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뜻의 오늘

2016년 9월 28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Skyblue fiat 2016. 9. 28. 16:40

 

 

2016년 9월 28일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28 수 (녹)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또는 (홍) 성 벤체슬라오 순교자, 또는 (홍) 성 라우렌시오 루이스와 동료 순교자들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저를 도와주소서.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바라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시니, 자비로이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희가, 거룩한 은총의 도움으로 계명을 지키며,

마음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욥은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어찌 의롭다 하겠냐며, 누가 그분과 겨루어서 무사하겠냐고 친구들에게 말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하시고,

죽은 이들의 장사나 가족들과 작별 인사도 미루고 뒤를 돌아보지 말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어찌 의롭다 하겠는가?>
▥ 욥기의 말씀입니다. 9,1-12.14-16
욥이 친구들의 1 말을 받았다.
2 “물론 나도 그런 줄은 알고 있네.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어찌 의롭다 하겠는가?

3 하느님과 소송을 벌인다 한들, 천에 하나라도 그분께 답변하지 못할 것이네.

4 지혜가 충만하시고 능력이 넘치시는 분, 누가 그분과 겨루어서 무사하리오?
5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산들을 옮기시고, 분노하시어 그것들을 뒤엎으시는 분.

6 땅을 바닥째 뒤흔드시어 그 기둥들을 요동치게 하시는 분.

7 해에게 솟지 말라 명령하시고 별들을 봉해 버리시는 분.

8 당신 혼자 하늘을 펼치시고 바다의 등을 밟으시는 분.

9 큰곰자리와 오리온자리, 묘성과 남녘의 별자리들을 만드신 분.

10 측량할 수 없는 위업들과 헤아릴 수 없는 기적들을 이루시는 분.

11 그분께서 내 앞을 지나가셔도 나는 보지 못하고, 지나치셔도 나는 그분을 알아채지 못하네.
12 그분께서 잡아채시면 누가 막을 수 있으며, 누가 그분께 ‘왜 그러십니까?’ 할 수 있겠나?

14 그런데 내가 어찌 그분께 답변할 수 있으며 그분께 대꾸할 말을 고를 수 있겠나?
15 내가 의롭다 하여도 답변할 말이 없어, 내 고소인에게 자비를 구해야 할 것이네.

16 내가 불러 그분께서 대답하신다 해도, 내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리라고는 믿지 않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8(87),10ㄴㄷ-11.12-13.14-15(◎ 3ㄱ 참조)
◎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 주님, 저는 온종일 당신께 부르짖으며, 당신 향해 저의 두 팔을 쳐드나이다.

죽은 이들에게 당신이 기적을 이루시리이까? 그림자들이 일어나 당신을 찬송하리이까?
○ 무덤 속에서 누가 당신 자애를, 멸망의 나라에서 당신 진실을 이야기하리이까?

어둠 속에서 누가 당신 기적을, 망각의 나라에서 당신 의로움을 알리리이까? ◎
주님, 저는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아침에 드리는 저의 기도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주님, 어찌하여 제 영혼을 버리시나이까? 어찌하여 당신 얼굴을 제게서 감추시나이까? ◎

 

복음 환호송 필리 3,8-9 참조
◎ 알렐루야.
나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머물려고, 모든 것을 해로운 쓰레기로 여기노라.
◎ 알렐루야.

 

 

복음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57-62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57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 기도
하느님, 이 예물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양식이 되고, 사람을 새롭게 하는 성사가 되게 하시니,

이 제사가 저희 육신과 영혼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7(26),4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잔치에서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저희가 주님의 사랑으로 친교를 이루어, 주님의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분과 같은 삶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 길은 성공이 불확실해 보이고 역경이 가득해 보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길은 희생과 비움입니다. 예수님을 확실히 선택한 이들에게는 참된 행복이 보장됩니다. 그러나 그전에 많은 것을 포기하여야 하고 갖가지 역경을 견디어 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고 ‘보금자리’를 포기합니다. 자신이 편하게 살려는 타성과 안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끊임없는 노력과 투신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당신을 따르겠다는 사람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하고 주문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그렇게 중요하고 긴박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혈육의 정을 초월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따르면서 ‘구원의 쟁기’를 하나씩 손에 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망설이는 가운데 그쟁기’를 내려놓습니다.

 세상의 가치보다 주님의 일을 먼저 앞세우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생깁니다.

구원 사업은 인생의 최고 가치이며 가장 먼저 앞세워 진행해야 할 일입니다.

쟁기를 손에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구원 사업의 열매를 거두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늘 나라에 들어갈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38. “죽은 사람들에게 죽은 사람들을 장사 지내라고 하시오.”

그리스도의 시 둘째 해

 

 

그들이 거의 호숫가 가까이에 이르렀는데,

 점잖은 신분의 중년 남자 한 사람이 악착같이 싸운 끝에 선생님에게로 가까이 와서,

그의 주의를 끌려고 어깨를 건드린다. 예수께서는 몸을 돌리시고 걸음을 멈추시면서

“무슨 일입니까?” 하고 물으신다.

“저는 율법교사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에 들어있는 것은 우리 계명에 들어 있는 것과 비교가 안 됩니다. 저는 선생님의 말씀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선생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가시는 데는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선생님의 길은 어떤 것입니까?"

“하늘의 길입니다.”

“저는 그 길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로 가시는지 여쭈어보는 것입니다.

이 집 다음에는 어느 집들에 가야 선생님을 만나 뵐 수 있겠습니까?”

 

“여우도 굴이 있고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습니다.

내 집은 이 세상 전체입니다.

가르쳐야 할 사람들이 있고 위로해 주어야 할 불행이 있고

구속해야 할 죄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다 내 집입니다.”

“그러면 어디나 다란 말씀이군요.”

 

“선생이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이스라엘의 박사이신 선생이

아주 어린 아이들이 내 사랑을 위해서 하는 것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는 희생과 순종과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

모든 것과 모든 사람에 적응하는 정신이 요구됩니다.

친절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니까요.

치료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상처를 들여다보려고 몸을 구부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하늘의 깨끗함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진흙 속에 있는데, 우리가 발을 올려놓고 있는

진흙에서 벌써 잠겨버린 희생들을 빼내야 합니다.

여기는 진흙탕이 더 깊으니까 옷을 걷어 올려도 안 되고 멀리 떨어져도 안 됩니다.

깨끗함은 우리 안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더 이상 들어올 수 없게 깨끗함이 우리 안에 속속들이 스며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까?”

“적어도 해보게 놔두십시오.”

“해보십시오. 나는 선생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다시 길을 가기 시작하신다.

그러다가 당신을 쳐다보는 두 눈에 끌려, 행렬이 지나가게 하려고 걸음을 멈추었지만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 키가 크고 튼튼하게 생긴 청년에게 “나를 따라오시오.” 하고 말씀하신다.

젊은이는 소스라쳐서 얼굴빛이 변하고 빛 때문에 눈이 부신 것처럼 눈을 깜박인다.

그러다가 조금 후에 말을 하려고 입을 벌리지만 대답할 말을 찾아내지 못한다.

이윽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제 아버지가 코라진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제가 장례를 치러야 합니다.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나서는 오겠습니다.”

 

“나를 따르시오. 죽은 사람들의 장례는 죽은 사람들에게 맡기시오. 당신은 이미 생명이 빨아들였소.

하긴 당신이 그것을 바라기도 했소.

진리가 당신을 제자로 삼기 위해서 당신 주위에 만들어 놓은 빈 자리를 불만으로 생각하지 마시오.

정을 잘라버리는 것은 진리의 종으로 변한 사람에게서 돋아나는 날개의 뿌리가 되오.

부패는 제 운명에 맡겨버리시오. 당신은 아무것도 썩는 것이 없는 나라를 향해 올라가시오.

거기서 당신은 아버지의 썩지 않는 진주도 만나게 될 것이오.

하느님께서는 부르시며 지나가시오.

내일은 당신이 벌써 오늘 가졌던 마음과 하느님의 초대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오.

자 오시오, 그리고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전하시오.”

 

그 사람은 벽에 기대 서서 팔을 흔들거리며 그대로 있다. 그는 작은 주머니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안에는 분명히 향료와 붕대가 들어 있을 것이다. 그는 머리를 기울이고 대립하는 두 가지 사랑,

즉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곰곰히 생각한다. 예수께서 기다리시며 그를 바라다보신다.

그러다가 아주 어린 아이를 하나 붙들어 가슴에 꼭 껴안으시면서 말씀하신다.

 

“나와 함께 이렇게 기도해라.

‘아버지, 당신을 찬미하오며,

인생의 망상 속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당신의 빛을 간청합니다.

아버지, 당신을 찬미하오며,

누가 붙들어 줄 필요가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을 위하여 당신의 힘을 간청합니다.

아버지, 당신을 찬미하오며,

당신의 사랑을 베푸시어 당신이 아닌 모든 것을 잊게 하시고,

여기와 하늘에서 그들의 모든 재산을 당신에게서 얻을 수 있을 터인데

그것을 믿을 줄 모르는 모든 사람을 믿게 해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하고.”

 

그러니까 네 살쯤 된 어린이인 꼬마는 그의 귀여운 손을 기도하는 자세로 깍지끼어

예수의 오른손에 얹고 그 작은 목소리로 거룩한 말을 되풀이한다.

예수께서는 그의 포동포동한 손목을 두 꽃줄기인 양 잡고 계시다.

 

그 사람은 결심한다. 그는 꾸러미들을 동료에게 주고 예수께로 온다.

예수께서는 어린 아이에게 강복을 주신 후 땅에 내려놓으신다.

예수께서는 젊은이의 양어깨를 붙잡으시고, 그의 용기를 돋워 주고 그의 노력을 부축해 주시려고

이렇게 하고 걸어가신다. 또 한 사람이 묻는다.

저도 저 사람과 같이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을 따르기 전에

부모께 하직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예수께서는 그를 똑바로 바라다보시다가 대답하신다.

 

“당신에게는 인간적인 것에 뻗어 들어간 뿌리가 너무 많소.

그 뿌리들을 뽑으시오. 또 뽑을 수가 없으면 잘라버리시오.

하느님을 섬기는 데에는 전적인 정신의 자유를 가지고 와야 하오.

자기를 바치는 사람은 묶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야 하오.”

 

“그렇지만 주님, 살과 피는 언제나 살과 피입니다!

저는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자유에 천천히 가겠습니다 ….”

“안 되오, 안 돼. 당신은 결코 거기에 이르지 못할 것이오.

하느님은 상을 주실 때 무한히 너그러우신 것과 같이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하시오.

만일 당신이 제자가 되기를 원하면 십자가를 껴안고 와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보통 신자들 축에 남아 있게 되오.

하느님의 종의 길이란 장미꽃잎이 깔린 길이 아니오.

하느님의 요구는 절대적이오.

마음의 밭을 갈아 하느님의 가르침의 씨를 뿌리려고

쟁기에 손을 댄 다음에는,

아무도 그가 버린 것, 그가 잃은 것,

그가 보통 길을 따라갔으면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을 보려고

뒤돌아보아서는 안 되오.

그렇게 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 알맞지 않소.

당신 스스로 애를 쓰시오. 스스로 씩씩하게 되시오.

 그리고 오시오. 지금은 안 되오.”

 

호숫가에 이르렀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배에 오르시면서 그에게 작은 목소리로 몇 마디 말을 하신다.

예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베드로는 감탄하는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베드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예수를 따르기 위하여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러 가지 않은 사람도 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