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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우신 사랑
1995년 12월 25일, 동고(코모)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1.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 (성탄) 전야의 불안한 시간을, 나와 함께, 침묵 속에서 기도하며 지내어라.
2. 지극히 정결한 내 배필 요셉과 이 ‘천상 엄마’와 함께, 나자렛에서 베들레헴에 이르는 먼 길을 따라 걸으면서, 너희 역시 이 여행의 고달픔, 엄습하는 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시는 신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어지는 기도, 그리고 ‘천상 아버지’의 성심과 온전히 한마음이 된 우리 마음에 충만한, 초자연적 행복을 느껴 보아라. 그분의 성심이 열려, 바야흐로 당신 ‘외아들’(요한 3,16)을 선물로 주시려고 하신다.
3. (그래서) 우리는 몰려가는 많은 나그네들 무리의 시끌벅적한 소리에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을 (뿐더러), 유숙을 청하는 우리 앞에 문이란 문이 다 닫혀도 실망에 빠지지도 않는다.
4. 측은히 여긴 어느 목자가 한 가난한 동굴을 손으로 가리킨다. 하느님의 지극히 숭고하고 거룩한 기적을 향해 열려 있는 동굴이다. 하느님 ‘성부의 외아들’(요한 1,14)께서 막 인생에 태어나려고 하신다. 자비로우신 사랑이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내려오시되, ‘동정 어머니’의 아들로서 탄생하려 하신다. 오랜 세월의 기다림과 간구 끝에, 너희의 ‘구세주’요 ‘구원자’께서 마침내 너희에게로 오시는 것이다.
5. 거룩한 밤이다.
이는 너희 구원의 새날 위로 솟는 여명이다.
온 역사의 깊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빛’이다.
6. 내 정배 요셉은 얼어붙은 동굴에 온기가 돌게 해보려고 애쓴다. 그리고 보잘것없는 구유로 아기 침대를 만드느라고 바쁘다.
7. 나는 뜨거운 기도에 잠겨 있다. 황홀경 속으로 들어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뵙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 빛과 사랑으로 나를 감싸 주시고, 당신의 충만한 생명과 축복으로 나를 채워 주신다. 그 동안 천국(주민)들은 모든 천사들의 군대와 함께 깊이 엎드려 절하고 있다. 황홀경에서 깨어 보니, ‘동정 어머니’인 내게서 기적적으로 탄생하신 ‘아기 하느님’이 내 팔에 안겨 계신다.
8. 나는 그를 가슴에 꼭 껴안고, 부드러운 입맞춤으로 덮으며, 엄마의 사랑으로 온기가 돌게 한다. 흰 천으로 그 몸을 감싼 후, 이제 다 준비된 구유에 누인다.
9. 나의 이 ‘아기’ 안에 내 하느님께서 온전히 현존하신다. 하느님 성부의 자비가 갓 태어나 첫울음을 우시는 ‘아기’ 안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10. ‘하느님 자비의 열매’가 너희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 : (그러니) 우리 함께, 우리를 위해 탄생하신 (이) 자비로우신 사랑 앞에, 엎드려 경배를 드리자꾸나.
10. - 우리 함께 그분의 눈을 들여다보자. ‘진리’와 거룩한 ‘지혜’의 빛을 세상에 가져오시려고 열려 있는 눈을.
11. - 우리 함께 그분의 눈물을 닦아 드리자. 이는 (인간의) 모든 고통 위로 흘러내리는 연민의 눈물이니, 죄악의 모든 얼룩을 씻어 내고, 모든 상처를 아물게 하며, 억눌린 모든 이에게는 위안을 가져오고, 얼어붙은 광야인 세상에는 기다려마지 않았던 이슬을 끌어내리는 눈물이다.
12. - 우리 함께 그분의 손을 잡자. 그분은 성부께서 인간의 비참함을 어루만지시게 하려고 손을 펴고 계신다 : 가난한 이들과 작은 이들에게는 도움을, 나약한 이들에게는 의지할 지주를, 실망한 이들에게는 확신을, 죄인들에게는 용서를, 병자들에게는 건강을, 그리하여 누구에게든지 속량과 구원을 선물로 주시려는 것이다.
13. - 우리 함께 그분의 발을 녹여 드리자. (앞으로) 황폐하고 험하기 짝이 없는 길을 걸으시면서, 방황하는 이들은 찾아나서고, 길 잃은 이들은 찾아내고, 실망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을 주고, 갇힌 이들에게는 해방을 안겨 주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기쁜 소식’을 전하실 발이니 말이다.
14. - 우리 함께 그분의 이 작은 심장에 입맞춤을 드리자.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막 고동치기 시작한 심장을!
이는 바로 하느님의 마음이다.
사람이 되시어 친히 구속하신 인류를 하느님께 되돌려 드릴, ‘성부의 외아들’의 마음이다.
모든 피조물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려고 고동치는 마음이다.
세상의 새 심장이다.
(바로) 온 인류에게 속량과 구원과 평화를 가져다주시려고 성부의 품에서 내려온, 자비로우신 사랑이다.
15. 사랑과 기쁨과 크나큰 행복에 싸여 그분을 영접하여라. 그리고 동정녀인 내가 너희에게 선물한 이 ‘아기’께, 항구한 감사의 송가를 (온) 마음으로 불러 드려라. 이 거룩한 밤에, 나는 그리하여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 자비의 어머니’가 되었다.
-성모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 사제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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