신과 모든 이에게 끌어당기게 해 주소서.

 

그렇습니다. 오 예수님,

저를 당신 가슴에 껴안아 주시고,

제 존재의 작디작은 부분마다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손으로

‘네게 강복한다’ 도장을 찍어 주소서.

그러면 제게서는 오로지 당신을 향한

끊임없는 찬미가만이 흘러나올 수 있겠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모든 것 속에서 당신을 따르려고

저 자신을 당신께 맡기나이다.

저의 생각을 당신 안에 두어

원수들에게서 당신을 지키게 하고,

저의 숨을 당신 안에 두어

당신을 동반하는 행렬이 되게 하고,

저의 심장 고동을 당신 안에 두어

줄곧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게 하면서

다른 이들이 드리지 않는 사랑을 보상하겠나이다.

또한 저의 피를 방울방울 보속의 제물로

원수들이 앗아가곤 하는 영예와 존경을 당신께 되돌려드리며,

제 온 존재를 바쳐 당신을 수호하겠나이다.

 

오 저의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일과로 돌아가 있는 동안에도

저는 당신 성심 안에 머물러 있겠나이다.

성심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사오니,

당신께서 저를 당신 안에 간직해 주시리라 믿나이다.

그러면 우리의 심장 고동이 서로 전해지고 합쳐지면서

저에게 생명과 사랑을 주고

떨어질 수 없도록 긴밀한 당신과의 일치를 주겠나이다.

 

저의 예수님,

제가 당신에게서 달아나려고 하는 기색을 보시면

제 안에서 당신 성심의 고동이 빨라지게 하소서.

당신 손으로 저를 더 세게 껴안아 주시고

당신 눈으로 저를 보시며 불화살을 쏘아 주시면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심을 느끼면서

당신과의 합일 속으로 이끌려갈 수 있겠나이다.

 

오 제 예수님,

저에게 거룩한 사랑의 입맞춤과 축복을 주소서.

저는 더없이 감미로운 당신 성심에 입맞추며

당신 안에 머물러 있겠나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 루이사 피카레타 / 가톨릭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