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4권-18-19) 하느님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의 위력

Skyblue fiat 2015. 6. 12. 22:37

 

14권-18,  주님 부재의 고통을 초래하는 요인들.

                연옥 고통을 능가하는 고통에 대하여.

                수난의 가장 굴욕적인 단계. 죄라는 광기.

 1922년 4월 1일

 

1. 다정하신 예수님의 부재로 인해 몹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모습을 보여 주신다고 해도 번쩍 지나가는 번갯불 같을 뿐이니,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2. 내 생명, 내 전부이신 그분께서 다시는 돌아오시지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암흑 속에 잠겨 있었다. ‘아, 이젠 모든 것이 끝장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그분을 다시 뵐 수 있을까?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 아, 아무도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

 

3. 내가 그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었을 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엾은 딸아, 내 가엾은 딸아, 너무나 큰 고통을 받고 있구나!  네 고통의 상태는 정화 중인 영혼들의 상태마저 능가한다.

 

4. 이 영혼들이 나의 부재 속에 있는 것은 그들을 더럽힌 죄 때문이다. 죄가 나를 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어서 그들은 내 앞에 올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나의 무한한 거룩함 앞에서는 아주 작은 흠도 내 현존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5. 그러니 내 앞에 있도록 허락한다면 이것이 그들에게는 가장 큰 고통이, 지옥 고통을 능가하는 고통이 될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 큰 흠이 있는 상태로 내 앞에 있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그들을 더 괴롭히지 않으려면 우선 깨끗이 정화되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내 앞에 오게 하는 것이다.

 

6. 그러나 나와 내 뜻의 작은 딸 사이의 경우, 나 자신을 나타내 보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것은 나와 이 딸 사이에 가로놓인 내 정의다. 따라서 나를 보지 못하는 너의 고통은 다른 모든 고통을 능가한다.

 

7. 가엾은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너는 나와 똑같은 운명을 걸머지고 있다. 정의의 고통이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이 고통을 견디려면 신적인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 뜻 안에 사는 사람과 더불어서만 내가 이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8.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라. 늘 하던 대로 내가 곧 다시 오겠다. 너는 정의의 빛살이 피조물을 치게 잠자코 있어라. 내 정의도 갈 길을 가야 하는데다, 네가 그 전체를 감당할 수도 없다. 그런 다음 내가 전과 같이 너와 함께 있으마.

 

9. 그렇다고 해서 너를 아주 떠나겠다는 말은 아니다. 네가 나 없이는 지낼 수 없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으니까 네 마음 깊은 곳에 머물러 있겠다. 우리 함께 간구하자꾸나.”

 

10. 그 후 나는 <수난의 시간들>을 따라갔다.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미친 사람처럼 옷 입힘을 당하시고 그런 취급을 받으시는 대목에 이르러, 내 정신이 이 신비 속을 헤매며 갈팡질팡하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딸아, 내 수난의 가장 굴욕적인 단계가 바로 이것이었다. 미친사람처럼 옷 입힘 당하고 그런 취급을 받은 것 말이다. 나는 그때 유다인들의 노리개 - 그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이는 무한한 지혜가 참아 견딘 최대의 굴욕이었다. 그럼에도 이 고통을 겪는 것이 하느님의 아들인 내게 필요한 일이었다.

 

12. 인간은 죄를 지음으로 말미암아 광기에 빠져든다. 이보다 더한 광기는 있을 수 없으니, 왕의 신분에서 전락하여 그지없이 천한 격정들의 노예며 노리개가 된다. 격정들의 인간을 억압하면서 미친 사람보다 더 힘껏 묶어 진창 속으로 던져 넣고, 더럽기 짝이 없는 것들로 칠갑하는 것이다.

 

13. 오, 정말이지 죄는 심각한 광증이다! 이 증세를 지니고도 지고하신 임금님 앞에 있을 수 있는 인간은 결코 없다. 나는 그래서 그 굴욕적인 고통을 참아 받고자 하였다.

 

14.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 나 자신을 바쳐 인간의 광기가 마땅히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음으로써 인간이 그것에서 벗어나도록 간구하기 위함이었다. 그 메아리가 내 귓전에 윙윙 울리면서 나를 고통과 멸시와 비웃음과 조롱 및 온갖 고문에 휩싸이게 했던 것다.”

 

 

 

14권-19, 땅과 몸 때문에 하늘과 영혼을 망각한 인간의 비극

              하느님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의 위력

              창조주와 같은 수준의 작은 신이 되는 길

 1922년 4월 6일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늘 같은 일상 속에 있는 나를 나 자신 밖으로 데려가셨다. 더없이 큰 재난의 희생자가 되어 집도 없이 떠돌며 울부짖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붕괴된 도시들, 사람이 살지 않는 괴괴한 거리들을 보여 주셨는데, 온통 돌멩이와 깨진 벽돌 따위의 더미들만 보였다. 징벌을 받지 않은 곳은 오직 한 군데뿐이었다.

 

2. 오, 하느님! 이런 광경을 보면서도 살아 있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나는 다정하신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분은 내게 눈길을 주시지 않았다. 오히려 몹시 슬피 우시면서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인간은 땅 때문에 하늘을 잊어버렸다. 그러니 정의가 땅을 앗아 가면서 인간으로 하여금 몸 둘 곳을 찾아내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게 한다. 하늘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4. 인간은 육신 때문에 영혼을 잊어버렸다. 쾌락, 안락, 호화, 사치 따위 모든 것이 육신을 위한 것이다. 영혼은 헐벗은 채 굶주리고 있고,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숫제 없는 것처럼 죽어 있다. 그러니 정의가 그들에게서 육신을 앗아간다. 그들이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5. 그러나, 오,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딱딱하게 굳어 있는지! 너무 굳어 있어서 내가 더 세게 후려치지 않을 수 없다. 얻어맞으면 혹시 부드러워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6. 나는 고통으로 심장이 쪼개지는 느낌이었고, 그분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땅이 요동치고 물과 둑을 넘어 인간에게 마구 덤벼들 기세인 세상을 보면서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

 

7. 그러니 우리 함께 네 침상으로 물러가서 인간의 운명을 위해 기도하자.

나는 내 뜻 안에서 심장 박동 땅의 표면 위로 두루 퍼져 나가는 것을 느낄 것이고, 그것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내게 끝없이 사랑을 속삭이며 고동치는 것을 느낄 것이다.

 

8. 네 심장 박동은 또한 내가 사람들을 치려고 들면 중간에서 가로막아 그 타격의 강도를 줄일 것이고, 타격이 가해지는 즉시 내 사랑과 네 사랑의 향유도 그들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9. 나는 다시 고통에 잠겼다. 이리로 자리를 옮긴 뒤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 아주 깊은 곳에 숨어 버리셔서, 내가 더 이상 그분의 현존을 거의 느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징벌에 대해 생각하면서 공포에 싸이지만, 그분의 부재는 내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기는 것이었다.

 

10. 그런데 이 상태에서도 애써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 안에 녹아들었고, 이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제 사랑이시여, 주님의 뜻 안에서는 주님 것이 다 제 것입니다. 모든 조물들이 다 제 것입니다.

 

11. 태양도 제 것이니 이를 주님께 보답으로 드립니다. 태양의 모든 빛과 열이, 그 빛과 열의 작은 입자마다 주님께, ‘사랑합니다. 흠숭합니다, 찬미합니다, 모두를 위하여 주님께 빕니다.’ 하고 말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2. 별들도 제 것이니, 모두를 위하여 반짝이는 별빛마다 저의 ‘사랑합니다.’ 인장을 찍습니다. 무수히 끝없이 찍습니다.

 

13. 초목과 꽃, 물과 불과 공기도 제 것이니, 이들을 주님께 보답으로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께 모두의 이름으로, ‘주님께서 저희를 창조하신 그 영원한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말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하지만 내가 그 모든 것을 다 적고자 한다면 너무 길어질 터이니 여기에서 멈추겠다.

 

15. 그때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말씀하셨다.

“딸아, 내 뜻 안에서 수행되는 기도와 행위는 참으로 아름답다! 피조물이 창조주 하느님 자신으로 변모되어, 자기가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그분께 드리는 것이다!

 

16. 나는 사람을 위해 만물을 창조하여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 내 뜻 안에서 사람은 자신의 창조주 하느님께 이를 정도로 높이 떠올라, 그분께서 사람에게 선물로 주시려고 만물을 창조하고 계신 것을 본다.

 

17. 그 많은 선물이 더욱 더 많아지는 것을 보며 두려움에 몸을 떨지만, 그 자신은 하느님께 받은 만큼 많은 것을 창조할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에, 하느님 자신의 것을 사랑으로 봉헌하는 것으로 보답한다.

 

18. 말하자면 나는 너에게 사랑을 주려고 태양과 별과 꽃을, 물과 불과 공기를 주었다. 너는 감사히 받아들이고 내 사랑을 널리 퍼뜨리면서 그것들로 내게 보답하였다. 그러니 내가 너에게 준 태양을 네가 다시 나에게 주었다. 내가 별과 꽃과 물 따위를 너에게 주자 네가 그것들을 내게 돌려준 것이다.

 

19. 내 사랑의 가락이 만물 위에 다시금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 만물이 한 목소리로 내게 준 사랑은 바로 내가 만물 위에 흐르게 한 그 사랑이었다.

 

20. 내 뜻 안에 있는 영혼은 자기 창조주와 같은 높이의 수준에 위치하고, 창조주 자신의 뜻 안에서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오,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뜨거운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21. 만일 모든 사람이 이를 볼 수 있다면, 내 뜻 안에 있는 영혼이 작은 신(神)이 되는 것을 보면서 놀라 까무러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