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영광 36

636. 성령강림

636. 성령강림 1947.4. 27. 최후의 만찬실의 집에는 어떤 목소리들이나 소음들도 들리지 않는다. 제자들도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이 집의 다른 방들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한다. 다만 최후의 만찬실에 열 두 사도와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가 모여 있고, 목소리들이 들린다. 방이 더 넓어 보인다. 왜냐하면 가구들이 달리 배치되어 있어 방의 한가운데와 두 벽들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최후의 만찬에 쓰인 큰 식탁은 셋째 벽으로 밀어붙여져 있고, 그들과 벽들 사이, 그리고 식탁의 두 개의 더 좁은 쪽들에 최후의 만찬에 쓰인 침대의자들과 예수께서 사도들의 발을 씻어주실 때 쓰셨던 스툴이 놓여 있다. 그러나 그 침대의자들은 최후의 만찬 때처럼 식탁과 직..

637. 베드로가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에서 성찬례를 집전하다

637. 베드로가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에서 성찬례를 집전하다 작품의 종결, 즉 성령강림절부터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의 승천까지. 제1삽화(44. 6. 3.) 베드로, 더 이상 투박한 어부가 아니라 대사제로서의 새 능력을 보여준다. 1944. 6. 3. 성령강림절 직후 며칠 만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최초의 모임들 중의 하나이다. 사도단은 이미 배반자를 대신하도록 선출된 마티아가 그들 가운데 있기 때문에 다시 열두 사람이다. 그리고 열두 사도들 모두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은 그들이 아직 선생님의 명령에 따라 복음을 전하러 가기 위하여 헤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지금은 성령강림절 직후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종들에 대한 산헤드린의 박해들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만일 그 ..

638. 복되신 동정녀께서 겟세마니에 요한과 함께 그분의 거처를 정하시다. 요한이 그분의 몽소승천을 예언하다

638. 복되신 동정녀께서 겟세마니에 요한과 함께 그분의 거처를 정하시다. 요한이 그분의 몽소승천을 예언하다 1951. 8. 21. 마리아께서는 여전히 최후의 만찬의 집에 계신다. 그분께서는 그분께서 항상 계시는 방에서 혼자 아주 고운 아마포로 바느질을 하고 계시는데, 그것은 길고 좁은 식탁보 같다. 그분께서는 간혹 고개를 들어 정원을 내다보시고, 벽들 위의 햇빛의 위치로 하루의 시간을 측정하신다. 그리고 만일 그분께서 집안에서나 거리에서 소리를 들으신다면, 그분께서는 주의 깊게 들으신다. 그분께서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 같다. 이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다. 그러다가 그 집의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에는 서둘러 대문을 열러 가는 샌들 소리가 들린다. 남자들의 목소리가 복도에서 울..

639. 복되신 동정녀와 요한이 수난의 장소들을 찾아가다

639. 복되신 동정녀와 요한이 수난의 장소들을 찾아가다 1951. 9. 8. 지금은 맑은 여름날의 새벽이다. 마리아께서는 충실한 요한과 함께 겟세마니의 작은 집을 떠나 조용하고 인기척이 없는 올리브동산을 빨리 걸어가신다. 어떤 새들의 노래와 둥지들 안에 있는 새끼들의 지저귐만이 이곳의 깊은 정적을 깨뜨린다. 마리아께서는 임종의 고통의 바위를 향하여 주저 없이 걸음을 옮기신다. 그분께서는 바위 앞에 무릎 꿇으시고, 예수의 피의 적갈색 자국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바위의 가느다란 갈라진 틈들에 입 맞추신다. 그 피는 갈라진 틈들로 들어가 거기서 응고해 있다. 그분께서는 마치 그분의 아드님이나 그분의 몸의 일부를 어루만지는 것처럼 그것들을 어루만지신다. 요한은 그분의 뒤에 서서 그분의 조용한 울음을 침묵 가운..

640. 주님의 두 벌의 수의

640. 주님의 두 벌의 수의 1951. 10. 5. 밤이다. 달이 남중하여 그 은빛으로 겟세마니 동산 전체와 마리아와 요한의 작은 집을 비추고 있다. 만상이 고요하다. 키드론 개울조차도 가느다란 물길이 되었기 때문에 소리를 내지 않는다. 깊은 적막 가운데 갑자기 샌들 소리가 들리더니, 그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더 가까이 오며, 그와 함께 굵은 남자들의 목소리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다가 세 사람이 나무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나와 그 작은 집을 향하여 간다. 그들은 대문을 두드린다. 한 등불이 켜지고, 펄럭이는 불빛이 대문의 틈으로 새 나온다. 한 손이 문을 열고, 머리 하나가 바깥을 내다보더니, 요한이 묻는다. “누구십니까?” “아리마태아의 요셉이오. 그리고 나와 함께 니코데모와 라자로도..

641. 스테파노의 순교, 사울과 가말리엘

641. 스테파노의 순교, 사울과 가말리엘 1944. 10. 7. 목요일에서 금요일에 걸친 밤사이의 예수의 재판 때와 똑같은 좌석배치에 똑같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산헤드린의 큰방이다. 대사제와 다른 사람들은 의자들에 앉아 있다. 가운데 대사제 앞 빈 공간에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 예수께서 계셨던 자리에 지금은 스테파노가 있다. 이미 그가 자기의 믿음을 고백했고, 그리스도의 참된 본질과 그분의 교회에 관하여 말했음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소란이 절정에 달해 있는데, 그 소란은 그 격렬함의 정도에 있어 배반과 하느님 살해의 그 치명적인 밤에 그리스도를 거슬러 흥분했던 소란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주먹질들, 저주들, 소름끼치는 맹세들이 부제(deacon) 스테파노에게 던져지는데, 그는 야만적으로 얻어맞고, 그들..

642. 스테파노의 시신의 수습

642. 스테파노의 시신의 수습 1951. 8. 8. 이미 달이 졌기 때문에 캄캄한 한밤중인데, 마리아께서 베드로, 알패오의 야고보, 요한, 니코데모, 열성당원과 함께 겟세마니 동산의 작은 집 밖으로 나오신다. 더 낮은 대문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시작되는 곳 집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라자로는 캄캄하기 때문에 얇은 설화석고 판이나 다른 투명한 물질로 된 보호장치가 있는 기름등잔에 불을 켠다. 불빛은 약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등잔을 땅 쪽으로 낮게 들자 길에 있을 수도 있는 돌들과 장애물들을 보는 데 꽤나 도움이 된다. 라자로는 특히 마리아께서 잘 보실 수 있도록 그분 곁에 서고, 요한은 그 반대편에서 어머니의 한 팔을 붙들고 간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뒤에 무리지어 따라온다. 그들은 키드론 개울까..

643. 가말리엘이 그리스도인이 되다

643. 가말리엘이 그리스도인이 되다 1951. 11. 1. 몇 년이 더 지났음이 틀림없다. 요한이 성숙한 어른처럼 보이고, 체격이 더 건장해지고, 얼굴이 더 원숙한 모습을 띠고 있고, 머리카락과 수염의 빛깔이 더 짙어졌기 때문이다. 마리아께서는 길쌈을 하고 계신다. 그 동안에 요한은 겟세마니의 작은 집 부엌을 정돈하고 있는데, 그 벽들은 최근에 하얗게 회칠되어 있고, 걸상들, 문, 등잔받침대로도 쓰이는 겹쳐진 선반 따위의 목제 물건들은 전혀 바뀐 것 같지 않다. 그분의 모습은 신선하고, 평온하다. 그분의 아드님의 죽음과 그 아드님의 하늘로의 귀환,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최초의 박해들로 인한 고통으로 그분의 얼굴에 남겨졌던 모든 흔적들은 사라졌다. 시간은 이 상냥한 얼굴에 그 자취들을 남기지 못했고..

644. 베드로가 요한과 대화하다

644. 베드로가 요한과 대화하다 1951. 11. 4. 베드로와 요한은 중천에 높이 떠 있는 보름달이 환히 비추는 시몬의 집 옥상에 있다. 그들은 모든 문들이 닫혀 있고 조용한 라자로의 집을 가리키며 작은 소리로 말하고 있다. 그들은 옥상 위에서 왔다 갔다 하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토론은 더 활발해지고, 처음에는 억제되었던 그들의 목소리들이 더 높아지고 아주 분명해진다. 베드로가 주먹으로 난간을 치며 외친다. “그런데 자네는 우리가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나? 나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네에게 말하고 있네. 그러니 내 말을 듣고 고집부리지 말게. 내가 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좋아. 이건 비겁하고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교회에 해가 될 몰살을 ..

645. 복되신 동정녀의 복되신 별세

645. 복되신 동정녀의 복되신 별세 1951. 11. 21. 마리아께서는 그분께서 혼자 계시는 높은 옥상 위의 작은 방 안에서 온통 흰옷을 입고 계신다. 그분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옷도, 그분의 목덜미에서 채워져서 등으로 흘러내린 겉옷도, 그분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아주 얇은 베일도 모두 희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옷들과 그분께서 항상 보존해 오신 예수의 옷들을 정리하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가장 좋은 것들을 고르시는데, 그것들은 거의 없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옷들 중에서는 그분께서 칼바리아에서 입으셨던 옷과 겉옷을 꺼내시고, 그분의 아드님의 옷 중에서는 예수께서 여름날들에 입곤 하셨던 아마포 튜닉과 겟세마니에서 발견된 겉옷을 꺼내시는데, 그것에는 예수께서 그 무서운 시간에 흘리셨던 피와 피땀의 얼룩이 아직..

646. 성모님의 몽소승천(The Assumption of Our Lady)

646. 성모님의 몽소승천(The Assumption of Our Lady) 1951. 12. 8. 며칠이 지났을까? 그것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시신 주위에 화관을 이루고 있는 꽃들로 판단하자면 몇 시간만 지났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싱싱한 꽃들이 달려 있는 올리브 가지들로 판단하자면 잎들이 이미 시들었고, 궤 뚜껑 위에 유물들처럼 놓여 있는 다른 꽃들이 시들어 있는 것을 보고 판단하자면 이미 며칠이 지났다고 결론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의 몸은 그분께서 숨을 거두실 때와 똑같다. 그분의 얼굴이나 작은 손들에 아무런 죽음의 흔적이 없다. 방안에는 불쾌한 냄새가 전혀 없다. 반대로 백합꽃들, 장미꽃들, 은방울꽃들, 여러 가지 산초들이 모두 섞인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방안의 공기 중에 감돌고..

647. 복되신 동정녀의 별세, 몽소승천 그리고 충실함에 대하여

647. 복되신 동정녀의 별세, 몽소승천 그리고 충실함에 대하여 1948. 4. 18.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죽었었느냐? 그렇다. 만일 너희가 죽음을 영의 고상한 부분의 몸과의 분리를 죽음이라고 부른다면 말이다. 아니다. 만일 너희가 죽음을 살리는 영혼의 몸과의 분리, 더 이상 영혼이 살리지 않는 몸의 부패, 그리고 그 전에 음울한 무덤을, 그리고 이 모든 것들보다 죽음의 고통으로 이해한다면 말이다. 내가 어떻게 죽었느냐?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어떻게 땅에서 하늘로, 먼저 나의 죽지 않는 부분으로, 그 다음에는 죽을 수 있는 부분으로 건너갔느냐? 죄의 얼룩을 알지 못했던 여인에게 합당하게 말이다. 그날 저녁 안식일의 휴식이 이미 시작되었었고, 나는 요한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예수와 그의 일..