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2장/ 11.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요한 2, 16)08/18/2012

Skyblue fiat 2021. 3. 12. 05:40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11.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요한 2, 16)

 

 

기도하는 사람들의 구역과 여자들이 모이는 구역에까지 다시 상인들의 무리가 빽빽하게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기도하는 사람들로부터 두세 걸음 간격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점점 많은 상인들이 다가오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들이 드나들도록 비켜주고 거기에서 물러갈 것을 명령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그 말씀에 따르지 않고 근처에 있는 경비병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비병들은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산헤드린(유다인 최고 평의회)에 이를 신고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거듭 상인들에게 비켜날 것을 명령하셨다. 그들이 아주 불손하게 저항하자 그분은 옷 속에서 갈대나 버들 모양으로 생긴 것에 감긴 노끈을 끼워 마치 채찍처럼 절반은 여러 가닥으로 풀어지게 만드셨다. 그런 다음 그분은 상인들에게로 가셔서 탁자를 엎으시고 그 고집 센 자들을 쫓아내셨다. 제자들이 양쪽에서 달려들어 그들을 밀어내고 모든 것을 밖으로 치웠다. 그러자 산헤드린 법정에서 한 떼의 사제들이 와서 그런 일을 하는 권세를 누가 주었느냐고 물었다. 그때 예수께서는, 내가 그대로 옮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그들에게 말씀하셨는데 그 의미는 이러하였다. 비록 성전에서 거룩한 것들이 사라져 가고 있고 멸망의 때가 가까이 왔다고는 하지만, 성전은 성스러운 장소이고 많은 의인들이 기도하는 장소이므로 고리 대금 놀이와 협잡과 저속한 상행위가 벌어지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군사들도 함께 와 있었지만 사제들은 그 무질서가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웠으므로 감히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였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가장 바깥의 구역에까지 상인들을 내몰았다. 그러나 구역의 내부 안에서 꼭 필요한 비둘기와 작은 빵과 다른 청량제들을 검소하게 가진 자들은 그대로 두었다. 그런 다음 제자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이는 구역으로 가셨다. 이 일은 아침 7시에서 8시경에 있었다. 이날 저녁에는 처음 추수한 곡식들을 자르는 행렬이 키드론 골짜기까지 이어졌다.

 

예수께서는 오늘 식사를 마치신 후 성전 뜰에서 십여 명의 절름발이와 벙어리를 고쳐 주셨다. 사람들은 몹시 웅성거렸다. 왜냐하면 치유받은 자들이 기쁨에 넘쳐 이 일을 알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때문에 다시 예수께로 와서 답변을 요구했으나 그분은 아주 예리하게 답변하셨다. 사람들은 그분께 대단히 열광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모든 날 동안 어머니에게는 한 번도 가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마리아 마르코의 집에 계시면서 그분에 대한 세인들의 주목을 염려하시어 온종일 근심과 눈물과 기도로 지내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전날 성전 안에서 치유해 주신 일들 때문에 일어난 소동을 피하고자 들어가셨던 베다니아의 라자로 집에서 안식일을 보내셨다. 안식일이 지난 후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를 체포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있는 마리아 마르코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들이 찾아낸 것은 예수가 아니라 그분의 어머니와 다른 거룩한 여인들이었다. 그들은 예수의 신봉자들인 이 사람들에게 거친 말로써 이 도시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예수의 어머니와 다른 거룩한 여인들은 큰 슬픔과 눈물 속에서 베다니아의 마르타에게로 급히 갔다. 나는 성모 마리아께서 큰소리로 우시면서 방으로 들어오시는 것을 보았다.

 

밤에 니고데모가 라자로의 주선으로 예수께로 왔다. 그는 전에도 이미 여러 번 라자로의 집에서 그분을 뵙고 말씀을 들었지만 아직 한 번도 혼자서 친밀하게 만나 뵌 적은 없었다. 이미 핍박이 시작되었지만 그는 그분께로 나아갔다. 나는 예수께서 밤새도록 그와 나란히 바닥에 누우신 채 가르치시는 것을 들었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와 함께 동이 트기 전 예루살렘에 있는 라자로의 집으로 가셨다. 이곳으로 아리마태아의 요셉이 그분을 찾아왔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셨고 그들은 그분 앞에서 겸손하게 행동하였다. 그들은 예수께서 왜 인간보다 위대한 존재이신지를 깨달았다고 말하였다. 그들은 예수께 마지막까지 헌신할 것을 서약하였다. 그들은 예수께서 제발 자기들을 사랑으로 받아주시기를 청원하였다.

 

또 30명의 제자가 찾아왔는데 그들은 모두가 과월절에 그분과 함께 식사를 나눈 사람들이었다. 그분은 그들에게 앞으로 닥쳐올 일들을 위해 여러 가지로 가르침과 훈계를 주셨다. 그들은 서로 손을 잡고 울었으며 두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제자들은 곧 자기들의 고향으로 되돌아가거나 예수께서 명하신 곳으로 흩어져 갔다.

 

예수께서는 며칠을 더 베다니아에 숨어 지내셨다. 베다니아로부터 한 시간 거리에 바후림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그곳은 과거에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달아나면서 시므이로부터 돌을 맞고 조롱을 받았던, 바로 그 마을이었다. 예수께서는 핍박을 받을 때 종종 그곳에서 보내셨으며 언젠가는 그들이 거기서 그분을 돌로 치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출처

11.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요한 2, 16)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