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권-22, 삼중의 확인과 날인
하느님 뜻 안에 사는 영혼은 성삼위의 가슴 안에서 산다.
1922년 4월 13일
1. 일상적인 기도를 계속하고 있노라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갑자기 내 등 뒤에서 이름을 부르시며 물으셨다. “루이사! 내 뜻의 딸아, 너는 항상 내 뜻 안에서 살기를 원하느냐?”
2. 내가 “예, 예수님.” 하고 대답하자 그분께서 다시 “너는 정말 내 뜻 안에서 살기를 원하느냐?”하고 물으셨다. “제 사랑이시여, 정말 원합니다. 주님 뜻이 아닌 뜻으로 사는 것에는 제가 적응하지 못할 것입니다.”하였다. 이 대답을 들으시고 그분께서 다시 한 번 더 물으셨다. “너는 이를 확실히 말할 수 있느냐?”
3. 그 순간 나는 이 거듭된 질문에 당황과 두려움마저 느끼며 말씀드렸다.
“저의 생명이신 예수님, 거듭 물으시니 더럭 겁이 납니다. 왜 이러시는지 영문을 통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주님 뜻 안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언제나 주님의 도움을 받으며 주님 뜻의 힘으로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고 확실히 말씀드립니다. 주님의 뜻이 저를 완전히 휩싸고 있어서 그 안에서 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4. 그러자 그분은 안도의 한숨을 쉬시고 말씀하셨다.
“네가 이와 같이 삼중으로 확인해 주니 여간 기쁘지 않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건 단지 확인과 재확인과 최종 확인을 통하여 네 안에 성삼위의 삼중적인 인장을 찍기 위한 것이다.
5. 내 뜻 안에 사는 사람은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높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가슴 안에서 살 만큼 높이 말이다.
이는 너의 생명이 우리의 생명과 하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6.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 누구와 함께 있는지를 아는 것과 우리가 행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따라 하는 것, 그리고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기꺼이, 사랑과 완전한 인식을 가지고 우리의 가슴 안에서 사는 것이 필요하고도 온당한 일이다.
7. 한데 우리 성삼위의 생명이 어떤 것인지 너는 아느냐? 우리는 매우 즐거워하면서 우리를 본뜬 새로운 모상들이 우리에게서 나오게 한다. 우리의 모상들을 빚어내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기에 하늘과 땅에 우리의 모상들이 가득하고 이들의 그림자가 도처에 퍼져 있다.
8. 이를테면, 태양이 우리의 모상이니, 태양의 빛은 온 땅을 덮는 우리 빛의 그림자다. 하늘이 우리의 모상이니, 우리 자신의 무한성의 그림자를 머금은 채 도처에 펼쳐져 있다. 사람이 우리의 모상이니, 우리의 능력과 지혜와 사랑을 그들 안에 지니고 있다.
9. 따라서 우리는 우리를 닮은 모상들을 끊임없이 빚어내고 있다. 그러니 우리의 뜻 안에 사는 사람은 우리의 가슴 안에서 살면서 우리와 함께 우리의 다른 모상들을 수많이 빚어내어야 한다.
10. 우리의 일 안에 우리와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니, 그 자신으로부터 우리의 모상과 그림자들이 나오게 하여 온 하늘과 땅을 채워야 하는 것이다.
11. 우리는 첫 사람을 창조할 때 우리의 손으로 빚어 만들고 우리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었다. 일단 첫 사람을 만들어 내자, 다른 사람들은 이 첫 사람에서 근원하게 되었고, 모두가 첫 사람의 복사판이 되었다. 우리의 능력이 세세 대대로 흘러들면서 첫 사람을 복제해 온 것이다.
12. 그런데 우리가 너를 우리 뜻의 첫딸로 선정했으니, 네가 우리와 함께 살면서 우리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의 첫 판이 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살면서 우리와 같은 태도로, 우리의 능력으로, 우리의 행동 방식을 익힐 것이다.
13. 이와 같이 우리가 너를 가지고 우리 뜻 안에 사는 영혼의 첫 판을 만들고 나면, 더 많은 복사판들이 따라 나오게 될 것이다.
14. 우리 뜻의 길은 영원을 내포하기 때문에 지극히 멀다. 길을 다 걸은 것 같이 보일 때라도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다. 네가 우리의 방식을 배워 익혀 우리 뜻 안에 사는 영혼의 첫 판이 되려면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5. 이는 우리가 이루어야 할 가장 큰 일이다. 너에게 많은 것을 주면서 네가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너에게 질문을 거듭했던 이유다. 내 계획을 성취하기 위하여 준비시키면서 너를 키우고 드높이 들어 올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16. 나는 이 일에 너무나 관심이 쏠린 나머지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일을 제쳐놓을 정도다. 그런즉 너는 주의를 기울이며 내게 충실하여라.”
14권-23, 영혼 안에서 모든 것을 행하는 신적 행위자로서
영혼을 만물의 여왕으로 책봉하시는 하느님의 뜻
1922년 4월 17일
1.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던 중 나 자신의 바깥에 나가 있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나의 생명이시며 나의 전부이신 다정하신 예수님을 뵈었다. 그분에게서 빛나는 태양들이 수없이 나와 그분을 둘러싸고 있었다. 나는 그 빛 한복판으로 날아갔다. 그분의 팔 안으로 몸을 날려 그분을 와락 부둥켜안은 채 외친 것이다.
2. “드디어 주님을 찾아내었습니다! 이제는 결코 떠나지 않겠습니다. 그토록 오래 기다리게 하시니, 저는 생명 없이, 주님 없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생명 없이는 지낼 수 없으니 더 이상 떠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3. 그러면서도 예수님께서 달아나실까 염려되어 더 꽉 껴안자, 내가 그러는 것이 재미있으신 듯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염려하지 마라. 나도 너를 떠나지 않을 테니까. 네가 나 없이 지낼 수 없다면 나도 너 없이 지낼 수 없는 거다. 내가 떠나지 않을 것임을 확신시켜 주기 위해서 너를 나 자신의 빛으로 묶어야 하겠다.”
4. 나는 그래서 예수님의 빛 안에 잠겨 있게 되었는데,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촘촘히 나를 뒤얽고 있는 빛이었다. 이 빛 안에서 얼마나 큰 행복을 느꼈던지! 얼마나 많은 것을 깨달았던지! 하지만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다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기억날 뿐이다.
5. “내 뜻의 딸아, 네가 보는 이 빛은 다름아닌 내 뜻이다. 이 뜻이 너의 뜻을 살라 버리고, 우리의, 곧 성삼위의 모습과 같은 모습을 너에게 주려고 한다. 너를 우리 안에서 완전히 변화시키고, 네 안에 우리의 의지를 남겨 두어 신적 행위자가 되게 함으로써,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에서 우리와 꼭 같게 하려는 것이다.
6. 그러니 우리의 모상들이 우리에게서 나옴에 따라, 네 안에서 활동하는 우리의 뜻도 너에게서 같은 수의 모상들을 얻게 될 것이다. 오, 그러면 세상 창조의 목적이 얼마나 훌륭하게 이루어지겠느냐!
7. 우리 의지의 반향이 네가 소유한 우리 자신의 의지의 반향이 되리니, 이 둘은 서로를 주고받으며 서로 사랑할 것이다. 말하자면 완전한 일치속에 있게 될 것이고, 피조물은 자신의 창조주 안에 사라질 것이다.
8. 그러면 우리가 모든 피조물을 낳았던 목적이 이루어져 우리의 기쁨과 행복감에 아무런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가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될 것이니 말이다.
9. 홀로 우리의 뜻만이 피조물에 내재하는 행위자로서 모든 것을 완성할 것이고, 창조된 만물은 우리에게 이 거룩한 목적의 성취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를 낳았을 때와 꼭 같이 우리의 가슴 안에, 우리의 작품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10. 그런즉 네가 나 없이 지낼 수 없는 것은 네 마음에 울리는 내 사랑의 반향 때문이다. 이 사랑이 너 없이 지낼 수 없어서 네 안에 울려퍼지고, 이 진동에 뒤흔들린 네가 너를 그리도 사랑하는 분을 찾아 헤매게 되는 것이다.
11. 나는 그렇게 나를 찾고 있는 너를 보면서 내 사랑의 반향 안에 울리는 네 사랑의 반향을 듣기에, 너에게 새로운 사랑의 흐름을 보내도록 마음이 끌림을 느낀다. 네가 더 많이 나를 찾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12. 그 말씀을 듣고 나는, “아, 제 사랑이시여, 제가 찾을 만큼 찾아도 주님께서는 종종 오시지 않곤 하십니다. 이제 주님을 찾은 이상 저는 떠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제 침상으로 가지 않겠습니다. 갈 수가 없습니다.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게 하셨으니, 거기로 돌아가면 다시 오시지 않기를 반복하실까 두렵습니다.” 하면서 더욱 세게 그분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같은 말을 자꾸 되풀이했다. “더는 떠나지 않겠습니다. 더는 떠나지 않겠습니다.”
13. 예수님께서는 나의 그런 끈덕진 포옹을 즐거워하면서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딸아, 네가 나 없이, 생명 없이 지낼 수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내 뜻은 네가 침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뜻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14. 염려하지 마라. 나는 너를 떠나지 않는다. 너와 나 사이를 흐르는 빛 한 줄기를 남겨 놓을 테니, 나를 원할 때마다 이 내 의지의 빛에 손을 대어라. 내가 즉시 그 빛의 날개를 타고 가서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돌아가거라. 이는 내 뜻이 네 안에 실현하고자 하는 계획과 그 과정에 응하기 위함이다. 돌아갈 힘을 주기 위해 내가 너와 함께 가마.”
15. 하지만, 오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마음이 좋으신지! 내 동의 없이는 나를 돌려보내지 않으실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예수님,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하였고, 그러자 단박 나 자신 안에 돌아와 있었다.
16. 이후 온종일 빛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분을 원할 때마다 거기에 손을 대면, 과연 그분께서 오시곤 하였다.
17. 그 이튿날은 예수님께서 나를 나 자신 밖으로 데려가시어 창조된 만물을 보여 주셨다. 예수님은 만물의 창조주요 지배자이시지만, 이 뿐만이 아니라 만물을 보존하는 생명도 그분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18. 창조 능력의 흐름이 만물과 계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으니, 만일 이것이 없다면 만물은 무로 바뀔 것이었다.
19. 그때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내 뜻의 딸에게 만물을 다스리는 최고권을 주고자 한다. 내 주권과 이 딸의 주권은 하나이니, 내가 왕이라면 그는 여왕이 될 것이다.
20. 내가 너에게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을 준 것은 네가 내 통치권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와 함께 만물을 다스리며 그 보존도 함께하는 것이 내 원이기 때문이다. 내 뜻이 나에게서 펼쳐져 나가는 것과 같이 너에게서도 펼쳐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21. 그다음에 그분은 내게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있는 세상의 어느 지점을 보라고 하셨다.
“보아라, 저기에는 나라의 운명이 걸린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정치가들이 있다. 그런데 나를 빼고 자기네끼리 그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없는 곳에는 빛이 있을 수 없다.
22. 그들은 나쁜 격정의 연기만 가지고 있어서 이 때문에 더욱 무분별해진다. 그러니 그들에게서 좋은 해답 같은 것이 나올 턱이 없다. 서로 철천지원수가 되어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23. 분별없고 타산적인 자들이 백성들을 이끌고 있으니 백성들만 가련하다! 저런 자들은 파괴와 혼란을 일으키는 일에나 능할 따름이니 역사의 웃음거리라는 손가락질을 면치 못할 것이다.
24. 아무튼 우리는 물러가고, 저들은 저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자. 나 없이 행동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다음 그분은 사라지셨고, 나는 나 자신 안에 들어와 있었다.
'★천상의 책 > 천상의책11-15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의책 (14권-29-31)하느님의 뜻은 생명과 선을 불어나게 하시는 활동/ 선행적 행위와 현행적 행위 (0) | 2015.06.15 |
---|---|
천상의책 (14권-24-28) 하느님 뜻 안에서 바치는 기도의 효과 (0) | 2015.06.15 |
천상의책 (14권-20-21) 의지와 지성과 기억의 타락으로 인한 예수님의 고뇌/죄는 사랑의 흐름을 깨고 정의에게 길을 내준다. (0) | 2015.06.12 |
천상의책 (14권-18-19) 하느님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의 위력 (0) | 2015.06.12 |
천상의책 (14권-17)예수님께서 지상에서 행하신 모든 것은 지속적인 현행 행위로 사람에게 주어진다. (0) | 2015.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