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VII. 부활과 성령강림 3. 부 활

Skyblue fiat 2021. 5. 16. 05:39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VII. 부활과 성령강림

 

3. 부 활 – 평화의 오아시스 (medjugorje.kr)

 

3. 부 활

나는 그리스도의 기쁘고 힘찬 부활을 다시 본다.

 

  동산은 아주 고요하고 이슬이 반짝일 뿐이다. 온밤 동안 세상을 지켜준 별들이 총총 박힌 검푸른 빛깔을 벗은 다음 점점 더 엷은 사파이어 빛깔이 되는 하늘이 있다. 새벽은 마치 밀물이 자꾸 높이 올라오면서 우중충한 바닷가를 덮고, 젖은 모래의 검정회색을 바닷물의 파란 빛으로 바꾸어놓는 동안에 물이 하는 것과 같이, 아직 어두컴컴한 천공권(圈)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밀어낸다.


  어떤 별은 아직 죽기가 싫어서 새벽의 연초록색 빛의 흐름 밑에서, 마치 좀 떨어져 있는 작은 언덕을 뒤덮고 있는 올리브나무들의 마비된 잎들처럼 회색이 약간 섞인 젖빛깔나는 흰빛깔의 점점 더 약해져 가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마치 물속에 잠기는 땅과 같이 새벽 빛의 물 속에 잠겨 파선하고 만다. 그런 다음 또 하나가 사라지고… 그리고 또 하나… 또 하나, 또 하나가 사라진다. 하늘은 그의 별들의 무리를 잃고, 다만 저기 서쪽 끝에 셋 그러다가는 둘, 그 다음에는 하나만이 남아서 떠오르는 새벽이라는 이 날마다 되풀이되는 경이를 본다.


  그러다가 장미빛 그물이 동쪽 하늘의 터키옥(玉)색 비단에 줄을 하나 그어놓자, 숨결 같은 바람이 나뭇잎들과 풀 위를 지나가면서 “잠을 깨라, 날이 또 밝았다”하고 말한다. 그러나 바람은 풀과 나뭇잎들 밖에는 깨우지 못한다. 풀과 나뭇잎들은 금강석같은 이슬 밑에서 몸을 떨고, 떨어지는 이슬방울이 내는 아르페지오(arpeggio)를 곁들인 작은 소리를 낸다.
  자기 나라에 있는 영주처럼 지배하는 것같이 보이는 키가 큰 실편백(扁柏)의 우거진 가지에서는 새들이 아직 잠을 깨지 않고, 북풍을 막아주는 월계수 울타리의 이리저리 얽힌 가지들 사이에서도 새들이 아직 잠을 깨지 않는다.


  경비들은 지루해지고, 추위로 움츠러들고 졸음이 오고 해서 여러 가지 자세로 무덤을 지키고 있는데, 무덤의 돌문은 마침 버팀벽이나 되는 것처럼 가장 자리에 석회를 두껍게 발라 보강하였고, 그 불투명한 흰 빛깔 위에는 갓바른 석회에 직접 다른 도장들과 함께 성전의 관인(官印)이 찍힌 넓은 장미꽃 장식 모양의 붉은 초가 눈에 뛴다.


  땅바닥에 재와 아직 꺼지지 않은 깜부기불이 있는 것을 보니 경비병들이 불을 피웠던 모양이고, 또 음식 찌꺼기와 분명한 양의 잔뼈들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놀음을 하고 음식도 먹은 모양이다. 양의 잔뼈들은 우리네 도미노 놀이나 우리네 어린이들의 구슬놀이같이 오솔길에 원시적인 말판을 그려놓고 하는 어떤 놀이에 쓰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다음 그들은 지쳐서 모든 것을 버려둔채로 자거나 지키거나 하는 데 다소간 편한 자세를 취하였었다.


  이제는 동쪽의 맑은 하늘에 새빨간 구역이 더 커지고, 그러면서 아직 햇살은 보이지 않는 하늘에 알지 못하는 깊은 곳에서 빛나는 별똥별이 하나 오는데, 감당할 수 없는 정도로 빛나는 불덩어리이며, 그 뒤에는 번쩍거리는 후류(後流)가 뒤따르는데, 이것은 어쩌면 우리 망막(網膜)에 남아 있는 그 별똥별의 광채의 잔상(殘像)인지도 모르겠다. 그 별똥별이 땅을 향하여 전속력으로 내려오는데, 어떻게나 강렬하고 환상적이고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지 새벽의 장미빛이 이 백열하는 흰빛에 가려 사라지고 만다.


  경비병들은 놀라서 고개를 쳐든다. 빛과 더불어 온 우주를 채우는 힘차고, 듣기 좋고, 장엄한 우르릉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 우르릉거리는 소리는 저 먼 천국에서 온다. 그것은 영광스러운 그리스도의 육체로 돌아오시는 그분의 영을 따라오는 알렐루야 이고, 천사들의 찬양노래이다.

 

  별똥별은 무덤의 쓸데 없이 잠그는 장치에 부딪혀 그것을 떼어내 땅에 내동댕이 치고, 주님의 영이 이 세상을 빠져나가면서 일으켰던 것과 같이 우주의 주재자가 땅에 돌아오시면서 새로운 지진을 일으킴으로써 당신을 지키는 간수처럼 배치된 경비병들을 공포와 요란한 소리로 전율하게 하신다. 별똥별은 어두운 무덤속으로 들어가 형용할 수 없는 빛으로 무덤 안을 비추고 움직이지 않는 공중에 매달려 있는 동안 주님의 영은 붕대에 감겨 움직이지 않고 있는 시신 안으로 다시 들어 가신다.


  이 모든 것이 일분 동안이 아니라 일분의 몇 분의 일 동안에 이루어졌다. 그만큼 하느님의 빛이 나타나고 내려오고 스며들고 하는 것이 빨랐다….


  하느님의 영이 그의 육체에 대하여 “나는 원한다” 하는 말씀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리는 본질(本質)에 의하여 움직이지 않는 질료(質料)에 전달되었고, 사람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육체는 그 명령을 받고 긴 한숨을 쉬면서 명령에 복종한다….

 

  몇 분동안은 아무 다른 낌새가 없다.


  수의 밑에서는 영광스러운 육체가 다시 꾸며져서 영원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죽음의 잠에서 깨어나고, 그가 있던 “무(無)”에서 돌아오며, 죽었다가 다시 산다.


  분명히 심장이 깨어나서 첫 번째 고동을 일으키고, 정맥 속으로 남아 있는 피를 밀어넣고, 빈 동맥과 움직이지 않는 허파와 희미한 뇌에 필요한 양의 피를 전부 단번에 만들어 넣어 체온과 건강과 힘과 사고를 다시 가져다 준다.


  또 조금 있다가, 무거운 수의 밑에서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일어난다. 포개져 있던 손을 움직이시는 순간부터 물질이 아닌 재료로 지은 옷을 입으시고 위엄있고 찬란하게, 그분은 그분인데도 변화시키고 높이 올려주는 장중함으로 인하여 초자연적으로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서 나타나시는 그 순간까지 분명히 움직임이 갑작스러워서, 눈이 그 전개를 지켜볼 여유가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이다.


  그리고 지금은 눈이 그분을 감탄하며 쳐다본다. 생각이 회상시켜 주는 형체와는 너무도 다른, 상처도 없고 피도 없고, 다만 다섯 상처에서 쏟아져 나오고 그분의 모든 피부에서 나오는 빛으로 눈부시게만 되신 그분을 감탄하며 쳐다 본다.


  예수께서는 첫걸음을 떼어놓으신다. 그분이 움직이실 때 손과 발에서 솟아 나오는 빛살이 그분을 칼날과 같은 빛으로 둘러싼다. 지금은 피를 흘리게 하지 않고 광채만을 내는 가시관의 수없이 많은 상처로 이루어진 면류관이 얹혀 있는 머리에서부터, 가슴 위에 십자 모양으로 포개졌던 팔을 벌려서 심장 높이에서 태양과 같은 광채를 내며 옷에서 스며나오는 대단히 강렬한 광채를 내는 부위를 드러내실 때, 그 옷자락에 이르기까지. 그 때에는 정말 “빛”이 형체를 취하였다. 그것은 이 세상의 초라한 빛이 아니고, 별들의 초라한 빛이 아니며, 태양의 초라한 빛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빛이다. 오직 한 분에게 집합될 것이며 그 분의 눈동자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란 빛깔을 주고, 머리칼에는 타오르는 듯한 금빛깔을 주며, 그분의 옷과 얼굴빛에는 천사와 같은 천진난만함만을 주는 천국의 온갖 찬란함이다. 그것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인간의 말로는 묘사할 수 없는 탁월한 열기를 이루는 모든 것으로서 천국에 있는 모든 불을 당신 안에 흡수하심으로써 당신의 강렬한 능력으로 철회하셨다가 영원한 시간의 각 순간마다 하늘의 중심이신 심장에 다시 낳아 주신다. 이 심장은 그의 피, 그의 무형의 피의 무수한 핏방울, 즉 성인들과 천사들을 끌어당기고, 퍼뜨리며, 천국을 이루는 모든 것, 즉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사랑, 부활하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분을 형성하는 빛을 이루는 모든 것을 끌어 당기고 퍼뜨리고 한다.


  그분이 움직여 출구쪽으로 나오시고, 눈이 찬란한 그분의 뒷쪽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매우 아름답기는 하지만 태양에 비하면 별과 같은 빛이 둘 내 눈에 나타났다. 하나는 무덤 어귀 이쪽, 하나는 저쪽에 나타나 당신의 빛에 둘러싸여 미소를 축복하시며 지나가시는 그들의 하느님께 대한 예배로 꿇어 엎드려 있다. 예수께서는 을씨년스러운 굴을 버리고 나오셔서 다시 땅을 밟으신다. 땅은 기쁨으로 인하여 깨어나서 이슬과 풀과 장미나무들의 빛깔로, 와서 입을 맞추는 떠오르는 해와 그 밑으로 지나가시는 영원한 태양을 향하여 기적으로 피어나는 사과나무의 수많은 꽃부리로 찬란히 빛난다.


  경비병들은 거기 기절해 있다.… 우주의 순수한 힘들인 꽃과풀과 새들은 당신 자신의 빛과 후광과 태양빛의 후광 속에서 지나가시는 능하신 분을 감탄하고 숭배하는데, 인간의 탁월한 힘은 하느님을 보지 못한다.


  그분의 미소와 눈길은 꽃과 잔가지들 위에 멎고, 파란하늘을 향하여 올라가니, 모든 것은 더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승리자의 머리 위에 꽃이 핀 망사를 이루고 있는 수백만 개의 꽃잎은 더 부드럽고 색채가 다양하다. 또 그분의 빛나는 눈에 반사되는 하늘은 더 파랗고, 여기저기 정원에서 빼앗아 온 향기와 부드러운 꽃잎의 애무로 그의 왕에 입맞춤을 하러 오는 가벼운 바람에 실려가는 작은 구름 한 덩어리를 즐겁게 그려놓는 태양은 더 찬란하다.


  예수께서는 손을 들어 강복하시고 나서 새들이 더 크게 노래하고 바람이 여러 가지 향기를 실어오는데, 내 눈에서 사라지시면서, 슬픔과 고통과 내일에 대한 망설임의 가장 사소한 기억까지도 지워버리는 기쁨 속에 나를 남겨놓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